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스필드 파크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6

맨스필드 파크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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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이로운 해에 탄생한 명작 『맨스필드 파크』
세상을 향한 예리한 시선, 오스틴의 손끝에서 탄생한 빛나는 말들
전 세계 수많은 제이나이트(Janeite)를 양산하고, 셰익스피어의 뒤를 이어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로 평가받고 있는 제인 오스틴. 평생 독신으로 가족을 돌보며 집안의 대소사를 도맡아 하는 틈틈이 거실 작은 탁자에서 남몰래 불후의 명작들을 줄줄이 탄생시킨 천재 소설가, 젊은이들의 사랑과 결혼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당대 시골 대지주 계급의 위선과 가부장적 질서를 비판한 풍자와 심리 묘사의 대가 제인 오스틴의 세 번째 작품 『맨스필드 파크』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6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로써 독자들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제인 오스틴의 명저 여섯 권을 모두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햄프셔의 작은 시골 마을 스티븐턴에서 여덟 형제자매 중 일곱째로 자란 오스틴은 스무 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배스로 이사했고, 목사인 아버지가 사망하고 난 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으며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친척집을 떠돌며 힘겨운 생활을 이어 가지만 결코 소설 창작을 멈추지 않는다. 오스틴은 친척인 지주 집안의 양자가 된 오빠 에드워드가 자신의 영지 초턴 코티지에 거처를 마련해 준 181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한다. 1811년부터 오 년 남짓한 기간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해’로서, 오스틴은 이 시기 『맨스필드 파크』를 포함한 다섯 편의 장편 소설을 잇달아 출간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으며, 1816년에 마지막 작품인 『설득』을 완성한다. 이후 동생 헨리가 오스틴 생전에 세상에 나오지 못한 『설득』과 오스틴이 십 대 후반에 완성한 작품인 『노생거 사원』을 1817년에 출간하게 된다.
『맨스필드 파크』가 출간된 1814년 당시 오스틴은 앞서 출간한 두 작품 『이성과 감성』(1811)과 『오만과 편견』(1813)의 명성에 힘입어 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내던 때였다. 이어 이 작품이 발표되자 초판은 육 개월 만에 매진되고, 이 년 후 출간한 재판 역시 매진되기에 이른다. 아울러 오스틴은 런던 문단의 관심을 얻게 되고 당시 섭정으로 왕의 지위에 있던 동궁의 초청을 받아 궁전에서 알현했으며, 이듬해 출간된 『에마』(1815)를 동궁에게 헌정한다. 오스틴의 작품들 중 가장 널리 인정받는 작품이 『오만과 편견』이고 작가 스스로도 이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맨스필드 파크』는 여타 소설들에 비해 주인공의 성격이 다면적이고, 인물들의 내면 심리가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작품 전반에 걸쳐 작가의 문제의식이 깊이 있게 드러나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문제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저자

제인오스틴

저자:제인오스틴

1775년12월16일영국의햄프셔주스티븐턴에서교구목사의딸로태어났다.어려서부터습작을하다가열여섯살때부터희곡을쓰기시작했고,스물한살때첫장편소설을완성했다.1796년남자쪽집안의반대로결혼이무산되는아픔을겪는와중에,훗날『오만과편견』으로개작된서간체소설『첫인상』을집필한다.그러나출판을거절당하고다시꾸준히여러작품을집필하고개작한다.1805년아버지가돌아가시자경제적으로어려워진그녀는어머니와함께형제,친척,친구집을전전하다가1809년다시초턴으로이사해그곳에서생을마감할때까지독신으로살았다.이기간에『이성과감성』(1811),『오만과편견』(1813),『맨스필드파크』(1814),『에마』(1815)등을출판했다.이책들은출간즉시큰호응을얻었고그녀는작가로서의명성을쌓았다.1817년『샌디션』집필을시작한뒤건강이악화되어집필을중단하고,42세의나이로생을마감했다.『노생거사원』과『설득』은사후1818년에출판되었고,후에그녀의습작과편지들,교정전원고와미완성원고가출판되었다.그녀의작품들은오늘날까지도꾸준히출간되고영화화되어좋은반응을얻고있다.



역자:김영희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국과학기술원교수로재직중이다.지은책으로『비평의객관성과실천적지평』등이,옮긴책으로『에마』(공역),『영국소설의위대한전통』,『토박이』,『가든파티』등이있다.

