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3

블랙박스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3

$16.39
Description
“당신은 내 미움과 내 그리움의 주인이야.
밤마다 내 꿈을 지배하는 독재자.”

현대 이스라엘 문학 최고의 작가 아모스 오즈
끊을 수 없는 결속과 채우지 못하는 결핍으로 번뇌하는 사랑의 역사
국내 최초 히브리어 완역본 출간
▶ 타고난 극단주의를 극한까지 밀어붙여 결국 화합에 이르는 인물들은 『블랙박스』의 특별한 성취다. ─ 《뉴욕 타임스》
▶ 아모스 오즈는 서간문 형식으로 알렉스와 미쉘이 대변하는 인물상과 역사를 성공적으로 융합시킨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이스라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현대 히브리어를 모국어로 쓴 1세대 작가 아모스 오즈의 『블랙박스』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세계문학전집에 앞서 출간되어 있는 그의 대표작 『나의 미카엘』(1968)은 이상과 현실의 간극으로 방황하는 인간상과 사랑의 시작을 섬세하게 그려 낸 수작이다. 그 작품이 전 세계 29개 언어로 출간되며 아모스 오즈는 현대 히브리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후 『여자를 안다는 것』,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유다』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이스라엘의 현대 사회를 두루 조망하는 거장으로 문학적 업적을 인정받았다. 프란츠 카프카 상, 괴테 상, 이스라엘 문학상, 박경리 문학상 등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두루 수상하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았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을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양심’으로 많은 지지와 존경을 받았다. 그가 오랫동안 생활하던 키부츠 훌다를 떠나 1987년에 발표한 『블랙박스』는 한때 부부였던 알렉스와 일라나, 그들의 아들 보아즈, 일라나가 재혼한 미쉘, 알렉스의 변호사까지 모든 인물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가슴속에 묻어 둔 ‘블랙박스’를 해독하고 가족의 의미와 사랑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작품이다. 십여 년간 이스라엘에 거주하며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공부한 윤성덕, 김영화의 번역으로 국내 최초 현대 히브리어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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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모스오즈

저자:아모스오즈

1939년이스라엘예루살렘에서태어났다.본명은아모스클라우스너이다.열다섯살때집을나와키부츠에서생활하며중등교육을마쳤고,이때히브리어로‘힘’을뜻하는‘오즈’로개명하며키부츠소식지와신문등에글을쓰기시작했다.예루살렘히브리대학교에서히브리문학과철학을공부하고,옥스퍼드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했다.1965년발표한단편집『자칼의울음소리』로홀론상을수상했다.1967년참가한6일전쟁과시나이전투에서전쟁의참혹함을목격했다.전쟁직후인1968년발표한『나의미카엘』은남녀간의사랑,이상과현실의간극으로방황하는인간상을절묘하게담아낸수작이다.전세계29개언어로출간된이책으로그는현대히브리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인정받았다.1987년부터2005년까지이스라엘브엘세바의벤구리온대학교에서히브리문학교수로재직했고1997년프랑스에서레지옹도뇌르훈장을,1998년이스라엘최고의영예인이스라엘문학상을수상했다.그밖에괴테상(2005),프리모레비상(2008),프란츠카프카상(2013),박경리문학상(2015),스티그다게르만상(2018)등전세계유수의문학상을수상했다.작품으로『블랙박스』(1987),『여자를안다는것』(1989),『사랑과어둠의이야기』(2002),『삶과죽음의시』(2007),『유다』(2014)등이있다.2018년일흔아홉살의나이에별세하여키부츠훌다에묻혔다.



역자:윤성덕

연세대학교신학과를졸업하고예루살렘히브리대학교유대민족의역사학과에서석사를마쳤다.미국신시내티로이주해히브루유니언컬리지에서히브리성서와고대근동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연세대학교신과대학,서울대학교종교학과,서강대학교신학과에서강사로활동중이며연세대학교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전문연구원으로재직중이다.고대근동학과유대학에관련된논문들을발표했고,고대메소포타미아문학선집『슈메르사람들의이야기』와유대교전통문헌『미쉬나』의출간을준비하고있다.



