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안개

$13.09
저자

미겔데우나무노

저자미겔데우나무노는스페인의철학자이자작가.'생의비극적의미'의저자로,현대스페인의가장위대한작가중의한명이다.우나무노는당시스페인의이미지를반영하듯열정과모순으로가득찬인물이다.빌바오에서출생,마드리드대학에서수학했으며,1891~1901년에는살라망카대학에서그리스어교수로복직했고,1900년이대학의종신총장이되었다.사상적으로는쇼펜하우어와키에르케고르의영향을강하게받았고,문학과종교적인글들을통해비개념적인표현을즐겨사용했다.그의사유전체는‘모든체계의거부’,아울러‘믿음자체에대한믿음’을끊임없이단언한것으로특징지을수있다.

목차

서문
고티의서문에관하여
안개
에필로그형식의추도문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너는자살할수없어.너는내환상의산물일뿐이야.”
사랑에상처받은주인공아우구스토페레스는죽고싶지만마음대로죽을수없다.자살을허락하지않는작가와씨름하는아우구스토,그리고자신의캐릭터와논쟁하는소설가의번뜩이는대화들.독특한구조와우스꽝스러운인물들이뜻밖의결말(아우구스토의죽음)을빚어내며독자에게신선한문학적충격을안긴다.

불멸에대한집념과인간자아에대한믿음,변하지않는사랑과죽음에대한두려움…우나무노의희비극이전하는심오한의미들,그리고지성과감성,믿음과이성간의갈등을고민한철학자의사상세계가펼쳐진다.창조적인아이디어와재치로가득한우나무노의메타픽션은철학이흥미로운것임을보여준다.

삶의동적인시간성을글쓰기라는언어구조안에역동적으로반영하기위해우나무노는소설형식을혁명적으로전복한다.?안개?는구체적인간을어떻게언어라는구조로형상화하느냐라는우나무노의인식론과,장르라는추상적인일반화를거부하는그의실존론이잘나타난작품이다.?안개?에는“인간적”이거나“인간성”이라는애매한개념이아니라,“살과뼈를가진인간”이살아있다.


★소설구조를혁명적으로전복한20세기스페인문학의선구자

현대소설의주요관심사인자아반영성의문제나메타픽션의문제를다룬우나무노는1970년대이후보르헤스나마르케스의새로운글쓰기와더불어주목을받고있다.우나무노는글쓰기가작가를둘러싼세계의단순한기술에그쳐서는안되며,삶의구조를역동적으로반영하는거울이어야한다고믿는다.따라서그의소설에는시간성을가진삶의움직임을어떻게언어구조로형상화할수있느냐는실존적고민이담겨있다.

여기에우나무노의개혁성이있다.그는장르를그자체로분류되는것이아니라,삶에대한감정들을여러형식으로표출하려는욕망의구조로보고,따라서기존의글쓰기가동적인삶의메커니즘을제대로포착할수없다는회의를갖게되었다.이러한맥락에서?안개?는“살과뼈의인간”이라는구체적존재를어떻게소설속에형상화할수있을까라는인식론이담긴대표적인작품이다.우나무노가소설속의주인공을작가인자신과대면시키고논쟁하는것은소설을“하나의정해진형태가아닌끝없이다른것으로변화될가능성에놓인상태”로만들기위함이며,글의내재적논리를구축하는장치다.


★20세기스페인을대표하는독특한사상적혁명가

정신적투쟁의삶을통해우나무노는“자아의힘”과“불멸에대한의지”를강조하는사상가가되었고,이러한그의철학은특히?안개?에서사라질수밖에없는운명에저항하는아우구스토페레스를통해잘나타나있다.우나무노는자신이작품속에서신이된다.작가는많은인물들을창조했는데,그가운데여자때문에상처받은아우구스토페레스가자살할결심을하고는저자,자신을창조한작가를만나러간다.그리고자신이허구의인물이며안개속으로사라지고마는그림자에불과하다는사실을깨닫는다.아우구스토는우나무노에게항거하기위해결국죽어버린다,자살일수도있고사랑으로인한상심때문일수도있다.


★실존철학자,남유럽의키에르케고르

우나무노는인간의가장핵심적인욕구를이성과갈등하는불멸의지로본다.이성의결말은좌절이므로인간은합리주의에서벗어나믿음을옹호해야한다고믿는다.“생각이우리를긍정적이거나부정적으로만드는것이아니라,우리의긍정성과부정성이바로자신의생각을형성하는것이다.”과학과진보에대한신뢰는무너졌다.불멸에대한믿음만이우리의의지와삶을충족시킬수있지만,도그마적인믿음은결코인간의이성을만족시킬수없다.

우나무노는주체와역사를반성적으로성찰한다는점에서기존체계를비판한사상가들과어깨를나란히하는한편우나무노의독특성은인간과세계를바라보는철학의출발점을이성이아니라삶자체에대한감정으로옮겨놓는다는점이다.“흔히인간은이성의동물이라고한다.그런데(…)왜인간을정서적인또는감정이있는동물이라고는말하지않을까?인간과동물들과의차이는이성보다는감정에서더뚜렷하게나타나는데도말이다.”한마디로말해서철학자에게가장중요한것은무엇보다도인간인것이다.이점이바로그의“살과뼈의인간”이라는문학이론의출발점이다.


★인간의위선에대한신나는풍자

아우구스토의개오르페오는인간의말자체가사물의본질을표현하는데얼마나역부족인지지적한다.“사람은얼마나이상한동물인가!(…)그는사물에이름을붙이자마자그사물을못보며단지붙였던이름을듣거나쓰인것을볼뿐이다.언어는거짓말을하거나없는것을발명하고혼동시키는데이용된다.”따라서우나무노는인간이성의업적인언어의질서에저항한다.이와마찬가지로오르페오는또한인간의위선을신랄하게비판한다.

“인간은병에걸린동물이다.항상병들어있다!단지잠잘때만건강을누리는것같다.그런데항상그런것도아니다.왜냐하면때로는잠을자면서까지말하기때문이다!(…)세상무엇보다도위선적동물인인간이파렴치하고뻔뻔스러운일을표현할때견유주의(犬儒主義)라고부르는데,이것은개같은짓을의미한다.언어는인간을위선자로만들었다.그들이파렴치한것을견유주의라고부른다면위선을인간주의라고불러야할것이다.”

“그가나와상의하려고내게말을,말을,말을하는동안나는그를이해했지.그는그렇게상의하면서내게말을할때자신안에있는개에게말했던거지.(…)그는개같은,매우개같은인생을산사람이다!그리고그두사람이우리주인에게한짓은최상의개같은짓,아니최상의인간다운짓이다!마우리시오가우리주인에게한짓은남자다운짓이었고,에우헤니아가우리주인에게한짓은여자다운짓이었다!불쌍한나의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