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0

국경을 넘어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0

$17.81
Description
서부의 셰익스피어, 코맥 매카시의 탄생을 알린
아름답고 잔혹한 서부의 묵시록 ‘국경 삼부작’ 그 두 번째 작품
저주받은 모험은
삶을 그때와 지금으로 영원히 가른다

죽음의 질서만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어둠에 갇혀 길을 잃은 한 소년의 처절한 모험
세상의 끝에서 한 줄기 빛만이 그의 영혼을 조용히 감싼다

코맥 매카시의 ‘국경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국경을 넘어』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국경 삼부작의 세 소설 중 가장 처절하고 비장한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사로잡은 늑대와 교감할 만큼 영혼이 맑은 열여섯 살 소년이 어둡고 냉혹한 세계에 발을 잘못 디뎌 끔찍한 운명 속에서 모든 것을 잃어 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곳이 절망의 끝인가 생각할 무렵 세상은 더 큰 절망을 안겨 주고 이것이 과연 신의 뜻인가 묻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은 그 침묵이 바로 신의 대답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에는 소년 말고도 세상의 어둠 속을 헤매는 여행자들이 여럿 등장한다. 그들은 소년에게 자신이 겪은 세상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준다. 마치 성경 속 이야기나 민담 또는 전설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들은 성스럽다 할 정도로 아름답고 묵직한 매카시의 문장과 함께 작품에 독특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부여한다. 처절하면서도 환상적인 독특한 분위기로 독자를 압도하는 이 작품은 결말이 주는 묵직한 슬픔과 함께 비탄에 찬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저자

코맥매카시

저자:코맥매카시

1933년미국로드아일랜드주프로비던스에서태어났다.1951년테네시대학교에입학해인문학을전공했고공군에서사년동안복무했다.시카고에서자동차정비공으로일하며쓴첫번째장편소설『과수원지기』(1965)로포크너상을받았다.이후『바깥의어둠』(1968),『신의아들』(1974),가장자전적내용의『서트리』(1978)로작가로서입지를다지기시작했다.1976년텍사스주엘패소로이주한후발표한『핏빛자오선』(1985)은초기고딕풍소설에서묵시록적분위기가배어있는서부장르소설로의전환점에해당하는수작이자매카시에게본격적으로문학적명성을안겨준작품이다.‘《타임》이뽑은100대영문소설’로도선정되었다.『모두다예쁜말들』(1992)은평론가들의뜨거운호평을받으며전미도서상과전미비평가협회상을받았으며,처음여섯달동안20만부에달하는판매고를올리며《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오르기도했다.다른두작품『국경을넘어』(1994)와『평원의도시들』(1998)을포함한‘국경삼부작’은서부장르소설을고급문학으로승격시켰다는찬사와함께,매카시의작품중대중의사랑을가장많이받은작품들이다.그밖에『노인을위한나라는없다』(2005),『로드』(2006)등을발표했으며,2007년에『로드』로퓰리처상을받았다.『카운슬러』는매카시가쓴첫번째시나리오로,리들리스콧감독이2012년영화화했다.



역자:김시현

전문번역가.코맥매카시의《카운슬러》《모두다예쁜말들》《국경을넘어》《평원의도시들》《핏빛자오선》,스티븐킹의《리시이야기》를비롯해《힐하우스의유령》《우먼인블랙》《하우스오브카드》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1부7
2부181
3부303
4부473

작품해설603
작가연보607

출판사 서평

■경계를넘는순간,저주받은모험이시작되었다
“저주받은모험은삶을그때와지금으로영원히가른다”

제목에서도드러나듯,이작품에서국경을넘는다는것은중요한의미를지닌다.전작이말과교감한카우보이소년에대한이야기였다면『국경을넘어』는늑대와교감한카우보이소년의이야기라고할수있는데,이작품에서늑대는소년이국경을넘는첫번째동기다.소년빌리는멕시코로부터넘어온늑대를잡기위해아버지와함께덫을놓지만자신이알지못하는세계,늑대에게매혹당한다.