역자:김영화

건국대학교농교육학과를졸업하고이스라엘의공동생활집단인키부츠체험여행을떠났다가예루살렘히브리대학교유아교육학과석사과정에입학했다.예루살렘에서이스라엘학생들과외교관을대상으로한국어를가르쳤다.번역작업등으로히브리어와히브리문학에대한관심을이어가고있다.

목차

블랙박스9

작품해설445
옮긴이의말454
작가연보457

출판사 서평

닿지않는소통과끊을수없는애증의창구

소설은일라나가이혼후칠년동안일절교류하지않던전남편알렉스에게쓴편지로시작한다.가정에충실한교사미쉘과재혼해딸아이를낳고소박한가정을꾸려가고있는일라나는알렉스의아들인보아즈가일으킨문제를해결하기위한돈을요구한다.냉정하게지불을보증하는감정없는알렉스의답장을받고,일라나는그에게다시편지를쓴다.두사람이서로를얼마나미친듯이사랑했는지,결혼생활은얼마나불행했는지,그리고어떻게이혼에이르렀는지를회상한다.스스로선택한균열을주저없이확장해가는일라나의마음과굳게닫혀있지만속절없이녹아내리는알렉스의마음이이보다솔직할수없게터져나온다.

오즈는때로열정적이고,헌신적이며,지적인말투로분노와불평과책망과사랑을다채로운관점에서그린다.독자들은아주불친절한감독이찍은다큐멘터리영화를보는것처럼한번에한사람의말만듣게되며,다음편지를읽고그다음전보를읽을때마다주인공들이하는말을듣고그들이경험했던과거를전해들으며이들에관한이미지를수정해나가야한다.-「작품해설」중에서

처음부터끝까지편지,전보,메모로만이루어진작품의구성은인물간의사랑,결속,증오등복잡다단한감정의결을세세하게살핀다.서서히고도를높이는비행기의이륙처럼오가는편지의어투는조금씩솔직해지고과감해진다.편지는자기자신을향한독백인동시에받는사람에게닿기를호소하는절절한외사랑이다.얼굴을맞대면몇분으로끝날이야기를편지로전할때는몇시간,며칠에걸쳐곱씹고수정과퇴고를반복해야한다.상대의말을인용해반박하기도하고,인정하며덧붙이기도하며답장을보낸다.‘소통’하지만‘단절’되어있는편지의특성이이혼후처음으로대화를시작한일라나와알렉스의상황과맞물려그들의이야기에더욱몰입하게만든다.사랑의보편성을절묘하게짚어내는아모스오즈의서정적이고담담한문장들은굽이치는감정의파고를증폭시킨다.

결속하지않는이스라엘사회의‘블랙박스’를해독하기

아모스오즈는우파시온주의집안의학자아버지밑에서자랐고,권위적인아버지의세계에반항해열다섯살에공동생활정착촌인키부츠훌다로들어갔다.현대히브리어를모국어로작품활동을시작한최초의작가중하나이기도한아모스오즈에게‘정체성’은전체작품을관통하는화두다.광신도연구로세계적권위를거머쥐었지만평생누구도사랑하고사랑받지않은고독한‘용’과같은알렉스는유럽계유대인‘아쉬케나지’를대표하는인물이다.그와대척점에놓인미쉘은북아프리카출신유대인‘미즈락히’를상징한다.가난과억압에서벗어나기위해이스라엘로이주한이들은고대이스라엘의종교적전통을숭상한다.오즈는종교,경제,인종등다양한층위에서반목하며섞이지않는이스라엘현대사회의긴장과정체성에관한고민을두인물사이의갈등으로정확하게묘사한다.
반면일라나와알렉스의아들보아즈는다음세대의희망을보여준다.보아즈는다른이상을추구하면서상대에게상처를입히고또후회하는부모세대를모두자신의공동체로초대한다.성격과외모가서로다르고정치적목표나종교적이상이달라도모두를품어주는땅으로돌아와땀을흘리며일하고음식을나누고노래를부르자고제안한다.알렉스와미쉘둘다를사랑하며스스로번뇌속에가둔일라나는정상적인가족의울타리안에서크지못해깊은상처를입고폭력과반항을일삼았던아들이새롭게나아가는길을보며작은위안을얻는다.‘고통스럽게분열된가족의일원’이자비극적인선택으로생을마감한어머니를지켜봐야했던오즈의자전적서사가각인물의‘블랙박스’에담겨현대이스라엘의시대상을드러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