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찰란 피크닉 - 오늘의 젊은 작가 45 (양장)

아찰란 피크닉 - 오늘의 젊은 작가 45 (양장)

$15.01
Description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
다 그렇게 경쟁하는 거니까.”
회색 코트로도 온몸의 털을 숨길 수 없는 괴물, 아찰
아찰로 변하지 않기 위해 ‘종평’에 목숨 거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황폐한 마음에서 자라나는 또 다른 이름의 괴물들!
‘입시공화국’을 되비추는 살벌한 경쟁과 애틋한 모험의 판타지

오수완 장편소설 『아찰란 피크닉』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아찰란 피크닉』은 입시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에 대한 한 편의 우화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유치원부터 스펙을 쌓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그린다면 이 소설에서와 같은 디스토피아가 완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십 대들의 질투와 불안, 우정과 열정에서 비롯된 이야기는 무채색 디스토피아가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무슨 색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폭죽 같다.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는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어른들의 가치관을 내면화하며 경쟁에 과몰입해 있지만, 이들은 아직 어른은 아닌 탓이다. 2099년 이후 미래의 어느 시점, 1년의 절반은 먼지 경보가 발령되는 도시국가. 『아찰란 피크닉』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일곱 명의 아이들이 펼치는 인생을 건 입시형 탈출기다.
저자

오수완

저자:오수완
2010년장편소설『책사냥꾼을위한안내서』로중앙장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0년『도서관을떠나는책들을위하여』로세계문학상을수상했다.그외『족구의풍경』,『켄』,『지구인을위한축구교실』등의소설이있다.

목차


0아찰라7
1아란13
2요제56
3네즈91
4디본133
5카렐171
6히에203
7이투236
8피크닉267
작가의말363
추천의글366

출판사 서평

두려운곳,아찰라

아찰라의정식명칭은아찰라공화국.인구200만명의내륙도시국가로13개의자치구와특별자치구인헤임으로구성돼있다.아찰라공화국은몬스터타운인아찰의거리와상류층만이거주자격을얻는헤임으로사실상양분돼있다.헤임은피라미드로이뤄진쾌적한낙원이지만아찰의거리는먼지와어둠으로채워진지옥이다.장벽으로둘러싸인이도시의사람들은언젠가자신도아찰로변할거라는두려움속에서살아간다.몸속에종양이자라며아찰이되고,아찰이되면곧장격리되어아찰들만이사는곳으로간다.그곳에대해모르는사람이없지만그곳에대한얘기는공공연한비밀에부쳐진다.아찰라는두려운곳,벗어나야하는곳,그러나애잔한곳,벗어날수없는곳이기도하다.

회색코트를입은괴물,아찰

아찰라시민중아찰에대해모르는사람은없다.모두언젠가는아찰이될지모르기때문이다.자신이아니더라도가족,혹은친구중누군가는아찰이된다.아찰라의시민은언제나자신몸에있는종양의숫자를세며아찰이되는날을초조하게기다린다.누군가가언젠가는아찰이될거라는사실을모른척하는것도불가능하다.현관의옷걸이에사람숫자대로걸린회색코트를볼때마다아찰이되어그옷을입고집을떠나는자신의모습을상상할수밖에없기때문이다.아찰은사람의기억을가진괴물이다.그러나아이들은아찰이될것을두려워하면서도아찰에대한연민을품고있다.

오직공부만이,오직경쟁만이

아찰로변할지도모른다는두려움으로부터지배당하는삶에서벗어날수있는단한번의기회가있다.종평(종합적합도평가)1등급을받으면헤임으로갈수있기때문이다.아찰의거리에서벗어날수있고,따라서아찰이되지않을수있다.아이들은종평에목숨을건다.성적을잘받기위해극단적으로노력하는아이들의모습은기괴하면서도가엾다.성적은물론말투,외무,인성등모든것이평가대상이되는세상에서는친구가친구가아니고사랑도사랑이아니다.부모가부모가아니고자식이자식이아니듯.하지만어디에나그렇듯그들사이에도일탈적존재가있다.우정도있고,사랑도있다.

일곱명의아이들,일곱개의방황들

이소설은아찰라공화국에사는일곱명의소년과소녀의이야기다.아이들마다처한환경과상황,성적과꿈이다르다.마음은여리지만스스로를통제하는데에는가차없는종평3등아란,공부보단소설에더빠져있는요제,부모님의감시아래몰래몰래음악활동을이어가는네즈,완벽한스펙의종평1등디본,부모님이아찰이된후동생들을돌보는체육특기생카렐,화려한겉모습과달리어딘가가늘불안해보이는종평2등히에,자신이아찰로변하고있음을알게된이투……소설은종평마지막관문인피크닉이열리기까지열달의시간동안서서히고조되고뒤틀리며극단적인감정에몰리는아이들의심리적스펙트럼을섬세하게그린다.

아이들은어른을비추는거울

아이들이주인공인이소설에서어른은대체로무능력하고무책임하며부도덕하고불성실하다.어른의자리는실질적으로는부재한것이나다름없다.그렇게볼때이소설에는아이들만있고어른은없다고말할수도있을것이다.그러나아이들의고통과절망,선택과방황은곧어른들의절망과방황을되비춘다.아이들의가치관은어른들의그것과다르지않으므로,아이들의일그러진감정속에는어른들의왜곡된욕망들이자리한다.『아찰란피크닉』은아직사람으로남고자하는아이들을통해이미사람이기를포기한욕망들을드러낸다.

작가의변신

오수완작가는2010년『책사냥꾼을위한안내서』로제2회중앙장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0년『도서관을떠나는책들을위하여』로제16회세계문학상을수상했고장편소설『탐정은어디에』,『족구의풍경』,『켄』등을펴냈다.오수완작품을관통하는특징은지적인유희다.그러나이번소설을통해독자들은전혀다른색깔의작가오수완을발견할수있다.빈틈없이설계된‘아찰라공화국’에서여전한오수완을만나게되겠지만,눈앞에그려지는생생한이미지들과일상의표정에감추어진섬세한감정에대한포착들에서는완전히새로운오수완을만나게될것이다.

작가의말에서

아이는괴물에게여전히사람의마음이남아있음을믿는다.아이는말한다.우리는괴물이아니라사람이라고.그러니괴물이되지말라고.사람으로남아있어달라고.이소설은스스로괴물이되지않으려고,사람의마음을지키려고,괴물을사람으로되돌리려고세계에맞서싸우는이들의이야기다.주인공은아이들일수밖에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