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병동 2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8

암 병동 2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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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솔제니친의 문학적 증언이자 가장 진실 된 증언!
1970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장편 소설 『암 병동』 제1권. 소비에트 시대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직접 경험하고 그 시대를 증언한 ‘러시아의 양심’ 솔제니친, 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오는 대작이다. 악성 종양으로 사망 선고까지 받았던 솔제니친이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1953년 스탈린 사망 이후 펼쳐졌던 소련 내부의 혼란과 비극, 나아가 복잡다단한 인간 사회의 자화상을 병원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다.

1955년 중앙아시아 어느 암 병동. 노인부터 십 대 소년, 유형수부터 고위 공무원까지, 모두 암이라는 병으로 인해 이전에 살아온 삶과는 완전히 단절된 채 같은 병실에 머물고 있다. 환자복을 입는 순간 각자의 사회적 지위와 배경은 사라져 버리고 병과 싸우는 환자로서의 생활을 공유하게 된다. 병과 죽음이라는 공포 앞에서 지난 삶을 반추하며 회한과 슬픔을 느끼고, 누군가는 절망과 분노에 휩싸이고 누군가는 욕망과 의지를 불태운다.

스탈린 체제하에서 동료를 배반하며 높은 자리에 오른 이가 있는가 하면, 수용소와 유형지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야 했던 이가 있고, 가족을 모두 잃고도 눈앞의 현실에 고개 숙여 온 이가 있다. 그리고 스탈린이 사망한 지 2년, 그 체제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곪아 가던 고름은 모두에게 암과 같은 커다란 아픔이 되어 있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다 암 병동에 모여든 이들. 누군가는 병이 나아 두 발로 병실을 나가고 누군가는 죽음을 맞아 병원을 떠난다. 그리고 아직 앞으로의 운명이 정해지지 않은 환자들과 그들을 치료하는 의사와 간호사, 청소부들도 각자 삶의 짐과 슬픔, 병을 가진 채 살아간다. 그러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의문 속에 삶은 계속되고, 웃음과 사랑도 싹트기 시작한다.
저자

알렉산드르이사예비치솔제니친

저자:알렉산드르솔제니친

알렉산드르이사예비치솔제니친(АлександрИсаевичСолженицын)

1918년러시아카프카스키슬로보츠크시에서유복자로태어났다.로스토프대학교에서이학사학위를받고중등학교에서천문물리학교사로근무하다1941년에입대했다.1945년포병대위로복무중친구에게보낸편지에서스탈린과스탈린체제를비판한것이문제되어체포되었으며,결국8년강제노동형과3년의유형을선고받았다.이후수용소생활과수용소병원생활은그의작품에서주요모티프가되었다.1962년첫작품『이반데니소비치,수용소의하루』로소련문단에서대작가로부상했으며이후『암병동』,『1914년8월』,『수용소군도』등의작품을발표했다.1970년노벨문학상수상자로결정되었으나소련정부의방해로시상식에참여하지못했고1974년에는스위스로망명하기에이른다.다시미국으로건너가18년간칩거생활을하다20년이지난1994년러시아로귀환했고,2008년모스크바에서사망했다.



역자:이영의

전남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고려대학교노어노문학과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은후러시아과학아카데미고리키세계문학연구소에서수학했으며,모스크바교육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학교와연세대학교등에서러시아문학을강의했으며,옮긴책으로『이반데니소비치,수용소의하루』,『출구없는러시아』,『대위의딸』,『작은악마』등이있다.

목차

2부
22.모래속으로사라지는강……9
23.괴로워하며살필요가있을까……21
24.수혈……58
25.베가……82
26.좋은시도……104
27.각자의관심사……130
28.어디에나불행……153
29.험한말?,부드러운말……178
30.노의사……201
31.시장의우상……223
32.다른측면에서……250
33.행복한결말……274
34.누가더괴로울까……295
35.천지창조의첫날……314
36.그리고마지막날……355
작품해설……397
작가연보……417

출판사 서평

■거대한‘공포의하늘’아래서질식당한비극적인존재들

1955년중앙아시아어느암병동.노인부터십대소년,유형수부터고위공무원까지,모두암이라는병으로인해이전에살아온삶과는완전히단절된채같은병실에머물고있다.환자복을입는순간각자의사회적지위와배경은사라져버리고병과싸우는환자로서의생활을공유하게된다.병과죽음이라는공포앞에서지난삶을반추하며회한과슬픔을느끼고,누군가는절망과분노에휩싸이고누군가는욕망과의지를불태운다.스탈린체제하에서동료를배반하며높은자리에오른이가있는가하면,수용소와유형지에서젊은시절을보내야했던이가있고,가족을모두잃고도눈앞의현실에고개숙여온이가있다.그리고스탈린이사망한지2년,그체제속에서아무도모르게곪아가던고름은모두에게암과같은커다란아픔이되어있다.
여학생꽁무니를따라다니기바쁘던대학생시절,사소한말한마디로체포되어감옥과수용소를떠돌아야했던코스토글로토프.그는사회에대한냉철한비판의식도없지만권력에영합해출세할만한영악함도없었고,단지거짓말을못했던탓에핍박과고통을겪어야했다.같이어울리던친구들의운명역시그와같아서그는“한여자는자살했고……한사람은아직살아있어요.남자셋은이미죽었고……두사람은어떻게되었는지몰라요.”라고담담하게말한다.
루사노프는평생을체제에영합해무고한사람들을밀고하고괴롭혀부와지위를얻은사람이다.병동에서조차뇌물을주며특별대우를바라지만,목에생긴종양앞에서,즉삶과죽음의갈림길앞에서는그토록무시했던사람들과같은운명일뿐이다.스탈린체제하에서가장영광을누리던그의현재는오래전희생시킨이웃이찾아와복수를할까봐두려움에떠는것이며,스탈린사망2주기에도그에대한추모기사한줄실리지않은신문을보며충격에휩싸이는것이다.

