검찰관

검찰관

$10.20
Description
러시아 사회의 부패한 관료제도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 '단 하나 긍정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웃음이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는 데에도 역시 웃음이라는 장치를 이용한다.

러시아의 어느 소도시에 암행 검찰관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시장을 비롯한 관리들은 여관에 묵고 있던 허풍쟁이 하급 관리 흘레스따꼬프를 검찰관으로 착각한다. 이들은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가짜 검찰관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연회까지 베풀어준다. 흘레스따꼬프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시장의 딸에게 청혼을 하고, 고위 관리를 사위로 맞게 된 시장 집은 축제 분위기가 된다. 그가 유유히 떠나간 후, 가짜 검찰관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경악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진짜 검찰관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알려진다.

'눈물을 통한 웃음'이라고 이야기되는 그의 풍자기법은 이 책에서 속물적인 인간 본성을 다룬다. 마을사람들에게 검찰관으로 오인받은 주인공 홀레스따꼬프가 보여주는 허영과 자만은 우스꽝스러워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내재한 본성적인 속물근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시사를 남긴다. 작품이 발표되었을 당시 러시아에서는 '홀레스따꼬프시치나'라는 단어가 허풍과 자만의 동의어로 쓰였다고 한다.
저자

니꼴라이고골

저자니꼴라이고골은1809년3월31일우끄라이나의소귀족집안에서태어났다.아버지의영향으로어릴때부터문학을좋아하였으며,고등학교때는시나산문을써서잡지에투고하거나학교연극에서연기를하기?도했다.1828년관리가되려고상뜨뻬쩨르부르그로상경하지만냉혹한현실앞에좌절하고,가명으로시집『간스뀨헬가르』(1829)을출간하였으나대중의호응을얻지못한데절망하여스스로불태웠다.갖은고생끝에고향우끄라이나지방의민담을소재로쓴『지깐까근처마을의야화』(1831~1832)로일약러시아문단의총아가되었다.1834년상뜨뻬쩨르부르그대학의중세사조교수로임명되지만,1년후자신의자질에회의를느껴그만두었다.1835년무렵부터는환상적낭만주의에서벗어나낭만적사실주의경향을띠는작품들을쓰기시작했다.러시아의관료제도를날카롭게풍자한희극『검찰관』(1836)으로문단의큰호평을받지만,보수적인언론과관리들의비난때문에약6년간이나로마에피신해있어야했다.이기간동안봉건러시아의농노제와부패한관료들을풍자한최대걸작『죽은농노』(1842)를집필하였다.

목차

목차
1막
2막
3막
4막
5막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고골의낭만적사실주의
첫시집의실패로좌절을맛보았던고골은고향우끄라이나의민담을소재로하여쓴단편들을모아『지깐까근처마을의야화』(1831~1832)라는제목의책으로출판한다.이이야기에는어린시절기억속의화창한전원풍경과농부들,떠들썩한마을아이들,도깨비와마녀들그리고환상적마력을지닌정령들이등장한다.지난날의낭만적이야기가현재벌어지는실제사건들과한데어우러지고,때로는장난스럽고때로는악마적인고골의기질이잘나타난이생생한이야기는러시아문학에신선함과...
고골의낭만적사실주의
첫시집의실패로좌절을맛보았던고골은고향우끄라이나의민담을소재로하여쓴단편들을모아『지깐까근처마을의야화』(1831~1832)라는제목의책으로출판한다.이이야기에는어린시절기억속의화창한전원풍경과농부들,떠들썩한마을아이들,도깨비와마녀들그리고환상적마력을지닌정령들이등장한다.지난날의낭만적이야기가현재벌어지는실제사건들과한데어우러지고,때로는장난스럽고때로는악마적인고골의기질이잘나타난이생생한이야기는러시아문학에신선함과새로움을더해주었다.우끄라이나토속어에서배어나는풍부한민속적정취가저자의변덕스러운억양변화와더불어러시아문단을사로잡았던것이다.고골의이러한초기작품경향을일컬어환상적낭만주의라한다.
그러나1835년을기점으로고골의작품경향은환상적낭만주의에서낭만적사실주의로변화한다.이러한경향은『아라베스크』에실린뻬쩨르부르그이야기전체에걸쳐두드러진다.이이야기들에는시골출신인고골이도시생활에적응하는과정에서겪은뼈저린삶의고통이자세하게묘사되어있다.「광인일기」에는철저하게좌절한나머지과대망상속에서좌절을보상받으려애쓰다가마침내정신병원에보내지는한관리가주인공으로등장한다.「네프스끼거리」에서는비극적이고낭만적인몽상가와모험을좋아하는속물이대조를이루며,「초상화」의끝부분에는이세상에서악은제거될수없다는작가의신념이강조되어있다.『검찰관』(1836)역시이시기에집필된작품으로,등장인물의과장된묘사등에서는환상적요소가드러나지만현실비판을기본으로하고있다는점에서고골의낭만적사실주의를대표하는작품이라고할수있다.

