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나날 :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8

남아 있는 나날 :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8

$15.40
Description
“즐기며 살아야 합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때요. (......)
아니,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그렇게 말할 거요.
하루 중 가장 좋은 때는 저녁이라고.”

영국 계급 사회의 상징이었던 ‘위대한 집사’
인생의 황혼 녘에야 발견한 일과 사랑의 참된 의미, 그 허망함에 관한 기록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대표작
부커 상 수상 작품, 전 세계 20여 개국 번역
▶ 『남아 있는 나날』은 환상적인 소설이다. 인간성과 계급과 문화를 심도 있게 그리고 가슴 저미게 파고드는 수법이 거의 마술에 가깝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 『남아 있는 나날』은 하나의 승리다……. 한 인간의 삶을 눈앞에 보듯 설득력 있게 풀어낸 이 초상에는 독창성, 유머와 부조리가 교차되는 흥미진진함 그리고 궁극적으로 깊은 감동이 담겨 있다. -《선데이 타임스》
▶ 소설의 위대한 정서적 힘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연결하고, 그 환상적 감각 아래 묻힌 심연을 발굴해 온 작가. ─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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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나날』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남아 있는 나날』은 대를 이어 집사라는 직업에 헌신해 온 ‘스티븐스’라는 인물을 통해 양차 세계 대전 사이 영국 격변기의 모습과 여행길에서 바라본 1950년대 영국의 사회상을 교차한 작품이다. 출간과 동시에 “마술에 가까운”(《뉴욕 타임스》)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단순한 구조 속에 구시대와 신시대의 충돌, 일과 윤리, 위대함과 정직함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담았다. 스티븐스가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여인과 아버지, 그리고 삼십 년 넘게 모셔 온 달링턴 경에 관한 이야기를 축으로, 이 작품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말해 줄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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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가즈오이시구로

1954년일본나가사키에서태어나1960년해양학자인아버지를따라영국으로이주해켄트대학에서철학을공부하고,이스트앵글리아대학에서문예창작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일본을배경으로전후의상처와현재를절묘하게엮어낸첫소설『창백한언덕풍경』(1982)으로위니프레드홀트비기념상을받았다.일본인예술가의회고담을그린『부유하는세상의예술가』(1986)로휘트브레드상과이탈리아스칸노...

목차

프롤로그:1956년7월달링턴홀9
첫날저녁솔즈베리33
둘째날아침솔즈베리64
둘째날오후도싯주,모티머연못153
셋째날아침서머싯주,톤턴172
셋째날저녁데번주,타비스톡근처모스콤189
넷째날오후콘월주,리틀컴프턴269
여섯째날저녁웨이머스302
작품해설323
작가연보331

출판사 서평

■1930년대영국의장원을배경으로그려낸‘현대인의슬픈자화상’
―직업인은무엇으로사는가?

“나는오랜세월달링턴홀에서그분을모시면서세상이라는바퀴의중심축에내가꿈꾼만큼다가갈수있었다.나는달링턴경에게삼십오년을바쳤다.”

때는1956년여름,달링턴홀의집사로서평생을보낸스티븐스는생애첫여행을떠나고,‘위대한집사’가되기위해최선을다해살아온지난날을회고한다.그가무려삼십오년간모셨던신사달링턴경은밀실에서비공식회담을주재하고외교정책을좌우하던사교계의중심인물로,스티븐스는그림자처럼그를돕는집사의직무를통해세상의중심축에닿아있다는내밀한만족감을느꼈다.
하지만그러던어느날,세간의존경을받던달링턴경이나치지지자라는오명을쓴채사회적으로추락하면서스티븐스의경력에도금이가기시작한다.이미주인에대한존경을넘어맹목적인헌신을자처하던스티븐스는달링턴경이완벽한도덕관을가졌다는믿음을놓지못한다.평생집사의업무에만매달린탓에아버지의임종도지키지못하고사랑하는여인마저떠나보내야했던그에게달링턴홀이상징하는세계는단지‘일’이아닌‘삶’그자체이기때문이다.스티븐스는‘위대한집사’란결국얼마나‘위대한주인’을만났느냐에따라결정된다는자신의신념을역설하며끊임없이지난날을정당화하려든다.
이작품은달링턴홀이라는극히한정된공간의이야기이면서,동시에이공간을지키는스티븐스의관점과이곳을찾아오는숱한정치가들의관점을교차하며양차세계대전사이격동기의세계정세를드라마틱하게보여준다.또한대영제국의구시대적사고방식이미국의현실주의적인기반으로넘어가는상황,그변화의시대에서시대착오적인가치관에얽매이는것이얼마나부조리한가를여실히드러낸다.스티븐스가고집스레지키고자했던자기희생적인직업관과장인정신은새로운변화를받아들이기엔너무꽉막힌‘시대의잔여’로상징되는것이다.
이런점에서스티븐스의인생은어쩌면현대인의슬픈자화상일지도모른다.“매우유쾌하면서도,내가기억할수있는가장슬픈책.”(도리스레싱),“아름다움과신랄함을함께그려낸수작.”(살만루슈디)“스토리,문체,작품성,모든점에서놀라운작품.”(맥신홍킹스턴)등우리시대의여러작가들역시이작품에대한찬사를아끼지않았다.

■인생의황혼녘에깨달은사랑,그허무함에대하여

“말해보세요,스티븐스씨.당신은왜,왜,왜항상그렇게‘시치미를떼고’살아야하죠?”

제임스아이보리감독의영화「남아있는나날」(1993)의원작이기도한이소설은영국배우앤서니홉킨스와엠마톰프슨이스티븐스와켄턴양으로호흡을맞춰,황혼녘에깨닫는사랑이야기로또한번화제가된바있다.
스티븐스가여행을떠난계기는새주인의권유가있었기때문이기도하지만또다른목적도있다.오래전,달링턴홀의전성기에총무로같이일했던켄턴양을만나는것이다.여전히그에게는‘미스’켄턴인그녀의갑작스러운편지를받고,그는그녀가다시달링턴홀로돌아오고싶어하며그가그녀에게그러한제안을해주길기다리고있다고믿게된다.
육일간의여행내내스티븐스는자신에게각별했던그녀에게서받은편지를한줄한줄읊으며지난날을회상한다.켄턴양은적극적으로스티븐스에게다가섰고스티븐스또한그녀에게사사로운감정이있었으나,그는집사라는직업에충실하기위해애써자신의마음을외면해왔다.결국그녀는그의마음을얻는데실패하고다른남자와결혼하기에이른다.
그로부터이십년이지난지금에와서같이일할것을제안하기위해그녀를찾아간다는것은결국또다시자신의감정은감춘채공적인업무를전면에내세우는,그의살아온방식일뿐이다.그런데황혼을맞이한지금에야,달링턴홀의전성기에함께일한짧은시간동안실은그녀를진실로사랑했음을깨닫는다.하지만그는그녀와재회했을때조차진심으로하고싶었던말은가슴에묻어둔채,그녀를또한번떠나보낸다.
젊은시절에는자신의직업에최선을다하기위해사랑마저외면하며견고하게자신만의성을쌓고,황혼기에이를깨달아가슴아파하지만흘러간시간만큼변해버린현실을어쩔수없이받아들여야만하는스티븐스를통해독자는지나간사랑의미열을앓게될지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