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에서의 대화

시칠리아에서의 대화

$12.00
Description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행!
현대 이탈리아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엘리오 비토리니의 소설『시칠리아에서의 대화』. 엘리오 비토리니는 모라비아의 뒤를 잇는 이탈리아의 작가이다. 이 작품은 아버지의 부탁으로 홀로 사는 어머니를 찾아 고향으로 떠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파시스트 정권에 대한 비판 때문에 검열을 피해 <이름과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전쟁과 대학살로 얼룩진 이탈리아. 신문에는 각종 성명서가 실리고, 실베스트로는 어디를 향하는지 모를 분노를 느끼지만 침묵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전 집을 떠난 아버지로부터 시칠리아에서 홀로 지내는 어머니를 찾아가 볼 것을 당부하는 편지를 받는다. 그는 여행을 통해 가난하지만 순박하고 신념 있는 시칠리아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실베스트로는 여행에서 만난 시칠리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인류와 세계에 대한 희망을 서서히 찾아간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에게 명확한 성격을 부여하거나 상징적인 묘사를 반복하며, 인물들을 하나의 이미지이자 메시지로 그려내었다.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엮어내면서 시칠리아를 하나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암시성과 초현실적 묘사를 통해 문학 사조나 정치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보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세상과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세상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억압과 부조리를 보여준다.
저자

엘리오비토리니

저자엘리오비토리니(ElioVittorini)는1908년이탈리아시칠리아섬의해안도시인시라쿠사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철도원인아버지의일터를따라시칠리아내륙지방을옮겨다니며살았다.열세살이되던해,아버지의철도무임승차권을이용해처음으로이탈리아반도로탈출을시도했으며,이런시도는이후4년동안세번이나반복되었다.초등교육을마친후아버지의권유로회계사학교에입학하지만공부에흥미를느끼지못하고그만뒀다.
열아홉살때,시인살바토레콰시모도의누이동생로사와결혼하여베네치아줄이아로이주해건설회사회계원으로일했다.이듬해여러신문과잡지에단편소설,비평,시사평론,산문등다양한글들을기고했으며,1931년,첫단편집『소부르주아』를출간했다.이후납중독으로인쇄소를그만두자생활이어려워진비토리니는윌리엄포크너,에드거앨런포,로렌스등영어권작가들의작품을번역하고출판사편집일을틈틈이도와주며생활비를벌었다.
1936년스페인내전이일어나자스페인으로건너가공화주의자들과합류하려하였으나실패하고,프랑코정권에반대하는글을잡지에실었다가이탈리아파시스트당에서추방당했다.이듬해부터2년동안문학지《레테라투라》에『시칠리아에서의대화』를연재했다.1941년,파시즘당국의검열을피하기위해‘이름과눈물’이라는제목으로출판된이작품은증쇄를거듭하며인기를끌었으나결국당국에압수되었다.
비밀리에이탈리아공산당과접촉하던비토리니는1943년7월26일,파시즘정부가무너진다음날비밀집회중에체포되어투옥되었다가9월8일에풀려났다.독일군이이탈리아반도를점령한후레지스탕스운동에적극적으로가담하여피첸레총파업을조직하다독일경찰에추적당하자산으로피신했다.그동안레지스탕스소설『인간과비인간』을집필하였다.
장편소설『붉은카네이션』(1948),『에리카와그의형제들』(19556),평론집『공개적인일기』(1957)등을출간했으며《일폴리테크니코》,《일메나코》등의잡지를창간하기도했다.1963년지병으로밀라노의병원에서큰수술을받았고3년후,밀라노에서사망했다.

