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건

$12.00
Description
21세기에 새로이 평가받는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연극, 영화, 뮤지컬로 끊임없이 각색되어 사랑받는 고딕호러의 고전
연극, 영화, 뮤지컬로 끊임없이 각색되어 사랑받는 고딕호러의 고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건』(1886)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우리에게 『보물섬』의 작가로 익히 알려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문학사적으로 뒤늦게 재평가받는, 계속 새로운 면모가 발견되고 있는 작가다. 그는 살아생전 큰 인기를 누렸으나, 사후에 버지니아 울프 부부와 같은 고급 문학 작가들에게 신랄한 비판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다. 『보물섬』 같은 ‘아동 문학’과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건』 같은 ‘공포 문학’을 쓰는 작가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그와 교유했던 헨리 제임스와 후대 작가들인 베르톨트 브레히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이탈로 칼비노와 같은 작가들에게 끊임없이 호명되어 21세기에 이르러 『노튼 앤솔로지』 2006년 판부터 수록되기 시작하는 등 재평가받고 있으며, 찰스 디킨스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되는 작가 26위에 올랐다. 또한 인간과 당대 사회에 대한 통찰력이 남다른 작가를 넘어, 남태평양 섬들의 식민 시대사의 증인이자 휴머니스트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저자

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

저자: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RobertLouisStevenson
1850년스코틀랜드에든버러에서등대를전문적으로짓는건축기사아버지와신사계급출신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선천적으로기관지가약해어려서부터정규교육과정을따라가지못하고개인교사에게배우고여러학교를옮겨다녔다.아버지의뜻에따라등대건축을공부하기위해에든버러대학교에입학했으나문필가가되기로결심하고,생계를위해법학을전공했다.변호사시험에합격했지만실제로법률가일을하지는않았다.에세이와시,단편소설등을쓰면서유럽을여행하다가1876년프랑스에서미국인이자기혼이었던패니오즈번을만나사랑에빠졌다.1879년오즈번을만나기위해미국으로여행길에올랐다가건강이악화되었다.1880년5월오즈번과결혼하고그녀가전남편과낳은아들로이드와함께스코틀랜드로돌아왔다.1881년여름,악천후로실내에만머물러있어야할때로이드와함께보물이묻힌섬에대한지도를만들면서놀다가『보물섬』에대한영감을얻었다.이이야기를《영포크스(YoungFolks)》에연재하고1883년책으로출간해곧바로세계적인명성을얻었다.건강을위해영국남부해안도시인본머스에정착해그곳에서『지킬박사와하이드씨의기이한사건』(1886)같은대표작들을집필,출간했다.의사의조언에따라미국으로떠났다가이후길버트제도,타이티,뉴질랜드등을여행하다가남태평양사모아에정착했다.사모아문화에매료되어서구열강의식민지배에대해비판적인시각을갖게되었으며,관련주제의글들을언론에발표하는한편『캐트리오나』,『섬에서보내는밤의도락』,『조수(潮水)』같은장편소설들을집필하는등왕성한작품활동을했다.1894년과로로사망했으며,사모아에묻혔다.

역자:전승희
서울대학교에서영문학박사학위를,하버드대학교에서비교문학박사학위를받고현재보스턴칼리지의한국학교수로재직하고있다.전쟁트라우마와기억,탈식민주의,탈자본주의,탈인간중심주의적문학,문학과소수자,번역과비교문화에관심을가지고글을써왔으며계간지『아시아』와아시아출판사에서나온「바이링궐에디션한국대표소설시리즈」의편집위원으로일했다.『오만과편견』(공역),『에드거앨런포단편선』,『설득』,『환락의집』,『여자를위한나라는없다』,『수영장도서관』,『사소한일』등을우리말로옮겼으며,『김대중자서전』,『랍스터를먹는시간』,『회복하는인간』등을영어로옮겼다.풀브라이트기금,국제교류재단기금,대산재단번역기금등을받았다.

목차


문(門)이야기9
하이드씨를찾아서20
지킬박사,뜻밖에여유작작35
커루살인사건40
편지사건49
래니언박사와관련한놀라운사건57
창가에서일어난일64
마지막밤68
래니언박사의편지87
사건전모에대한헨리지킬의진술100

작품해설131
작가연보141

출판사 서평

지배계급의위선을고발하고로고스중심의서구문명의위험을경고한걸작

『지킬박사와하이드씨의기이한사건』은출간당시6개월만에4만부가팔리고빅토리아여왕도읽었을정도로대중적인성공을거둔동시에평론가들에게도극찬을받은작품이다.이후이작품은‘두얼굴을가진인간’을가리키는보통명사가되었다.그러나한사람안에존재하는선대(對)악이라는우화로이작품을바라보는것은작가의의도에서한참빗나간것이다.스티븐슨은당대사회가추구하는가치를체현한주인공지킬박사의위선과,그가자기안의어둠을투영한하이드를창조했으나몰락하는모습을통해빅토리아시대의로고스중심주의를비판하고,나아가세계제국의경영자를자처한대영제국의지배층을신랄하게비꼬았다.런던이라는대도시를배경으로인간의몸과마음에서발생한공포를다룬이소설은이후오스카와일드,아서코난도일,브램스토커와같은작가들에게영향을주었다.

