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

불멸

$14.26
저자

밀란쿤데라

저자밀란쿤데라는체코슬로바키아태생의금세기최고소설가중한사람.소련의침공후체코를떠나프랑스로이주,1981년프랑스국적을취득했다.주요작품으로'농담','우스꽝스러운사람들','생은다른곳에','웃음과망각의책','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불멸','느림'등이있다.쿤데라소설의특징은주제의무거움을문장의가벼움과유머스러움,현학적이면서도해학이넘치는글을구사하는데있다.

목차

목차
1부얼굴
2부불멸
3부투쟁
4부호모센티멘탈리스
5부우연
6부문자반
7부축복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소설속의소설이요,
내가써본것중에서가장슬픈사랑이야기
“지금자네가쓰는게정확히어떤건가?”
“소설속의소설이요,내가써본것중에서가장슬픈사랑이야기가될거야.
자네역시그이야기를읽고슬퍼할걸세.”
“그소설의제목은뭔가?”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
“아니,그제목은이미써먹지않았는가.”
“그래.써먹었지!하지만그때난제목을잘못달았어.
그제목은지금쓰는소설에붙여야했어.”
―작품속에서
▶불멸을향한인간의헛된욕...
소설속의소설이요,
내가써본것중에서가장슬픈사랑이야기
“지금자네가쓰는게정확히어떤건가?”
“소설속의소설이요,내가써본것중에서가장슬픈사랑이야기가될거야.
자네역시그이야기를읽고슬퍼할걸세.”
“그소설의제목은뭔가?”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
“아니,그제목은이미써먹지않았는가.”
“그래.써먹었지!하지만그때난제목을잘못달았어.
그제목은지금쓰는소설에붙여야했어.”
―작품속에서
▶불멸을향한인간의헛된욕망과그불멸로인해더욱깊어지는고독
오늘날사람들이괴테의젊은연인이자그와숱한편지를주고받으며지적유희를나누었던뮤즈로기억하는한여인이있다.그녀는바로베토벤의연인이었으며아힘폰아르님의부인이기도한베티나폰아르님이다.당대최고의지성인들곁에머물렀던베티나,그녀는과연정말그들을사랑했을까?
예순두살의괴테는지적이며야심찬스물여섯살베티나를만난다.베티나는끊임없이괴테주위를맴돌며자신의존재를그에게각인한다.하지만괴테는베티나가얻고자하는것이자신의사랑이아니라,그의명성을통한불멸임을깨닫는다.자신에게죽음이성큼다가와있음을느끼던노년의괴테는그런베티나를받아들일수도내칠수도없어어느정도거리를유지하려한다.하지만그런노력에도결국베티나는괴테의젊은연인으로영원히역사에기록된다.
불멸을향해베티나가던지는몸짓은아녜스에게서로라로,로라에게서다시폴로이어진다.이때,인간이불멸하는방식은두가지로나뉜다.인간은베티나처럼역사에이름을남기길원하거나(“나는현재와더불어,현재의온갖근심과더불어사라지길거부한다.나는나자신을초극하여역사의일부가되고자한다.역사는영원한기억이기때문이다.”―작품속에서)로라처럼주위사람들의기억속에영원히남길원한다.(“그리고비록작은불멸을희망할뿐이지만,로라역시같은것을원한다.자기자신을초극하고자신이겪는불행한순간을초극하여,자신을알았던모든이들의기억속에머무르기위해‘뭔가’를한다는점에서말이다.”―작품속에서)
자신을아는모든이들의기억속에남기를,그리하여불멸하기를원하는로라는자신의말과행동하나하나에의미를부여하며자신의이미지를더해간다.언니아녜스의몸짓을따라하고,언니처럼선글라스를즐겨끼되그것을자신의슬픔과고통의은유로포장하며,실연을핑계로자살소동을일으키는등,로라는세계가자신을중심으로돌아가며자신을기억하길욕망한다.
하지만욕망을꿈꾸는인간들이잊고있는한가지사실이있다.바로불멸은‘죽음’을동반한다는사실이다.
