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없음 (장은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날짜 없음 (장은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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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장은진의 장편소설『날짜 없음』. 이상기후, 폭설, 재난, 그리고 마지막 하루. 종말에 대처하는 연인의 자세가 담겨 있다. 대개 종말소설에서는 재난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긴 여정을 떠나거나 험난한 생존 게임에 휘말리는 인물의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이 소설은 다르다. 재난에서 탈출하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연애가 더 중요한 연인의 이야기, 마지막까지 함께일 수 있다면 죽어도 좋은 그들의 모습은 "요컨대 ‘왜’ 떠나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

장은진

저자장은진은1976년광주에서태어났다.2004년《중앙일보》신인문학상을받으며등단했다.장편소설『아무도편지하지않다』로2009년문학동네작가상을수상했다.소설집『키친실험실』,『빈집을두드리다?』장편소설『아무도편지하지않다』,『앨리스의생활방식』,『그녀의집은어디인가』등이있다.

목차

목차
날짜없음7
작가의말262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1년째잿빛눈이내리는폐허의회색도시
고독한실험가장은진이선보이는
불안하고아늑한,차고따뜻한재난로맨스
세상은끝나가는데,사랑이시작됐다
이상기후,폭설,재난,그리고마지막하루
종말에대처하는연인의자세
장은진장편소설『날짜없음』이민음사‘오늘의젊은작가’시리즈로출간되었다.『날짜없음』은긴겨울이계속되는기이한재난을배경으로,모두가떠나버린텅빈도시에서살아가는연인의하루를다채로운감정과대화들로채워넣은장은진식고립형재난로맨스다.장은진의소설에...
1년째잿빛눈이내리는폐허의회색도시
고독한실험가장은진이선보이는
불안하고아늑한,차고따뜻한재난로맨스
세상은끝나가는데,사랑이시작됐다
이상기후,폭설,재난,그리고마지막하루
종말에대처하는연인의자세
장은진장편소설『날짜없음』이민음사‘오늘의젊은작가’시리즈로출간되었다.『날짜없음』은긴겨울이계속되는기이한재난을배경으로,모두가떠나버린텅빈도시에서살아가는연인의하루를다채로운감정과대화들로채워넣은장은진식고립형재난로맨스다.장은진의소설에는대부분혼자만의공간에고립된인물들이등장한다.타인과단절되고싶은동시에연결되고싶은욕망을그려내는것은장은진의특기다.대개종말소설에서는재난과치열한사투를벌이며긴여정을떠나거나험난한생존게임에휘말리는인물의이야기를보여준다.그러나장은진이주목하는이들은떠나지않고남은자들,‘하지않을것’을택한사람들이다.추위와공포를무릅쓰고도시를탈출하면더나은곳에도착할지도모른다거나먼저떠나보낸가족을만날수있다는사실보다,그들에겐지금하고있는연애가중요하다.미래에대한이젊은연인의태도는우리세대청년들이미래에대해지니는태도혹은가치관에대한거대한은유이기도하다.
■재난으로부터탈출하지않는종말소설
종말을예고하는혹한의재난,혹은종말이후의디스토피아적공간을그린소설에서주인공들은일반적으로극한의상황에서살아남기위해먼길을떠나고역경을이겨내야한다.이러한종말소설들과달리장은진의『날짜없음』은‘모험담’이아니다.『날짜없음』속도시에는1년동안겨울이계속되는이상기후가이어지고,이재난의끝에최후의날이도래한다는소문이돈다.마지막날이가까워지자거의모든사람들은행렬을이뤄도시를떠난다.사람들이떠난텅빈도시한켠에놓인작은컨테이너박스,그곳에는행렬을따라가지않고남기로약속한연인이있다.그들은떠난사람들을의심하고질문한다.종말이어떻게닥쳐오는지,이도시를떠나면종말을피할수있는지,떠난사람들은모두어디에있는지.요컨대‘왜’떠나야하는지.그리고이질문들은이제껏독자들이내심궁금해했지만종말소설들이묻지않았던질문이다.
■우리에게주어진마지막하루를어떻게보낼까?
그들은이제막사랑에빠진연인이다.아직해보지않은것,나누지않은이야기가너무많아떠나지않은그들은확신한다.여기아닌다른곳을찾아떠난연인이있다면그들은“서로에게들려줄새로운이야기가없”어서일것이라고말이다.“우리는절대로따라가지말아요.”거듭약속하는연인의결심은단호하다.끝나지않는폭설속에서얼마나오래버틸수있을지,그들에게는보장된미래가없다.이곳을떠난다면더나은곳을발견할수있는지에대한확신도없다.‘미래없음’과‘확신없음’사이에서그들은‘떠날이유없음’,함께남을것을택한다.그들은하루를1년처럼생생히감각하고기억하며보내려애쓴다.컨테이너박스바깥은회색눈에뒤덮인무채색의세상,영하의온도에얼어붙은무감각의세상이다.그러나연인이대피한컨테이너박스안은그들이나누는설렘과질투,신뢰와다툼같은다양한색채를띤감정과서로를더깊이껴안으려는감각들로채워져있다.마지막까지함께일수있다면죽어도좋은이들.소설은‘우리에게주어진마지막하루’를고민하는연인의밀고당기는하루를보여준다.
■고립된사람들이나누는느슨한연대
눈먼개와함께모텔을전전하며떠돌아다니는남자(『아무도편지하지않다』),스스로를감금시키고방안에서나오지않는여자(『앨리스의생활방식』)등장은진의전작은줄곧외롭고고독한사람들,혼자인동시에혼자이고싶지않은사람들에관심을기울이고있다.그들은줄곧혼자이지만,결국누군가와만난다.작가의중요한키워드인‘고립’와‘만남’은신작『날짜없음』에서그색채와의미를더욱짙게드러낸다.
연인의컨테이너박스는회색도시에서유일하게노란불빛을밝히고있는곳이다.일분일초가흘러가는것을생생히느끼는그와그녀의공간에,도시에얼마남지않은이웃들이방문한다.달라져버린현실을받아들이지않고매일가게문을여는분식집아주머니,재활용이의미없어진도시에서폐지를주우며돌아다니는할머니,끊임없이내리는유독한눈에부자가된우산장수,재난에도우울해지지않는당돌한고등학생,그리고남자의옛애인까지.재난으로인해각자고립된이들.
컨테이너박스에들른사람들은연인에게안부를묻고,자신의이야기를들려준다.신발을고치고커피를얻어마시거나곶감을나눠주기도한다.그리고다시각자의공간으로돌아간다.컨테이너박스를방문하는이웃사람들과의만남은스쳐가는듯짧다.모두에게마지막일지도모를하루.마지막일지도모를인사를하려폭설속을걸어찾아온이웃의태도는얼어붙은도시에서도따뜻한온도를품고있다.서로에게건네는이짧은인사는각자의이유로도시를떠나지않고마지막까지일상을지키려애쓰는고독한사람들의‘날짜없는’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