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의 먼지

한 줌의 먼지

$14.09
저자

에벌린워

저자에벌린워는1903년영국런던에서태어났다.출판업자이자문학평론가어서워의차남이자소설가앨릭워의동생이다.랜싱칼리지와옥스퍼드대학교하트퍼드칼리지에서공부했다.1928년'로세티의생애와작품들'과첫번째장편소설'쇠퇴와타락'으로명성을얻었다.이후'타락한사람들','특종'등사실주의적인풍자소설을주로발표하며냉소적기지와뛰어난기교로호평받았다.1930년가톨릭으로개종한후1936년예수회수도사의일생을담은전기'성에드먼드캠피언'으로호손든상을받았다.워는2차세계대전중영국해군과근위기병대로복무하며유고슬라비아내전에파견되기도했는데,이러한경험이작품세계에도영향을미쳤다.전쟁을몸소겪은그는이후풍자소설뿐아니라'다시찾은브라이즈헤드','헬레나','병사들','사관과신사','무조건항복'등종교나전쟁을깊이있고진지하게다룬작품도썼다.또평생유럽,아프리카,남아메리카등을돌아다니면서'레이블','오지사람들','92일','아비시니아여행기'등여행기를출간했다.20세기영국을대표하는풍자작가인워는자신이직접경험한사실을바탕으로정교하고치밀하게글을썼다.'한줌의먼지'도그의첫번째아내와의불행한결혼생활을반영해쓴소설이다.1964년자서전의일부,'얕은지식'을마지막으로발표한후1966년영국서머싯에있는자택에서심장마비로사망했다.

