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왕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7

오이디푸스 왕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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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희랍 비극을 완성한 극작가 소포클레스의 걸작들!
소포클레스의 대표작들을 모은 희곡 작품집『오이디푸스 왕』.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와 함께 희랍의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소포클레스의 걸작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까지 전문이 남아 있는 작품들 가운데 희랍 비극의 완벽한 모범이라 불리는 '오이디푸스 왕'을 비롯하여 '안티고네', '아이아스', '트라키스 여인들'이 담겨 있다.

소포클레스는 기원전 5세기의 복잡하고 모순된 경험들을 심오하게 그려내고, 기교와 형식 등 다방면에서 희랍 비극을 완성하여 최고의 존경을 받았다. 이 책에는 뛰어난 구성과 치밀한 묘사, 심오한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네 편의 작품을 수록하였다. 서양 고전학자 강대진이 희랍어 원전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표현의 본뜻과 속뜻을 원문에 가깝게 풀어내었다.

'오이디푸스 왕'은 소포클레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인간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담고 있다.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가 오빠의 장례를 두고 외삼촌 크레온과 대립하면서 생기는 비극을 그렸다. '아이아스'는 트로이아 전쟁의 또 다른 영웅인 아이아스의 이야기를, '트라키스 여인들'은 헤라클레스와 그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과 남성의 서로 다른 세계를 다루고 있다.
소포클레스는 고전 문명의 본질적 요소인 신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상호 작용 등을 위대한 희곡 작품으로 바꾸었다. 자유롭게 각색한 신화들을 자신의 독특한 주제 의식과 결합시켜 다층적인 희곡 작품을 탄생시켰다.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소포클레스의 희곡들은 여전히 새로운 해석을 낳으며, 인간의 근원적인 내면을 꿰뚫고 있다.
저자

소포클레스

소포클레스는『시학』의저자아리스토텔레스가그어느작가보다도높이평가했던그리스극작가다.『시학』의비극론은바로소포클레스의비극을토대로해집필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괴테는소포클레스를다음과같이칭찬하고있다.“소포클레스이후그어떤사람도내게더호감이가는사람은없다.그는순수하고고귀하고위대하며쾌활하다.현존하는소포클레스의작품이몇편밖에되지않는다는것은유감이다.그러나몇편의작품일지라도이작품들은읽으면읽을수록더좋게느껴진다.재능이있는사람이라면그의작품으로부터많은것을배울수있을것이다.”

기원전496년그리스아테네근교에자리잡은콜로노스에서태어난소포클레스는아테네가문화적으로가장성숙했던시기에배우인동시에극작가로활동했다.수려한용모와배우로서손색이없는신체적조건을갖추고있어서처음에는배우로서명성을날렸다.기원전468년,28세에첫작품을발표했고이는경연대회에서일등상을받았다.이후123편의작품을썼고24회나일등상을받았다.정치가로서도탁월한식견을지녔던소포클레스는기원전445년,델로스(Delos)동맹이결성되었을때,아테네동맹국의재정을통괄하는재정관에선출되었다.또한기원전443년에페리클레스와더불어10명의지휘관직에선출되었으며,기원전440년에는사모스(Samos)섬원정에출전할장군으로임명되기도했다.평생을아테네에살면서그가보여준애국심과진지한인품은시민들의존경의대상이되었다.

일생동안123편의작품을발표했지만현존하는작품은다음7편뿐이다.〈아이아스〉,〈안티고네〉,〈오이디푸스왕〉,〈필록테테스〉,〈엘렉트라〉,〈트라키스의여인들〉,〈콜로노스의오이디푸스〉가그것이다.

목차

옮긴이서문

오이디푸스왕
안티고네
아이아스
트라키스여인들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희랍비극을완성한종합예술가소포클레스

희랍비극은다양한현대극문학의전신이라고할수있다.모든작품은무대상연을전제로한희곡이자각각의문장이운율을가진시이며,사이사이에삽입되는코로스의가무는오늘날의뮤지컬이나오페라를쉽사리떠올리게한다.이렇게다층적이고복합적인희랍비극의형식은아테나이황금기의여러작가들을거쳐소포클레스의손에서비로소완성되었다.
소포클레스가활동하던당시는문학을비롯해모든예술이전무후무할만큼화려하게꽃핀시대였다.아테나이에서는해마다디오뉘소스축제가열렸는데,소포클레스는이때상연하기위해희곡을쓰고,연극에삽입할음악과무용을고안하고,그의연극에출연할모든배우와합창단원들을지휘하고훈련시켰으며,때로는직접역을맡아연극에출연하면서전생애를보냈다.스물여덟에비극경연대회에서선배아이스퀼로스를물리친그는월등한창조성으로아이스퀼로스나후대의에우리피데스보다훨씬오래활동하며더많은작품을썼고경연대회에서도더많은승리를거두었다.
소포클레스는평생120여편의비극작품을썼으며,기본적인기법과격조를유지하면서지속적인긴장감을지닌상황속에다양한인물들의성격과심의(深意)를절묘하게담아내는희랍비극의독특한형식을완성시켰다.아이스퀼로스의삼부작형식을각각완전한형식을갖춘세편의희곡으로바꾸었고,아이스퀼로스가대사를말하는배우두명을채택한것과달리여기에세번째배우를추가하여극적갈등의범위를넓혔다.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가『시학』에서소포클레스를다른비극작가들보다높이평가하고「오이디푸스왕」을비극의전범이라칭송한것은바로이처럼완벽한형식때문이다.

