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악마의 달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1

8월은 악마의 달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1

$15.00
Description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한 소설가”(필립 로스)
에드나 오브라이언의 정수가 담긴 도전적이고 대담한 대표작
거침없는 필치로 사회적 모순과 위선을 고발한 아일랜드 문학의 귀재
에드나 오브라이언이 사납게 그려 낸 욕망과 해방된 영혼의 분연한 절규

오늘날 아일랜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한 소설가”,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예술가”로 평가받는 에드나 오브라이언의 제일 대담한 작품 『8월은 악마의 달』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작렬하는 태양과 쪽빛 바다가 신기루처럼 일렁이는 남프랑스의 호화스러운 휴양지를 배경으로, 이혼한 뒤에야 비로소 종교적 엄숙주의와 구태의 억압적 성 역할로부터 해방되어 참된 자아와 관능을 마주하게 된 여성의 치명적 휴가를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담아낸 이 작품은 출간 당시에 “인간의 심성과 미덕을 타락”시킨다는 이유로 모국 아일랜드를 비롯해 여러 가톨릭 국가에서 금서로 지정되었고, 언론의 혹독한 질타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의 소설 중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당대의 평가와 달리, 오늘날 『8월은 악마의 달』은 오랜 세월 금기시되어 온 여성의 욕망을 과감히 해방한 선구적 작품이자 작가 특유의 세련된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가 유감없이 발휘된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특히나 이 작품에서는 한층 고양된 작가적 개성, 예컨대 음습한 영국에서 생명력이 넘쳐흐르는 남프랑스로, 성마른 여름에서 적막한 가을로 변화해 가는 장소와 계절의 도도한 흐름에 따라 반전을 거듭하는 주인공의 복잡한 내면, 종교적 죄의식과 가부장적 폭력에 잠식된 기억, 자아와 모성의 대립, 굽이치는 감정, 비상과 추락,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극적 사건들을 절묘하게 조형해 낸 저자의 천재성을 여실히 실감할 수 있다.
저자

에드나오브라이언

저자:에드나오브라이언
1930년12월15일,아일랜드서부에위치한춤그레이니(Tuamgraney)의“엄격하고종교적인”가정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가톨릭수녀원기숙학교에서교육받으며“숨막히고억압적인”사춘기를보낸다.이때오브라이언의문학적토대가되는톨스토이,새커리,F.스콧피츠제럴드등을탐독한다.특히제임스조이스의『젊은예술가의초상』을읽은뒤커다란충격을받고,장차작가가되기로결심한다.1960년부터1964년사이에,‘시골소녀들삼부작’으로불리는『시골소녀들』,『외로운소녀』,『행복한신부가된소녀들』을런던에서연이어출간하며크게주목받지만인간의성생활을노골적으로묘사했다는이유로검열의대상이되고,심지어출판을금지당한다.그러나오브라이언은결코시류와타협하지않고사회적폭력과모순,종교적위선,여성억압의실태를끊임없이폭로하고과감히고발한다.1994년아일랜드혁명군IRA를다룬『찬란한고독의집』으로새로운문학적국면에접어들고,1996년『강가에서』,2002년『숲속에서』,2015년『작고빨간의자』,2019년『소녀』를발표하며참된휴머니즘의회복을촉구한다.1970년요크셔포스트도서상,1990년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1995년유럽연합문학상,2001년아일랜드PEN도서상,2006년더블린대학교가수여하는율리시스메달,2011년프랭크오코너국제단편소설상,2012년아일랜드도서상,2019년외국인최초로페미나특별상을잇따라수상한다.그리고2018년영국기사훈장을,2021년프랑스예술문화훈장을받고유력한노벨문학상후보로거론된다.2024년7월27일,오랜투병끝에93세의일기로세상을떠난다.아일랜드대통령마이클D.히긴스는“아일랜드여성들의다양한세대경험에진정한목소리를부여한최초의작가”라고평가하며“아일랜드사회와여성의지위를혁신한중요한인물”이라고애도했다.

역자:임슬애
고려대학교에서불어불문학을,이화여자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에서한영번역을공부하고,현재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레이첼커스크의『영광』,엘리너데이비스의『오늘도아무생각없이페달을밟습니다』,니나라쿠르의『우리가있던자리에』,오스카와일드의『도리언그레이의초상1890』,비타색빌웨스트의『모든열정이다하고』,윌라캐더의『루시게이하트』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16장
17장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영어로글을쓰는가장훌륭한소설가”(필립로스)
에드나오브라이언의정수가담긴도전적이고대담한대표작