노인의말처럼늑대가그토록알수없는존재인지궁금했다.늑대가냄새맡고맛보는세상은어떤세상일지궁금했다.늑대의목구멍을타고내려가는신선한피는그자신의비릿한피와어떻게맛이다를지궁금했다.또한하느님의피와는어떻게다를지도.(73쪽)

소년은덫에걸린늑대를멕시코로돌려보내기로한다.하지만소년이국경을넘어멕시코땅에들어섰을때그곳목장사람들은소년이늑대와함께그곳을‘침입’했다고말한다.소년은늑대가멕시코에서왔기때문에데려왔을뿐이라고하지만,그들은‘국경’의공고함에대해서만말할뿐이다.결국경계를넘어선다는것은어떤세계로들어간다는것이고,이때우리는이를침입으로여기는세계와맞부딪힌다.소년이자신이원하는바를이루기위해서는잔혹한세상과만나야하는것이다.

결국소년은늑대를빼앗기고늑대는투견장에보내진다.그곳에서비참하게죽어가는늑대의모습을견디지못한소년은제손으로늑대에게총을쏜다.늑대를살려보내기위해국경을넘었던소년은이번에는늑대의시체와함께다시국경을넘어집으로돌아온다.하지만이작품에서경계를넘는다는것은돌아올수없는강을건너는것과같다.그리고한번시작된저주받은모험은멈출줄을모른다.

집으로돌아온소년은인디언의침입으로부모님이살해당하고남동생만살아남은끔찍한현장을발견한다.소년은인디언이훔쳐간말을되찾기위해동생과함께또한번국경을건너기로한다.하지만이후로도국경을넘을때마다세상은가혹한반격을해오고,소년은계속해서소중한것을하나씩잃는다.

이작품에서소년은비정한세상에대해알아가며,또다른하나의인간으로성장해간다.멈출것같지않던험난한여정이끝날무렵,늑대와교감을나누던소년의모습은더이상존재하지않는다.바닥에힘없이앉아통조림을먹던소년은몰골이기괴한개가주변에서맴돌자매몰차게쫓아내버린다.절망의끝에서소년이마주한것은무엇일까?소설의마지막장면은그어떤잔혹한다른소설장면보다도충격을주며,우리로하여금잔혹한신의뜻에대해다시한번묻게한다.

■어둠과침묵속에서길을잃은영혼들의여정

멕시코에서의험난한여정사이에서소년은또하나의길잃은영혼들을만난다.쓰러져가는교회에서사는남자,전쟁중에눈을잃은남자,인디언,집시등.그들은자신들의이야기를들려주며소년에게삶의진실을전한다.

세상의빛은사람의눈안에만있고,사실세상은영원한어둠속에서움직이고,어둠이세상의참된본질이자조건이고,이러한어둠속에서세상의모든부분이완벽하게결합되어돌아가지만사실은볼것이아무것도없다고했다.세상은인간이상상도할수없는세상의중심과어둠과비밀을느끼지만,세상의본질은보이거나보이지않는것을통해알수있는게아니라고했다.태양을응시할수있다해서그것이무슨소용이겠느냐고.
(눈먼남자의말)

세계에는이름이없지.(……)우리는길을잃지않기위해이름을붙이지.하지만우리는이미길을잃었기때문에이름을붙이는거라네.세계는결코잃을수없어.우리가바로세계야.이름과좌표는바로우리자신의이름이기에그걸로는우리를구할수없어.우리의길을찾아줄수도없고.
(길에서만난인디언)

집시는말했다.(……)사실모든여행엔죽은자가함께하는법이라고.(……)죽은자가떠난것은이세상이아니라사람의마음속에있는세상의그림일뿐임을사람들은알지못한다고.세상은어떤형태로든영원히존재하기에세상을떠난다는것은불가능하며,세상안에담긴만물역시마찬가지라고.
(집시)

소년은세상의어둠속에서길을잃고헤매며신에대해,세계의의미에대해묻는다.하지만결국이곳에는절망도희망도없다.세계는늘변하고,인간은삶을향하든죽음을향하든자신의길을간다.이해할수없는어둠과침묵속에서우리는신의대답을듣기원하지만,자신의길을걸을수있는건오직자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