죽은사람은죽는바로그순간모든권리를잃어버린다.어떤법률도이제중상으로부터그를보호하지않으며그의사생활은사적이길멈춘다.사랑하는이들이그에게보낸편지들,어머니가물려준추억의앨범등그무엇도,그어떤것도,이젠그의것이아니다.-작품속에서
자신의죽음과그후이어진불멸을두고작품속에서헤밍웨이는“불멸이나를두팔로꽉끌어안는걸확인한그날,내가맛본공포는죽음에대한두려움보다더했죠.사람은자신의삶에마침표를찍을수있어요.하지만자신의불멸에대해서는속수무책입니다.”라고말한다.
인간의불멸은이렇듯고독하고,그렇기에불멸에대한욕망은허망하다.살아있는매순간,살아가는매순간인간은고독하기때문이다.
▶셀수없는얼굴속에갇혀버린고독한자아
―세계와단절된,혹은세계로부터스스로를단절한현대인의초상
아녜스는사람들과사람들이만들어내는온갖소음으로가득한거리에서서가닥가닥날카로워진신경의끈이끊겨나가는듯한느낌을맛본다.거리를걸을때마주오는사람들은절대로먼저길을비키지않는다.그들의눈빛은누구를향하는지모를적개심으로번뜩인다.아녜스는이“한계를넘어선세상”에서물망초가지를하나들고밖으로나서는자신의모습을상상한다.세상이오직그‘이상한’물망초로만자신을기억하길,그리하여자신에대한흔적이,자신의존재가세상에서완벽하게사라지길바란다.
그녀는꽃장수에게서물망초한가지를살것이다.가는줄기끝에작은꽃이달린물망초딱한가지만사서,얼굴앞에세우고외출을할것이다.그녀에게쏠리는시선이그예쁜푸른점외에,이제사랑하기를그만둔이세상에서그녀가보존하고싶은그최후의이미지외에다른어떤것도보지못하도록말이다.-작품속에서
“자기삶의한순간이다른모든순간들처럼없어져버리지않고세월의흐름에서뽑혀나와,어느날어떤빌어먹을우연이그것을요구하는날,마치서투르게매장된주검처럼되살아나리라는생각에서오는고뇌를쉬떨쳐버릴수가없었”던그녀는동생로라와는달리,자신을다른이들과구별해주는독특한몸짓,말투,이미지들을하나하나제거하며스스로를삭제해간다.
그무렵,세상으로부터단절된,그러다스스로를세상으로부터단절한한여인은세상으로부터영원히도망치기위해한외곽도로한가운데몸을웅크리고앉아있다.차량몇대가그녀를피해가려다도랑에처박히거나나무와충돌한다.이여자의이미지와이사고에대한보도는작품을관통하며반복적으로언급된다.
그녀가말을걸었을때사람들은아무도그녀말을듣지않았네.그녀는세상을잃어가던중이었네.내가세상이라고말하는것은우리외침에대답하고(간신히알아들을수있는어떤메아리에불과할테지만)우리자신이또그외침을듣는우주의이한부분을두고하는말이네.그녀에게는세상이점차소리를잃어가다가끝내그녀의세상이되길멈춰버렸네.그녀는완전히자기자신속에,자신의고통속에갇혀버렸지.타인이겪는고통을보고,자신의그런자폐상태로부터빠져나올수도있지않았겠냐고?천만에.타인의고통은이미더는그녀의것이아닌,그녀가잃어버린세상에서일어난일일뿐이네.-작품속에서
자신의고통을오로지혼자만의몫으로감내하고살아야하는,자신이느끼는것을타인과공유하고소통하지못하는,그러기에쿤데라가‘호모센티멘탈리스’라고명명한현대인들은이렇게세상의수많은얼굴들속에둘러싸여갇혀버린고독한존재들이다.

▶작품속인물과작가의만남,소설안팎의경계를무너뜨린대담한서술
세상과단절된인간이할수있는일은무엇일까?쿤데라는아베나리우스교수라는인물을통해한가지해답을제시한다.“스스로중요하다고자신하는어떤세계의중요성”에동의하지않거나“그세계에서우리웃음의어떤메아리도발견하지못한다면,우리에게남는해결책은하나뿐이다.아예그세계를통째로유희대상으로,하나의장난감으로삼아버리는”것이다.
아베나리우스교수는해가질무렵이면재킷속에부엌칼을감추고거리로나선다.그리고주차된차들의타이어를하나씩칼로찔러버린다.어느날저녁,언제나처럼칼을품고거리로나선아베나리우스교수는실수로손에칼을든채다음목표차량으로접근하고,이를목격한한여성은그를치한으로오해하여비명을지른다.사람들이모여들고아베나리우스는강간범으로체포된다.하지만아베나리우스는끝끝내자신이칼을지니고있던진짜의도를밝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