목차

1부7
2부253
3부447

작품해설684
작가연보696

출판사 서평

어느날맨스필드파크에일어난변화와사랑

가난한가정환경탓에패니는부모형제들이사는포츠머스를떠나이모인레이디버트럼이사는맨스필드파크로오게된다.엄한이모부와매사무신경한이모,패니를구박하기일쑤인큰이모.집안의사고뭉치큰오빠톰과외모에만관심있는사촌언니마리아와줄리아는패니에게관심이없다.대지주가문인맨스필드파크의모든것이낯선패니는쉽게적응하지못하고고향을그리워하지만유일하게그녀를감싸주는사촌오빠에드먼드덕분에차츰안정을되찾게된다.에드먼드와의친밀한정신적교류와타고난성품으로패니는점점조용하면서도심지굳은여성으로성장하게되고,이웃이된사교계의유명인사헨리와메리크로퍼드남매와도친분을쌓게된다.에드먼드가재치있고도발적인메리에게호감을느끼는한편헨리는사려깊은패니에게적극적으로구애를보내는데,정작패니의마음속에는자신이항상의지해오던에드먼드를향한사랑이싹트고있다.패니는자신의쾌락을위해서라면타인의감정과윤리따위아랑곳하지않는헨리와메리크로퍼드에대해반감을갖고있지만,사랑에눈이먼에드먼드는그모든책임이신뢰할수없는주변사람과환경탓이라고여긴다.어느날맨스필드파크에일대스캔들이일어나는데…….

오스틴의소설중가장심오한,혹은문제적소설
다면적주인공패니를통해모순적환경을섬세하게드러내다

『맨스필드파크』는향사계급의일상을그리면서젊은남녀주인공들의사랑과결혼이란주제를중심으로하고있다.어릴때이모집인맨스필드파크로온패니가매력적이고지혜로운여성으로성장하여종국에는목사가될사촌오빠에드먼드와결혼하게된다는?신분과재산같은외적조건이나편견이나오해가빚어낸장애를넘어선주인공이결국은행복한결말을맞이한다는?점에서는오스틴의다른작품들과비슷한주제로쓰였다.그런데도이작품은오스틴의소설중가장논쟁의여지가많으며,심리묘사를탁월하게다루었다는평가를받고있다.우선『맨스필드파크』는이야기의기본틀자체가남다르다.가난한집안맏딸로태어나열살때이모인레이디버트럼이사는맨스필드파크로보내진패니프라이스는소극적인성격인데다천덕꾸러기로구박받는어린시절을보내게돼순종적인성품을지니게된다.이것은대개유복한집안의딸이나심지어여주인이거나경제적으로는부족해도밝고독립적이고당당한여성이주인공인오스틴의다른소설들과는다르다.매사삼가는자세로늘조용히구석에물러나있는패니는,이전의지적이고주체적인여성의이미지와대비한다면그리매력적인인물로보이지않을뿐더러전통적미덕을대변하는듯한인물로보인다.
그러나면밀히읽어보면패니의이러한면은이인물의복합적성격의일부임을알수있다.패니의성격적인소심함과수동적태도는어린나이에낯선집에서살아야했기에내성적인여자아이가어쩔수없이갖게된성향이다.하지만패니는세속적이해관계에얽매이기보다양심과도덕의목소리에귀기울이는,자신의감정에충실해서주변인물들누구보다단단한내면을가진여성이다.자신을아껴주는이모부의엄한요구에도불구하고누구나선망하는신랑감인헨리크로퍼드의청혼을거부하는대목에서우리는패니가지닌의연함을엿볼수있다.

“그렇다면,크로퍼드씨의청혼을거절하겠다는말이냐?”잠시침묵끝에토머스경이말했다.
“예,이모부.”
“거절하겠다고?”
“예,이모부.”
“크로퍼드씨의청혼을거절한다!도대체무슨구실로?무슨이유로?”
“전……전결혼할만큼그사람한테마음이없어요.”(455쪽)

패니는사촌언니들이나메리크로퍼드같은활달하고자신만만한여성들에게주눅이들어있지만,이들이지닌한계와잘못을섬세하고엄밀한감각으로읽어낸다.겉으로는당대결혼관이나여성에대한고정된인식에대해비아냥거리지만정작그자신의삶에서는현학적조건에얽매어변화를이끌어내지못하는메리크로퍼드와비교될만큼패니는자신의판단을현실속에서꿋꿋이지켜나간다.헨리와의결혼이가져다줄부와명예의화려함을거부하는패니를향해주변사람들은한사코마음은부차적인것이라고강요하지만,오랜동안자연속에서자신을성찰하고주변을꼼꼼히보살피며살아온패니는더큰삶의가치를묵묵히지켜나간다.

