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셔너리 로드 (반양장)

레볼루셔너리 로드 (반양장)

$17.00
Description
중산층 부부의 위선적인 삶을 통해 폐쇄적인 미국 사회의 일면 보여 준 작품

“그녀는 이제 침착했고 차분했다. (……) 진심으로 원해서 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 언제나 오직 혼자서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저자

리처드예이츠

RichardYates
20세기중반미국의이른바‘불안의시대’를대표하는미국소설가이다.대공황기뉴욕의불안정한가정에서태어나형제가뿔뿔이흩어져서성장해야했던정황과자신의2차세계대전참전경험등자전적소재를많이활용한다.미국중산층의일상을적나라하게드러내는사실주의경향의작품으로유명하다.적확한문장과치밀한구성으로“작가들이좋아한작가”라는평가를받는다.한때케네디형제의연설문을작성해주기도하고,전도유망한젊은작가로대중의주목을받기도했지만,평생하루네갑씩담배를피우고,알코올중독과조울증에시달리며,상업적인성공과는관계없이어렵게살다가1992년폐기종으로사망했다.1999년스튜어트오난이《보스턴리뷰》에서재평가하면서,그리고1962년전미도서상최종후보에올랐던데뷔작『레볼루셔너리로드』가2008년영화화되어골든글로브수상작이되면서다시주목받았다.단편소설집을비롯,일곱편의장편소설을썼다.

목차

1부11
2부181
3부315

작품해설493
작가연보518

출판사 서평

《타임》선정‘1923년이후명작100선’,“작가들이좋아한작가”리처드예이츠

■2차대전후풍요로워진미국사회중산층의허와실
프랭크와에이프릴은레볼루셔너리로드를떠날수있을까

1961년『레볼루셔너리로드』를출간한이듬해전미도서상최종후보에오르고,1999년《보스턴리뷰》에스튜어트오난이그의작품세계를소개하며“작가들이좋아한작가”라는찬사와함께사후대중의관심을받은작가,2005년에는《타임》선정‘1923년이후명작100선’에포함되고,2008년에는케이트윈즐릿과레오나르도디카프리오가주연한샘멘데스감독의영화「레볼루셔너리로드」의흥행성공으로또다시역주행하여미국을대표하는작가로호명받은리처드예이츠의대표작『레볼루셔너리로드』가민음사세계문학전집으로출간되었다.『레볼루셔너리로드』는2차세계대전후유례가없이풍요로워진미국사회의중산층문화를통해당시보수적이고폐쇄적인미국사회의단면을드러낸다.소설에등장하는모든인물은자신이어떤사람인지,자신이어떤삶을살고있는지에대한지식을상대에게서구하려고한다.이런역설적인상황때문에이들은결코사랑을이루지못하는불능의관계에놓여있다.

프랭크와에이프릴은뉴욕시외곽지역에해당하는코네티컷주레볼루셔너리로드에정착했다.에이프릴은한때배우지망생이었으나지금은전업주부.2차세계대전막바지프랑스전선에복무한경험이있는프랭크는자신을이상주의적경향이강한지식인으로생각하며순전히가정을꾸리기위해로봇처럼직장생활을한다고믿고있다.교외지역에서중산층의삶을살면서도이들은체제에순응하며허위적인삶을사는이웃과자신들은다르다고믿는다.그러던어느날,에이프릴은자신이낳은아이들이프랭크를주저앉히고있다며파리로떠나자고제안한다.이들은과연레볼루셔너리로드를떠날수있을까?

냉담과연민이뒤섞이면희비극이된다.이희비극은‘레볼루셔너리로드’라는제목이붙으면서‘미국의역사’라는한차원더높은의미망으로편입된다.소설의배경인로렐은뉴욕시바로북쪽스탬퍼드시근처코네티컷남부다.미국에서는독립전쟁을‘혁명전쟁(TheRevolutionaryWar)’이라고부르는데,이독립전쟁의발원지가이곳이다.이지역은뉴잉글랜드의핵심이고이른바‘양키’문화의중심지다.그러므로제목의‘레볼루셔너리(revolutionary)’는‘회전’이아니라‘혁명’과관련된단어임을짐작할수있다.그럴경우,이단어는형용사로서‘혁명에가까운’이나‘혁명과관련된’을의미할수도있고,명사로서‘혁명가’를가리킬수도있다.‘로드(Road)’가일반명사로서‘통행을위한길’을가리킨다면,‘레볼루셔너리’는형용사가되어‘최신시스템을갖춰절대파손되거나얼어붙지않는’과같은‘혁명적인’또는‘혁신적인’이라는말을가리킬것이다.하지만제목의‘로드’는일반명사가아니라‘도로의행정분류상의명칭’으로서‘비교적좁고짧은도로’의주소를나타낼때흔히쓰이는명사다.따라서‘레볼루셔너리’는‘로드’를수식하는명사로서둘이합쳐져프랭크에이프릴부부가사는집의주소지를가리키고,‘레볼루셔너리’는왕정을타파하고공화정을수립한미국독립전쟁참가자로서‘혁명투사’또는‘독립전사’를의미하는명사가된다.


