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렐의 발명

모렐의 발명

$10.00
Description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만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순간과 영원 그리고 환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 바다 한복판 불가사의한 섬에서 펼쳐지는 비현실적인 로맨스를 그린 이 책은 보르헤스와 함께 중남미 환상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대표작이다.

사형 선고를 받은 나는 목숨을 걸고 노를 저어 바다 한복판 ‘빌링스’라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섬으로 도망친다. 살인적인 기세로 덮치는 파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명할 식량을 구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고되게 보내던 어느 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섬에 나타난다. 나를 잡으러 온 것은 아닐까 두려움에 떨다가, 매일 오후면 바위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한 여인을 보게 된다.

그녀를 보게 된 나는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이 가도 그녀는, 그리고 사람들은 내 존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기묘한 일이 일어난다. 사람들이 사라졌다가 갑자기 다시 나타나서는 매번 똑같은 대화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어찌된 일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리고 여인의 곁에서 살기 위해 나는 모험을 감행하는데….
저자

아돌포비오이카사레스

저자아돌포비오이카사레스는'미래를향해열일곱발을쏴라'(1933)를출간한후철학과문학에만전념하기위해학교를그만둔다.1934년단편집'혼돈'을내고후에아내가되는실비나오캄포가삽화를그린단?편집'집에서만든석상'(1936)을출간한다.첫번째소설이자대표작인'모렐의발명'(1940)을발표하면서큰명성을얻었고이작품으로제1회부에노스아이레스문학상을수상했다.환상과현실이조화를이룬문학세계를국축한비오이카사레의주요소설로는'모렐의발명'외에'영웅들의꿈'(1954),'햇빛아래서잠자기'(1973)를비롯해'라플라타어느사진사의모험'(1985)등이있으며단편집으로는'도주계획'(1945),'위대한천사'(1967),'러시아인형'(1991)등이있다.

