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위로

철학자의 위로

$15.00
Description
● 현대 심리학에 인문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세네카의 ‘위로 3부작’
세네카의 ‘위로 3부작’으로 유명한 『철학자의 위로』는 가족의 죽음이나 추방을 견뎌야 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서간문이다. 세네카는 고통을 축소하지 않고 직시한다. 그의 문장은 공허한 위로들의 모음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로부터 흘러나온 구체적인 조언들이다. 세네카가 제시하는 슬픔의 극복 방법은 20세기 프로이트가 제시했던 실천에 철학적 근거가 되며, 21세기 뇌과학자가 밝힌 우리의 정신에 대해 이미 철학적으로 성찰한 결과들이다. 『철학자의 위로』는 트라우마와 불안으로 고통 받는 현대인에게 놀라운 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인간이 트라우마를 겪으면 감각을 닫아버린다고 현대 심리학자들은 밝혀냈다. 우리는 충분히 애도하는 기간을 가져야 하지만, 슬픔이 오래되면 나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된다. 지금 당장 겪은 고통뿐만 아니라 내 안에 잠재되어 나도 모르게 빠져 있는 슬픔들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2000년이라는 시간을 뚫고 내려올 만큼 단단한 ‘철학의 위로’가 필요하다.
세 통의 편지들 가운데 두 번째 편지는 정치적으로 억울하게 추방당해서 위로받아야 하는 세네카가 도리어 어머니를 위로하는 아이러니한 글이다. 스토아철학자 특유의 수사법이 담긴 ‘위안문학’의 정수다. 매우 친밀한 관계의 사람에게 보내는 특별하고도 개인적인 편지가 지금 이 책을 읽는 나에게 보내는 보편적인 치유 프로그램의 양상을 띠게 되게 된다.
저자

루키우스안나이우스세네카

(LuciusAnnaeusSeneca,BC4년경~AD65년)
후기스토아철학대표사상가.로마제정시대정치가이면서웅변가이자극작가.히스파니아코르도바에서수사학자의아들로태어났으며로마에서수사학과철학을공부했다.정통스토아철학과피타고라스학파이론을융합했던퀸투스섹스티우스의제자들아래서철학을공부했으며,스토아철학자아탈루스에게서자기성찰의태도를배웠다.31년에로마에서법률가이자정치가로서의삶을시작했으나,41년에클라우디우스황제에의해코르시카로추방당했다.49년에네로의어머니아그리피나의부름을받고네로의스승이되지만,54년에황제가된네로는곧폭군으로변하여자기어머니를죽이고세네카의영향에서도벗어났다.62년에세네카는공직에서은퇴했으나,65년에네로암살음모에연루되었다는이유로자살을명령받아생을마감했다.
세네카는철학분야의저작이가장많으나,자연과학저작들도중요하다.또한중세에기독교사상에도영향을끼쳤으며,단테는『신곡』에서그를‘도덕적인세네카’로묘사했다.특히「파이드라」를쓴비극작가로서도유명하다.16세기영국엘리자베스시대의셰익스피어,크리스토퍼말로,그리고17세기프랑스의코르네유,라신등의극작가들에게서도그의영향을찾아볼수있다.

목차

1자식을잃은이에게:마르키아에게보내는위로
2가족의고통을지켜보는이에게:헬비아에게보내는위로
3형제를그리워하는이에게:폴뤼비우스에게보내는위로
주(註)
작가에대하여
작품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고통을축소하거나은폐하면안된다,그러나오랜고통은깨부수어라!
슬픔은“스스로새로워져나날이강해지고,이제는그오래된시간이스스로법칙을만들어그만두는것이추하다여겨질지경에”이른다.그럼에도불구하고,철학자세네카는꽃길만걸으라는식의공허한위로를남발하지않는다.단순히‘달래려고’하거나결코불행을‘축소하려고’하지않는다.
현대의뇌과학자들은인간이오랫동안어떤감정에몰입해있으면그상황에서벗어난후에도(그것이불쾌한감정일지라도)자꾸그익숙한감정으로돌아가려는성향이있다는것을밝혀냈다.이미고대로마에서세네카는슬픔도“불행한정신의왜곡된쾌락인고통으로변모한다는”것을지적해낸다.그래서“고통으로스스로를소진하게”만들어서는안된다.결국세네카는스스로크는괴물처럼오래되어만성이된고통을향해이렇게선언한다.