거침없는필치로사회적모순과위선을고발한아일랜드문학의귀재
에드나오브라이언이사납게그려낸욕망과해방된영혼의분연한절규

“정교하고서정적이며,아름답고명료한소설.”-《가디언》
“모성과욕망,진정한자신을찾아가는과정을그린작품이다.에드나오브라이언의정수가담겨있다.”-《타임스》
“아주눈부시고용감한작품.”-앤패칫(소설가)
“금기를깨뜨린기념비적소설이다.어느누구도감히그를흉내낼수없다.”-앤엔라이트(부커상수상작가)

오늘날아일랜드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자“영어로글을쓰는가장훌륭한소설가”,“우리시대의가장뛰어난예술가”로평가받는에드나오브라이언의제일대담한작품『8월은악마의달』이민음사세계문학전집으로출간되었다.작렬하는태양과쪽빛바다가신기루처럼일렁이는남프랑스의호화스러운휴양지를배경으로,이혼한뒤에야비로소종교적엄숙주의와구태의억압적성역할로부터해방되어참된자아와관능을마주하게된여성의치명적휴가를잔인할정도로솔직하게담아낸이작품은출간당시에“인간의심성과미덕을타락”시킨다는이유로모국아일랜드를비롯해여러가톨릭국가에서금서로지정되었고,언론의혹독한질타와비난을받았다.하지만오브라이언의소설중최고의문제작이라는당대의평가와달리,오늘날『8월은악마의달』은오랜세월금기시되어온여성의욕망을과감히해방한선구적작품이자작가특유의세련된문체와섬세한심리묘사가유감없이발휘된대표작으로손꼽힌다.특히나이작품에서는한층고양된작가적개성,예컨대음습한영국에서생명력이넘쳐흐르는남프랑스로,성마른여름에서적막한가을로변화해가는장소와계절의도도한흐름에따라반전을거듭하는주인공의복잡한내면,종교적죄의식과가부장적폭력에잠식된기억,자아와모성의대립,굽이치는감정,비상과추락,천국과지옥을오가는극적사건들을절묘하게조형해낸저자의천재성을여실히실감할수있다.

“뭘하며살생각입니까?”남자가두번째수프가도착하기를기다리며질문했다.
“그냥살려고요.”엘런이답했다.드문일이었다.엘런은항상불안감에시달리는사람이라,이제무슨일이일어날지,이번만남은영원할지,자신이아들을지나치게사랑하는것은아닌지,두사람이탄자동차바퀴가갑자기튀어나가는바람에반송장이되어길가에널브러지지않을지걱정하곤했으니까.
“현명해지는거로군.”남자가말했다.
“나이가드는거죠.”엘런은전보다행복했고,만족스러웠고,그러니젊어진셈이었다.점심식사는비쌌고남자는뚱한얼굴로식당을떠났다.-본문에서

엘런은남자를갈망하며,그가저지른가장사악한짓이란엘런이죽은듯살자고체념했을때그런식으로다가와서거짓된희망을주고하룻밤동안새삶을준것이라고생각했다.-본문에서

햇볕,살갗이얼얼해지는햇볕만을엘런은갈망했다.살갗이붉은빛금색으로물들었다.하루낮이지날때마다빛깔은조금씩더진해졌고,밤이되면얼른내일아침이와서불의세례식을시작하고싶다는생각과함께잠들었다.-본문에서

엘런은빠르게걷다가걸음을멈추고섰다.이제서두를필요가없고,서둘러서해야할일이없고,그저가만히호흡할뿐이고,행복하지않으나불행하지도않았다.낮이전처럼찬란하고밝지않다면,밤도그렇게새카맣지는않으리라.-본문에서

잡지사에서근무하는이십대후반의엘런은어긋난결혼생활을청산하고,홀로아이를키우며살아간다.그는아이가전남편과함께캠핑을떠난여름날,그동안잊고살아온자기만의시간을만끽하기로결심하고잠시인연이닿았던남성과하룻밤을보내거나쓸쓸한런던거리를배회하며자유를느낀다.그런데엘런은때마침우연,어쩌면운명같은낯선충동에사로잡히게되고여태시도해본적없는탈주를감행한다.마치그는무거운족쇄에서이제야놓여난듯,영국과달리햇빛으로찬란한남프랑스로단호히떠난다.엘런은여행객을유혹하는육감적인언어,속이훤히들여다보이는남성들의한심한추파,알코올의열기,사치스러울만큼아름다운풍경에젖어두려움비슷한떨림,한평생억눌린욕망에생겨난깊은균열을느낀다.과거의모든것을내려놓기로마음먹은엘런은해변의나체,알아들을수없는외국어,이름조차알길없는사람들과뒤섞이며오래도록잠들어있던자신의참된열망을일깨운다.온화한열기에달뜬어느날,엘런은유명한영화배우바비를만나고,그의매력적인미소에한없이빠져든다.불붙은욕망은도저히걷잡을수없이,그자신마저집어삼킬듯무섭도록번져나가고,엄청난비극과잔인한희극을품은채엘런의턱밑까지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