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겨울 여행

$15.00
Description
“하지만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서사의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을 제멋대로
보여 준 채, 아닌 척 모호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속이려 든다.”
현대 카탈루냐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자우메 카브레
이야기의 중층적 얽힘으로 독창적인 선율을 자아내는 마에스트로

▶ 『겨울 여행』은 사라진 렘브란트, 완성되지 않은 텍스트, 짝사랑 등 여러 모티브가 기억처럼 결합하여 죽음의 그늘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의 연약함을 환기시키는 ‘범성악’ 대위법 작품이다. ─ 《세계 문학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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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문학의 거장 자우메 카브레의 단편집 『겨울 여행』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자우메 카브레는 1947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교사, 영상 시나리오 작가, 오페라 작가, 국회의원 후보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카탈루냐 문화의 현대성을 정의하고 있다. 카탈루냐를 빛낸 인물에게 수여하는 산조르디 십자가상, 프랑스의 쿠리에 앵테르나쇼날 최우수 외국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속에서 카탈루냐 문학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국내에 처음 선보인 악의 연대기를 추적하는 대작『나는 고백한다』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카브레는 독창적인 서사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문체로 현대 문학의 선구적인 위치를 차지한 작가다. 『겨울 여행』은 그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담아낸 단편집으로, 시간과 공간, 인간의 운명이 교차하는 열네 편의 이야기가 하나의 교향곡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각 단편은 음악과 예술,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 죄, 구원, 그리고 예술의 의미를 탐구한다. 각각 독립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시에 세밀한 문학적 장치들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또 다른 서사를 형성한다. 날실과 씨실을 엮듯 이야기의 교차점에서 인물들이 비밀을 깨닫는 카브레만의 예술적 서사 기법이 탄생하는 토대가 되는 작품집이다.
카브레는 작품집의 제목을 뮐러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 나그네(Die Winterreise)」에서 따 왔다. 한국에서는 실연의 상실을 안고 방랑의 길을 떠나는 남성에 초점을 맞춰 의역한 ‘겨울 나그네’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카브레의 작품집은 슈베르트 작품 제목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의 비유로서의 여행에 방점이 찍혀 있기에, 의미를 온전히 담아 ‘겨울 여행’으로 직역해 옮겼다.
저자

자우메카브레

저자:자우메카브레
1947년스페인카탈루냐주바르셀로나에서태어났다.바르셀로나대학교에서카탈루냐어문을전공하고이후이십여년간교사로근무했다.1974년단편집『엉망진창환상소설』을발표하며작가로서의활동을시작했고「농장」,「환승역」등텔레비전시리즈의각본을쓰기도했다.1996년『환관의그림자』를발표하며‘악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천착했고,2004년발표한악에관한두번째소설『파마노의목소리』가카탈루냐어판본10만부이상,독일어판본50만부이상의판매고를올리며본격적으로국내외문단의주목을받았다.이듬해이작품으로카탈루냐비평상을받았고,2010년에는카탈루냐문학명예상을수상했다.2011년발표한『나는고백한다』는작가가악에대해사유한세번째작품으로발표하자마자초판1만8000부가일주일만에판매되었고,이후전세계서른한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었다.이로써2014년에는카탈루냐를빛낸인물에게수여하는산조르디십자가상을,2017년에는공로상을수상했다.프랑스의쿠리에앵테르나시오날최우수외국문학상,스웨덴의스톡홀름문화의집소속시립극장이수여하는국제문학상을수상하는등세계속에서카탈루냐문학의지평을넓혀가고있다.거대서사가실종되고주제가좁혀져가는현대문학의흐름속에서자우메카브레는권력과인간조건의관계,역사속악의구체성,그속에서예술의역할에대한질문을끊임없이제기하는작가로인정받고있다.

역자:권가람
서울대학교서어서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인류학과와스페인바르셀로나자치대학교유럽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현재뉴욕시립대학교대학원인류학과박사과정에재학중이며,스페인의식민지모로코개발에대한연구를진행하고있다.대표논문으로「카탈루냐독립운동에서의의례적경험및일상적정치참여」가있다.옮긴책으로『나는고백한다』가있다.

목차

사후작품9
유언장32
손안의희망43
이분62
먼지74
보석같은눈101
고트프리트하인리히의꿈134
나는기억한다149
결과가모든것을좌우한다169
발라드190
빵!196
흔적212
협상232
겨울여행253

에필로그287

작품해설293
작가연보302

출판사 서평

“하지만운명이란그런것이다.서사의전체가아닌일부분만을제멋대로
보여준채,아닌척모호한웃음을지으며우리를속이려든다.”