목차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에필로그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그가웃는것은,다른사람이울기때문이다.
오로지박해받는자만이인류다.”
모라비아의뒤를잇는이탈리아작가,엘리오비토리니의대표작인『시칠리아에서의대화』는현대이탈리아문학?사에서가장많이논의되는작품들중하나다.아버지의부탁으로홀로사는어머니를찾아고향으로떠나는한남자의이야기를담은이소설은,작품속에서간접적으로드러나는파시스트정권에대한비판때문에검열을피해‘이름과눈물’이라는제목으로출판되기도했다.
하지만사실이소설은어떤특정사상이나정치이데올로기의관점...
“그가웃는것은,다른사람이울기때문이다.
오로지박해받는자만이인류다.”
모라비아의뒤를잇는이탈리아작가,엘리오비토리니의대표작인『시칠리아에서의대화』는현대이탈리아문학사에서가장많이논의되는작품들중하나다.아버지의부탁으로홀로사는어머니를찾아고향으로떠나는한남자의이야기를담은이소설은,작품속에서간접적으로드러나는파시스트정권에대한비판때문에검열을피해‘이름과눈물’이라는제목으로출판되기도했다.
하지만사실이소설은어떤특정사상이나정치이데올로기의관점으로만읽을수없는작품이다.비토리니는사건이나인물에대한직접적인언급을피하고현실과환상을교묘하게엮음으로써시칠리아를하나의상징적인공간으로재탄생시켰다.또한한편의시와같은강렬한암시성과초현실적묘사덕분에이작품은보다일반적이고보편적인세상과인간의모습을담아낼수있었다.이소설에서묘사되는‘모욕당한세상’,그리고‘모욕당한사람들’의이야기는바로우리자신의이야기이며,우리는『시칠리아에서의대화』를통해이세상어디에서나언제든지일어날수있는다양한형태의억압과부조리를목격할수있을것이다.
“모욕당한세상”을분노와침묵속에,희망없이살아내던한남자,실베스트로
-희망을되찾아떠나는고향으로의여행
그해겨울,전쟁과대학살로얼룩진이탈리아.신문에는각종성명서가실리고실베스트로는어디를향하는지모를분노를느끼며,하지만“핏속부터”그런것은아니어서그저침묵하며살아간다.그러던어느날,오래전집을떠난아버지로부터시칠리아에서홀로지내는어머니를찾아가볼것을당부하는편지를받는다.고향을향한여행도중실베스트로는여러시칠리아사람들을만나고그들과대화를나눈다.
배에서만난오렌지를파는조그마한시칠리아남자.이오렌지사내는국민모두가잘살것같은아메리카에대한동경과환상을품은채“팔리지않고”“아무도사려고하지않는”오렌지를말없이아내에게내민다.(“아무도사지않아요…….아무도사지않아요…….독이라도든것처럼…….빌어먹을오렌지.”)
이오렌지사내를수상한사람으로규정짓고잡아들이려는두공무원을향해“냄새가난다.”라고거침없이말하는한남자,보다나은삶을살기위해서는각자가자신의의무를수행하고의식을바꾸어야한다고말하는롬바르디아거인.(“우리는슬픈사람들이지요.아주슬프지요.아니,서글프지요…….”)
사람들에게갈아야할이와발톱이있다면,진짜칼날을갈아주는즐거움을느낄수있을것이라생각하는칼갈이사내,칼로제로.(“칼들?가위들?당신은이세상에아직도칼과가위들이남아있다고믿어요?”“아,모든사람들에게진짜칼날이있다면!”)
모욕당한세상을위해울지않고,오로지자신만의고통때문에우는사람들에대해성토하는마구(馬具)상,에제키엘레.(“세상은크고아름답지만,많은모욕을당했어요.모두들각자자신때문에괴로워하면서도,모욕당한세상때문에괴로워하지는않아요.그래서세상은계속해서모욕을당하고있지요.”
세상에필요한건칼들이아니라‘생명’을담은‘물’이라고믿는포목(布木)상포르피리오(“오직살아있는물만이이세상의모욕을씻을수있고,모욕당한인류의목마름을풀어줄수있어.”)와어린나이에전쟁에참가해목숨을잃은,영혼으로떠도는동생,리보리오.(“공연을해야합니다.셰익스피어가그들의모든것을운문으로옮기고,패배자들의복수를해주고,승리자들을용서할때까지말입니다.”)
실베스트로가고향에도착해만난마을사람들대부분은암벽에동굴을파서만든집에서,창문도없이맨땅바닥에서가축과함께살아가며달팽이나야생풀뿌리로연명한다.그들삶에대한묘사하나하나가전부,시칠리아의암담한현실을적나라하게보여준다.하지만침묵으로써현실을외면하던실베스트로는,이러한약하지만순박하고,가난하지만신념있는시칠리아사람들과의대화를통해오히려인류와세계에대한희망을서서히찾아간다.

