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5

월든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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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헨리데이비드소로

1817년7월12일매사추세츠주의보스턴근교콩코드에서태어났다.1837년하버드대학을졸업하고고향에서잠시교편을잡았으나학생을처벌하는현실을받아들이지못해학교를그만두고형존소로주니어와함께진보적인학교를열어성공을거두었으나형의건강악화로오래운영하지못했다.이후일정한직업없이부모의가업연필제조업을돕거나측량사,목수,가정교사등으로일하며틈틈이강연과글쓰기를...

목차

경제7
내가살았던곳과거기에서산이유120
독서148
소리165
고독191
방문객들206
콩밭227
마을246
호수255
베이커농장292
더높은법률305
동물이웃들323
난방343
이전의거주자들과겨울방문객들367
겨울동물들390
겨울호수406
봄429
맺음말457

작품해설480
작가연보497

출판사 서평

■지혜롭고건전한삶,자유를위해숲으로들어간사상가소로

삶을단순하게하면고독도가난도내면의성장을위한거름이된다

내집에는의자가세개있다.하나는고독을위한것이고,또하나는우정을위한것이며,
나머지하나는사람들과어울리기위한것이다.(206쪽)

시인,에세이스트,자연주의자,생태연구가헨리데이비드소로가숲에서실천한위대한실험.마하트마간디,로버트프로스트,마르셀프루스트등전세계수많은사상가와문인에게지대한영향을끼친불멸의고전『월든』이민음사세계문학전집395번으로출간되었다.소로가이년이개월이일동안월든호숫가에서보고느끼고깨달은것을열여덟편의에세이로쓴『월든』은1854년8월9일‘월든또는숲속의생활’이라는제목으로출간되었다.출간당시에는화제를얻지못했으나20세기들어자연의법칙과아름다움을탐구하고깊은사색을통해진리를추구한미국문학의최고걸작이라는평을얻으며독자를끌어모았고,이내각국언어로번역되어21세기인지금은전세계인이꼽는고전으로읽히고있다.

이번민음사세계문학전집『월든』을번역한정회성역자는조지오웰의『1984』,켄키지의『뻐꾸기둥지위로날아간새』,존스타인벡『에덴의동쪽』등주옥같은영미문학을다수번역했으며,지난2012년에는『피그맨』으로2012년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어너리스트번역부문수상자로선정될만큼영미문학분야의대표번역가로정평이나있다.정회성역자는『월든』번역이결코쉬운작업이아니었다고회고하며,‘숨막힐정도로길고복잡한문장에온갖상징과풍자와은유가뒤섞인데다언어에서언어로의단순한전이만으로는통하지않는비언어적’요소들이많은것을이유로들었다.정회성역자는산넘어산같은『월든』의번역에전력을쏟으며,산을옮길수는없어도『월든』으로가는길목에바위하나옮기려는심정으로번역에임했다.『월든』은정회성역자의번역인생을건귀한결실이다.

소로는월든호수에간이유를“돈에쪼들리며살기위해서도넉넉하게살기위해서도아니었다.되도록누구의방해를받지않고개인적인일을하고싶어서였다.”라고했는데여기서개인적인일이란『콩코드강과메리맥강에서보낸일주일』의집필을의미한다.하지만소로가월든호수에간보다근본적인이유는인생의주된목적이무엇이고삶을영위하는데진정으로필요한물품과수단은무엇인지를깨닫고횃대위에올라앉은아침수탉처럼기운차게소리침으로써이웃의잠을깨워지혜롭고건전한삶의가능성을열고싶었기때문이다.소로는다음과같이말한다.

내가숲으로들어간것은나자신이의도한대로삶의본질적인사실만을앞에두고살고싶었기때문이다.
스스로인생의가르침을온전히익힐수있는지확인하고싶어서였고,죽음을맞았을때내가헛되이살지않았다는것을발견하고싶어서였다.(135쪽)

소로는삶에서무엇이본질이고진실이며,어떤것에의미와가치를두어야하는지에대한해답을월든이라는자연에서찾으려고했다.자연을사랑한만큼자연속에서자연인으로살기를택한소로는자연을세밀하게관찰하고이책에꼼꼼히기록했다.소로는월든호숫가에서의생활을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다시봄으로이어지는계절로구성해자연의아름다움과위대함을찬양했다.소로는길가에자란풀한포기,숲속새한마리,호수에서헤엄치는작은물고기한마리까지애정어린시선으로바라보았다.또구름의움직임과호수의물결모양과그위를덮은안개의옅고짙음을세심하게관찰했다.그럼으로써꽃은언제피고나뭇잎은언제물드는지,호수의얼음은언제얼고녹으며눈은또언제내리는지를간파했다.

