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

상속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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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상속자들』은 골딩이 『파리대왕』을 출간한 이듬해 발표한 소설로, 『파리대왕』의 후속작 격이다. 특히 자신이 발표한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을 정도로, 골딩 문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외딴섬에 고립된 소년들의 원시적인 생활 이야기를 그린 『파리대왕』과,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비극적인 대면을 소재로 한 소설인 『상속자들』은 후속작인 만큼 주제 면에서 연속성이 있다. 골딩은 이 두 작품을 통해 문명과 야만의 대립, 순진무구한 존재의 희생, 인간의 폭력성 등의 문제들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인간을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속성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끈질기게 사유한다.
저자

윌리엄골딩

지은이:윌리엄골딩(WilliamGolding)
1911년영국콘월주에서태어났다.1930년옥스퍼드대학의브레이스노스칼리지에입학해자연과학과영문학을공부했다.대학재학중서정시29편을묶은첫책『시집』을출간했다.해군으로2차세계대전에참전해독일전함비스마르크호격침및노르망디상륙작전에기여하기도했으며,전쟁이끝난후에는교사로일하면서소설을쓰기시작했다.1954년발표한첫소설『파리대왕』을통해외딴섬에고립된소년들이원시적인야만상태로퇴행해가는과정을그렸다.인간사회를우화적으로묘사한이작품은많은관심을받았으며이후영화와연극으로도만들어졌다.오늘날까지도그의대표작으로일컬어지는이소설을계기로골딩은1983년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그외에소설『상속자들』(1955),『핀처마틴』(1956),『자유낙하』(1959),『첨탑』(1964),『피라미드』(1967),희곡「놋쇠나비」(1958),에세이집『핫게이츠』(1965)등을발표했으며1980년출간된작품『통과제의』로부커상을받았다.1961년미국버지니아주홀린스칼리지에서방문작가를지냈으며1988년영국왕실작위를받았다.1993년여름,심부전증으로사망했다.  

옮긴이:안지현
서울대학교영문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취득했다.시카고대학에서영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주요연구분야는흑인여성문학,흑인문학과정치성,페미니즘,현대미국소설등이다.2017년현재서울대학교영문과교수로재직중이다.옮긴책으로『피라미드』,『강을건너며』가있고,연구논문으로는「DuBoisianCritiqueofAmericanExceptionalismandItsLimitations」,「WhyDickandJaneWentMad:DollsandBluesinToniMorrison’sTheBluestEye」등이있다.  

목차

상속자들11

작품해설271
작가연보281

출판사 서평

문명과야만의문제에천착한전후대표작가윌리엄골딩
『파리대왕』의후속작이자골딩자신이가장아낀작품

네안데르탈인과호모사피엔스의비극적인대면을통해
인간을규정하는핵심속성인폭력과이기심에대해탐구한수작


2차세계대전이후영국문단을대표하는작가이자노벨문학상수상작가윌리엄골딩의작품『상속자들』이민음사세계문학전집347번으로출간되었다.윌리엄골딩은1954년첫소설『파리대왕』을통해외딴섬에고립된소년들이원시적인야만상태로퇴행해가는과정을그렸다.인간사회를우화적으로묘사한이작품은전세계적으로폭발적인인기를끌며이후영화와연극으로도만들어졌다.첫작품의성공이후『상속자들』(1955),『핀처마틴』(1956),『자유낙하』(1959),『첨탑』(1964),『피라미드』(1967),『통과제의』(1980)등꾸준히작품활동을한윌리엄골딩은1983년노벨문학상을받으며그문학적진가를증명했다.
『상속자들』은골딩이『파리대왕』을출간한이듬해발표한소설로,『파리대왕』의후속작격이다.특히자신이발표한작품중‘가장아끼는작품’이라고언급하기도했을정도로,골딩문학에서중요한자리를차지한다.외딴섬에고립된소년들의원시적인생활이야기를그린『파리대왕』과,네안데르탈인과호모사피엔스의비극적인대면을소재로한소설인『상속자들』은후속작인만큼주제면에서연속성이있다.골딩은이두작품을통해문명과야만의대립,순진무구한존재의희생,인간의폭력성등의문제들을집요하게파고들며인간을규정하는가장핵심적인속성은무엇인가하는질문을끈질기게사유한다.문명의옷을입고야만성을끊임없이자행해온인류역사와특히참혹한살육을초래했던2차세계대전이후의허망한폐허를목도한골딩은인간이앞으로어떤모습으로살아가야하는지의윤리적인문제에대한고민을이작품들에담아내고있다.『파리대왕』의충격과감동을잊지못하는한국의독자들에게『상속자들』은인간에대한새로운통찰의기회가될것이다.

이것은인간의목소리가아니다.다른존재의목소리다!
원시시대네안데르탈인들의사고세계를한편의소설로승화시킨작품


우리의본성은다른사람이가진것을빼앗고싶어하는것이다.한인간이모든걸가질수없고같이나누어가져야한다는사실을누군가가가르쳐주거나스스로터득해야한다…….역사란원죄의연대기에불과하다.-윌리엄골딩

