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악마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1

육체의 악마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1

$12.00
Description
프랑스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문제작이자 심리 소설의 역작!
레몽 라디게의 소설 『육체의 악마』. 스무 살에 생을 마감하며 랭보와 더불어 프랑스의 ‘신동’이자 ‘요절한 천재 작가’로 알려진 저자가 열일곱 살에 발표한 작품이다. 1차 세계 대전 종전 오 년 후 출간된 문제작으로 열여섯 살 소년과 군인 아내의 비도덕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한 소년의 위험한 사랑과 열정, 손에 잡히지 않는 충동, 모순되지만 솔직한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전쟁 앞에 내몰린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

열여섯 소년 ‘나’에게 있어 전쟁은 기나긴 여름방학과도 같이 지루한 것이었다. 책 읽기와 심심풀이 연애편지도 무료함을 달래던 ‘나’는 마르트를 처음으로 만난다. 세계대전이 터지자 남편을 군대에 보내고 홀로 지내던 병약한 소녀 마르트와 랭보, 보들레르를 읽고 함께 미술 학원에 가는 등 다른 사람과는 나눌 수 없는 취향을 공유하며 점점 가까워진 ‘나’. 마르트 또한 남편 없는 외로움과 허전함을 ‘나’를 통해 달랜다. 두 사람은 결국 부도덕하고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자신과 만나기 위해 남편과 남편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는 연인을 바라보며 ‘나’는 비열한 희열과 처음으로 맛보는 육체의 욕망, 뒤틀린 소유욕과 집착을 보이며 미숙한 사랑이 가져다주는 심리적인 불안과 혼란을 겪는다.
저자

레몽라디게

저자:레몽라디게

1903년프랑스생모르에서태어났다.장학생으로선발되었으나자퇴하고집에있는장서읽기에골몰하다1918년문예지에콩트를싣고저널리스트로활동했다.장콕토와친분을맺고함께《르코크》라는잡지를창간했다.『육체의악마』의여주인공마르트의모델이기도한이웃의젊은유부녀알리스세리예와만나는등,다섯정부를두었으며술집과호텔을전전하는등정숙하지못한생활을하였으나그의정신만은한결같이투명하고논리적이었다고평가된다.1921년희곡「펠리캉네집사람들」이출간되고,이어파리에서떨어진피케에서『육체의악마』를완성,1922년에는소설『도르젤백작의무도회』를집필했다.1923년그라세에서『육체의악마』가출간되자막스자코브,폴발레리등의열렬한찬사를받았으나10월파리로돌아온후,장티푸스에걸려짧지만천재적이었던생을마감했다.



역자:원윤수

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소르본대학교를거쳐서울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명예교수이다.저서로『스탕달과낭만주의』,『불문학개론』(공저),『프랑스어문화권의이해』,『스탕달,정열적이고자유로운한정신의일대기』등이있고,역서로『현대인의대화』,『나폴레옹의불멸의페이지』,『북호텔』,『위폐범들』등이있다.

목차

육체의악마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열여섯소년,군인의아내와위험한사랑에빠지다

열여섯소년‘나’에게있어전쟁은기나긴여름방학과도같이지루한것이었다.책읽기와심심풀이연애편지로무료함을달래던중‘나’는마르트를처음으로만난다.마르트는세계대전이터지자남편을군대에보내고홀로지내던병약한소녀다.하지만‘나’와마르트는랭보와보들레르를읽고,함께미술학원에가는등다른사람과는나눌수없는취향을공유하며조금씩가까워진다.마르트또한남편없는외로움과허전함을‘나’를통해달래고두사람은결국부도덕하고위험한사랑에빠진다.
신혼부부의침실가구를대신골라주는불순한기쁨,자신과만나기위해남편과남편가족에게거짓말하는연인을바라보며느끼는비열한희열,처음으로맛보는육체의욕망,스스로도무엇인지깨닫지못하는뒤틀린소유욕과집착,‘나’는미숙한사랑이가져다주는심리적인불안과혼란을있는그대로보여준다.하지만이소년에겐그러한이기적이고도무분별한욕망외에도아직소년다운순수한면도엿보인다.