파시즘의비인간성과조국의비참한현실을고발한현대이탈리아문학의대표작
비토리니는『시칠리아에서의대화』등장인물들에게뚜렷한성격을부여하거나상징적묘사를반복적으로사용함으로써인물각자가하나의이미지이자메시지로존재하게하는데에성공했다.
굶주림에고통받는나약한시칠리아국민(오렌지사내),체제에저항하기위해서는사람들의의식부터바뀌어야한다고부르짖는이상주의자(롬바르디아거인),칼과가위,혹은총과대포를쥐고서라도세상을바꾸어야한다고믿는급진적혁명가(칼갈이사내),저항과행동이아닌연민과위안으로사람들을위로하려는온건주의자(에제키엘레),그리고생명을담은‘물’로세상을씻어내야한다는신앙의상징(포르피리오)에이어그와는반대로물대신‘포도주’로사람의정신을흐리고현실을잊게하려는파시즘체제옹호자(콜롬보)까지,이작품에등장하는모든인물이각자하나의이데올로기를훌륭하게대변한다.
이때문에2차세계대전후이탈리아에서는이작품을비인간적전쟁과제국주의정책,쇠락해가는조국,억압받고고통받는국민들에대한상징으로해석하였으며,출간당시에는당국의검열때문에‘이름과눈물’이라는제목이붙기도했다.비토리니역시이작품을쓸무렵내전에휩쓸린스페인으로건너가공화주의자들과합류하려다가실패하고프랑코정권에반대하는글을잡지에실었다가이탈리아파시스트당에서추방당하는등,파시즘당국의감시를받아야만했다.
이를피하기위해비토리니는일종의전략으로한편의시와같은상징성과암시성,서정성이넘치는문체와더불어현실과환상이교묘하게엮인서술방식을택했다.작품마지막에삽입된“오해나모호함을피하기위해미리밝히겠는데,이『시칠리아에서의대화』의주인공이자서전의인물이아닌것처럼,시칠리아는단지우연히시칠리아일뿐이다.단지시칠리아라는이름이페르시아나베네수엘라같은이름보다더멋지게들리기때문이다.”라는작가의기록에서알수있듯,비토리니는시칠리아를현실과는괴리된환상속공간처럼묘사하면서도,그속에교묘하게현실을반영함으로써“상징적언어모델”이라는찬사와어울리는정치적,문학적성취를동시에이루어낸것이다.
현실과과거,기억과환상을오가는여행
-사상과이데올로기를뛰어넘어인류보편의가치를담아내다
『시칠리아에서의대화』의기본줄거리는주인공실베스트로가아버지의편지를받고고향의어머니를찾아가는여행이다.하지만이여행은단순한공간에서공간으로의이동이아니며시간의흐름에구애받지않을뿐만아니라,여행중만나는사람들조차어딘지모르게비현실적이다.
“그해겨울”,“상실된인류”에대한“추상적인분노”에시달리는주인공의내면묘사로시작되는이작품은,“그해겨울”이언제인지,“상실된인류”의주체는무엇인지,또한무엇에대한“분노”인지에대해구체적으로짚어주지않는다.실베스트로와대화를나누는사람들역시“롬바르디아거인”,“콧수염”과“무수염”,“조그마한시칠리아사내”,“마른나뭇가지같은목소리를지닌조그마한노인”,황소처럼튼튼하지만슬픈표정의“카타니아젊은이”,환자처럼“목도리에둘러싸인젊은이”등으로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