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내 사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9

히로시마 내 사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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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마르그리트 뒤라스 집필한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
『히로시마 내 사랑』의 첫 장면은 원자 폭탄 투하로 생긴 버섯구름으로 시작되고, 이어서 두 벗은 어깨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로 끌어안은 두 어깨는 사랑의 행위에 몰두한 몸인지 죽음으로 향하는 고통에 사로잡힌 몸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은 이 장면은 작품 내내 독자의 판단을 좌우한다.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 그들은 새로 시작되는 사랑과 바로 눈앞에 다가온 이별 사이에서 갈등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개인의 과거와 비극적인 시대의 역사가 중첩되어 나타난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일본과 프랑스, 히로시마와 느베르, 현재와 과거, 가해자와 피해자, 사랑과 죽음, 기억과 망각의 중첩과 병치가 일어난다.

시나리오 텍스트인 『히로시마 내 사랑』역시 영화 제작을 위한 지문과 영상에서 실제로 발화될 대사가 공존한다. 그러나 준비용 텍스트가 아닌 독립적인 하나의 ‘작품’으로서 영화 개봉 일 년 뒤에 출간까지 이어졌다. 영화의 대중적 성공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텍스트 자체가 충실하게 ‘문학’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의 대사와 등장인물의 태도를 지시하는 지문뿐만 아니라, 시놉시스와 서문, 그리고 부록은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특별한 형태의 문학 작품으로 독자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저자

마르그리트뒤라스

저자:마르그리트뒤라스

본명은마르그리트도나디외.1914년베트남자딘에서태어났다.1918년아버지를여읜후프랑스어교사인어머니를따라베트남곳곳으로이사를다니며어린시절을보낸다.고등학교를마치고1933년프랑스로영구귀국해대학교에서정치학과법학을공부한다.식민지청에서비서로일하다1941년퇴직,1943년플롱출판사에서‘뒤라스’라는필명으로첫소설『철면피들』을출간하면서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한다.『태평양을막는제방』,『온종일숲속에서』,『모데라토칸타빌레』,『롤베스타인의환희』,『부영사』,『복도에앉은남자』등독특한방식으로다수의작품을써서‘누보로망’작가로불렸다.알랭레네의영화「히로시마내사랑」의시나리오를써서주목받았고,영화「라뮤지카」,「인디아송」등에서는제작및연출에직접참여했다.노년에알코올중독과간경화를겪으면서도1984년『연인』을발표해공쿠르상을수상했다.그밖에『고통』,『북중국의연인』,『얀앙드레아스테네르』,『물질적삶』을비롯하여1995년마지막작품인『이게다예요』까지평생이어온왕성한경력에마침표를찍고1996년세상을떠났다.



역자:방미경

프랑스파리10대학에서프랑스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가톨릭대학교프랑스어문화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옮긴책으로밀란쿤데라의『농담』,『우스운사랑들』,『삶은다른곳에』,『무의미의축제』,뤼크페리의『미학적인간』,『플로베르』(편역)등이있으며플로베르와베케트에관한다수의논문을발표하였다.

목차

시놉시스9
서문19

1부21
2부48
3부73
4부98
5부128

부록
한밤의명백한일들151
느베르173
일본남자의초상182
프랑스여자의초상185

작품해설187
작가연보194

출판사 서평

“이도시는사랑에꼭맞게만들어져있네요.”
히로시마에서생겨난사랑과기억의이중주

평화에관한영화를촬영하러히로시마에온프랑스여성이우연히일본인건축가를만나짧은사랑을하게된다.소설은원자폭탄투하라는참상을겪고복구에나선히로시마의풍경과함께이들의덧없는사랑이교차되며진행된다.미래에대해말하지않는사랑,그러나그만큼절대적으로순수한그사랑에남자와여자모두깊이빠져든다.그리고일본남자를보며그녀는가혹했던첫사랑의기억을떠올린다.세계대전시기프랑스를점령한독일군과사랑에빠져몰래만나왔던그녀는,함께도망치기로한날총탄에남자를잃고조국을배신했다는이유로삭발당하고지하실에갇히는엄청난치욕과불행을겪는다.사랑하던상대의죽음과자기존재를부정당하는경험을동시에한그녀는,죽은남자를잊고자고향느베르를떠나남몰래파리로도피한다.그러나결국잊을수없으리라고생각하고살아온그녀앞에나타난일본남자로인해고통스러웠던첫사랑의기억이희미해짐을깨닫고새로운사랑을‘히-로-시-마’라고새로이명명하며사랑과기억의이중주를끝내게된다.

“내가어떻게당신을잊는지지켜봐.내가어떻게당신을잊었는지지켜봐.”
기억하는힘과잊는힘,그사이를통과하는시간

『히로시마내사랑』의첫장면은원자폭탄투하로생긴버섯구름으로시작되고,이어서두벗은어깨가모습을드러낸다.서로끌어안은두어깨는사랑의행위에몰두한몸인지죽음으로향하는고통에사로잡힌몸인지분간되지않는다.중의적인의미를담은이장면은작품내내독자의판단을좌우한다.우연히만나하룻밤을함께보낸그들은새로시작되는사랑과바로눈앞에다가온이별사이에서갈등하고,그러는과정에서고통스러운개인의과거와비극적인시대의역사가중첩되어나타난다.그들이나누는대화속에서일본과프랑스,히로시마와느베르,현재와과거,가해자와피해자,사랑과죽음,기억과망각의중첩과병치가일어난다.
여자에게히로시마는단지잠시머물다갈곳,평화에대해이야기하지만정작평화가존재하지않는곳일뿐이었다.그러나그곳에서예기치않은사랑을하게되고,또그사랑을통해과거를다시만나고고통스러웠던그과거와영원히결별할힘을얻는다.시간이흐르는대로사랑이찾아오고,사랑을하는동안기억하고,사랑이지나가면서시간과함께잊을힘을얻는다.히로시마라는상실의공간에서찾아온짧고충만한사랑은이들에게흘러가는시간을인지하고유한한인간의삶을깨닫는계기가된다.

당신과함께있으면좋아요.
우리는지나간그옛날을마음을다해애통해할거예요.
지나간그옛날을애통해하는것외에우리는더이상아무것도할일이없을거예요.
시간이흘러갈거예요.오직시간만이.(본문135~136쪽)

누벨바그영화와문학텍스트의강렬한조우!

일반적으로시나리오는영화촬영전에영화의전반적인얼개와대사를짜놓은텍스트로,종합예술의완결판인영화의미완성버전이라받아들여진다.시나리오텍스트인『히로시마내사랑』역시영화제작을위한지문과영상에서실제로발화될대사가공존한다.그러나『히로시마내사랑』은준비용텍스트가아닌독립적인하나의‘작품’으로서영화개봉일년뒤에출간까지이어졌다.영화의대중적성공덕분이기도하지만,무엇보다텍스트자체가충실하게‘문학’의형식을취하고있기때문일것이다.작품의대사와등장인물의태도를지시하는지문뿐만아니라,시놉시스와서문,그리고부록은영화를온전히이해하게해줄뿐만아니라그자체로도아름답고특별한형태의문학작품으로독자의마음에깊은인상을남긴다.이후뒤라스의다른소설들이연이어영화화되어국제적인명성을얻고뒤라스에게‘영화적글쓰기’라는평가를안겨준데에『히로시마내사랑』의성공이큰영향을미쳤음을생각해볼때,이작품은뒤라스작품세계를온전히이해하는데열쇠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