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들 (이혁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관리자들 (이혁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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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지우는 거,
자기 책임이라는 걸 아예 안 만드는 거.
걔들도 관리자거든. 뭘 좀 아는.”
『누운 배』 『사랑의 이해』의 작가 이혁진 신작 장편소설
‘현실논리’와 ‘상황논리’가 만들어 내는 부조리의 생산과
부조리 위에서 민낯을 드러내는 인간군상의 실체

이혁진 장편소설 『관리자들』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한겨례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누운배』와 후속작 『사랑의 이해』를 통해 회사로 대표되는 계급 사회와 그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 인물들의 다층적 욕망을 그려 내며 개성적인 색채를 보여 준 이혁진 작가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소설은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상황과 상황 논리 앞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타협하거나 타협하지 않는 인간 군상들의 면모다.

국도 옆으로 파 놓은 터에 관을 매립하는 일로 정신없는 인부들 사이, 좀처럼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름은 선길이다. 현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길은 현장 최고 관리자의 의지에 따라 멧돼지 보초병이라는 불가해한 임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며칠 밤을 새워도 멧돼지는 보이지 않고, 멧돼지를 지키던 선길의 모습도 더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는 여느 일터와 다를 바 없던 현장을 순식간에 갖은 병폐를 안고 있는 부조리한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무에서 유를 일구어 내는 공사 현장이자 누군가의 일상을 떠받치고 있는 삶의 현장인 동시에 은폐와 카르텔로 얼룩진 불의의 현장이기도 한 이곳은 도덕과 윤리가 고장난 죽음의 현장으로 기능하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어둠의 장소가 된다. ‘관리’의 이름으로 행사되는 힘의 의지와 힘에 기생하는 작은 인간들의 타협은 현실을 점점 더 왜곡시키고 급기야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관리자들』은 어느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참사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흔한 비극’이라는 점이 이 소설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비참함이자 불의라 부르게 한다.
저자

이혁진

2016년장편소설『누운배』로21회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데뷔했다.장편소설『누운배』『사랑의이해』가있다.

목차

관리자들7
작가의말193

출판사 서평

■흔한빌런
빌런은‘악당’을뜻하는말이지만‘빌런’의쓰임이악당을지칭하는데만사용되지는않는다.무언가에집착하거나특이한행동을하는이들을가리키는표현으로도‘빌런’이쓰이기때문이다.『관리자들』에등장하는‘관리자’들은두가지의미에서모두빌런이다.그들은원칙과질서보다자신의이해관계를중요하게생각하며,중요한그것을위해기꺼이타인을위험에빠뜨리거나위험에빠진타인을외면한다.그들은또타인을조종할수있는힘을행사하는데,그러면서자신의영향력을확인하는데집착한다.관리라는이름으로행해지는부조리는흔한빌런의전형적인부정이다.『관리자들』이불러낸평범한빌런이또한그들이다.

■작은영웅
힘을과시하고힘이있는쪽에붙어힘의조각이라도묻혀보고자하는사람들이있는반대쪽에는미련할만큼맡은바최선을다하는사람들이있다.그들은오직능력을키우기위해열심히일하고열심히일한결과비극의주인공이된다.포크레인기사인현경은멧돼지보초병으로일하다현장으로발령받은후활기를되찾아가던인부선길을안쓰러운한편뿌듯한시선으로바라본다.오직실력만을믿는현경에게현장에서벌어진일은충격으로다가오고,충격적인상황에서발견한부조리한사건들에대한확증이그로하여금타인을위해행동하게만든다.그에게서발현된선의를추동한것은무엇이었을까.『관리자들』이불러낸평범한영웅이또한그들이다.

■빌런과영웅사이
흔한빌런과작은영웅사이,평범한동조자들이자무심한목격자들이있다.이들은각자의자리에서자신의선택을한다.누군가는비겁하다할것이고누군가는현실적이라말할선택들앞에서누군가는실망하고누군가는안도한다.『관리자들』은끊임없이독자들에게묻는다.당신은어디에서있냐고,이런상황속에놓인다면당신은,어느곳에서있을거냐고.『관리자들』은조직내부에서의다양한갈등양상을조각내보여주지만그로써실체를드러내는것은끄떡도하지않는저높은조직이다.회사에서일하는개인에게어떤비극적인사건이발생해도회사는상처입지않는다.회사는꿋꿋하고꼿꼿하게건재한모습을유지한다.회사의건재함을위해희생되는것은무엇일까.가장먼저보이는것은힘없는사람들이지만가장나중에보이는것은비극이지나간자리,아무런상처도입지않은거대한조직이다.관리자들의관리자,궁극의관리자그것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