이제나는듣기좋은말로도,부드러운방식으로도그처럼오랜고통을공격할수가없어요.깨부수어야합니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세네카는극한고통을이겨내도록위로하는방법으로,“상처를불로지지고잘라내는”것을시도한다.더큰시련들을이겨낸과거들을회상함으로써,지금“상처투성이몸에생긴상처하나로인해고통스러워하는”것을이겨낼수있기때문이다.“피부를찢어놓았을뿐아니라가슴과내장까지파헤친”고통을이겨내는길에대해,세네카는이렇게말한다.

신병들은가벼운부상만입어도비명을지르고적의칼보다의사의손을두려워하는법이지요.하지만고참병들이깊은상처를입어도남의몸인양신음도내지않고피로에몸을맡기듯,어머니도그처럼용기치료에몸을맡기셔야합니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애정과이성사이에서”균형을잡아야한다.“끝없는고통에몸을맡기는것은어리석은”애정이지만,“전혀아파하지않는것도비인간적인냉혹함”이다.인식론자들은입을모아우리생각이지성,감정,의지순으로움직여야올바르게판단하게된다고말한다.지식적으로아픔의강도와한계가어디까지여야하는지스스로근거를찾을때,비로소우리의감정이과도하지않으면서애도와아픔을통과할수있게된다.그래서철학자의위로가필요하다.

이미잘알고있고여러번물리친적있는적을상대하듯,치열하게싸우셔야해요.지금흐르는그피는한번도상처입지않은몸에서나온것이아니며,어머니가상처입은곳은옛상처의흉터위입니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슬픔이사라지길기다릴것인가사라질날을만들것인가,선택하라!
사랑하는사람을잃은슬픔앞에서충분히애도하는기간을가져야,그것이문득고개를드는트라우마가되지않는다.그러나계속해서슬픔에만매몰되어자기인생을나락으로내몰아서는안된다.사랑하는사람과“함께지내며즐거웠던순간들,어린시절사랑스러운재잘거림과지적인성장기는돌아보지않고사건의마지막모습만움켜쥐고”있는것을지속해서는안된다.“슬픔이사라질날을기다리기보다사라질날을직접만들어야”한다.
“고통에게스스로안녕을고해야”한다.“어떤감정이든이성에굴복하면영원히진정되기”때문이다.“고통을속이기보다끝내는쪽을”택하라!그한가지방법으로서,세네카는“학문으로눈을돌리시라.”고조언한다.
또한세네카는과거의즐거운기억을떠올리라고조언한다.그러나이는과거에집착해서보상을얻으려는의도가아니다.

모든즐거움은우리를빨리떠나가고흘러가고지나치고,오기도전에대부분사라집니다.그러니우리마음은과거를봐야하고,과거에우리가즐겼던것들은무엇이든다시불러와야하고,이것을자주생각하며자세히살펴봐야합니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슬픔에빠진사람은흔히사랑하는것에서멀어지고슬픔을위한자유를원하기마련”이다.그래서그슬픔의상황에갇혀있지말고미래를재구성하기위해과거를소환하라는요구다.자연은우리에게‘소유권’을준것이아니라‘이용권’을준것이다.내곁의사랑하는사람들은나의소유가아니다.우리가한껏품고맘껏사랑하다가자연곁으로돌려보내야하는존재들이다.

