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프롬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7

이선 프롬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7

$11.00
Description
애정 없는 결혼 속에서 ‘낡은 폐선’처럼 살아가는 이선 프롬
도덕과 윤리의 이름으로 억압해 버린, 우리 내면의 슬픈 자화상
최초의 여성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자전적인 작품
▶ 워튼은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하나다. ─ 《옵저버》
▶ 나는 이 책이 뿜어내는 암울한 분위기를 좋아한다. 혼자만 즐기고 싶어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 톄닝(소설가)

/“그는 가난한 농부였고, 자기가 버리면 고독과 가난 속에 남게 될 병든 여인의 남편이었다. 설령 아내를 버릴 배짱이 있더라도 그를 동정하는 인정 많은 두 사람을 속이지 않고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이선 프롬』에서 /

이디스 워튼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널리 읽히는 『이선 프롬』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7번으로 출간되었다. 애정 없는 결혼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이선’이 내면의 욕망을 자각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도덕과 인습이라는 집단적 억압에 맞선 개인의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잉글랜드의 가난한 농부이자 병든 아내의 남편인 이선은 사회적 의무를 대변하는 아내 ‘지나’와 개인의 자유를 상징하는 ‘매티’ 사이에서 그동안 자신이 ‘죽음 속의 삶’을 살아왔음을 깨닫고 절망한다. 1911년 출간과 동시에 도덕적 논란에 휩싸인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삶이 투영된 자전적 소설이다. 유서 깊은 뉴욕의 상류층 가문 출신이었던 워튼은 일찍 사교계에 데뷔해 결혼한 뒤 애정 없는 결혼 생활과 작가적 야심 사이에서 갈등했다.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열풍과 함께 본격적으로 재조명되었고, 파격적인 결말이 오랫동안 회자되며 수차례 연극과 영화로 재탄생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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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디스워튼

1862년1월24일미국뉴욕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부터문학,철학,종교서적을탐독했고다양한독서의내공으로1878년첫시집을출간했다.1885년열세살연상의에드워드로빈스워튼과결혼했으며1894년부터심각한신경쇠약을앓았다.이를치료하기위해유럽으로이주,이후여러나라를옮겨다니며유럽지역의역사,건축,미술에대한글과소설을썼다.

1905년장편소설『환락의...

목차

프롤로그7
이선프롬28
에필로그156

작품해설164
작가연보196

출판사 서평

?미국문단의우뚝솟은봉우리,이디스워튼

19세기말부터20세기초에걸쳐활약한이디스워튼은미국여성작가들중에서순수문학의길을걸은최초의작가다.이무렵인쇄술의발달과함께대중소설을쓰는여성작가는폭발적으로늘어났지만대다수작품이시간의흐름과함께잊혔다.하지만워튼의소설들은미국문학사에서정전의반열에올랐으며,대표작중하나인『순수의시대』는1921년워튼에게여성최초로퓰리처상을안겼다.특히1970년대이후페미니즘열풍과함께이디스워튼이재조명되면서,자전적요소가짙은『이선프롬』과미국본격문학최초로여성의성적열정을다룬『여름』등이널리읽히기시작했다.1993년전미문학상을수상한작가고어비달은“미국문학이라는산에서이제까지는헨리제임스가이디스워튼보다약간위쪽봉우리를차지했지만이제동등한위치를차지한다.”라고밝히기도했다.


?사랑없는결혼속에서방황하는‘이선프롬’

/“이런달콤한정신적교감을가장강렬하게느낄때는바로두사람이농가를향해함께밤길을걷는동안이었다.그는언제나주위사람들보다자연의아름다움이주는감흥에예민했다.도중에그만둔학업이이런감수성에형체를부여했다.심지어가장불행한순간에도하늘과벌판은그에게깊고강력한설득력을가지고말했다.다만그는이렇게느끼는사람이이세상에자기말고또있는지,아니면자신이이애처로운특권의유일한희생자인지조차알지못했다.그러다가또하나의영혼이똑같은경이의감정으로떨고있는것을알게되었다.바로그의옆에,같은지붕밑에살면서,그가제공하는음식을먹는생명을지닌존재였다.”―『이선프롬』중에서/

주인공‘이선’은뉴잉글랜드의시골마을에사는가난한농부로과거에일년남짓공과대학교실험실에서공부한적이있다.그러던중부모님의병이깊어지자엔지니어가되려는꿈을접고시골로내려온다.친척누이‘지나’와사랑없는결혼을한뒤그녀마저알수없는질병에시달리면서이선은완전히마을에발이묶이지만,짧은공부가유산처럼남아마을너머의삶을상상하거나일상사의이면에있는구름처럼크고막연한의미를깨닫도록돕는다.한때의공부가권태로운삶의해방구가되어그를지탱하고있는것이다.