오스틴의질문;우리가계승해야할진정한가치는무엇일까

“월터스콧은소설을쓸권리가없어.특히좋은소설들을.그건온당치않아.그는시인으로서이미명성과이득을얻었으니다른사람들의입에서빵을빼앗으면안돼.나는그를좋아하지않아.또그가쓴『웨이벌리』도좋아하고싶지않아.그런데그러지못할까봐두려워.”
─1814년9월28일,오스틴이조카애나에게보낸편지에서

제인오스틴은맨스필드파크라는시골향사계급의영역을배경으로당대세태와지배이데올로기를심도있게그려나간다.가부장적사고로맨스필드파크의부와전통을유지해나가는버트럼경이구세대를대변하는상징적인물이라면,맨스필드파크의실질적후계자인에드먼드는전통적가치관을존중하는가운데아버지세대가지닌고지식함에서는벗어난현실성을지닌인물이다.반면새로운젊은세대의상징처럼보이는크로퍼드남매는자유로운연애관과실리적사고로명예보다는감각적유희와물질적환원에대한집착을보여준다.주인공인패니역시에드먼드와같이새로운세대가지닌활달함과진취성은다소결여되어있으나구세대의전통을존중하는가운데새로운자아에눈뜬인물로묘사된다.
소설에서패니는구세대와신세대의교두보역할을하며,때로구세대의고지식함을일깨우거나신세대의무책임을지적하여둘사이의균형을유지시키는역할을한다.패니로인해버트럼경은자신의엄한교육방식이자녀들로하여금진실한도덕성을결여시킨다는것을깨닫게되고,헨리크로퍼드는비록어리석은행동으로인해불행을자처하나패니에게서진실한사랑의감정을배운다.메리크로퍼드는쾌활하고재기넘치는여성으로『오만과편견』의엘리자베스를연상시키는면도있지만,메리에게는엘리자베스가지니고있는자기진실에대한확신이없다.독자는오히려자기를드러내지않아수동적으로보이지만세속적욕심에는관심조차두지않고올곧게사랑을택하는패니에게서엘리자베스가지닌적극성을발견하게된다.오스틴은이러한복합적구도를통해독자에게우리가지켜야할진정한가치가무엇인지에대해질문하게한다.

민음사세계문학전집으로만나는제인오스틴의명저여섯권
뛰어난감수성과언어감각이도드라진보석같은작품들

민음사세계문학전집을통해가장처음소개된제인오스틴의장편소설은2003년에출간된88번『오만과편견』(윤지관,전승희옮김).원문에충실한정확한번역으로정평을얻으며독자들에게오스틴의섬세한필체를전달했다.이어2006년에출간된132번『이성과감성』(윤지관옮김)은오스틴의대표작으로서독자들로하여금분별있는사랑과열정적인사랑중어느것이더중요한지에대한,일명사랑고민을하게끔한작품이다.이어2012년에는발랄한독신주의자에마에게찾아온꿈같은사랑이야기를다룬283번『에마』(윤지관,김영희옮김)가,2017년에는결혼을둘러싼불안한감정을섬세하게그려낸오스틴의생전마지막소설『설득』(전승희옮김)이,2019년에는오스틴이이십대에탈고한첫소설이자이후탄생할여성주인공들의원형을엿볼수있는363번『노생거사원』(윤지관옮김)이출간되었다.그리고2020년5월섬세한필체로가장탁월하게인물의심리를묘사했다는평을받는오스틴의세번째소설『맨스필드파크』가독자를찾아왔다.『에마』에서공저자로서오스틴의뛰어난문체를경험한김영희역자의세심하고꼼꼼한번역이오스틴의뛰어난문체를보다생생하게경험케해줄것이다.때마침제인오스틴의일대기를녹여낸영화「비커밍제인」(2007년)이재개봉되어작가에대한관심이고조되는시기인만큼,국내수많은제이나이트들로서는보다입체적으로제인오스틴의명작모두를감상할수있는기회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