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쁜 일 - 오늘의 젊은 작가 37 (양장)

가장 나쁜 일 - 오늘의 젊은 작가 37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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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자들의 절박함을 담보로 진화하는 지능적, 조직적 범죄!
자본의 먹이 사슬에서 기형적으로 증식하는 어둠과 절망의 탈출구
김보현 장편소설 『가장 나쁜 일』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2011년 《자음과 모음》에 단편소설 「고니」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보현은 2013년 『올빼미 소년』으로, 2015년 『팽: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2017년 출간한 소설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은 개성 강한 ‘스포츠 좀비 성장물’로 김보현의 역량을 확인시켜 준 작품이었다. 펜싱 만년 4등인 학내 아웃사이더와 데뷔를 앞둔 아이돌 연습생에게 세상의 종말은 어떻게 같고 다를까. 희망이라는 것이 없는 사람과 희망에 기대 하루하루를 견디는 사람의 대비가 돋보이는 이 소설은 아이디어와 서사적 긴장감에 더해 깊이 있는 문제 의식이 균형을 이루며 특정 장르로 편입되거나 환원되지 않는 고유한 색깔과 무게를 지닌 김보현 소설의 매력을 가감 없이 보여 주었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 『가장 나쁜 일』은 그동안 김보현이 보여 주었던 매력들이 폭발하는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남편의 실종, 납치, 외도 및 살인 의혹, 자살 기도 등 이어질 사건을 한 발짝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급박하게 전개되는 충격 속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고 진실에 다가서는 정희와 아내의 자살 이후 남겨진 미스테리한 진실을 추적하는 철식의 연합 라인은 지금껏 존재한 적 없는 비극의 듀오이자 절망의 하모니다. 나쁜 일 뒤에 더 나쁜 일, 이윽고 가장 나쁜 일이 연쇄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물질주의와 물신주의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슬픔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다.

3년 전 아들을 떠나보낸 뒤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던 정희에게 또 한번 시련이 찾아온다. 남편 성훈이 실종된 것이다. 그것도 정희가 보는 앞에서. 황망함도 잠시, 한때 정신 나간 사람처럼 살았던 정희는 어느 때보다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 남편의 행방을 쫓는다. 한편 철식의 삶은 3년 전 아내가 한강에 투신한 날에 멈춰 있다. 인민군 장교 출신의 냉정한 성격이었던 철식은 누가 봐도 정신 나간 사람처럼 목격자와 타살의 증거를 찾아 헤맨다. 그러던 중 아내가 죽던 날 밤 현장에 의문의 남성 김성훈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정희와 철식의 추적이 한곳으로 모이며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이 드러나는데… 그러나 이들은 아직 모른다. 이것은 끝이 아니며, 가장 나쁜 일도 아니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일들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저자

김보현

2011년문예지《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에단편소설「고니」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3년『올빼미소년』으로,2015년『팽:내가죽어누워있을때』로‘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우수상을받았다.2017년장편소설『누군가이름을부른다면』을출간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정희의절망:“남편이이틀째연락이안돼요.”

정희는1092일전,46개월12일을산아들경준을잃었다.아이는2년넘게병원에있다세상을떠났다.죽음으로부터아들을지키지못했다는죄책감속에서살아가는시간이길어질수록정희와남편의관계역시멀어지고어색해진다.어두운사람을반기는조직은없다.불행한사람은조심스럽고부담스러운존재일뿐.살아가기위해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스스로를억누르며생활하는정희의마음은점점더병들어가고,병든정희에게는이제슬픔의기운이너무강하다.신경안정제에취해있는둔하고게으른여자,머릿속에들어찬건자기연민뿐으로,조금이라도복잡한생각을하면금세호흡을놓쳐버리는나약한인간.그러나남편의실종과이후남편과연관되어드러나는미스테리한정황들속에서드러나는건어둠속에서지내온사람특유의촉수와끈기다.정희는다른사람의말에쉽게낙담하지않고헤아릴길없는절망적상황속에서도가라앉지않는다.정희에게진실은두려움의대상이아니다.두려운건모르는진실을마음속에서키워나가며스스로를지옥에남겨두는것일뿐.

■철식의분노:“더나은인간이되는것을포기한것과더나쁜인간이된다는것은완전히다른문제였다.”

누군가철식을본다면무덤에서반쯤썩다나온사람이라할것이다.이승에서도저승에서도받아들여지지않아그경계어디쯤에서헤매고있는것같은남자.철식은북한의성실한군인이자당원이었다.그런그가왜하루아침에관리소의수감대상이되어야했는지에대해서는철식스스로도알지못한다.관리소를새로지으면서수감대상이필요했다는말도있고,새수령이정권을잡는과정에서그가선밖으로나온탓이라는말도있으나,어느쪽도명확한답은아니었다.태어나자마자부모님과함께수용소로이주한록혜는배고픔때문에쥐를잡아뼈까지씹어먹고죽은사람의옷을벗겨입으면서라도목숨을부지하는생활에서벗어나고자수용소를탈출했다.탈북에성공하고부부의연을맺은두사람은저쪽일은다잊고이쪽에서새삶을살고자한다.특히록혜는하루하도더빨리이땅에제대로뿌리를내리고인간답게살려고노력했다.그런록혜가자살이라니,더욱이함께있었던남자라니,철식은방향을잃은분노를‘그남자’를죽이는데모아보지만남자를만나자모든것은더혼란스러워진다.

■영호의꿈:“모든건마음먹기에달렸습니다.”

OECD국가중11년째자살률1위.영호는이경이로운통계와아버지의죽음,그리고아서밀러의희곡에서영감을얻어새로운꿈을꾸기시작한다.영호에게영감을준아름다운희곡『세일즈맨의죽음』은1949년발표됐다.이작품의주인공은영업사원으로,풍요의시대에는팔수있는것이넘쳐났으므로그의비즈니스도활황이었다.그러나풍요의시대가저물고불황의시대가오자더이상팔수있는것이사라지고그의가치도떨어져간다.더이상무엇도팔수없을때인간은자기자신마저팔고자하지만,그러자면상품화된자신을바라봐야한다.『세일즈맨의죽음』이발표된시점으로부터70년이지난지금,인간을상품화하는자본주의의잔인함은더정교하고잔혹하게‘진화’해가며절박한인간의목덜미를잡고있다.영호는그덜미를잡을수있는새로운방식들이생각날때마다흥분을감추지못한다.아서밀러가그린시대가‘세일즈맨의죽음’이라면김보현이그린현재는죽음을세일즈하는시대다.죽음의세일즈맨,영호의꿈이거기있다.

■줄거리
3년전아들을떠나보낸뒤우울증과신경쇠약에시달리던정희에게또한번시련이찾아온다.남편성훈이실종된것이다.그것도정희가보는앞에서.황망함도잠시,한때정신나간사람처럼살았던정희는어느때보다더높은집중력을발휘해남편의행방을쫓는다.한편철식의삶은3년전아내가한강에투신한날에멈춰있다.인민군장교출신의냉정한성격이었던철식은누가봐도정신나간사람처럼목격자와타살의증거를찾아헤맨다.그러던중아내가죽던날밤현장에의문의남성김성훈이있었음을알게되고,정희와철식의추적이한곳으로모이며감당할수없는진실이드러나는데…그러나이들은아직모른다.이것은끝이아니며,가장나쁜일도아니고,그렇게말할수있는일들은아직시작도되지않았다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