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들

도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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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격정과 혁명, 자유와 정의의 작가 실러
18세기 후반 독일의 ‘질풍노도 운동’을 대표하는 실러의 문제작
과연 ‘성스러운 도적’이 존재할 수 있는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너는 나를 그 어떤 것으로도 만들 수 없다.
내게서 이러한 자유를 빼앗을 순 없어.”
▶ 실러가 발전하며 다른 사람이 되어 감에 따라 자유의 이념도 달라졌다. 젊었을 때는 육체적 자유가 그를 사로잡아 이를 작품에 반영했고 말년에는 정신적 자유에 몰입했다. ─ 괴테

독일 ‘질풍노도 운동’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 실러의 문제작 『도적들』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18세기 후반 독일 문단을 휩쓴 ‘질풍노도 운동’은 이성 만능의 합리주의를 뒤엎고 억눌린 개인의 감정과 개성을 발산할 것을 역설했다. 실러는 괴테와 함께 이 ‘질풍노도 운동’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로, 『도적들』의 주인공 카를과 프란츠 형제의 반목과 도적 집단의 생생한 폭력 묘사를 통해 법과 자유의 관계를 탐구하는 한편 ‘정의로운 범죄자가 존재할 수 있는가’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1782년 독일 만하임에서 초연된 이후 오늘날까지도 많은 관객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

프리드리히폰실러

저자:프리드리히실러

1759년11월독일뷔르템베르크의마르바흐에서태어났다.사관학교의엄격한스파르타식교육을견디며질풍노도문학을대표하는시인들과괴테,루소,볼테르,셰익스피어의작품을탐독했다.열세살이되던해작가가되기로결심하고희곡을쓰기시작했다.1781년익명으로출간한희곡『도적들』이1782년1월만하임에서초연된후큰성공을거두었고독일연극사에한획을긋는이정표가되었다.하지만이작품속에담긴사회비판적인태도로인해구금과집필금지명령을받고고향을탈출해도피생활을시작했다.경제적어려움과질병에시달리던중괴테의주선으로1789년예나대학교의역사학교수로초빙되었다.1805년5월폐렴이악화되어마지막희곡「데메트리우스」를완성하지못하고생을마쳤다.괴테와더불어독일의국민작가로추앙받는실러는고전주의예술이론을확립하고뛰어난역사적,철학적식견을바탕으로다양한희곡과시를창작하며독일문학의새로운기틀을마련했다.1784년에초연된「간계와사랑」은대표적인시민비극으로,신분이다른두남녀의비극적인사랑이야기속에날카로운현실비판을담아내큰반향을일으켰다.또다른대표작「빌헬름텔」은1804년에초연된고전주의운문극으로스위스의전설적인영웅빌헬름텔의이야기를민중들이압제자에맞서자유를쟁취하는투쟁기로발전시켰다.그밖에도『돈카를로스』,『발렌슈타인』,『오를레앙의처녀』등걸출한희곡을남겼다.



역자:홍성광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와같은대학원을졸업했다.토마스만의장편소설『마의산』연구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저서로는『독일명작기행』,『글읽기와길잃기』가있다.옮긴책으로는실러의『빌헬름텔·간계와사랑』,괴테의『이탈리아기행』,『젊은베르터의고뇌』,뷔히너의『보이체크·당통의죽음』,쇼펜하우어의『의지와표상으로서의세계』,『쇼펜하우어의행복론과인생론』,『쇼펜하우어와니체의책읽기와글쓰기』,니체의『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도덕의계보학』,『니체의지혜』,헤세의『헤세의여행』,『데미안』,『수레바퀴밑에』,『싯다르타』,『환상동화집』,야스퍼스의『정신병리학총론』(공역),토마스만의『예술과정치』,『마의산』,『부덴브로크가의사람들』,『베네치아에서의죽음』,카프카의『성』,『소송』,『변신』등이있다.