“내사악한행위의추악한얼굴이나의애원사이사이
계속해서내영혼을들여다보고있었네.”

19세기영국,스모그로희뿌연런던.모두가잠든새벽거리에서사건이일어난다.한사내가길에서마주친어린소녀를짓밟고가버린것.설명할길없는증오심을일으키는외모의에드워드하이드라는사내는보상금으로수표를건넨다.그런데수표위에기재된서명은명망높은의학박사헨리지킬의것이다.
변호사인어터슨은이소식을듣고친구지킬박사가맡겨온이상한유언장을떠올린다.거기엔그가사망하거나실종되면친구하이드에게전재산을상속한다고적혀있다.어터슨은하이드라는인물의정체를밝히기위해그를찾아나서고,그와직접대면한후기이한혐오감과두려움을느낀다.그는젊은시절방탕하게살았던지킬이오랜세월이지난후눈덩이처럼불어난죗값을치르는것이라생각하고친구의명예를지켜주기로한다.그러나그가만난지킬은더없이평온해보이고,유언장이그대로이행되기를고집한다.그리고일년후,온런던을발칵뒤집는살인사건이일어나고,유력용의자로하이드가지목되는데…….

“맙소사!해로운건지킬이지.그는위선자니까!”_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

영화나뮤지컬같은대중문화에서지킬박사와하이드는각각인간본성의선악을상징하는존재로그려진다.지킬박사는선한동기로실험을시작했으나자신이창조한하이드때문에괴로워하는비극의주인공으로등장하곤한다.그러나,과연그럴까?
스티븐슨이창조한지킬은사실자신의인격을악한면과선한면으로구분한뒤전자를감추고후자를내세워사회적존경을받는것을즐기는,극단적으로위선적인인물이다.모든것이평판과위신으로통했던빅토리아시대신사계급의화신과도같은지킬을통해결국스티븐슨이경고하고자하는것은숨겨진위선이다.지킬박사는학문적열정과신앙심과자선등의가치관을추구하는,존경받는이상적인인물인양묘사되고있지만,사실그는“살인사건이벌어질때까지는스스로부도덕하고악하다고여긴성향에대해전혀양심의가책이없다.오히려양심의가책없이그런성향을발휘하고즐기기위해서의도적으로스스로악한인물로둔갑하는약을개발한것이다.”(「작품해설」중)
『지킬박사와하이드씨의기이한사건』이겨냥하는것은당대영국지배계층의경직되고왜곡된도덕의식만이아니다.의학박사인지킬이과학을맹신해저지르는가공할범죄는복잡한인간의내면을이해하지못한결과로,그의몰락은로고스중심의서구문명에대한스티븐슨의경고로읽힌다.근대이후과학지식으로무장한서구열강은전세계에식민제국을건설했으며,그여파로백년이지난지금도전세계에고스란히남아수많은국제분쟁의원인이되고있다.스티븐슨은대영제국이맹위를떨치던빅토리아시대에이미그위험을간파한것이다.

대도시런던을배경으로인간의몸과마음에서기인한공포를다룬파격적인작품

고딕호러소설로서『지킬박사와하이드씨의기이한사건』이가지는문학적의미역시중요하다.이전까지고딕소설은이탈리아나스페인의깊은숲이나성(城)을배경으로허구적인공포를그렸으나,스티븐슨은생리학적관심을가지고장르에접근해인간의몸과마음자체가공포를가져다줄수있음을발견했다.이발견은브램스토커의『드라큘라』나H.G.웰스의『모로박사의섬』같은작품들로이어졌다.『지킬박사와하이드씨의기이한사건은』은배경역시이전고딕소설들과다르게산업혁명이후의근대도시인런던을무대로펼쳐졌는데,소설속안개낀미로같은도시풍경은탁월한심리묘사의장치로활용되어오늘날모두가공유하는런던이라는도시의이미지를집단무의식에또렷이새겨넣는한편,아서코난도일이나오스카와일드같은작가들에게도지대한영향을미쳤다.이밖에도『지킬박사와하이드씨의기이한사건』은오늘날에도심리학이론및퀴어이론을바탕으로한풍부한비평이끊임없이생산되고있는다면적인작품으로,종전보다더활발하고진지하게연구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