●누군가에게일어난일은누구에게나일어날수있다,준비하라!
세네카는인간이통곡에서벗어나지못하는이유는“불행이일어나기전에는아무것도예측하지못하기”때문이라고말한다.“자신은결코불행을당하지않을것이며남들보다평온한길로나아갈뿐이지자신과남들모두에게사고가일어난다는것을깨닫지못하기”때문이다.“죽음은태어나는”순간에“이미선고된”것이다.

우리의집앞으로그토록많은장례행렬이지나가는데우리는죽음에대해생각하지않아요.그토록많은가슴에이는장례식이있지만,우리는어린아이들이어른이될날을,우리는군복무와선대로부터의유산상속을마음속으로고민합니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그런데“우리가당하는것이그렇게뜻밖의일일수록우리가더욱더몰락하는것은필연적이기”때문에,세네카는이렇게조언한다.“발생할거라고두려워하는일이반드시발생할거라고”생각하는것이다.그래야암울한상황이실제로왔을때어떻게대처할지분석하고마음의준비를하고나면,그만큼공포심을줄일수있다는뜻이다.놀라운인사이트다.20세기에프로이트가주장했던트라우마치료방법을이미고대로마에서세네카가주장한것이다.

불의의습격을당하는자들에게운명은무거운것이지만,늘기다리는자는쉽게견디는법입니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죽음을기억하자끝은정해져있다
마지막으로기억할것은끝이정해져있다는점이다.세네카는“삶이여,내가너를이기는것은죽음의호의덕분이다.”라고강조한다.

죽음은포로가된자의족쇄를풀어줍니다.죽음은능력이부족한권력이가둔자들을감옥에서꺼내줍니다.죽음은추방당해늘조국만생각하며그쪽만바라보는사람들에게어디서죽는지는중요하지않다는것을가르쳐줍니다.죽음은모든것을평등하게되돌려놓습니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세네카는“저마다의끝은정해져있다.”라고말한다.더오래살았을수있었을텐데라는생각의짐을이제내려놓아야한다.“노인이나이미내리막에있는사람”만죽음에가까워진다는생각은착각이다.젊든늙든간에우리모두는“이미죽음을향해움직이고”있다.“그어떤것도영원하지않으며,오래가는것들이있을뿐”이다.“각자생을마감하는시기는다르지만,우리는모두같은곳을향해나아간다.”

그끝은처음놓인그대로머물것이며,어떤노력과영향력으로도뒤로밀리지않을거예요.그렇게당신의아들은계획된대로삶을마쳤다고여기세요.그는자신의수명을지녔으며,“그리고정해진시간의목적지에이르렀습니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끝으로세네카는우리모두에게인간을존재론적으로사유하는철학자가되길권한다.우리곁을떠난사람은,“영혼을묶은사슬이며그림자일”뿐인육체의집으로부터벗어난것이다.그렇게“혼란스럽고잡다한것들을떠나순수하고빛나는것에도달하는”그때가바로‘영원한안식’이다.아직도슬픔에서헤어나지못하고있다면,이제그만무너진마음을추스르고회복하자.
세네카의글은회복의근본적인방식이바로이성에있다는점을강조한다는점에서『철학자의위로』는매우귀한독서가될것이다.“이성이하지않으면운명은결코우리의눈물을그치게하지않을”것이다.그러나이글을읽고도위로가되지않는다고생각하는독자도있을것이다.그래서번역자는작품해설을이렇게마무리한다.

위로는위로하는자의의도가아니라위로받는자의마음으로부터생겨난다.세네카의말은오래전에살았던마르키아,헬비아,폴뤼비우스를가리키며시작되지만,그위로의끝은이글을읽는새로운독자들의마음이될것이다.
-이세운,『철학자의위로』해설에서

●독자와함께새로운가치를창조해나가는‘인문학클래식’
고전은끊임없이재발견되어야합니다.민음사는독자와함께전통위에서새로운가치를창조하고자합니다.문학과예술,철학과역사를아우르는인문교양(LiberalArts)고전들은우리의생각에새로운창을열어줍니다.거장들의작품과고민에귀를기울임으로써,그풍부한해석과무한한가능성의세계를열어나가고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