현대카탈루냐문학을대표하는작가자우메카브레
이야기의중층적얽힘으로독창적인선율을자아내는마에스트로

『겨울여행』은사라진렘브란트,완성되지않은텍스트,짝사랑등여러모티브가기억처럼결합하여죽음의그늘에서사랑과아름다움의연약함을환기시키는‘범성악’대위법작품이다.─《세계문학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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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문학의거장자우메카브레의단편집『겨울여행』이민음사세계문학전집으로출간되었다.자우메카브레는1947년바르셀로나에서태어나고등학교교사,영상시나리오작가,오페라작가,국회의원후보등여러방면에서활발하게활동하며카탈루냐문화의현대성을정의하고있다.카탈루냐를빛낸인물에게수여하는산조르디십자가상,프랑스의쿠리에앵테르나쇼날최우수외국문학상을수상하는등세계속에서카탈루냐문학의지평을넓혀가고있다.국내에처음선보인악의연대기를추적하는대작『나는고백한다』로독자들에게깊은인상을남긴카브레는독창적인서사와인간의내면을탐구하는문체로현대문학의선구적인위치를차지한작가다.『겨울여행』은그의작품세계를집약적으로담아낸단편집으로,시간과공간,인간의운명이교차하는열네편의이야기가하나의교향곡처럼유기적으로연결되어있다.각단편은음악과예술,철학등다양한주제를배경으로인간의욕망,죄,구원,그리고예술의의미를탐구한다.각각독립적으로이야기를전달하는동시에세밀한문학적장치들을통해서로연결되어또다른서사를형성한다.날실과씨실을엮듯이야기의교차점에서인물들이비밀을깨닫는카브레만의예술적서사기법이탄생하는토대가되는작품집이다.
카브레는작품집의제목을뮐러의시에서영감을받은슈베르트의연가곡집「겨울나그네(DieWinterreise)」에서따왔다.한국에서는실연의상실을안고방랑의길을떠나는남성에초점을맞춰의역한‘겨울나그네’라는이름으로널리알려져있다.카브레의작품집은슈베르트작품제목을그대로차용하고있을뿐만아니라인생의비유로서의여행에방점이찍혀있기에,의미를온전히담아‘겨울여행’으로직역해옮겼다.

■서사의중층적선율을연주한마에스트로

카브레는현대와과거를자유롭게넘나들며한편한편을독립적인이야기로읽히게하면서도,단편들사이에숨은연결고리를통해작품전체를거대한퍼즐로만든다.첫번째단편「사후작품」에서피아니스트가충동적으로연주한피셔의변주곡은이어지는독립적인단편들에서도언뜻언뜻모습을드러내독자들에게새로운서사를부여한다.「고트프리트하인리히의꿈」에서는변주곡의주요모티프가되는‘시b,라,레b,시,도’가어떻게탄생했는지를짐작할수있다.표제작이자마지막단편인「겨울여행」은주인공졸탄이피셔의유일한변주곡을발굴해세상에알리는과정을소개한다.

나는전적으로독립적인이야기들의묶음을만들어내고있다고생각했다.각이야기들의분위기가그런독립됨을아우성치며요구했기때문이었다.하지만막바지에이르러,바로그기간동안,글쓰기작업을해나가는자체가나에게어떤숨겨진혹은좀더명시적인연결고리들을발견하게했고,모든것들이서로연결되어있다는사실을깨닫게해주었다.-「에필로그」중에서

멜로디를따라가다보면주제선율의탄생과기록,연주,그리고감상에이르는연대기가하나의굵직한서사로윤곽을드러낸다.여기에더해렘브란트의그림,위대한음악가바흐의가족사,『나는고백한다』에나오는아르데볼집안등여러가지예술적장치들이열네편의단편곳곳에숨어있다.『겨울여행』은이러한질문에답하는과정에서이야기의중층적얽힘이라는형식적실험과,“삶의모든것은관계를맺고있다.”는작가만의통찰을모두훌륭하게담아낸예술작품이다.

■쓸쓸한인생길을걸어가는겨울여행자들

슈베르트연가곡집「겨울나그네」는실연을겪게된한남자가차디찬겨울방랑객이되어거의죽음에이르는과정을그린다.이같은선율적인상을자신만의언어적예술로표현한것이자우메카브레의『겨울여행』이다.『겨울여행』의등장인물들은모두눈쌓인숲을홀로걷는나그네처럼저마다의고독과아픔을안고있다.아내와사별한후남겨진아들들이자신의핏줄이아니라는걸알게된남자,겉으로는성공한음악학자지만평생을기다린연인에게버림받은사람,쇼아에서살아남아삶의재건을꿈꾸지만그결말이자살일수밖에없었던생존자,유고슬라비아전쟁에자식을뺏긴어머니,연인에게버림받고남성성을공격받자극단적인폭력의사용을택한미소지니스트등이등장한다.이모든주인공은하나의경로도목적지도아닌여행으로서의인생을걸어가며각자의방식으로쓸쓸함,참담함,비통함을감당해나가야한다.
작가는“이미존재하는평범한삶들이지만,너무평범해서잘말해지지않는이야기들을썼다.”고밝혔다.카브레가단편집을처음구상할때는각단편간의연결을전혀의도하지않았지만,점차쓰면서작가스스로도생각지못한유기적연결들이마치서로가서로에게말을건네는것처럼시작해확장되어갔다고밝혔다.자신의인생길을홀로걸어가야하지만사랑과우정,예술과연대없이홀로서기가불가능한인간의모순적숙명이잘드러나있다.치밀한구성과인간존재에대한깊은통찰로찬사를받은카브레는이번작품에서도예술,도덕,시간이라는보편적인주제를특유의문학적감각으로탐구한다.

골방문앞에자리잡고앉아,꿈쩍도않은채,이야기가내앞으로지나가면목덜미를잡아채설명해보라고다그쳤다.그렇게하나하나엄청난인내가주춧돌이되어,나는개별이야기들의비밀을풀어나갔고,그렇게이야기의첫문장혹은첫단어,혹은나조차도어떻게될지몰랐던이야기의시작과연결되는문학적결말에대한명징한혹은희미한발상들을떠올리기시작했다.-「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