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것 (조남주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우리가 쓴 것 (조남주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14.26
Description
『82년생 김지영』 의 작가 조남주 첫 소설집
청소년에서 노년에 걸친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새롭게 보기 위한 다시 이야기하기, 다르게 이야기하기
조남주 작가의 첫 소설집 『우리가 쓴 것』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현재까지 27개국 25개 언어로 번역된 밀리언셀러 『82년생 김지영』이 1982년생을 중심으로 한 여성 서사였다면 『우리가 쓴 것』은 여든 살 노인부터 열세 살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들이 겪는 삶의 경험을 다시 읽고 다르게 읽는 확대된 여성 서사다. 여러 시간대에 속한 ‘김지영들’이 연결되며 존재하는 이 책의 첫 번째 이름이 『82년생 김지영』의 확장판이자 업데이트된 『82년생 김지영』이라 할 수 있는 이유다.

『우리가 쓴 것』은 「여자아이는 자라서」「가출」「현남 오빠에게」 등 8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각각의 작품은 가스라이팅, 불법촬영, 돌봄 노동, 가부장제, 여성 노년의 삶, 페미니즘 내 세대 갈등 등 그동안 여성의 삶을 이야기함에 있어 주요한 화두로 등장했던 문제들을 관통한다. 첨예하고 현재적인 갈등의 현장으로서 이 소설집은 『82년생 김지영』 이후 한국 사회의 젠더감수성이 넘어섰거나 넘어서진 못한 한계의 기록이기도 하다. 어디까지 왔고 무엇을 더 물어야 할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좌표 설정을 위한 지도. 이 책의 두 번째 이름일 것이다.

2012년에 발표된 단편소설 「미스 김은 알고 있다」와 올해 발표된 단편소설 「첫사랑 2020」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의 집필 시기에는 최대 10년이라는 간극이 있다. 이 책을 통해 10년 동안 조남주 작가가 경험한 사유와 감각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 작가의 탐색 과정은 개인의 역사에 그치지 않고 한 시대가 거친 정신의 경로를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와 사회는 상호 침투하며 서로를 변화시키는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 수록된 8편의 이야기를 조남주가 쓴 것이자 조남주를 통해 쓰인 것, 작가의 목소리이자 작가를 통해 발현된 사회의 목소리로 읽을 때, 이 책의 세 번째 이름은 다음과 같겠다. 우리가 쓴 것. 그리고 쓰지 않은 것.

페미니즘을 향한 독자들의 열망 아래 한국문학의 여성 서사는 비약적인 성취를 이루고 있다. 그 규모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아 더 의미 있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많은 독자들이 한국에서 출발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여성 서사를 읽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공유한다. 이는 2010년대 중반 이후 페미니즘 문학의 역사가 이전의 그것과 구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변화의 시작에 작가 조남주가 있다. 그러나 이번 소설집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는 조남주는 아는 작가 조남주가 아니라 아는 줄 알았던 작가 조남주일 것이다. 도래할 페미니즘을 누구보다 빨리 예감한 작가 조남주가 먼저 쓰는 작가일 뿐 아니라 마지막까지 쓰는 작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먼저 들여다보고 마지막 순간까지 들여다보는 작가 조남주는 다시 이야기함으로써 다르게 이야기하고 다르게 이야기함으로써 다시 이야기하는 우리 시대의 세헤라자드다. 지금 조남주를 읽는다는 것. 그것은 오래 들여다봄으로써 모호한 경계 위에 이름 붙여 주는 일에 동참하는 일이다. ‘김지영'이라는 고유명사가 모종의 대명사가 되었듯 아직 많은 이름들이 호명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발견은 ‘우리가 쓴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저자

조남주

1978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1년장편소설『귀를기울이면』으로문학동네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6년장편소설『고마네치를위하여』로황산벌청년문학상을,같은해출간된장편소설『82년생김지영』으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82년생김지영』은현재까지27개국25개언어로번역되었다.그외장편소설『사하맨션』과『귤의맛』이있다.

목차

매화나무아래7
오기47
가출81
미스김은알고있다117
현남오빠에게153
오로라의밤191
여자아이는자라서261
첫사랑2020301

작가의말
작품해설바느질하는시간,증식되는허스토리
_김미현(문학평론가·이화여대국문과교수)

출판사 서평

■자매애라는성좌
「매화나무아래」와「오로라의밤」은뭉클한자매애를보여주는소설이다.두작품모두노년의여성들이주인공으로등장한다.「매화나무아래」는문자그대로세자매의이야기다.죽고없는둘째언니를그리워하는한편치매에걸려요양원에서여생을보내고있는큰언니를가여운시선으로지켜보는막내인‘나’는언니들의죽음을겪으며비로소자신의죽음을인식한다.언니는“세상에태어난순간부터나와닮은모습으로내앞에있었던사람”이기때문이다.「오로라의밤」은남편의죽음이후시어머니와동거하는며느리의일상을조명한다.두사람은함께오로라를보기위한여행길에나서기도하며만족스러운생활을한다.서로에게더없이훌륭한파트너로서두사람의관계가지닌가능성을막고있는것은무엇이었을까.고부갈등이라는말이있을정도로불화의상징인수직적관계가수평적관계로재정의될때그중심에도자매애가있다.유독빛나는별들이연결되어이루어진성좌처럼자매애는외로존재하는여성들을이어준다.새로운이야기는그연결에서거듭태어난다.