그러던어느날아내의친척인‘매티’가아픈아내를대신해집안일을해주러부부의집에고용된다.매티는일을돕는다는말이무색할만큼살림솜씨가엉망이지만,이마을에서유일하게별의이동과풍경의아름다움을이해하는감수성을지닌존재다.이선은매티의이런면모를가장먼저알아보고그녀와의대화를통해삶의활기를맛본다.하지만그럴수록자신의손발이꽁꽁묶여있다는사실을실감한다.인정많고우유부단한성격의소유자인그가아내와주변사람들을배신하고새로운운명을개척해나갈만한용기가없음을스스로잘알기때문이다.한편병이깊어진지나는의사를만나러일박의여정을떠나고,한겨울시골집에두사람만남겨진다.


?결혼생활과글쓰기사이에서갈등했던,워튼의자전적작품

워튼이태어난존스가문은뉴욕의명문중에서도명문으로이른바‘400’이라고일컫는엘리트집단으로서,이무렵상류사회에서는“존스가문과발을맞춘다.”라는표현이유행할정도였다.당시상류여성들은결혼을하고자식을낳아어머니가되는것이일반적이었지만일찍이독서에눈을뜬워튼은문학에깊은관심을보였다.열네살때중편소설을썼고,열여섯살에이미시집을출간했으며,《애틀랜틱먼슬리》에시를싣기도했다.그러자딸이문학에빠지는것을걱정한어머니가그녀를일찌감치사교계에데뷔시켰고,결국스물세살나이에열세살연상의남성인에드워드워튼과결혼한다.

애정없는결혼생활은시작부터불행했는데,급기야남편에드워드가외도를하자워튼이받은충격은매우컸다.질식할것같은결혼생활에서벗어나기위해그녀는미국의젊은저널리스트인모턴풀러턴과삼년간연인으로지내기도했다.이러한선택은아직청교도정신이살아숨쉬는미국사회에큰파장을일으켰으며여성인그녀에게불리한스캔들로남았다.우울한결혼생활과억압적인사회구조에맞서는방법으로작가가되는길을선택하지만,작가로서명성을얻을수록이를질투했던남편과의관계는더욱악화되었다고전해진다.이런사실에비추어볼때도시로나가공부하려는꿈을품었던이선이시골마을에고립된뒤아내지나와또다른여성매티사이에서갈등하는줄거리의『이선프롬』은남녀가살짝바뀌었을뿐자전적요소가충실히반영된작품이라고할수있다.


?쌍둥이소설의탄생―『이선프롬』과『여름』

/“왜네가나같은폐인을쳐다보겠어?다른친구를원하겠지……넌네가본것중에최상의것을택했어……하기야그건나도언제나마찬가지였지만.”―『여름』중에서/

1911년과1917년에출간된『이선프롬』과『여름』은작가워튼에의해자매편으로간주되면서흔히문학적쌍둥이로불린다.특히두소설모두뉴잉글랜드의시골마을을그려내고있다는점,남녀의삼각관계를소재로삼고있다는점에서꼭닮았다.『이선프롬』의주인공‘이선’과『여름』의주인공‘채리티’가배움에대한열정으로가득한인물이라는점도중요한공통점으로꼽을수있다.하지만앞서언급한지리적한계때문에두사람은도시로나가교육받을기회를놓치고끝내좌절한다.

‘이선’과‘채리티’는손바닥만큼좁은시골마을에서자유로이상대를탐색하는연애과정을생략한채애정없이이성과맺어질위기에처한다.이런조건에서두사람이외지출신의‘매티’와‘하니’에게마음을빼앗기는것은어쩌면당연한결과일도모른다.20세기초뉴잉글랜드농경사회에서살아가는젊은이들의사회적좌절과성적고립을그린두작품은그럼에도불구하고휴화산처럼살아있는사랑을향한욕망앞에서각각다르게반응하는두주인공을비교하며읽는재미를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