로크와파와그사이에낳은아이로추정되는여자아이라이쿠,로크의부모로보이는말과늙은여자,하와닐과둘사이에생긴갓난쟁이로보이는‘새아기’로구성된네안데르탈인공동체는극심한굶주림속에서먹을거리를어렵사리구해가며안식처를찾아해변에서얼음이녹아내리는산으로이동하며하루하루를살아나간다.거대한폭포옆에있는절벽위의안식처인‘테라스(terrace)’에도착하는여정을거치면서원시인들의세계에서상상할수없었던,자신들과는다른‘새로운존재(TheNewPeople)’를우연히맞닥뜨리게된다.이‘새로운존재’는다름아닌현인류의조상인호모사피엔스다.그동안네안데르탈인공동체를이끌었던나이든말이죽음을맞은후공동체의지도자로떠오른로크는이새로운존재들에대해가능한사고체계안에서최대한인지하고대항해보려하지만,좀더교활하고생존능력이뛰어난호모사피엔스들을감당하는것은역부족이다.위기에처한마지막네안데르탈인공동체가결국맞게되는결말까지,소설은독자를조마조마하게만들며진행된다.
『상속자들』의놀라운점은사물을표면적으로인식할뿐아니라생각을정교한언어로표현할능력이없는네안데르탈인의시선에서그들이느끼고생각하는것들을단순하지만명료하고도아름답게독자들에게전달하며세상을‘새롭게’보게만든다는데에있다.가장특이한점은이들은시간을직선적으로파악하고분석하는현대인들과는다르게세상을늘현재로만파악한다는것이다.시간의흐름에대한이해가없는이들에게는기억조차도현재의‘그림’으로밖에존재하지않는다.예를들어돌을도구로사용했던과거의기억을되살리려고애쓰는말은이렇게말한다.“나에게이돌에대한그림이있어.말이이돌로가지를잘랐어.봐!여기가자르는부분이야.”(34쪽)현대인의시각에서볼때다소어색하고답답한이들의소통방식을따라가다보면오히려언어와사고체계에한계가있는이들이오히려서로와진정으로깊은교감을하며이타적인공동체생활을하고있다는것을발견하게된다.

네안데르탈인의시선에서바라본호모사피엔스
호모사피엔스의후예인인간의어두운본성을꿰뚫다


이소설에서는네안데르탈인의시선으로세상을인식하고경험하는데익숙해진나머지오히려호모사피엔스의행동들이기이하고도잔인하게느끼도록하는골딩의독특한서술기법이빛을발한다.순진무구한네안데르탈인이지적으로나육체적으로나진화하고우월한‘새로운사람들’에의해파멸당하는이야기를통해골딩은원시인의눈에비친호모사피엔스를해부하며그호모사피엔스의후손인인간을타자화한다.
영악하지만파괴적인성향의호모사피엔스들은절박한상황속에서도서로를돌보는네안데르탈인의성정과극적으로대비된다.일례로로크가속한공동체일원들은늙어힘이없어진지도자인말을언제나배려하고신경쓴반면,호모사피엔스의지도자로새롭게부상한투아미는공동체를이끌어왔던노인말런을무자비하게살해하려고계획한다.극도의굶주림에어쩔수없이상처입은암사슴을잡아먹게되었을때네안데르탈인들은생명을죽이는행위에대해깊이죄책감을갖지만,호모사피엔스들은네안데르탈인들을‘숲속의악마’라고부르며라이쿠와새아기를납치해자신들의목적에맞게도구로이용한다.하지만네안데르탈인들은호모사피엔스가자신들을파괴하려한다는사실조차도인식하지못할정도로순수한세계속에살고있다.불과화살이라는강력한도구를쓰는‘새로운존재’가결국바로인간,우리자신이라는점을인식하는순간전율이일어난다.

이소설은순수세계속에살던네안데르탈인이호모사피엔스에게자리를찬탈당하는것을애도하는데에그치지않는다.(……)골딩이단순히자신이인간본성에대한단죄를내리는것은아니라고말했듯이,호모사피엔스인우리가‘상속자들’이라면무엇을상속받을것인가하는문제가남는셈인데,결국에독자들은인간이잔악한‘새로운사람’들의특징뿐아니라네안데르탈인의순진무구함도상속받았다는점을깨닫게된다.골딩이이소설을가장사랑했던이유는로크의순진무구함을회복할수있는인류의진정한‘진보’에대한믿음의끈을놓지않았기때문이아닐까.-「옮긴이의말」에서

사고실험소설형식을통한새로운방식의글쓰기
인간의한계를꼬집는골딩의문학적재능이빛을발하는소설


사실적인설화예술의명쾌함과함께현대인간의조건을신비스럽게조명하여다양성과보편성을보여주었다.-1983년윌리엄골딩의노벨문학상선정이유

골딩의데뷔작『파리대왕』은핵전쟁이벌어진근미래에한무리의영국소년들이탄비행기가안전한장소로대피하려다태평양의한무인도에불시착한상황에서시작한다.흔히이소설은무인도에떨어진소년들이벌이는에피소드때문에모험소설로분류되거나,이들의행동방식이인간사회의축소판이라는점에서알레고리소설로해석되기도한다.한편실재하지않은상황을가정하고그후에일어날일을머릿속으로상상하여창작했다는점에서사변소설혹은사고실험소설로보는시각도있다.『상속자들』역시그점에서『파리대왕』과맥을함께한다.특히근미래가아닌선사시대를배경으로가정한점만다를뿐,그상황속에처한인간이어떻게행동해나갈것인지사변적으로풀어냈다는점은골딩문학의공통점이라할만큼일치한다.
선사시대인만큼네안데르탈인과호모사피엔스의실제이야기는어디에도기록되어있지않지만,그렇기때문에골딩만의문학적상상력이더욱빛을발한다.‘네안데르탈인이멸종하고호모사피엔스가지구를정복했다.’라는진화론적사실하나만으로이두종족이살던세계와이들이느끼고살아온세계를그린것은『상속자들』이유일하며,문학사적으로도독특한지점을차지하고있다고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