“나는그들을증오합니다.”그녀에게서얼굴을돌린그의시선은날카로웠고턱은불쾌한감정을나타내며떨고있었다.“그들은탐욕스러운짐승이자다른사람에게기생하며살아가는악당이에요.우리나라에서는그들이갱생했다느니,그들이‘사회적동포’라느니하면서,삼십년동안이나떠들어댔지요.그들의원칙이란‘너를……하진않아.’라는것일뿐이에요.이것은그들이쓰는은어지만아주악랄한것이죠.예를들어‘너를때리진않아!그러니까너는가만히앉아있어,네차례를기다리란말이야!’혹은‘네이웃의옷을벗기는중이야,너는가만히앉아있어,네차례를기다리란말이야.’같은것이죠.놈들은이미쓰러진사람을짓밟는짓을즐기는자들이죠.그런데도낭만적인망토를뒤집어쓰고있는거예요.우리는그자들이전설을만들도록거들어주고,영화를보고그자들의노래를따라부르고있어요.”(본문중에서)

학창시절,풋풋한첫사랑을나누었던남자가전사한후오랜시간그를그리며살아온베라.투옥되었던오빠마저어느날소식이끊어지고,반송된소포를유골함처럼품에안고돌아오던어머니마저세상을떠난후그녀는완전히혼자가되었다.“죽고싶다는욕망이실현되지않”아그녀는의사가되었지만,매일밤어둡고좁은방으로돌아갈때마다“우리에게는슬픔을견디는능력이나정절의능력이없다.우리는세월에항복할수밖에없다.”라고되뇌인다.그러나혼자가된것은그녀혼자만이아니었다.
거칠어지고멍든손으로프랑스책을읽는청소부옐리자베타.레닌그라드봉쇄당시오케스트라의플루트연주자였던남편과함께추방되어딸은유형지에서죽고수용소로끌려갔던남편의소재를알수없어홀로어린아들을키우며살아가고있다.아이가자라면서묻는질문에숨막히는진실을가르쳐야할지숨겨야할지를고민하며고통스러워한다.
황금빛천사같은열일곱살아샤,대학에서공부할꿈으로가득한열여섯살죠마.머릿속엔운동과춤,이성그리고미래에대한기대로가득했다.그러나죠마는한쪽다리를잘라내야했고,아샤역시유방에생긴종양때문에한쪽가슴을절단해야한다는진단을받는다.아직인생을제대로시작해보지도못한채가혹한운명을맞게된둘은서로에게서위안을찾기시작한다.
서로다른인생을살다암병동에모여든이들.누군가는병이나아두발로병실을나가고누군가는죽음을맞아병원을떠난다.그리고아직앞으로의운명이정해지지않은환자들과그들을치료하는의사와간호사,청소부들도각자삶의짐과슬픔,병을가진채살아간다.그러나‘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라는의문속에삶은계속되고,웃음과사랑도싹트기시작한다.

암병동이라는공간역시단순히암환자들의치료가이루어지는공간에머무르지않는다.암병동의공간적의미는작품에서훨씬확대된다.솔제니친의언급대로어떤병인이사람의몸에암을발생시킨다면,암을발생시키는병인을품고있는사회는결국암에노출될수밖에없다.거짓과기만,가공할악행,그리고그것을감추기위해필연적으로만들어내야했던수많은감옥과수용소와유형지는소비에트체제에암을발생시키는병인이었다.(「작품해설」중에서)

■비운의역사를직시한목격자,그리고‘진실을말하는’임무

알렉산드르솔제니친은1956년까지11년동안강제노동수용소와유형지에서스탈린공포정치심연을직접경험했다.그리고1974년에는국가배반죄로시민권을박탈당한채국외추방되었다.그후에는스위스를거쳐미국에서20여년간칩거하였다.삶의터전이자문학적토양이었던조국을떠나살아가는것은그에게는또한번의유형이었다.
스물여섯살에체포되어서른일곱살까지를수용소와유형지에서보내야했던그는악성종양으로사망선고까지받았다.죽음의문턱에서다시살아돌아온그는“덤으로주어진”앞으로의삶은자신의임무를다하며살기로결심한다.그임무란자신이목격한그대로의진실을말하는것이었다.소비에트체제라는오염된토양에서자라난비극의씨앗과소비에트체제의폭력에짓밟혀온사람들에대해이야기하는것이자신의임무라고여겼다.1970년스웨덴한림원이“러시아문학의전통을추구하면서도덕과정의의힘을갖춘작가”로그를노벨문학상수상자에선정했을때도,그는“어떤억압에도굴하지않고그들에게승복을권유할”힘을얻게되었다고여겼다.그렇기때문에『암병동』은솔제니친의문학적증언이자가장진실된증언인것이다.

개인의삶을통해서든국가의역사를통해서든‘진실을말하는것’은쉽고도어려운일임에분명하다.그러나당시소비에트정권아래서국가적으로은폐되고강제로침묵당하던암흑과지옥의실상을드러내고알리는일은승산없는거대권력과의싸움이자자신의생명과목숨을담보하는일이었다.수많은스탈린의희생자들이소리없이죽어갔고,살아남은자들은침묵당하거나변절하거나길들여졌다.그러나솔제니친은‘진실을말하는’임무를기꺼이짊어졌고그것은목숨을다하는날까지중단되지않았다.(「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