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삶이 ‘나’의 인생을 쓴다면 ‘나’는 그 삶에 대해 쓴다
불화하던 두 세계가 마침내 하나의 이야기로 번진다
불화하던 두 세계가 마침내 하나의 이야기로 번진다
민병훈 장편소설 『달력 뒤에 쓴 유서』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민병훈 작가는 2020년 출간된 소설집 『재구성』과 2022년 출간된 『겨울에 대한 감각』을 통해 죽음과 상실 등 인간 내면에서 자라는 근원적 어둠을 ‘언어’적으로 형상화한 이미지와 분위기만으로 전달하며 실존적인 헤맴을 그리는 일에 도전해 왔다. 멀리서 바라보고 윤곽을 파악하는 앎의 감각 대신 가까이 다가서며 잃어버리는 무지의 감각을 쌓아 올리는 그의 소설은 ‘언어라는 현실’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만나는 비현실적 체험을, 이른바 문학적인 경험을 독자들에게 선사해 주었다.
그러나 작가는 『달력 뒤에 쓴 유서』에 이르러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인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지난 소설들에 빠짐 없이 등장했던 죽음의 그림자가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구체적 사건으로 등장하며, 이는 작가의 자전적 경험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동안 외면하고 유예해 왔던 한 관점의 일대 변화를 의미하는 이번 소설이 지난 소설들에 대한 ‘다시 쓰기’인 동시에 지난 소설들과 ‘다르게 쓰기’를 보여 주는 작품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소설의 핵심에는 ‘사건’으로서의 죽음이 없다. 작가는 기억하는 행위와 쓰는 행위를 통해 작품의 집필 의도와 실제로 쓰이는 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의식과 무의식의 작용, 의도한 것과 의도되지 않은 결과의 작용을 날 것 그대로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는 소설적 글쓰기의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노출인 동시에 고통을 삼키는 인간 내면의 적나라한 노출이기도 하다.
인생은 때로 폭력적인 방식으로 우리 삶에 개입해 지금까지의 행로를 변형시킨다.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사건과 사고는 예고 없이 들이닥치며, 불쾌한 이 방문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나약한 인간은 불행에 제압되지만, 약하기만 하지 않은 인간은 그날을 회상하며 자기 인생을 쓰기 시작한다. 삶이 내 인생을 쓴다면, 나는 그 삶에 대해 쓴다. 과거를 향해 고되게 반복되는 질문을 받아쓰는 행위야말로 소설적 글쓰기의 본령이며, 또한 삶을 살아내는 인간의 본령일 것이다. ‘나’와 삶이 함께 쓴 결과물로서 『달력 뒤에 쓴 유서』는 상실과 회복이 반복되는 우리 인생의 치열하고도 우아한 순환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 줄거리
학창시절 자살한 아버지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는 그 시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상황을 해독하지 못한 채 성장해 소설가가 된다. 글 쓰는 삶을 후회하지 않는 한편, 좀처럼 자신의 소설에 만족하지 못하는 ‘나’는 지금까지 쓴 모든 글에 그 시절이 자리하고 있지만 어떤 글도 그 시절을 관통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업을 해결하려는 듯 이렇게 시작되는 글을 쓴다. “아버지는 오래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원하는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까. 완성된 소설이란 무엇일까. 과거를, 소설을, 마침내 세계를 직면하는 순간, 그가 쓴 글이 그를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작가는 『달력 뒤에 쓴 유서』에 이르러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인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지난 소설들에 빠짐 없이 등장했던 죽음의 그림자가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구체적 사건으로 등장하며, 이는 작가의 자전적 경험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동안 외면하고 유예해 왔던 한 관점의 일대 변화를 의미하는 이번 소설이 지난 소설들에 대한 ‘다시 쓰기’인 동시에 지난 소설들과 ‘다르게 쓰기’를 보여 주는 작품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소설의 핵심에는 ‘사건’으로서의 죽음이 없다. 작가는 기억하는 행위와 쓰는 행위를 통해 작품의 집필 의도와 실제로 쓰이는 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의식과 무의식의 작용, 의도한 것과 의도되지 않은 결과의 작용을 날 것 그대로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는 소설적 글쓰기의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노출인 동시에 고통을 삼키는 인간 내면의 적나라한 노출이기도 하다.
인생은 때로 폭력적인 방식으로 우리 삶에 개입해 지금까지의 행로를 변형시킨다.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사건과 사고는 예고 없이 들이닥치며, 불쾌한 이 방문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나약한 인간은 불행에 제압되지만, 약하기만 하지 않은 인간은 그날을 회상하며 자기 인생을 쓰기 시작한다. 삶이 내 인생을 쓴다면, 나는 그 삶에 대해 쓴다. 과거를 향해 고되게 반복되는 질문을 받아쓰는 행위야말로 소설적 글쓰기의 본령이며, 또한 삶을 살아내는 인간의 본령일 것이다. ‘나’와 삶이 함께 쓴 결과물로서 『달력 뒤에 쓴 유서』는 상실과 회복이 반복되는 우리 인생의 치열하고도 우아한 순환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 줄거리
학창시절 자살한 아버지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는 그 시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상황을 해독하지 못한 채 성장해 소설가가 된다. 글 쓰는 삶을 후회하지 않는 한편, 좀처럼 자신의 소설에 만족하지 못하는 ‘나’는 지금까지 쓴 모든 글에 그 시절이 자리하고 있지만 어떤 글도 그 시절을 관통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업을 해결하려는 듯 이렇게 시작되는 글을 쓴다. “아버지는 오래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원하는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까. 완성된 소설이란 무엇일까. 과거를, 소설을, 마침내 세계를 직면하는 순간, 그가 쓴 글이 그를 쓰기 시작한다.
달력 뒤에 쓴 유서 - 오늘의 젊은 작가 41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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