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르트의 바닷가

시르트의 바닷가

$14.46
Description
초현실주의적 꿈과 경이로움을 담은 독특한 문학 세계로 주목받는 프랑스 작가 쥘리앙 그라크의 대표작. 가상의 국가 오르세나를 배경으로 풍경과 시간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작가의 시적 감각과 상상력의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오르세나와 시르트 해 건너편 이웃 국가 파르게스탄과의 전쟁은 300년 전부터 휴전에 들어가고, 온 나라는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며 현재의 쇠락을 스스로에게 숨기고 있다. 권태로운 일상에 환멸을 느낀 젊은 귀족 알도는 겉보기에만 평화로운 이 무기로운 혼수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마침내 위험한 행동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사람들은 오지 않는 사건, 전쟁을 막연히 기다리게 되는데….
저자

쥘리앙그라크

저자쥘리앙그라크(JulienGracq)는1910년프랑스중서부의소도시생플로랑르비에이에서태어났다.명문파리고등사범학교를졸업했으며지리학을전공했다.1938년첫소설『아르골성에서』를발표하여초현실주의그룹의수장인앙드레브르통의격찬을받았다.이후대학교수의길을포기하고고등학교에서지리와역사를가르치며문학에전념했다.1950년프랑스문단과비평계,그리고문학상제도등을통박한팸플릿『뱃심의문학』을발표하기도했다.1951년에는대표작『시르트의바닷가』가공쿠르상수상작으로선정되었다.그러나그는수상을거부하면서문단과결별했으며,이는은둔하는작가의이미지를정착시키는결과를초래했다.1958년발표한『숲속의발코니』이후로작품은이전의신화와문학적참조로가득찬세계를벗어나간결하고투명한양상을띠기시작했다.휴머니즘의바탕위에서인간의근본적인문제들을현대적으로조명하고있는다섯권의소설외에도산문시집『커다란자유』와자서전『도시의형태』,그리고문학,풍경,여행등을다룬단상모음집들을발표한그는현존하는프랑스최고의작가로꼽힌다.

목차

목차
시르트의바닷가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쥘리앙그라크는프랑스국내문학계에서조차베일에싸인은둔작가로,1951년이작품으로받게된공쿠르상을거부하면서비로소세상에이름이알려졌다.살아있는작가로서는드물게갈리마르출?판사의플레야드총서에이름을올린20세기프랑스문학의독보적존재이자문학의상업화에대한비판자인그라크의문학세계는마술적인문체와초현실주의적인기법으로특징지을수있다.이번에민음사가출간한『시르트의바닷가』는그라크의대표작으로,가상의국가오르세나를배경으로시적이면서도매우정치(精緻)하고열정적인문장들로주인...
쥘리앙그라크는프랑스국내문학계에서조차베일에싸인은둔작가로,1951년이작품으로받게된공쿠르상을거부하면서비로소세상에이름이알려졌다.살아있는작가로서는드물게갈리마르출판사의플레야드총서에이름을올린20세기프랑스문학의독보적존재이자문학의상업화에대한비판자인그라크의문학세계는마술적인문체와초현실주의적인기법으로특징지을수있다.이번에민음사가출간한『시르트의바닷가』는그라크의대표작으로,가상의국가오르세나를배경으로시적이면서도매우정치(精緻)하고열정적인문장들로주인공의일상을그려나간소설이다.깊이있는철학과탁월한상상력을가진이대가(大家)는머릿속의풍경을시적인문체로,그공기의미세한결하나하나까지도고스란히독자의눈앞에펼쳐보인다.이책에서독자들은대가의글쓰기란바로이런것임을,그진수를확인할수있을것이다.

