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 (반양장)

댈러웨이 부인 (반양장)

$15.00
Description
『댈러웨이 부인』 출간 100주년 기념
《타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100” 선정
BBC 컬처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소설 3위”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정수이자 새로운 시대정신을 관조한 걸작
정교한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완성해 낸 상처 입은 실존의 초상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로 손꼽힐 뿐 아니라, 20세기 영미 문학과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버지니아 울프의 결정적 작품 『댈러웨이 부인』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4번으로 출간되었다. 『등대로』(1927), 『올랜도』(1928)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울프이지만 그러한 모든 작품들의 단초이자 다양한 문학적 실험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완성해 낸 『댈러웨이 부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충격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먼저, 울프는 이 작품에서 굉장히 대담하고 새로운 서술 기법을 선보이는데, 가령 스무 명에 이르는 등장인물의 시점을 절묘하게 넘나들며, 시공간의 구애 없이, 저마다의 입장을 가진 다채로운 목소리를 전지적 시점과 독백, 기억과 의식의 흐름을 통해 들려준다. 여기에 더해, 1차 세계 대전이라고 하는 미증유의 참혹한 사건과, 수많은 생명을 집어삼킨 팬데믹의 후유증, 차츰 붕괴되어 가는 빅토리아 시대의 세계 질서, 새 시대의 여명과 함께 폭로되는 가부장제의 모순과 정상성의 환상을 거대한 화폭에 총체적으로 그려 내듯이, 작품 도처에 새겨 넣는다. 그리고 행간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빅벤의 종소리, 도로의 소음, 공원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죽음을 향해 행진하는 소년병들의 발소리, 영원을 향해 메아리치는 길거리 여성의 애끊는 노랫소리는 작품에 시적 정취와 공감각적 깊이를 더욱 심화한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 모든 일들이, 1923년 6월의 어느 무더운 날, 단 하루 동안에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횡적으로는 각기 다른 계층과 신분과 상황에 속한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와 내밀한 의식을 아우르는 동시에, 종적으로는 1차 세계 대전과 조지 5세 시대는 물론이고 고대 로마인이 브리튼의 땅을 밟기 이전 시대로부터 현재의 영국이 한낱 분진이 되어 사라질 먼 훗날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세월을 모두 조망하는 것이다. 이토록 예민한 감수성과 선구적인 문학 기법을 발휘해, 덧없는 찰나 속에서 영원성을 들여다보는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은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경탄을 자아낸다. 요컨대 위선적인 사회 규범, 계급과 젠더 문제, 전쟁의 상처와 인간 존재의 고독, 더 나아가 침윤하는 우울에 맞선 삶의 결속과 연대의 가능성까지 포착해 낸 이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의 예술적 집념과 실험 정신이 빚어낸 희귀하고도 경이로운 성취다.
저자

버지니아울프

VirginiaWoolf
1882년런던에서태어나당대최고수준의지적문화를향유할수있는환경에서성장했다.비평가이자사상가였던아버지레슬리스티븐의서재에서책을읽으며어린시절을보냈고오빠토비가케임브리지대학교에입학한후리턴스트레이치,레너드울프,클라이브벨,덩컨그랜트,존메이너드케인스등과교류하며‘블룸즈버리그룹’을결성하기도했다.평생에걸쳐수차례정신질환을앓았으며1907년《타임스리터러리서플리먼트》에서평을싣기시작하면서『댈러웨이부인』,『등대로』,『파도』등20세기수작으로꼽히는소설들과『일반독자』같은뛰어난문예평론,서평등을발표하여영국모더니즘을대표하는작가로인정받게되었다.소설가로서울프는내면의식의흐름을정교하고섬세한필치로그려내면서현대사회의불확실한삶과인간관계의가능성을탐색했다.1970년대이후「자기만의방」과「3기니」가페미니즘비평의고전으로재평가되면서울프의저작에관한연구가활발해졌다.특히「자기만의방」에서피력한여성의물적,정신적독립의필요성과고유한경험의가치는우리시대의인식과문화에지대한영향을미쳤다.평화주의자로서전쟁을반대해왔던울프는1941년독일의영국침공이예상되는가운데정신질환의재발을우려하여자살로삶을마감했다.

목차

댈러웨이부인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그녀는매사를칼같이가르면서도동시에바깥에서방관했다.(……)멀리,멀리바다에나가혼자있다는느낌이끊이지않았다.하루를사는것도언제나아주,아주위험하다는느낌이들었다.”-본문에서

“아무도없었다.그녀의말은서서히사라졌다.그렇게폭죽이서서히사라진다.그불꽃은스쳐지나듯밤으로들어간다.밤에굴복하자어둠이집들과탑들의윤곽위로쏟아져내린다.황량한언덕비탈이흐릿해지더니무너져내린다.하지만비록사라졌어도밤은그것들로가득차있다.색깔을빼앗기고창문도없지만그것들은더묵직하게존재하고,적나라한햇빛이전하지못하는것 - 거기어둠속에서응어리진,어둠속에서서로달라붙은고통과긴장감을발산한다.”-본문에서