목차

목차
한줌의먼지/11
부록ㅣ또다른결말/337
작품해설/353
작가연보/359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20세기영국문학을대표하는풍자작가에벌린워의『한줌의먼지』가민음사세계문학전집(237)으로출간되었다.워는냉소적기지와무미건조하면서도해학적인기교로호평받았을뿐아니라,전통의?잔재와가톨릭신앙등에문제를제기하면서당시사회논쟁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또그는오지여행,전쟁,종교,상류층귀족문화,불행한결혼생활등독특하면서도다양한체험을바탕으로매우사실적인소설을썼다.1934년발표한그의네번째소설『한줌의먼지』에서는급격한근대화와1차세계대전을거친후껍데기만남은...
20세기영국문학을대표하는풍자작가에벌린워의『한줌의먼지』가민음사세계문학전집(237)으로출간되었다.워는냉소적기지와무미건조하면서도해학적인기교로호평받았을뿐아니라,전통의잔재와가톨릭신앙등에문제를제기하면서당시사회논쟁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또그는오지여행,전쟁,종교,상류층귀족문화,불행한결혼생활등독특하면서도다양한체험을바탕으로매우사실적인소설을썼다.1934년발표한그의네번째소설『한줌의먼지』에서는급격한근대화와1차세계대전을거친후껍데기만남은영국상류사회를신랄하게묘사하고풍자한워의초창기작품특징이잘드러난다.워는끝없이방황하고추락하는등장인물들을생생하게그리면서영국귀족들의허상을낱낱이드러낸다.이작품은1988년알렉기네스,주디덴치등이출연한동명영화로만들어지기도했다.
■열정을잃어버린채먼지처럼덧없이살아가는인물들의우울한초상
1930년대영국,토니라스트는집안의전통과어린시절추억이담긴헤턴저택에큰애착을품고있다.‘촌스러운’고딕양식으로지어진그저택에찬사를보내는사람은이제아무도없지만,토니는유행에따른변화를거부하고저택을원형그대로보존하려애쓴다.반면그의아내브렌다는평범한전원생활에대한불만을감춘채스스로무언가시도할생각도없이무료하게하루하루를보낸다.외부환경에휘둘리며살아가는토니와브렌다에게서는아무런열정도,희망도읽을수없다.허무하기그지없는우울함만느껴질뿐이다.
어느날,청년존비버가저택에놀러오면서변화가일어난다.비버에게매료된브렌다는충동적으로런던에아파트를구하고화려한사교계생활을즐긴다.이는귀족들사이에서일대스캔들을일으키지만,시골에틀어박혀사는토니는아무것도눈치채지못한다.그러던중라스트부부의어린아들존앤드루가말에서떨어져죽는다.아들이죽었는데도토니는‘담담하게’모든일을처리하고브렌다는우선애인‘존’이죽은줄오해하고걱정한다.토니와브렌다의무기력한나날은어떤충격적인사건에도깨지지않고,결코각성은일어나지않는다.
헤턴에돌아올이유가없어진브렌다는토니에게이혼을통보하고저택을팔아엄청난위자료를줄것을요구한다.아내에게크게실망한토니는이혼절차를중단한채홧김에모험가메신저박사를따라브라질로떠난다.워는남편과애인,위자료까지몽땅잃고몰락하는브렌다와오지에서헤매다고립되는토니를끝까지따라가며,그들의비참한최후를낱낱이보여준다.그는이구제불능인물들을냉정하게그림으로써풍자효과를극대화한다.
■도덕적가치가사라진소설속현실―‘황무지’같은현실사회의자화상
화려한런던사교계와도시생활을동경하는브렌다그리고‘고딕양식’으로대변되는봉건가치에집착하는토니.이들은각각천박한물질문명과,외면받고죽어가는전통사회를나타낸다.브렌다의불륜상대존비버와,브렌다와토니의어린아들존앤드루의이름이같은것도매우상징적이다.전자의‘존’은당장이라도런던으로달려가화려하게살고싶어하는브렌다의욕망을실현해주는매개체다.반면후자의‘존’은서로다른곳을바라보는토니와브렌다를이어주는유일한연결고리다.브렌다는존앤드루가죽은후주저없이이혼을선언하고존비버를따라간다.하지만토니는도무지그현실을받아들이지못한다.결국이들은절대로화합할수없는두세계사이에서하릴없이방황하다가끝없이무너지고만다.
1934년영국에서출간된이소설의제목은T.S.엘리엇의시「황무지」의한구절에서따왔다.엘리엇이모더니즘시의선구「황무지」에서성배전설을인용해황량한근대문명을비판한것처럼,에벌린워도『아서왕의죽음』을차용해이소설을썼다.브렌다가머무는방의이름이‘귀네비어’인것은우연이아니다.귀네비어와랜슬롯경이그랬듯브렌다와비버도불륜에빠지고,아서왕이성배를찾기위해떠났듯토니도미지의‘그도시’를찾아떠난다.하지만소설속인물들이실체도알지못한채찾아다니는무언가는사실세상어디에도없다.워는인생에서목표와희망을모두상실한채쓸쓸히살아가는인간군상의모습을적나라하게묘사하면서,방향성을잃은영국상류사회의현실을신랄하게꼬집는다.
■풍자의대가에벌린워의대표작을새롭게만난다
20세기풍자문학의거장에벌린워는세계적으로널리알려져있지만,1980년대국내에서번역된그의작품이절판되어더이상접하기가어려웠다.그를기다리던독자들에게『한줌의먼지』출간이그간의갈증을해소할수있는,반가운소식이리라기대한다.또나중에추가된‘또다른결말’까지부록으로함께실어독자들이좀더완벽한형태로소설을즐길수있도록했다.
워는영국귀족과상류사회를풍자한작품들을주로썼는데,조지오웰은그를두고“한사람이닿을수없는경지에다다른소설가”라고평하기도했다.『한줌의먼지』는『다시찾은브라이즈헤드』와함께《타임》선정100대현대영문소설에오른워의대표작중하나로,《타임》에서“풍자의정수”라는극찬을받기도했다.전통과근대물질문명이교차하는1930년대,‘팍스브리태니카’의끝물에서왕년의영광을붙들고알맹이없이휘청거리는영국귀족의모습은여전히현재에도유효하다.쾌락만좇으며아무렇지도않게불륜을저지르는사람들,신상품에목숨걸며겉모습꾸미기에열중하는사람들,전통의껍데기에집착한채융통성을발휘하지못하는사람들등으로그외피만바꿔입었을뿐이다.이소설의진정한가치는시대를초월한문제의식을담았다는데있다.‘패권국’이나‘선진국’에산다는허울아래인생에대한별다른고민없이유행에휩쓸려살아가는현대인들의모습을우리는이작품에서통찰할수있다.도덕적가치가사라진소설속현실은본질에대한탐구없이허례허식만좇는현실사회의자화상이며,비극적인결말은씁쓸한냉소마저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