목차

등장인물9

1막11
2막75
3막149
4막177
5막241

작품해설287
작가연보315

출판사 서평

독일‘질풍노도운동’은무엇인가?

“극장은마치정신병원같았다.관객들은주먹을쥐고눈을부릅뜨며환호성을질러댔다.생판모르는사람들끼리흐느끼며서로부둥켜안았다.여성관객들은마치쓰러질듯문쪽으로비틀거리며걸어갔다.모든것이혼돈처럼녹아내렸고,그혼돈의안개속에서새로운창조가이루어졌다.”

실러의첫드라마『도적들』이1782년1월13일만하임국민극장에서처음공연되었다.이작품을본관객들은감격에못이겨온통열광의도가니에빠졌다.일부관객들은작품의윤리성에문제를제기하며작가를감금해야한다고주장했고반대편에서는특히대학생과청년들이『도적들』에환호했다.실러는이작품속에담긴사회비판적인태도로인해구금과집필금지명령을받고고향을탈출해도피생활을시작했다.

실러의희곡『도적들』은괴테의『젊은베르테르의슬픔』과함께독일의질풍노도운동시기를대표하는작품이다.질풍노도의문학은계몽주의의이성중심에반항하면서감정의해방과개성의존중을주장했다.특히1770년에서1785년사이괴테와실러를비롯한시민계급출신의젊은작가들은사회적관습과한계에얽매이지않는천재성을찬미했다.

한편같은독일고전주의작가로분류되지만괴테와실러의문학적태도는서로차이가있다.괴테는이탈리아여행을통해고대문화에눈을뜬반면,실러는역사와칸트철학에천착했다.살아생전에괴테는많은명예와부를누렸지만,실러는그렇지못했다.또한괴테가사회의인습과이성의질곡에억눌린개인적감정의자유로운발산을주장했다면,실러는정치적억압과폭정에대항하여반란과혁명의깃발을높이들었다.『도적들』의중심주제는법과자유의관계이다.

과연‘성스러운도적’이존재할수있는가?

“도둑의죽음은영웅의죽음이될수없다.도둑에겐사는게이득이고,끔찍한일은그다음이다.도둑은죽음앞에서벌벌떨권리가있다.”―본문에서

18세기중엽독일,모어백작에게는카를과프란츠라는두아들이있다.큰아들카를은총명하고다재다능하여아버지의사랑을독차지한반면동생프란츠는음흉하고독살스러운성향으로늘아버지의관심에서밀려나있다.카를이타지에서공부하고있을때프란츠는형의편지를날조하여형이폭행과살인으로범죄자가되었다고아버지에게고한다.그의목표는아버지를죽이고형의권력과연인아말리아를차지하는것이다.아버지의답장을기다리던카를은프란츠의거짓편지를받고아버지에게서버림받았다고오해한채친구들이만든도적단의두목이된다.

도적단을이끄는인물들은지식인프롤레타리아다.이들은사회에서낙오된정신적귀족이라고할수있다.롤러,슈프테를레,라츠만이실제로원하는직업은도적이아니라문필가나목사,의사이다.중간에도적단에합류한코진스키는귀족의후예로자신의약혼녀를영주의소실로뺏긴분노때문에도적의길을선택한다.즉이들은지배계층의관습적이고승인된도둑질에대항해의로운반역을꿈꾼것이다.

하지만자유를향한이들의이상과꿈은오히려세상을지옥으로만든다.도적들은겉으로는지배계층의횡포에대항하여자유를위한혁명을하고있다고내세우지만실상은대량학살과방화를서슴지않고여성과어린아이등약자를골라괴롭히는그야말로‘악인’으로변한다.‘숭고한도적’을지향하던카를은뒤늦게도적단과결별하려하지만자신을위해목숨까지바쳤던동료들에대한부채의식에발목이잡힌다.또한어쩔수없이자신도도적단의일부가되었으며자신역시거액의현상금이걸린살인자임을깨닫고절망에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