“그가바라보는곳어디에서나당장아름다움이솟아올랐다.밀려오는바람에떨리는이파리하나를지켜보는일은절묘한즐거움이었다.제비들은하늘높은곳에서급강하하고방향을틀고안팎으로돌진하고빙빙돌아대면서도마치고무줄에묶여있는듯이언제나완벽하게몸짓을제어했다.파리들이오르내렸고,햇빛은장난치듯이여기저기이파리에반점을찍거나,순전히다정하게연한금빛으로눈부시게물들이기도했다.이따금어떤소리가(자동차경적이겠지.)풀줄기위에서성스럽게울렸고 - 고요하고온당하고,실로일상적인것들로이루어진이모든것들이지금의진실이었다.아름다움이지금의진실이었다.아름다움은어디에나있었다.”-본문에서

“이런세상에자식을낳을수는없다.더는고통을영원히이어갈수도,이욕정에가득찬동물을번식할수도없다.우리에겐지속적인감정이없으며,오직변덕과허영심에사로잡혀이리저리휩쓸려다닐뿐이다.”-본문에서

“그들은늙어갈것이다.중요한것이거기있었다.그녀의인생에서잡담에둘러싸이고더럽혀지고모호해지는것,매일매일부패와거짓말,수다속에서방울져떨어져내리는것.그는그것을지켜냈다.죽음은저항이었다.죽음은중심에연결되려는시도였다.사람들은불가사의하게도자신들을회피하는그중심에도달할수없음을느끼기때문이다.친밀함은떨어져나가고,환희는서서히사라지며,사람은홀로존재한다.죽음에는모든것을수용하는포용력이있었다.”-본문에서

“나는인생이단순하지않다는것을알게됐어요.피터가말했다.클래리사와의관계는단순하지않았어요.그것이내인생을망쳤어요.그는말했다.사람은사랑에두번빠질수없거든요.그가말했다.그녀는이말에뭐라고답할수있을까?그래도,사랑을해보는편이더나아요.”-본문에서

1923년무더운여름날,클래리사댈러웨이는저녁파티를준비하기위해꽃을사러길을나선다.런던을배회하는클래리사의머릿속에선지난날의풍경과어긋난사랑의회한,안온하고잔인한현실이복잡하게교차한다.도로에서는왕비인지총리인지모를어느유력한인사가올라탄자동차의성난엔진소리가진동하고,창공에서는버킹엄궁전앞에도열한인파를매혹하듯비행기가그려낸광고문구가뭉게뭉게피어나고,공원에서는근처역전에서서애타게노래하는걸인여성과성마른아이들을돌보는보모,이제막런던으로상경한에딘버러출신의여자가각기분주하게움직인다.댈러웨이부인은이모든것을뒤로하고,매사점잖은척하지만왕족과귀족에게아부하기바쁜오랜친구를남겨두고,서둘러집으로돌아온다.남편의갑작스러운외출소식에아쉬움을느낄새도없이,댈러웨이부인은어서파티를준비해야한다.저녁에차려입을드레스를수선하고,손님들의식사를챙기고,파티에맞게실내공간을정리하려면아무리서둘러도시간이모자르다.바로그때느닷없이,과거에자신의삶을뒤흔들어놓은,어쩌면여태그녀의일부를사로잡고있을지도모르는사람,피터월시가들이닥친다.한편,1차세계대전이끝난지도벌써오년이나지났건만여전히사람들의가슴속엔저마다의깊은상흔이남아있다.‘포탄충격후유증’으로인해환시와환청에시달리며고통을호소하는전쟁영웅,셉티머스와그의아내레치아가나란히공원에앉아있다.전장에서당당하게살아돌아온셉티머스에게조국은무공훈장을선사하고,직장상사는멋들어진개인사무실과눈부신승진을약속하지만정작전쟁영웅의귓가엔아무소리도들어오지않는다.그리고레치아는그의병을치료해줄의사를수소문하고그에게행복했던지난날을상기시키며,하루빨리사회가용인하는‘정상적인사람’으로돌아오기를간절히소망한다.그러나셉티머스는경직된영국사회의규범을뒤집어쓴의사,브래드쇼경을만나면서더욱더참혹한수렁으로빠져든다.마침내그는‘교정’받게될스스로의운명을예감하며,전쟁이그의마음속에새겨준잔혹한예언과전사한친구에번스의환영을맞닥뜨리게된다.어느덧저녁이되었다.파티에드디어총리가도착하고,사교의분위기가한창무르익던와중에,댈러웨이부인은어느전쟁영웅의참담한소식을전해듣는다.그리고그자리에참석한과거의친구들,피터와샐리시튼은도무지말을붙일수없을정도로분주한클래리사의모습을바라보면서,과연삶이란무엇인지,저마다이제껏걸어온세월을더듬어본다.파티의마지막순간까지온갖사람들사이를정처없이떠돌며떠들썩하고연약한인생의편린속에잠겨있던클래리사는,비로소우리들곁에늘자리해있는죽음과유한성의그림자를감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