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7

더블린 사람들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7

$12.58
Description
타락한 도시 더블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20세기 현대 문학의 선구적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 오늘의 독자들을 위해 엄선하여 번역한 문학 고전을 선보이는 「세계문학전집」의 307번째 책이다. 1990년대 초 더블린을 배경으로 타락한 아일랜드 사회의 모습과 인간의 욕망을 세밀하게 그려나간다. 다양한 주제와 소재, 기법을 펼치는 열다섯 편의 단편이 한데 어우러지며 도시 더블린의 큰 그림을 완성한다.

짝사랑하는 소녀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밤거리로 나서는 소년, 가난에서 벗어나 먼 외국으로 떠나려는 여인, 런던에서 출세한 친구를 부러워하면서도 경멸하는 남자, 우아한 겉모습 뒤에 속물근성을 숨긴 부인 등 더블린에서 살아가는 온갖 인물들의 욕망과 위선, 환멸이 다양한 관점에서 그려진다. 20세기 초 아일랜드의 어두운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인물들 내면에 잠재한 삶의 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냈다.
저자

제임스조이스

저자:제임스조이스

1882년아일랜드에서태어났다.여섯살에예수회가경영하는클롱고우스우드기숙학교에입학했다.그러나가세가기울어서민적인예수회계통학교인더블린의벨비디어학교로옮긴다.1898년열여섯살때부터1902년스무살때까지더블린의유니버시티칼리지를다녔고,1902년에현대어문학전공으로학사학위를받았다.그후의학공부를하러파리로떠났다가1904년어머니의병환때문에일시귀국하지만,그해노라바나클이라는여인과함께다시유럽대륙으로떠났다.1909년에아일랜드를두번방문한이후유럽대륙의트리에스테,로마,파리,취리히등을전전했다.1914년에첫작품『더블린사람들』이출판되었다.1916년에발표한『젊은예술가의초상』을통해문단에서인정받게되었다.그리고40세되던해인1922년에는『율리시스』를발표하여미국과유럽에서널리명성을얻었다.말년에알코올중독과백내장등의질환에시달리다가1941년취리히에서십이지장천공이악화되어사망했다.



역자:이종일

목차

자매
마주침
애러비
에블린
경주가끝난뒤
두건달
하숙집
작은구름
대응
진흙
가슴아픈사건
담쟁이날의위원회실
어머니
은총
망차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타락하고마비된도시더블린의이야기들

짝사랑하는이웃소녀에게줄선물을사기위해밤거리로나서는소년,가난에찌든생활에서벗어나먼곳으로떠나려는여인,런던에서출세한친구를부러워하면서도경멸하는남자,우아한겉모습뒤에숨겨온속물근성을드러내는부인,하느님과함께돈을섬기라고설교하는신부…….

단편소설열다섯편으로이루어진『더블린사람들』은더블린에서살아가는온갖인물들의욕망과위선그리고환멸을다양한관점에서그려낸다.조이스는『더블린사람들』을통해아일랜드“도덕사의한장(章)”을쓰려했으며더블린이야말로도덕적“마비의중심지”라고언급한바있다.조이스에게더블린은타락과마비의대명사였던것이다.첫번째단편「자매」에서서술자인소년이죽어가는신부에대해생각하는다음대목은타락과마비의기운을단적으로보여준다.

밤에유리창을쳐다볼때면나는으레‘마비’라는단어를속으로가만히되뇌었다.그단어의소리는마치유클리드기하학의‘그노몬’이나교리문답에나오는‘성직매매’라는단어처럼언제나귀에설었다.그러던것이이제는어떤죄많은못된존재의이름처럼들리는것이었다.그단어를떠올리면공포심에사로잡히면서도,나는그곁에더바짝다가가그‘마비’란놈이저질러놓은죽음의모습을보고싶어애가탔다.(7~8쪽,「자매」중)

“성직매매”나“어떤죄많은못된존재”같은표현들은신부의죄와타락을강하게암시할뿐만아니라,신부라는한개인의차원을넘어당시더블린사회전반을뒤덮고있던부조리하고갑갑한현실을상징적으로드러낸다.

수백년간이어진영국식민통치,부패한정치,가난,폐쇄적인민족주의,타락한보수가톨릭교회등20세기초아일랜드의어두운사회상,그리고더블린에서살아가는온갖인간들의비루한일상과엇나간욕망이조이스의세밀한관찰과묘사를통해눈앞에생생하게펼쳐진다.무엇보다도『더블린사람들』은타락하고마비된도시더블린에대한조이스의애증이잘표현된,오직‘더블린을위한’작품인것이다.

▶정밀하고사실적인묘사속에함축된삶의진실

조이스는타락한더블린사회의모습을있는그대로그림으로써아일랜드의“정신적해방을향한첫걸음”을내딛고자『더블린사람들』을구상했다고밝혔다.답답하고암울한현실을미화하지않고똑바로바라보겠다는작가의의지를엿볼수있는대목이다.조이스는더블린의온갖풍경과건물그리고거리를실제와마찬가지로폭넓고꼼꼼하게묘사할뿐만아니라단편들을수록순서에따라각각‘유년기’,‘청년기’,‘성년기’,‘공공생활’의네단계로나누어구성함으로써더블린사람들의삶의모습을최대한폭넓게재현한다.각기다른주제와소재,그리고다양한문체와기법을보여주는단편들이유기적으로엮여,마지막에는20세기초더블린의풍경전체가한눈에들어오는것이다.

조이스는외부세계를사실적으로묘사하는데그치지않고인간내면심리또한집중적으로탐구한다.짝사랑하는소녀에게줄선물을사기위해바자에갔다가아무것도사지못하고실망만하고마는소년을그린「애러비」의마지막구절은다음과같다.

나는이윽고천천히몸을돌려바자가운데로걸어돌아왔다.1페니짜리동전두개를주머니속6펜스짜리동전위에떨어뜨렸다.회랑한끝에서불이나갔다고외치는목소리가들렸다.홀의윗부분은어느새칠흑같이깜깜해졌다.

그깜깜한속을물끄러미쳐다보며허영심에쫓기다꼴불견이되고만푼수같은내모습에두눈이참담함과분노로이글거렸다.(43쪽,「애러비」중)

조이스는냉엄하고초라한현실에부딪혀좌절하고환멸을느끼는소년의내면의식을들여다보면서삶의본질적차원을상징적이고강렬하게표현해낸다.『더블린사람들』이단순히한시대와장소를그린역사기록물에그치지않고시간을넘어살아움직이는문학작품으로서오래도록사랑받는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

▶20세기소설의선구적작가조이스의문학적출발점이자정수

『더블린사람들』은『젊은예술가의초상』이나『율리시스』같은조이스의다른소설들을이해하는데필수적인작품으로서예술성과대중성을동시에갖춘몇안되는단편집중하나로평가받는다.이단편집에서다뤄지는주제와소재들은이후발표된조이스의작품들에서다양한방식으로변주되며반복된다.더블린은조이스문학의창작원천이자정신적토대라할수있는것이다.고향더블린에대한애증을치열한성찰과탐구를통해예술로승화시킨『더블린사람들』은이후펼쳐질방대한조이스문학세계의시작이자그정수를담은기념비적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