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샤베르 대령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0

사라진·샤베르 대령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0

$12.00
Description
“그것은 백 살 노인인 동시에 스물두 살 청년이었고,
살아 있는 동시에 죽어 있었다.”
『인간극』으로 19세기 프랑스의 시대 정신을 창조한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 발자크
환상과 격정으로 가득 찬 드라마로 사랑을 노래하는 생생한 시선

▶ 발자크는 19세기를 창조했다. 그의 작품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봐 두렵다. - 오스카 와일드

▶ 나는 모든 역사학자, 경제학자, 통계학자를 합친 것보다 발자크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 프리드리히 엥겔스

▶ 발자크의 작품 속에서 모든 살아 있는 영혼은 의지를 가지고 장전된 채 발사를 기다리고 있는 무기와도 같다. - 샤를 보들레르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 발자크의 문제작 두 편을 엮은 『사라진·샤베르 대령』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문학의 근대성을 재정립하며 ‘현대 소설의 창시자’라는 평가를 받는 발자크는 평생 집필한 90여 편의 작품을 모아 『인간극』의 거대한 소설 체계로 분류했다. 『고리오 영감』, 『잃어버린 환상』, 『골짜기의 백합』등 그의 장편은 귀족이 몰락하고 신흥 부르주아가 득세하는 19세기 초반의 프랑스 사회를 날카롭게 통찰해 ‘사실주의 소설의 교과서’로 추앙받고 있다. 『사라진·샤베르 대령』은 발자크가 청년기를 막 끝내고 본명으로 첫 소설 『올빼미당원』(1929)을 발표한 후, 『인간극』을 구상하기 시작한 시기에 쓰여진 초기 대표 단편들이다. 삶의 총체성을 드러내어 풀어내는 장편과 달리, 중단편에서 발자크는 기이한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과 반전을 빠르게 증폭시키며 삶에 대한 통찰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에서는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자라는 익숙한 수식어 뒤에 가려진, 재기 발랄한 이야기꾼 발자크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저자

오노레드발자크

1799년프랑스투르지방에서태어난오노레드발자크HonoredeBalzac는프랑스가배출한가장위대한소설가중한사람으로,정통적인고전소설양식을확립하는데이바지한근대사실주의의대가로손꼽힌다.1815년부터아버지의바램대로법학공부를시작하였고,이후공증인사무실에서서기를했으나1819년공증인의길을포기,아버지의뜻에등을돌리고비극『크롬웰』과소설『팔튀른』,『...

목차

사라진7
샤베르대령63

작품해설169
참고문헌193
작가연보195

출판사 서평

“그것은백살노인인동시에스물두살청년이었고,
살아있는동시에죽어있었다.”

『인간극』으로19세기프랑스의시대정신을창조한
사실주의문학의개척자발자크
환상과격정으로가득찬드라마로사랑을노래하는생생한시선

「사라진」,모호하고아름다운수수께끼

「사라진」은액자식소설로,현재시점과과거이야기가교차하며진행된다.한귀족가의무도회에서마주한산송장이나다름없는노인.그는“백살노인인동시에스물두살청년이었고,살아있는동시에죽어있”는것처럼보인다.그의사연을궁금해하는후작부인에게‘나’는칠십여년전이야기를들려준다.열정적인젊은조각가사라진은오페라극장의배우잠비넬라에게첫눈에반하고,그녀를뮤즈로삼아조각상을만든다.그의마음을좀처럼받아주지않는잠비넬라를조각상앞으로데려와애끓는사랑을고백한다.광기와피,환상으로얼룩진비극적인이야기는끝나고,작품은다시현재의시점으로이동한다.모든사연을듣고후작부인은저택에걸려있는그림의주인공과노인의정체를비로소알게되고,충격에휩싸인다.

「사라진」은발자크의작품중에서도매우특이한작품이다.사실주의에천착해시대상을고발하는그의작품세계속에서유독몽환적이고‘현실과유리된’분위기가두드러진다.끝에서야밝혀지는노인의정체를쫓으며읽게되는추리소설의형식을취해환상적인분위기에매력을더한다.「사라진」을집필한1830년당시발자크는부친의사망후인쇄업,출판업,금광개발등이런저런사업에잇달아실패해막대한빚을떠안았다.스물두살연상의베르니부인을만나첫사랑의열병을앓고있던시절이기도했다.예술가로서,첫사랑에빠진청년으로서‘인생을건’사랑앞에몸을내던지는사라진과잡힐듯잡히지않는잠비넬라의아슬아슬한줄타기에는젊은시절발자크의좌절과고뇌가고스란히투영되어있다.“동전의앞뒤와도같은인간의양면성”과정체성,성역할에관해시대적한계를뛰어넘은통찰력을보여주는주제의식은편협한한계에지평을넓혀준다.

의미심장한단서들을점점이흩뿌리면서도작가는일부러자신이원하는대로독자를잘못된길로이끌어간다.그는어둑한겨울풍경과휘황찬란한살롱,삶의열기와죽음의냉기,빛과어둠,아름다움과흉측함,남자와여자,젊음과늙음,자연과문명을대비시키며차곡차곡환상과환각의세계를구축한다.-「작품해설」중에서

「샤베르대령」,‘나’를되찾기위한전쟁

「샤베르대령」은역사가로서의발자크의면모를잘보여주는작품이다.1810년대루이18세의집권초기,한법률사무소에추레한옷차림의노인이찾아와소송대리인데르빌과의면담을요청한다.노인은본인이수년전아일라우전투에서죽은것으로알려진샤베르대령이라고주장한다.배우자인페로부인과연락이닿지않으니,그녀가상속받은막대한유산을돌려받고예전의삶을되찾는일을도와달라며간곡히부탁한다.마침페로부인의소송대리인이기도했던데르빌은노인의주장이사실인지를심사숙고하며둘의만남을주선한다.

샤베르대령은나폴레옹의실각후복고왕정이구축되던혼돈과격변의시대를맞이한당시프랑스의‘벼락출세자’중한명이다.고아원에서태어나오직자신의힘으로나폴레옹을따르며수많은전투에서활약하며승승장구한다.그러나전쟁터에서사망한것으로알려지게된후추락은출세만큼이나빠르게진행되어힘겹게쌓아올린부와명예를한순간에모두잃게된다.그의유산을상속받은후재혼으로신분상승의욕망을실현한페로백작부인은그를철저하게외면한다.발자크는꿈,명예,사랑뿐아니라‘살아있음’을증명해야하는샤베르대령의실존적좌절의과정으로혁명의소용돌이속에서저마다의이상을향해발버둥치던당시프랑스의시대상을기록한다.진정한사랑과고결한성품을상실해가는인물들을생생하게묘사해사실주의문학의선구자로서의면모를여실히보여준다.

「샤베르대령」은잃어버린정체성에관한헛된탐구와나폴레옹제국이몰락한뒤복고왕정밑에서승승장구하는부르주아의위선과이기심을고발하는역사적,사회적회화이다.-「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