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으로 달콤하게 (에밀리 디킨슨 서간집 | 반양장)

결핍으로 달콤하게 (에밀리 디킨슨 서간집 | 반양장)

$17.00
Description
● 천재 시인이 보여준 은둔자의 풍성한 삶!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 서간집 『결핍으로 달콤하게』가 출간되었다. 미국 시를 전공한 박서영 박사에 의해 국내 최초 번역되었다.
디킨슨은 신을 믿었지만 청교도 신앙의 경직성에 저항했고, 친근한 일상의 소재에 생명과 죽음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담았다. 전통과 동시대에 대한 이해가 모두 깊은 만큼 비판의식이 강했지만, 오히려 부드러운 표현과 긴장을 이루며 아름다운 미학적 바탕과 시적인 힘이 되었다. 여러 출판 관계자들로부터 시집을 내도록 권유받았지만 명성의 허망함에 대해 근원적인 반발심을 보였다. 그래서 미문학사에서 뒤늦게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20세기 현대적인 감성을 열어젖히는 데 가장 탁월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다. 학자와 대중 모두를 사로잡은 이 매력적인 시인은 은둔자가 되어 집 밖을 나가지 않기 위해 심지어 사랑하는 아버지의 장지에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결핍으로 달콤하게』는 시인의 물리적 공간이 제한적이었다고 해서 결코 그녀의 지성과 상상력이 제한된 것은 아니며 그녀의 은둔은 오히려 내면에 품은 큰 우주를 더욱 확장시켰음을 알게 해주는 증거 자료이자, 독자에게 시인의 삶 자체가 하나의 시 작품과도 같다는 느낌을 전함으로써 그녀의 시를 더욱 풍성하게 읽어낼 수 있도록 해주는 훌륭한 산문이다.

편지는 제게 언제나 불멸처럼 느껴져요. 그것은 육체를 가진 친구 없이 마음만 홀로 있으니까요. 우리의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태도와 억양 덕분에, 혼자 걷는 생각에도 유령과 같은 힘이 깃드는 것 같아요-
-에밀리 디킨슨, 『결핍으로 달콤하게』에서

디킨슨이 “도전적 정신과 자유분방한 시적 상상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유한한 지상 세계의 필멸하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편지는 지상의 기쁨-
신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것

이것은 세상에 부치는 나의 편지
비록 답장은 받은 적 없지만-
상냥한 위엄으로 자연이 내게 들려준 소박한 소식-
저자

에밀리디킨슨

(EmilyDickinson,1830~1886)
19세기미국대표시인.매사추세츠애머스트에서세남매중둘째로태어났다.꽃과새,계절과같은구체적인소재에추상적인사고를연결하여실존적이고무거운주제들을응축된문장에담은간결한스타일로매우현대적이고독특한감각을보인다.
디킨슨에게시는영혼의호흡이었고편지는소통의창구였다.고전에심취했지만당대출판된책들도꾸준히읽었고,기독교신앙심이깊었지만청교도의경직성에반항적이었고,여러편집자들로부터출판을권유받았지만출간에회의적이었다.점차은둔자가된시인은집밖을나가지않으려고심지어아버지의장지에도따라가지않았다.
그러나독창적은유와기발한상상력,심오한철학적사유를담은그녀의시세계는온우주를품었다.『결핍으로달콤하게』는학창시절단짝들,문학상담을해준비평가,사랑하는연인등에게보내는편지들이다.이서간집은“시인의시세계를정의하는특징들을그대로간직하고”있어서마치한권의산문시로된자서전과도같다.

목차

1부어바이아루트에게
끊임없이탈주하는계절들
마운트홀리오크여학교
이위대한절망의굴레
조그만스승들
하지만나는집을떠나지않아
2부수전길버트에게
다시는외로워지지않을거야
우리만이유일한시인이지
수심에잠긴슬픈연둣빛
나는그냥희망만가질래
하지만나는불평하지않아
내게빈화폭이있었더라면
어떤총명함이여기서소멸했는가!
이시가더마음에들겠지!
이게더서늘한느낌일까
사랑은불멸하니까
네가가라앉지않도록
의식처럼혹은불멸처럼
아무도그리워하지않으려면
우리는느리게그신비를건너가지
태양의회고록
3부새뮤얼볼스에게
여름이멈추어있어요
당신의꽃은천국에서부터왔지요
제연필을부디용서해주세요
여전히간절한눈은
제게는친구가얼마없어요
당신에게말해야했던것들
고통의해협을통과하고있네
부족한것을걱정하지마세요
당신의목소리
친구는그자체로하나의국가예요
말문은막힌채
배반은결코당신을모릅니다
아버지의초상
소심함
아버지의기일에
가까우면서도,먼
믿는만큼의심하며
어떠한죽음도없네
4부홀랜드부인에게
새로운길들위에서
‘시간과분별력’에대해서
설거지까지하고있어요
인생은가장뛰어난비밀이죠
울타리가유일한피난처예요
안과의사에게탄원해주세요
가장의기양양한새
그의감옥은얼마나부드러운가
나의미인은날개가없네
위대한불멸
모든존재는그대안에존재하리라
각자가하나의세계였으니까
5부T.W.히긴슨에게
시가숨을쉰다고생각하신다면
선율처럼혹은마술처럼
제게는재판정이없어요
저는멈출수가없어요
저스스로는통치할수없어요
손해라는시험을견뎌야하네
버틸수없는감옥에서
클수록천천히자라나네
시간은통증을시험할뿐
편지는불멸입니다
셰익스피어가존재하는한
‘아버지’라고부르는우주
불멸의경험
사랑스럽게불경한것들
논리에의해방어될수없지만
그귀여운도망자의행로
바라는것조차두려워했던행복
시인이었던야곱
6부로드판사에게
사랑은애국자예요
내극한의항해의표시
천사같은말썽꾸러기여
가장반항적인단어
당신의황홀한단어들
결핍으로달콤하게
그작은즐거운신
그고통스러운달콤함
두려움이찾아온순간에
그보다더사랑스러운것은
애정이불만을갖지않도록
감정을휘몰아치게하는그말
서랍장에넣어놓은화약처럼
오늘밤당신의손에