러시아적인웃음과눈물이버무려진희극『검찰관』
고골은어린시절부터연극에남다른관심을보였다.학창시절에는학교연극에서연기를했고,졸업후에도배우가되기위해알렉산드리아황실극단에응시하였으나낙방하였다.그후에도고골은계속희곡을집필하고자했으나마땅한아이디어가없었다.그래서그는평소친분이있던뿌슈낀에게도움을청하였다.이에뿌슈낀은자신이경험한에피소드를고골에게이야기해주었다.몇해전에노브고로드지방을여행하던중그곳의지방유지들이자신을검찰관으로오인하여일어났던작은소동을희극의소재로추천하였던것이다.고골은이사건을모티프로두달만에『검찰관』을완성하였으며,이작품은황제의특명으로1836년4월19일알렉산드르극장에서초연되었다.
고골은지인에게보내는편지에서“『검찰관』은내가사회에유익한영향을줄목적으로쓴첫번째작품이다.이희극에서나는당시러시아에존재하던모든추악한것과정의가요구되는장소나업무에서저질러지는모든종류의불의를한데엮어서,모든사람들로하여금한바탕크게웃음을터뜨리게해보자고결심했었다.”라고자신의집필의도를밝히고있다.즉이작품의핵심은부패한관료주의사회의실상을폭로하는데있는것이다.고골은이러한비리와부정부패가드러나게되는상황을유발시키는요인으로서‘공포’를선택하고있다.사실상이작품에서벌어지는모든사건의시발점이되는이‘공포’라는요소를이해하기위해서는당시시대배경에대한이해가필요하다.
이작품이집필된것은니꼴라이1세의통치기간중이었다.니꼴라이는아버지알렉산드르1세가갑자기세상을뜨면서황제로즉위하게되었다.그러나국민들중에는즉위서열1위였지만폴란드여인과결혼함으로써계승권을포기한니꼴라이의형이황위에올라야한다고생각하는세력이있었다.결국니꼴라이의황위계승을반대하는군인들은제까브리스뜨난을일으켰다.니꼴라이는이들을무력으로진압하였고,이후계속된30년간의재위기간동안공포정치를실시하였다.니꼴라이는뼛속까지철저한군인이었고가혹한처벌과엄중한감시로국민들을다스렸다.그결과러시아국민들은국가라는권력에대한막연한공포심을가지게되었다.

이러한배경을바탕으로탄생한것이웃을수만은없는희극『검찰관』이다.당시암행검찰관이란국민들,특히부패한관리들에게는무시무시한공포의대상이었다.그런이유로인해허풍쟁이건달흘레스따꼬프를검찰관으로오해하고,그의말도안되는거짓말에온도시사람들이속아넘어가는코미디같은상황이벌어지게된것이다.어처구니없는핑계를갖다붙이며이루어지는관료들의수탈과폭정은현실속에서는끔찍한일이겠지만작품속에서는우스꽝스럽게묘사된다.또한현실속의가해자라고할수있는이관료들이흘레스따꼬프에의해골탕을먹는모습은너무나얼토당토않아서애처롭게느껴질정도다.고골이보여주는과장과반복의변주곡은우리나라판소리의해학성을연상하게만들며,『검찰관』은고골의작품중가장재미있는작품이라할수있다.

시대를초월하는인간의속물성에대한비판
고골은『검찰관』에서전통적인희극에서늘발견되는,복잡하게얽힌사랑이나결혼으로맺어진사건전개에서탈피하고자하였다.한결같이사랑에만골몰해있는주인공들과그들의행복한결혼으로끝나는희극은현실과동떨어진것이라생각했던것이다.대신그는처음부터주인공한두명이아닌등장인물전체를끌어들이고흥분시킬수있는사건을선택하였다.등장인물들또한전통적인희극의배역들과는달리러시아어디에서나볼수있는전형적인인물,즉러시아의사기꾼과괴짜들로구성하였다.고골은「새로운희극의공연후극장을떠나며」라는글에서“연극의플롯에서가장중요한테마는좋은지위를얻고,자신의번뜩이는기지로적수를무색하게만드는것이다.지위와돈,그리고훌륭한결혼이야말로오늘날우리에게있어사랑보다더의미가크지않은가?”라고말하였다.
속물적인간들의주요관심사는주로세속적인욕망으로의(衣),식(食),주(住),성(性),부(富),명예,출세에대한관심을넘어서지못한다.지방행정기관의우두머리인시장은거대한상징성과함축성을지닌풍자적인물이다.고골이시장을통해모든속물적인요소를외면화하고있다면,흘레스따꼬프를통해서는무책임성,천박한마음,절제감각의부재를보여주고있다.흘레스따꼬프는매우생기발랄하다.그러나이생기는조용하고야심만만한열등감에기초하여구현된무의미한움직임이자소동이다.이작품의어느누구도속물성으로부터자유로울수없다.인간은누구나욕망이있는한속물성으로부터자유롭지못하다.고골은『검찰관』에서도덕적인목적의식을가지고생활속의추악하고우스꽝스러운것들을확대하여인간의속물성을보여주고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