■폭력에맞서는방법가운데
「현남오빠에게」와「여자아이는자라서」는가스라이팅,불법촬영등가시화되거나적발되기어려운폭력과함께그러한폭력을바라보는우리사회의인식을담고있는소설이다.「현남오빠에게」는오래사귄남자친구로부터받은청혼을거부하는여성이쓴편지형태의고발문이자이별통보서다.은밀하고지속적인방식으로이루어지는가스라이팅의실체와작동방식을보여주는이작품은내용의전개와함께두드러지는문체의변화가특히흥미롭다.폭력을인식하고맞서는과정을극적으로표현하고있는엔딩은작품발표당시화제가된장면이기도하다.「여자아이는자라서」는페미니스트삼대이야기다.고등학교에서벌어진불법촬영문제와그문제를대하는모녀의세대차이를전면적으로다루고있는이소설은마치페미니즘의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가나누는대화와도같다.서로를이해하지못한다고느끼는이들이같은통증을느끼는과정은연대의가능성에중요한실마리를던진다.

■오기(誤記)와오기(傲氣)
자전적성격을띠는「오기」는페미니즘소설을쓴이후대중의관심한가운데에선어느소설가가겪는고통을섬세하게표현하는작품이다.극중소설가는자신을향해극심한수준의악플을쏟아내는‘독자’와자신에게여성의고통을쓰고말할자격이있는지항의하는‘독자’와의관계에서곤란을겪는다.그런데쓰는존재로서의작가가어떤것도쓰지못한채고통스러운나날을보내는이유에악플러의존재는크지않다.작가를곤혹에빠뜨린사람은읽기를거부한채의도적오독을가하는‘독자’가아니라말할자격과쓸자격을물으며작가의진정성을의심하는‘독자’의존재다.다양한오기(誤記)들로부터작품을지키겠다는작가의오기(傲氣)또한담겨있는이소설은「82년생김지영」을마주한한국사회의모습을반사적으로비추는한편여성으로서겪은폭력적경험을말하는데에있어누구도자유로울수없고작가역시그러하다는사실을통해이시대의여성들이여전히안고있는치유되지못한상처를보여준다.『82년생김지영』에대한후일담소설이기도한「오기」는지난시간우리가쓴것들의역사를돌아보게한다.돌아본그곳엔쓰지않은것과쓰지못한것들의목록이행간을채우고있다.우리가쓸것의목록이라불러도좋을것이다.

□작품줄거리

「매화나무아래」큰언니는금주,둘째언니는은주,막내인‘나’는말녀.남편은다늙어웬개명이냐고비웃었지만남편의장례가끝나고‘나’가가장먼저한일은개명신청이다.‘나’의새로운이름은동주.큰언니는‘나’의원래이름이동주였던것처럼새이름을불러주었다.치매요양원에입원해여생을보내고있는큰언니를찾아가는‘나’의시선으로노년의자매애와나이들어가는여성노년의삶을바라본다.

「오기」페미니즘소설로대중의관심한가운데에선어느소설가가자신을괴롭히는악플러들의공격과여성의경험을소재로소설을쓰는데대한자격에항의를받으며이후의작업을이어나가는데겪는고통을섬세하게표현하는작품.보편성과당사자성을둘러싼페미니즘논쟁으로부터자신이경험한폭력을소설화하는창작의주체또한자유롭지못한현실을보여준다.

「미스김은알고있다」병원홍보대행사에서누구보다열심히,그리고가장바쁘게일하는미스김.하지만회사내에서자신의자리를얻지못한채쫓겨난미스김은회사를나가며정규직도아니고하는일도불분명하고월급을얼마나줄지도모르는자리에올정신나간인간이어디있겠냐고악담을퍼붓는다.하지만이력서는넘치게들어오고,그후임자가바로‘나’이며,이후회사에는알수없는이유로각종‘업무상차질’이빚어지기시작한다.

「가출」“내가살면얼마나더살겠니.이제라도내인생살고싶다.나를찾지마라.”성실한가장이었던72세의아버지가메모한장남겨놓고가출한다.아버지의가출이후대책을모의하기위해나머지가족이한자리에모이지만뾰족한수가있을리없다.한편시간이흐르며아버지의부재는가족에게,또한아버지자신에게묘한해방감을가져다주는데……

「현남오빠에게」남자친구에게이별을통보하는어느여성의목소리를통해연인관계에서발생하는가스라이팅의실체와작동방식을전면적으로다루고있는작품.10년넘게사귄연인에게이별을통고하는편지글이갑을관계처럼변해버린연인사이에존재하는권력과폭력문제를날카롭게고발한다.

「오로라의밤」오로라를보고싶다는꿈을이루기위해캐나다로향한시어머니와며느리의여행기.시어머니의아들이자며느리의남편이죽은뒤서로를의지하며살아온고부간의우정이시어머니와며느리의관계를재정립한다.가부장제아래에서수직적이었던상하관계가수평적인평등관계로새롭게만나며상호환대하는자매애의가능성을보여준다.

「여자아이는자라서」30여년전보수적인지방도시에서선구적으로가정폭력상담소를열었던엄마와대학에입학하자마자성폭력관련동아리를만들었던‘나’,그리고남학생들의성희롱문제를고발한딸의이야기가겹쳐지며여성문제에대한세대론적입장차이와여성운동의변화를그려보이는작품.

「첫사랑2020」코로나19를배경으로한나절소나기보다짧게끝나버린초등학생들의첫사랑을그린소설.무너진일상으로인해교육과보살핌의공백에방치되거나고립된아이들을염려하는작가의사려깊은시선이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