진실을찾기위해스스로불행을택하는인간의복잡하고모순된내면을통찰한작품

소포클레스는고전문명의본질적요소인신과인간의관계(종교),인간과인간의상호작용(사회)등을시대에따라새로운해석을낳으며영원히회자되는위대한희곡작품으로바꾸었다.수천년의세월이흐른지금에도소포클레스의비극이끊임없이옷을바꿔가며무대에오르는것은작품의주제가시공의구애없이인간의근원적인내면을꿰뚫고있기때문일것이다.
소포클레스는항상위기,특히고통이나그고통의절정인죽음의위기를이야기한다.그의희곡에서는신이나자연력의작용보다대표적인인간상들간의상호작용이흐름의중심에선다.신들은영원한힘과현실구조를구현한화신으로모든것을알수있는반면,인간은이런힘과구조에의해차단되고시간과변화,고통과죽음에종속되어있기때문에어두운무지속에서살아간다.이렇게볼때작품속인물들은언뜻피할수없는고통과죽음의운명에휩쓸리는나약한인간을상징하는것같기도하다.그러나잘들여다보면,이들은원하는답을얻기위해스스로위험한선택을하며굴욕적인삶을사는대신자신이택한파멸적인결과를당당하게받아들인다.소포클레스비극에서불행과고통,죽음은결코우발적인것이아니며무의미하지않다.불행과고통,죽음은다양한방법으로변화(거짓된삶에서진정한삶으로나아가는변화)를낳거나변화의조짐이된다.죽음같은고통(정신이나육체의고통또는정신과육체의고통)은진실에대한이해를낳는동시에‘재생’으로이어진다.예컨대,소포클레스가상상해낸오이디푸스는전설에나오는모순된오이디푸스,즉인간들가운데가장행복하고가장비참한인간,아무도풀지못한수수께끼를풀지만정작자신의진실을모르는사람,범죄자를쫓는범죄자이며,그와동시에공격적이면서도너그럽고,오만하지만자신이놓친진실을찾는일에열정적으로몰두하며,모든것을잃고추방되는마지막순간에외려끈기를회복하는‘소포클레스의오이디푸스’가되었다.결국소포클레스는작품을통해죽음을두려워하면서도진실을찾기위해자기의지대로삶을이뤄나가는주체적인간상을보여준다.
소포클레스는자유롭게각색한신화들을자신의독특한주제의식과복잡하게뒤섞어완벽한비극형식안에녹임으로써겉으로보이는줄거리만으로는그속에담긴참뜻의가닥조차잡을수없을만큼다층적인희곡작품들을탄생시켰다.

오이디푸스왕
스핑크스의수수께끼를풀고테바이의왕이된오이디푸스는도시가기근과역병에시달리자,처남크레온을통해얻은신탁대로선대왕라이오스의살해범을밝혀내기위해백방으로노력한다.그와중에자신에게내려진불행한신탁,즉아비를죽이고어미와결혼한다는저주가자신이해결하려고든사건과뒤얽혀실현되었음이드러난다.소포클레스의가장대표적인작품으로‘나는누구인가.’그리고‘인간이란무엇인가.’라고하는근원적질문을담고있다.

안티고네
오이디푸스의딸안티고네가오빠의장례를두고외삼촌크레온과대립하면서생기는비극을그리고있다.크레온은안티고네의오빠인폴뤼네이케스의장례를법으로금지하고그법을어긴안티고네를돌무덤에가둠으로써죽은자를저승으로보내지않고산자를저승으로보내는잘못을저지른다.그로인해안티고네와그녀의약혼자인자신의아들이죽고그죽음을슬퍼하며아내마저죽어버리자자신이안티고네에게행했던대로죽은것도산것도아닌상태로홀로이승에남겨지게된다.남성과여성,이성과감성,정치적사고방식과혈연적사고방식등세계의양극단을대표하는두인물의극명한대비로인한극적긴장이뛰어나다.

아이아스
트로이아전쟁의영웅인아이아스는또다른영웅인아킬레우스가죽으면서남긴무구를두고벌인투표에서오뒷세우스에게지게되자치욕속에서분노한다.그러던중아테네여신이꾸민덫에걸려들판의짐승들을오뒷세우스와그외희랍군사들로착각해밤새도륙하다정신을차린후수치심에자결한다.아이아스의동생테우크로스가그의장례를치르려하자스파르타의왕메넬라오스와군사령관인그의형아가멤논이이를반대하는데,아이아스의숙적이었던오뒷세우스가도리어이들을설득하여장례를치르도록돕는다.독특하게주인공이이미사건을저지른상황에서극이시작되는데,불변을원한구식영웅의죽음과그앞에남은‘이긴자’들의편협하고초라한진면모,변화와관용을중시하는또다른영웅의부각이순차적으로이어지며새로운덕목을갖춘인간정신의부활을암시한다.

트라키스여인들
엇갈릴수밖에없는여성과남성의서로다른세계를첨예하게그린작품으로,지극히여성적이고우유부단한여인이남편의사랑을되찾으려처음으로내린결정이야기하는엄청난파국을다루고있다.남편헤라클레스가이국에종으로끌려갔다가그곳의왕을쓰러뜨리고돌아온다는소식을들은데이아네이라는남편이먼저보낸포로들가운데이국의공주였던여인이그가고른새신부임을알게된다.그녀는남편의사랑을되찾기위해독약을사랑의묘약으로착각해그의옷에묻혀보내고,그옷을입은헤라클레스는끔찍한고통에휩싸이게되며사실을알게된데이아네이라는스스로목숨을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