■유럽에는있고미국에는없는것
정체성을잃어버린이들,자신과타인에게냉소적인이들

대개‘음모’를폭로하는소설에서는전지적삼인칭시점의화자가줄거리를중립적인목소리로전달하지만이소설은그렇지않다.화자는주인공까지포함한등장인물모두에대해상당히냉소적인데이점이이소설의진정한묘미이자가치다.『레볼루셔너러로드』는두주인공의경우만국한해서본다면일종의성장실패기라할수있다.개인의성장을방해하는세력혹은성장을실패하게만드는힘은흔히사회자체혹은사회적,역사적정황이다.이런식의전형적인줄거리에서는주인공이이들적대적인세력에맞서고,투쟁하는결과가전체의결말을결정한다.영웅적으로이겨내거나,처참하게실패하거나,아니면‘진정한자아를찾아서’탈출하거나.그런전형적인이야기에서라면화자는,중립적인목소리에도불구하고,대개주인공에대해우호적이다.그래야독자들이주인공의투쟁에더관심을기울일테니까.그런데이소설은좀다르다.이책의화자는줄거리의전단계에걸쳐회의적이다.말하자면등장인물과그들의배경혹은적대세력이되는사회자체모두에대해냉소적인셈이다.

프랭크와에이프릴두주인공자신들도냉소적이다.두사람은교외신흥주택지역에서가장은벌고아내는전업주부인핵가족을이루어전형적인젊은중산층부부로살고있다.그렇지만이들은현재의삶을부정한다.뉴욕시에서자유분방하게살았던과거의보헤미안적인삶을떠나현재의‘중산층지옥’에떨어진것은‘두아이를위한어쩔수없는선택’의결과다.자신들이원하는삶이아니다.그들의눈에주변사람들은모두이‘평범함을강요하는’‘절망적인공허’속중산층의삶을아무비판없이받아들이고유일한삶의방식으로찬양하는얼빠진인간들이다.프랭크와에이프릴이그나마자주어울리는가족은셉과밀리부부다.그렇지만주인공부부는이들도은근히무시한다.중산층삶에대한혐오의정도가자신들에미치지못한다고여기기때문이다.문제는현실에대해냉소적인이부부에게는대안이없다.‘절망적인공허’를어떻게할것인가.이들에게는이폐허를보람찬삶의현장으로바꿔놓을수있는아이디어가없다.이런그들에게유일한해결책은이곳을‘뜨는’것이다.미국은유럽의식민지로출발했다.‘유럽의대안’을건설한다는거창한이념과는별개로미대륙식민지개척민들은‘먹고살만’해지면언제나유럽으로고개를돌렸다.

그렇다면실제로‘용기있는’프랭크와에이프릴이호기롭게파리로날아가얻을수있는것,1950년대미국신흥주택가에는없고유럽에는있을것이라고믿는것은무엇일까?정체성이다.두사람은‘진정한자신으로존재하는것’또는‘자신이어떤존재인지발견하는것’을궁극적인행복의조건으로간주하며,당대미국중산층의평범한삶은정체성의형성을방해하거나적극적으로파괴하고있다는데동의한다.두사람은자신들의정체성과관련해서는현재의인간관계나물질적기반을부정하는모습을일관되게보여준다.자신들의현실적이고실제적인조건들을‘자신들의것’이아니거나,‘스스로선택한것’이아니라고부정하는것으로자신들을파악한다.이경우,우연한조건들을초월함으로써자신의정체성을확보하려는근대인특유의노력과유사하다.하지만두사람은이런부정혹은초월을통해‘보편적인간성에대한인식’에닿는과정을보여주지못한다.주인공부부에게서는,실존주의식으로말하자면,‘진정성’이없다.두사람은당대미국사회의지적유행을답습하고있는‘가짜’에불과하다.


■1960년대미국문학이나아갈길을가리키는안내판

‘농지소유의자유민’을뜻하는이름을가진프랭크는회사조직의기제에종속된임금노동자에불과하다.‘사랑의여신’이어야할에이프릴은사랑에실패하며,‘보호자’여야하는셉은그누구도보호하지못하며,‘성실하고능숙한일꾼’이어야하는밀리는수다쟁이에불과하다.추하게늙어가는헬렌은이름에제값을하려면‘눈부시게아름다운미녀’여야하며,망상에사로잡힌존은‘선지자’여야하고,술에찌들어무기력해진오드웨이는‘창으로무장한전사’여야한다.이처럼예이츠는거의모든등장인물의이름을부여하면서발화와의도가정반대인언어적아이러니를사용하여이들을희화화한다.게다가예이츠는이들을이름값도못하는인물인듯한이름들을부여하는데그치지않고각자의부모세대에비하면‘열등한’자식세대로규정한다.프랭크의경우,아버지는직업윤리가투철하고성실하며손재주가좋은노동자였다면,자신은여자들앞에서멋진척하는말솜씨만그럴듯할뿐회사조직의허점이나파고드는불성실한노동자다.유럽을유람하며파티를즐기던유한계급이었던부모를둔에이프릴은현재신흥주택단지의조그만주택에서회사원인남편과중산층의삶을살고있다.소설의주요등장인물들은모두부모세대보다열등하며,신분이라는관점에서보자면‘타락한’삶을살고있다.

이름에적용된아이러니와신분상의‘타락’이란이들주제는모두예이츠가1950년대의미국을이전보다못한사회로간주하고있음을암시한다.이전과비교해떨어지는품질의어떤것은궁극의결과라할수없으며,따라서이상적이라할수도없다.그러므로적어도1950년대미국사회는혁명가들이꿈꾸었던그런사회는아니다.이소설이후1960년대미국작가들은미국의역사를적극적으로재해석하고,혁명가‘국부’들의이상을소환하며현실을직설적으로비판하는‘반체제적’또는‘체제저항적’인작품들을쏟아낸다.예이츠는『레볼루셔너리로드』에서그런적극적인모습을보여주지는않는다.다만1950년대중산층의삶에깃든어리석고불합리한면을냉정하게,그러나연민의정으로그려내는과정에서‘미국의꿈’이구현됐다는현재사회가미국
을건설할때의꿈이아닐수있다는사실을암시하는정도에그친다.그런점에서이소설은1960년대미국주류문학이나아갈길의방향을어렴풋이가리키는안내판의역할을한다고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