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 살인자의 성모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5

청부 살인자의 성모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5

$13.00
Description
“각자 자신의 별이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넌 몇 개의 별빛을 껐을까?
네가 가는 속도로 너는 하늘을 죽일 거야.”
라틴 아메리카 현대 문학을 이끄는 페르난도 바예호, 국내 최초 번역
폭력의 굴레에 갇힌 콜롬비아 현대사에 대한 통렬한 분노와 애도

콜롬비아 현대 문학의 대표 페르난도 바예호의 소설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태어나 영화 감독, 소설가, 언어학자, 인권 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콜롬비아의 현대성을 정의하고 있는 페르난도 바예호의 대표작 『청부 살인자의 성모』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바예호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카를로스 푸엔테스가 이끌었던 20세기 중후반의 ‘붐 세대’ 이후의 라틴 아메리카의 현대 문학을 이끄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3년 스페인어권 문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로물로 가예고스 상을 수상하고, 2011년 과달라하라 도서전에서 로망스어 FIL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0년대 붕괴된 사법 체계 속에서 폭력 조직과 청부 살인자가 만연한 메데인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낸 『청부 살인자의 성모』는 출간 즉시 비평가와 독자들의 관심을 동시에 끌며 바예호의 대표작이 되었다. 2000년 바예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바르베 슈뢰더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저자

페르난도바예호

저자:페르난도바예호

1942년콜롬비아메데인에서태어났다.보고타의콜롬비아국립대학교와로스안데스대학교에서철학과문학을일년간공부하고,하베리아나대학교로옮겨생물학을공부했다.대학졸업후이탈리아의치네치타영화아카데미에들어가영화연출에대한기초를배웠다.그후콜롬비아의폭력에관한세편의영화를제작하고연출했다.1971년부터멕시코에머물며소설을집필하기시작했고,콜롬비아의사회문제를고발하는‘시간의강’5부작(1985~1993)을펴냈다.1994년대표작『청부살인자의성모』를발표했다.2000년바예호가시나리오를쓴동명의영화가제작되어평론가들의호평을받기도했다.장편소설『나락』(2001)으로2003년스페인어권문학계에서최고권위를가진로물로가예고스상을수상했다.2007년멕시코의시민권을획득했다.2011년로망스어FIL문학상을수상했다.『시장내동생』(2004),『미녀카사블랑카』(2013),『개자식의기억』(2019)등의소설과더불어에세이,전기,언어학연구서등을꾸준히발표했다.2018년사십칠년간의멕시코생활을청산하고콜롬비아로귀국했다.동물권리의향상과채식운동등에끊임없이목소리를내며사회활동을지속하고있다.



역자:송병선

콜롬비아의하베리아나대학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같은대학에서전임교수로일했다.현재는울산대학교스페인·중남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가르시아마르케스』,『라틴아메리카문학과한국전쟁』,『보르헤스의미로에빠지기』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거미여인의키스』,『콜레라시대의사랑』,『족장의가을』,『픽션들』,『알레프』,『염소의축제』등이있다.제11회한국문학번역상을수상했다.

목차

청부살인자의성모7

작품해설181
작가연보197

출판사 서평

■죽음과파괴에대한갈증으로구원의기도를올리는어리고연약한‘시카리오’들

1990년대초콜롬비아제2의도시메데인에서‘나’는알렉시스를소개받아사랑을나누게된다.알렉시스는청부살인자인동시에매춘을하며살아가는청년이다.오랫동안고국을떠났다돌아온‘나’는평화롭고목가적인생활을보낸어린시절과너무나달라진도시의풍경에놀라적응하지못한다.마약카르텔의와해이후,‘청부살인자’이지만일거리가없어진십대소년들은명분없는원한에사로잡혀서로에게총을겨누고,거리를걸으며무차별적인폭력과살인을저지른다.동시에매주성당으로찾아가성모에게위안과보호를간절히기도하는모순을보이기도한다.‘나’는‘저주받은도시’메데인의폭력,구원받지못하는사람들,사법체계와부조리한정치에분노하고때로는슬퍼하며알렉시스와의동행을계속한다.

■분노와비난,고통과연민의시선이교차되는‘증오와원한의수도’메데인

페르난도바예호의작품전체를관통하는주제의식은콜롬비아의폭력의역사다.『청부살인자의성모』는1990년대후반,콜롬비아최대마약조직을이끌던파블로에스코바르가군에의해살해된후의혼란스러운상황을배경으로한다.청부살인자들은저마다의조직을결성하고영역싸움을벌이기시작하고,시골에서활동하던콜롬비아게릴라들이도시로침투하며상황은더욱악화된다.『청부살인자의성모』의화자인‘나’는정제되지않은거리의언어로메데인의현실을꾸밈없이보여준다.언어학자인화자는메데인빈민촌의청소년이사용하는속어인파를라체(parlache)인‘쿨레브라(해묵은원한)’,‘고노레아(가장심한욕)’,‘코무나(콜롬비아산동네의빈민촌)’등의단어를습득하며기억속메데인과너무도달라진현재의메데인을관찰한다.

『청부살인자의성모』는마약과폭력으로얼룩진1980년대와1990년대초의콜롬비아현실을상징적으로보여준다.이소설은위대한정치적인물이아니라,‘청부살인자’라는사회하층민의폭력적인삶을다룬다.그들은바로사회적잉여인간이자잉여육체이며,소비사회에내재하는사회적,정치적,경제적폭력으로생겨난잉여적존재들이다.또한합법적담론은마약밀매나청부암살의불법성을지적하면서처벌을합리화하는데치중하지만,그것에관여된사람들의현실에대해서는거의이야기하지않고있다는점에서,실제그런현실을보여주는이소설은큰의미가있다.(「작품해설」중에서)

바예호는“지구상에서가장범죄가많은나라”가되어버린메데인과희망없는청년들,만연한폭력의굴레에서빠져나올길이없는현실에대해분노하고신랄한비판을토해낸다.화자의독백속에는연민과슬픔의감정이혼재되어있다.실제로콜롬비아의종교와정치,사회문제에대해비판의목소리를높였던바예호는약오십년간콜롬비아를떠나멕시코에서머물렀다.그러나“인생의절반이상을콜롬비아를떠나살았지만마치그렇지않은것처럼느낀다.하루도콜롬비아를생각하지않은적이없었다.”라고말했던바예호의심정은폭력이일상화된현실에서“살아있는죽은사람들”이되어버린하층민들을바라보는화자의고통과좌절의서술속에서생생하게느껴진다.

여기에는죄없는사람이없어.모두가죄많은사람이야.무지와가난,이런걸이해하려고해야하지만……그런데이해할수있는게하나도없어.모든게나름대로설명할수있고,합리화할수있다면,그렇게우리는범죄에영합하게되는거야.그럼인권은?인권은무슨인권,그런건생각해볼가치도없어!그건영합이며방탕이고방종이야.자,그럼잘생각해보자고.만일여기아래에죄지은사람들이없다면,그게뭐지?그건범죄가스스로이루어진다는게아닐까?범죄가스스로저질러지지않고,여기아래에는죄지은사람이없다면,죄있는장본인은저위에계신분이야.이런범죄자들에게자유의지를주신무책임한분이셔.(1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