■자유로움은자발적가난,자연과조화이룬자족적생활에서나온다

인간은자연의일부,삶은자신의의도대로살아야한다

나는삶이너무소중하여삶이아닌삶을살고싶지않았다.불가피한경우가아니라면결코물러서고싶지않았다.
한순간이라도깊이있게살면서삶의정수를고스란히흡수하고싶었다.(135쪽)

자유롭게산다는것은무엇인가.소로는이렇게비유적으로말한다.“이른바자발적가난이라는우월한시점에서보지않으면우리는인간생활의공평하고현명한관찰자가될수없다.”인생에서중요한것이무엇인지를알고자유롭게살기위해서는‘자발적가난’이라는위치에서인생의본질적인사실을꿰뚫어보아야한다는것이소로의생각이다.소로에게인생의본질적인사실은인간의손이닿지않는허공에있는것도아니고추상적인사고안에있는것도아니다.그것은자연과조화를이룬가운데단순소박하고자족적인생활을하는데에있다.소로는진정한의미에서자유로운삶을살기위해서는무엇보다간소한생활을해야하며,자기가옳다고생각하는삶을자신의의도대로살아야한다고주장한다.

간소화하고또간소화하자.하루세끼를먹는대신에필요하다면한끼만먹고,100가지음식대신에다섯가지로만족하자.
다른것들도같은비율로줄이자.(136쪽)

삶과사상에대해자연외에다른방식을택할여지가없다고느낀소로는1845년월든호숫가의숲속으로들어가통나무집을짓고손수밭을일구고자급자족하며문명에서벗어난생활을실천한다.월든호숫가에서도그랬지만소로는실제생활에서도검소하게살았다.소로는소박한삶을강조하며지금까지어떤실패를했든괴로워하지말고진정으로하고싶은일을하며자유롭게독립적인인생을살라고충고한다.『월든』은소로의일상을기록한일기이자농사일지이며,사상가이자자유인으로서느낀성찰의에세이다.소로는가장최소한의비용과간소한세간으로숲에서살아갈때인간이과연무엇을느끼고얻는지를몸소실험한사색가이며,숲속생물을면밀히관찰한생태학자이자자연과학자이기도하다.

■영원한스승인자연으로부터배운가르침을시와에세이에남긴소로

소비가미덕인시대,물질로가득찬오늘이소로의시대보다행복한가

시간의얕은강물은흘러가버릴지라도영원은그자리에남는다.나는더깊은곳의물을마시고싶다.
별들이조약돌처럼깔려있는하늘에서낚시를하고싶다.(147쪽)

소로는살아있는동안수많은시와에세이를발표했다.그가남긴글은정확한분량을알수없을정도로많은데일기만서른아홉권이되는데다4000페이지가넘는다.하지만소로는생전에『콩코드강과메리맥강에서보낸일주일』과『월든』두권의저서밖에출간하지못했다.나머지는그의사후동생소피아와편집자들이정리해하나씩세상에내놓았다.소로는숲과들,호수와강등을산책하고동서양고전을읽고일기를비롯해시와에세이를쓰는일을꾸준히반복했다.일기든시든에세이든소로가쓴글에는그자신이평생쌓아온폭넓은지식과내밀한철학이빼곡히담겨있다.그의글은당대유력문예지에실렸으며,소로가대학을졸업한1837년부터세상을떠날때까지쓴방대한양의일기는1906년부터출간되기시작해『월든』과함께오늘날에도수많은독자를거느리고있다.

소비사회가추구하는욕망의논리를부정하고자연과조화를이루며최소한의노동으로생활에꼭필요한것만갖추고살라는소로의말이우리시대에도통할까.소로가살던시대와비교하면지금은시대도환경도삶의양태도바뀌었다.소로시대미국은청교도를바탕으로부지런하고검소한가운데절제된삶을사는것을미덕으로여겼다.하지만그러한전통은이어지지못하고20세기문턱을넘어서면자본주의물결에휩쓸려소비가생활이고습관이된시대가도래한다.오늘날에는심지어소비가미덕이라는말이아무렇지않게통용된다.21세기를사는지금은물질,자본,문명,편리,개발과같은용어가일상이되어있다.하지만우리시대는소로시대보다행복하고자유로운가.지구가기상이변으로몸살을앓고인류가팬데믹으로고통을겪는것이물질과문명에대한무조건적인신뢰와의탁의결과는아닐까.이러한질문에선뜻답하기어렵다면소로가들려주는이야기,『월든』을읽어봐야한다.

경쟁과시간에쫓겨스스로되돌아볼줄모르는우리에게자연을소중히여기며자유와행복에절대적가치를둔소로의삶이고스란히
담긴『월든』은이시대의쉼표같은책이다.욕심부리지말고소박하게살라는말에고개를갸웃거리는우리에게이책은묻는다.
어떻게사는것이진정으로자유롭고행복한삶이냐고.―정회성,「작품해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