목차

목차
호르테루이스보르헤스의서문
모렐의발명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당신이사랑하는사람이만일현실에존재하지않는다면?
―SF와판타지그리고미스터리의삼중주로짜인완벽한플롯
비오이카사레스의문학세계는데뷔작이었던『모렐의발명』에서부터이미?성공적으로드러났다.20여개국어로번역되었고,또한알랭로브그리예가각본을쓴영화「지난해마리앙바드에서(L'Ann?ederni?re?Marienbad)」(1961)에영감을주기도한이소설의줄거리는다음과같다.
사형선고를받았다.나는목숨을걸고노를저어바다한복판‘빌링스’라는,사람이거의살지않...
당신이사랑하는사람이만일현실에존재하지않는다면?
―SF와판타지그리고미스터리의삼중주로짜인완벽한플롯
비오이카사레스의문학세계는데뷔작이었던『모렐의발명』에서부터이미성공적으로드러났다.20여개국어로번역되었고,또한알랭로브그리예가각본을쓴영화「지난해마리앙바드에서(L'Ann?ederni?re?Marienbad)」(1961)에영감을주기도한이소설의줄거리는다음과같다.
사형선고를받았다.나는목숨을걸고노를저어바다한복판‘빌링스’라는,사람이거의살지않는섬으로도망을쳐왔다.살인적인기세로덮치는파도에서살아남기위해,연명할식량을구하기위해하루하루를고되게보내던어느날,한무리의사람들이섬에나타났다.나를잡으러온것은아닐까두려움에떨다가,매일오후면바위에앉아석양을바라보는한여인을보았다.구불거리는짙은머리채,무릎위에가지런히올려놓은두손.나는사랑에빠지고말았다.그녀와이야기를나눌수만있다면,발각돼잡혀간다해도상관없다.그러나아무리가까이가도그녀는,그리고사람들은내존재를아는지모르는지눈길조차주지않는다.그러는사이기묘한일이일어난다.사람들이사라졌다가갑자기다시나타나서는매번똑같은대화와똑같은행동을반복하는것이다.호기심과공포가한꺼번에나를짓누른다.어찌된일인지를알아내기위해그리고여인의곁에서살기위해나는모험을감행한다.……
외로운망명자‘나’가끊임없이같은동작을반복하는‘이상한사람들’을몰래숨어서지켜보다가놀라운사실에직면한다는이이야기는공상과학소설,추리소설,환상소설의측면을한꺼번에가지고있다.숨은비밀을캐나간다는점에서는미스터리추리소설같고,‘이상한사람들’의정체가모렐이라는사람이발명한영사기에의해투사된영상,즉이미지/환영이라는점에서는공상과학소설로도볼수있으며,그영사기에찍히면반복해서재생되는영상속에서영원의삶을획득하고현실너머의사랑을이룰수있다는점에서는판타지로도볼수있다.
소설의출발은이렇다.“당신이사랑하는사람이만일현실에존재하지않는다면?”주인공이사랑하는여인포스틴은모렐이발명한영사기로부터재생되어나온영상이다.그녀를비롯한주위의사람들은모두몇주전,혹은몇년전이섬에서여름을보냈고,그때의일상이모렐의영사기에찍혀조수간만의주기에따라규칙적으로재생된다.피사체를시각뿐아니라후각,청각,촉각적으로도완벽하게재현하는영사기에힘입어그들모두는영상속에서행복했던여름한때를영원히반복해서살게된것이다.그것은완벽한현실로구성된다.
자신이사랑했던눈앞의여인이그녀의실체가아니라,다만영상에불과했다는사실을알게된순간,‘나’는의외의선택을한다.그자신역시영사기에찍히기를원하는것이다.이는정말무모하기짝이없는선택인데,그도그럴것이영사기에찍히는순간,피사체는서서히죽기시작하기때문이다.영상속에서의영원한삶이라는‘불멸’을얻기위해서는,죽음을감당해야하는것이다.불멸의대가로실체는파괴된다.이러한섬뜩한사실에도,‘나’는죽음을무릅쓰고여자와함께영원히상영되기를택한다.
이기괴한사랑이야기는불가사의한상황묘사와그에따른주인공의심리묘사를통해시종일관긴장을늦추지않는다.이야기의도입부에서설명했던섬을둘러싼흉흉한소문들과사람들의알수없는행동들의비밀은작품의후반부에가서야비로소무릎을탁칠만큼아귀에들어맞게훤히밝혀진다.작가의치밀한구성덕에이소설은독자를완벽한플롯속으로끌어들인다.바로이것,‘고안되고구성된이야기’로서의순수한소설이비오이카사레스가추구했던문학이며,보르헤스가극찬했던문학이다.
영혼을기록하고영원이라는꿈을창조할수있는기계
―덧없는삶과불안한사랑보다더확고부동한환상의세계
이작품은시간과환상,그리고사랑이빚어낸가상의현실에관한이야기이다.인생의아름다운순간과소유하고싶은대상을영원히간직하고자하는인간의욕망이기술의힘으로실현되었을때,그리고다가갈수없는여인에대한사랑이극단으로치달았을때어떠한결과가나오는지를공상과학,판타지와미스터리로잘버무려보여주는이작품에서,우리는전통적인시간개념에대한거부와불멸의탐구,사랑의행복과불행이라는주제를발견할수있다.누구든한번쯤꿈꾸어보았을만한가정,모두의삶의감정과사건들을기록하고,그것을기계장치로재현할수있다는가능성에서부터출발해정교한이야기를전개하는이소설은죽지도않고행복도잃지않으려는인간욕망에대한우화이기도하다.
이는보다깊은곳에자리잡고있는존재에대한관심,즉개인의정체성과연결된다.개인이란대역혹은잃어버린원본의복제품이라는생각에서출발해,독자들에게이런상상적존재들로가득한세상을제시한다.그리고이런상상적존재들과접촉하거나의미있는교환을할수있는가능성이없지않다는것을밝힌다.실체인줄알았던세계가환상임이밝혀졌을때,그것은다만놀랍기만한사실이아니다.삶자체가덧없고또사랑자체가불안하기때문이다.차라리환상일지라도확고부동한불멸이되기를택하는편이지금이순간의행복을영원히누릴수있는길일것이다.
이미지와환상,비현실이지배하는현대사회에대한예견
―원본보다더원본같은복제품들로가득찬세상
본질적으로이책은복제품이실재하는것과구별되지않을만큼충분히원본에가까울때어떤일이일어나는가를상상한다.비오이카사레스는무성영화배우인루이스브룩스에게서영감을받아이작품을집필했다.우리는모두한번쯤텔레비전이나스크린위에복제물로밖에존재하지않는,결국우리에게는실제로존재하지않았던유명인들(연예인들)에게사랑이나집착같은감정을느낀경험이있다.환영을사랑한것은『모렐의발명』의주인공만이아니다.우리에게도역시환영을사랑할수있는능력이있다.심지어오래된흑백영화에나오는매혹적인여배우,이제는죽고이세상에는없거나늙어예전의모습을완전히잃었을여배우조차,우리는스크린위의그모습,젊고아름다웠던때의모습만을보고사랑하곤한다.
지금으로부터60년도더전인1940년에쓰인이소설은환상과가상현실에대한집착이만연한현대사회를예견하고있다.실제로오늘날우리가살고있는세계는원본보다더원본같은복제품들로가득차있다.환영을너무나사랑한나머지자기자신조차그영상들속에삽입하기를원하는주인공의모습은결코소설속의이야기만은아닌것이다.이책을읽으면서우리는“실재를산다는것은어떤것인가.”라는질문을던지게된다.영상으로기록된순간은영원성을획득하고,우리의머릿속에그이미지가존재한다는점에서는,그것은실재일수있다.
세계의확실성에회의를제기하는문학
―현실과비현실의모호한경계를그린환상문학의선구자
비오이카사레스가추구한환상문학은이렇게있을법하지않은비현실을그리지만,사실은오히려더욱더‘완전히현실적인’이야기를하고있다.애초그가환상을추구한것이구체적현실로부터의무책임한도피가아니었기때문이다.현실탐구를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