‘나는마르트를무서워하지않아.’하고나는되뇌었다.따라서그녀목에몸을기울이고키스하는데장애가되는것은그녀양친과나의아버지뿐인셈이었다.내마음속깊은곳에서또하나의소년이그방해자들이있는것을기뻐하고있었다.내마음속소년은이렇게생각했다.‘그녀와단둘만있지않게된것이참다행이야!왜냐하면그녀에게키스도못할거고,아무런변명도못할거니까말이야.’-본문34쪽

감정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지도,함께나누지도못하는미숙한사랑,이두사람의사랑은마라트남편자크의휴가,마르트의임신,세계대전종전으로새로운상황을맞이하고,‘나’에게도여름의끝이찾아온다.

■랭보와도비견되는천재작가레몽라디게
―1차세계대전의상흔이아물기전,프랑스전체를충격에빠뜨린문제작

혜성과같이나타나짧지만강렬한빛을내다가사라진생애,그리고그가남긴몇안되는소설이세계에안겨준충격등,레몽라디게는랭보와더불어프랑스의‘신동’이자‘요절한천재작가’로알려져있다.
레몽라디게는프랑스마른강가에서어린시절을보내고,일찍부터학교공부를중단하고선수많은책을읽으며시간을보냈다.겨우열다섯의나이에신문과잡지에글을썼으며큐비스트화가들과어울리고전위적인예술인들과모임을가졌다.하지만어느유파에도속하지않은것으로알려졌다.1920년에는『불타는뺨』이라는시집을내고여러편의시를발표하였으며독특한문체로내면심리를묘사하는소설을쓰기시작했다.
레몽라디게는장콕토와연인관계였다고도알려졌는데,라디게가젊은나이에병으로죽자장콕토는식음을전폐할정도로상심에빠졌다고한다.장콕토의비문에는라디에게바치는헌사가쓰여있으며,그의작품에등장하는‘앙팡테리블(무서운아이들)’또한라디게를암시하는말이라는설도있다.

라디게자신은“신동취급을받는것은작가로선좀달갑지않은일”이며“잘못은‘열일곱살에쓴소설’이라는실없는말속에”,“기적을보고싶어하는사람들에게있는것”이라고말했다.그러나라디게는“소년에서청년이되려는가장크게동요를겪는과도기의영혼을흔들림없는눈으로응시하고그것을가차없이해부하”는“비상한작가”이며『육체의악마』는프랑스전역을충격에빠뜨린문제작이자심리소설의역작으로평가받고있다.

■프랑스고전주의의새로운부활이자심리소설의역작,청춘소설의선구적작품.

스무살이전의소년이썼다고는믿어지지않는간결하고힘있는문체,그리고손에잘잡히지않는내면심리에대한섬세하고도날카로운통찰은당대사람들을깜짝놀라게했다.삼개월동안10만부이상이팔렸다고알려지는데,당시로서는대성공을거둔작품이기도하다.
『육체의악마』는프랑스심리소설의역사적흐름을살펴볼때,빼놓을수없는작품으로평가받는다.교양소설이자비극적인시(詩)의특성을띤드라마로서“전쟁때문에생긴방종과무위(無爲)가어떻게한소년-청년을만들어내며,한여성을죽이는지”를보여준다.소설의화자는“영리한천재이자기민한악마”로서등장인물들의마스크를벗겨내는투시력으로본인뿐만아니라주변인물들의심리를적나라하게묘사하여생생하게드러나게한다.그ㅤㄹㅣㅎ여그인물들이내세우는감정이곧환상과다를바없으며,그들은모두감정에따른연극을스스로에게펼쳐보이고있을따름이라는것이다.
분석의섬세함,문장의간결함,그리고서술을대한완벽한지배력과장악력은,심리소설이자프랑스고전주의소설의새로운부활이라고평가받는다.라디게는드라파예트부인으로시작되는프랑스심리소설을현대에생생히재생했으며다다이즘과큐비즘이만연한시대분위기속에서고전적인아름다움과엄격함을되찾고자했고,그뜻을이뤘다.
21세기오늘날에도세계어느나라의독자라도,열일곱살한청년이쓴이소설에서프랑스고전문학의‘새로워진’전통을느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