■베일에싸인프랑스최고의작가,쥘리앙그라크
―프랑스문단의이단아,현대의거장

"문학에서나는이제동료가없다"―쥘리앙그라크

쥘리앙그라크,본명은루이푸아리에(LouisPoirier)다.(쥘리앙은스탕달의『적과흑』의주인공이름에서따온것이고,그라크는로마공화정말기의호민관인그라쿠스의성에서따온것이다.)그는1910년7월27일낭트와앙제사이르와르강가를낀생플로랑르비에이(St.Florent-le-Vieil)에서태어나,1970년교직은퇴후계속그곳에칩거하며글을쓰고있다.그곳은세속과문학계에서멀리떨어진외진곳으로,은둔작가라는명성에걸맞은과연‘그다운’곳이다.
파리명문고교인앙리카트르(HenriIV)를졸업하고,파리고등사범학교와파리정치학교를다니며역사학아그레가숑(교수자격증)을딴그는,대학교수직을포기하고1937년부터이중의삶을살기시작한다.한편으로는글을쓰고,다른한편으로는고등학교에서교편을잡은것이다.그는글을쓰기시작하면서필명을사용했는데,처녀작『아르골성에서(AuCh?teaud’Argol)』(1938)를시작으로소설,시,희곡,에세이등다양한장르의글쓰기를해왔다.그중에는1949년에발표한팸플릿『뱃심의문학(LaLitt?rature?l'estomac)』이있다.이팸플릿은대형출판사들이영리추구를위해서로다투고나눠먹는문학상제도와당시문단을지배하던실존주의유파를표적으로프랑스문학계를통박하는도발적인것이었다.(프랑스에서는해마다1,000개가넘는문학상시상식이열리고,수상은곧수상작의상업적성공으로이어지고있다.)이로인해그라크는프랑스문학계와결별하기에이른다.그리고1951년그의작품『시르트의바닷가』가공쿠르상수상작으로지명되자,문학상제도를비판했던그라크는두차례에걸쳐끝내수상을거부하기에이른다.다시말해엄밀한의미에서그는콩쿠르상수상자가아닌것이다.그라크가세상에알려진계기가바로이사건이었다.
철저하게은둔작가로활동했던그라크의독특한점은대중에게는낯선존재이되전문가들사이에서는익히잘알려져있고또일찍부터인정을받아왔다는사실이다.그라크가베일에싸인독특한인물로인식되고있는것은그가비밀스런행보에뒤이어구축한자신만의문학세계에서비롯된다.그는기성에의타협을거부하고끝없는문학적실험,즉소설을통한탐구와신비화에주력해왔다.초현실주의작가로알려지기도한그는,단순히현실을초월하는것이아니라깊이있는통찰력을바탕으로현실을초월하는작품들을통해,현대프랑스문학에새로운기운을불어넣었다.
초현실주의의한도달점으로평가된처녀작『아르골성에서』이후『음산한미남(美男)』(1945),『시르트의바닷가LeRivagedesSyrtes』(1951)등으로그는특이한시적작가로서입지를다졌다.그에대한연구는이미전세계적으로상당히이루어져있다.이는1989년프랑스갈리마르출판사의플레야드총서에그의전집이포함된것에서확인할수있다.생존작가로는드물게그의문학이현대의고전반열에오른것이다.


■수백년간잠자던전쟁을깨우는사람들
―적막과기다림,공허한낮과밤의연속
가상의국가오르세나는오래전부터일종의마비상태에빠져있다.시르트해건너편이웃국가파르게스탄과의전쟁은어떤공식적인선포도없이300년전부터휴전에들어갔고,온나라는죽음을목전에둔노인처럼과거의영광을추억하며현재의쇠락을스스로에게숨기고있다.권태로운일상에환멸을느낀젊은귀족알도는겉보기에만평화로운이무기력한혼수상태를벗어나기위해시르트바닷가의해군기지에자원하고마침내위험한행동을감행하기에이른다.
그이름을입밖에내는것조차금지된바다저편의적국파르게스탄은최면을걸듯몽롱한꿈과같은세계다.알도는오르세나사람들이‘저쪽’이라부르는그나라에유혹을느낀다.그곳에유혹을느끼는것은그자체로금기를깨뜨리는것이다.그러나알도에게권태와무기력한안정은전쟁혹은종말보다도끔찍한것이다.그리고그것은알도만이느꼈던것이아니었음이드러난다.
사람들은마치유예된죽음을기다리다지쳐종말을기다린듯,알도를영웅으로대접한다.오르세나인들은오지않는사건,전쟁을막연히기다렸던것이다.사람들은사건을기다리지만,그사건자체는중요하지않다.이작품이그리는것은전쟁이아니라적막과기다림,공허한낮과밤의연속이다.이야기는최면을걸듯꿈과같이유기적으로그리고본능적으로뻗어나간다.그리고결국소설은전쟁이발발하기직전,생의종말을암시하는불안감과함께막을내린다.


■수많은기억들을불러내는꿈같은현실
―『시르트의바닷가』를읽는다양한관점
그라크는움직임이없이고요한어느작은사회가해체와전쟁으로이어지는과정을다음과같이설명하였다.“너무오래제자신속에만닫혀있던모든것속에서자라나는것은다름아니라제자신에대한권태다.”지루함은유토피아의경계가된다.유토피아라고하는것이제대로완전함에이를수는없다.왜냐하면그빈틈없이완전함이란곧지루함과같은뜻이고이지루함은어느유토피아가되었든안으로부터무너뜨릴것이기때문이다.
공간의차원에서도,시간의차원에서도다양하고이질적인이미지들을한꺼번에담고있는이소설은읽는이에따라각기다른관점으로받아들이는것을가능케한다.우선『시르트의바닷가』에서시종일관긴장감을형성하는대립의양축오르세나와파르게스탄은각각서양과동양으로읽을수있다.쇠락해가는오르세나와문명화되지않은나라파르게스탄의300년간의전쟁은,서로를보이지않는타자로규정해스스로를닫힌세계로만들어가는서양과동양을연상시키는것이다.그리고권태속에서파멸을자초하는문명의모습으로보는것도하나의독법이다.스스로에게무료함을느껴온문명이지속되는쇠락과침체보다파괴를더갈망하게되는과정을이소설은섬세하게그리고있다.그것은소멸에관한,소멸을향한욕망에관한비전이다.

이렇게그라크가만들어낸가상의시공간은상징적인언어를통해수많은기억들을불러낸다.현실을초월한이이야기는바로그이유때문에더욱보편적이고다양한의미로읽힐수있는것이다.


■탁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