작품에대하여:“편지는지상의기쁨”

출판사 서평

●‘초자연적인것’은그저‘자연스러운것’이정체를드러낸것일뿐!

에밀리디킨슨의편지들에는꽃과새,계절같은친근한소재에추상적인사고와실존적인주제들을응축된표현에담은간결한스타일로매우현대적이고독특한감각을보이는시적인문장들이넘실거린다.“디킨슨의편지들은시인의시세계를정의하는특징들을그대로간직하고있다는점에서흥미롭다.”

위대한시인이아닌가까운친구이자,삶의동반자,예술적동지,그리고애달픈연인으로서디킨슨이전하는조심스러운부탁이,안타까운고민이,따뜻한안부가,당돌한질문이,그윽한걱정이어느다정한이의속삭임처럼시공간을초월해지금,이곳에도달하고있었다.시인이신중하게골라쓴단어들에어린설렘과아쉬움의감정에서오히려묵묵한위로가전해졌고,때로는그저그사랑스러운편지를정성스레써나가는모습을옆에서조용히지켜보는것만으로도충분할것같았다.
-박서영,「작품에대하여」에서


로드판사
디킨슨의연인로드판사에게

히킨슨
오티스로드는시인의아버지의사상적동지였는데아내와사별한후에디킨슨과급격히가까워졌다.“제모든삶은(뺨은)열기로가득차요.당신의황홀한단어들-(넘실거리는말들)-이가까워지면.”디킨슨이로드판사에게보낸격정적인편지들은수신인측에서제공한것이아니라미발송의초고들이대부분이라절절한감정이고스란히담긴‘러브레터’가되었다.“공기는이탈리아만큼이나부드럽지만,그것이저를건드릴때면저는한숨과함께그것을내쳐버리죠.당신이아니니까요.”

디킨슨의문학적스승히긴슨에게
토머스히긴슨은디킨슨자신이먼저시적스승으로삼은인물이다.“‘초자연적인것’은그저‘자연스러운것’이정체를드러낸것일뿐이라고-”그에게는주로문학적관심사에대한주제가많다.“제관심은둘레에있어요-관습적인것이아닌,모르는것에대해.”“제가‘통제되지않는다’고생각하시죠-제게는재판정이없어요.”“클수록-천천히자라나네.”


홀랜드부인
디킨슨이속마음도얘기했던홀랜드부인에게
엘리자베스홀랜드는디킨슨과평생돈독한우정을맺은언론인이다.“가장소중한소유는가장덜소유한것에있답니다.”그녀에게는가장내밀한감정과평소의생각들을여과없이써내려갔다.“인생은가장뛰어난비밀!그비밀이유지되는한,우리는모두속삭여야만해요.”

새뮤얼볼스

디킨슨의조언자였던언론인볼스에게

수전길버트
《스프링필드리퍼블리컨》의발행자로서디킨슨이존경했던인물이다.“당신의목소리는우리모두의궁전이에요.‘가까우면서도,먼.’”내면의갈등과혼란을솔직히전한편지들이많다.“믿는만큼이나열렬하게-의심하며.”그러나은둔자시인의도전적이고역동적인정신을엿볼수있다.“도자기같은삶을사는누군가는모든것이잘되고있다고확인하고싶어하지요.부서진그릇더미속에서자신의희망을마주치지않기위해.”

디킨슨의오빠와결혼한친구수지에게
수지는은둔자시인이자기시를가장많이보여준문학동지다.“우리만이유일한시인이고나머지사람들은산문이라는상상에즐거워하는우리자신을위해.”학창시절에쓴편지에는문학소녀의싱그러움이느껴진다.“형태들은-고독함-그리고빛과그림자들,각각이하나의고독이지.”수지는동갑내기친구이자디킨슨의오빠와결혼한올케로서서로의삶을가장가까이에서지켜본사이다.그래서일상의위로와평소의생각이많이담겨있다.“사랑하는이들은 - 죽을수없어  -사랑은불멸하니까 -아니 - 사랑은신성하니까 -”

“그런데정오가되면그앙증맞은꽃들이웅장한태양앞에서괴로워하며고개를숙인단다.너는이목마른꽃송이들에게필요한게오로지이슬뿐이라고생각해?아니야.그꽃들은계속해서태양을향해울부짖고,불타오르는정오를갈망할거야.그것이그들을시들게하고,상처입힐지라도.그들은조용히견뎌냈어.”
-에밀리디킨슨,『결핍으로달콤하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