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 (양장본 Hardcover)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햄스터가 사라진 지 나흘째
햄스터는 집으로 돌아올까?
…나쁜 녀석!

애정과 통제가 뒤엉켜 기묘하게 왜곡되는 돌봄의 민낯
양육과 훈육에 관해 우리가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도수영 장편소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은 2020년 문예지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모두의 안녕」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한 도수영의 첫 책으로, 집을 나간 뒤 행방이 묘연해진 햄스터와 사라진 햄스터를 찾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돌봄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소설이다.
햄스터와의 사연이 중심에 있지만,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활달하게 뻗어 나간다. 가족의 간병, 반려동물과의 일상, 부모의 자녀 양육, 교사의 학생 훈육 등 돌봄이란 행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든 보이지 않는 그늘이 낱낱이 드러난다. 특히 초등 교사로 15년 동안 재직한 적 있는 작가가 그간 교육 현장에서 느낀 돌봄의 왜곡된 실상이 지극히 소설적인 일탈과 지극히 사실적인 관찰의 절묘한 배합 속에서 특유의 호소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소설의 성격은 어두운 사회학적 보고서이기보다는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새로운 감각을 열어 주는 문학적 악보에 더 가깝다. 돌봄에 드리운 억압적 힘과 허상의 이미지가 독특한 상상력, 정교한 플롯, 장이 바뀔 때마다 과감하게 변신하며 작품 전체에 입체감을 더하는 문체 등 데뷔작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도전적이며 원숙한 매력을 동시에 뿜어낸다.
돌봄은 어느 누구만의 에피소드가 아니다. 누구나 삶의 전 생애에 걸쳐 때로는 돌봄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돌봄의 주체가 된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은 독자들의 머릿속에서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 돌봄’의 이미지를 깨 부순 뒤 작지도 않고 귀엽지도 않으며 통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진짜 돌봄의 이미지를 지어올릴 것이다.
저자

도수영

저자:도수영
2020년《실천문학》에단편소설「모두의안녕」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15년동안초등학교교사로재직했으며현재는소설쓰기에전념하고있다.

목차


1돌아온햄스터
2햄스터잠들다
3달려라햄스터
4작고귀엽고통제가능한
5골든

작가의말
작품해설_임지훈(문학평론가)
통제의욕망과불가능한충동의사이에서

출판사 서평

작고귀여운게최고

모두가작고귀여운것을선호한다.단,조건이있다.통제할수있어야한다는것이다.아무리보기에좋아도,깨물어주고싶을만큼사랑스러워도,통제할수없는존재앞에서느끼는것은애정에앞서미움과분노다.이소설은작고귀여운것들을사랑하되,자신의통제밖으로조금만벗어나도지금까지줬던사랑을모조리거두어들일수있는‘조건부돌봄’에관한이야기다.
그러나돌봄의목적은일방적시혜나의존적상태의고착화에있지않다.그보다는돌봄의받는상대가자립할수있도록돕는교육과훈육이핵심이다.그럼에도돌봄이의존과고립의동의어로취사선택되며교육과훈육의역할이사라져가는현상은만성적인문제로서한국사회를병들게한다.이소설은잘못유통되고있는‘돌봄’의의미와실행에경종을울린다.

햄스터3부작

『작고귀엽고통제가능한』은5편의연작소설로구성되었으나,각각의작품은정교하고드라마틱하게연결되어있다.큰주제안에느슨하게연결된여느연작소설과는차원이다르다.독자의시선을먼저사로잡는것은「돌아온햄스터」,「햄스터잠들다」,「달려라햄스터」,이른바햄스터3부작이다.이3편은돌봄에내재된권력관계를‘소설속소설’형식으로보여준다.주인공현수는편의점아르바이트로생계를유지하는소설가지망생이다.잃어버린동물에대한소설을쓰기위해글감을찾던현수는우연히햄스터를잃어버린여자혜원을만난다.혜원과가까워진현수는자신의집과는비교도안될만큼고급스러운혜원의아파트를부러워한다.그러던어느날자신의월세방보다그집의햄스터케이지가더좋다고생각하던현수는혜원의햄스터가‘된다’.
햄스터가된현수는안락한케이지생활이만족스러우면서도아직완성하지못한소설이자꾸눈에밟혀쓰던작품을이어간다.그러나혜원은그가쓴소설에분노하며햄스터가된현수에게자신이원하는대로소설을쓰라고강요한다.‘현수햄스터’가반항하자혜원은그간현수햄스터가누리던것들을빼앗는다.
현수는자신이원하는대로쓰고자하는욕망과계속해서달콤한돌봄을받고싶다는욕망사이에서갈등한다.현수는어떤소설을쓰게될까?그소설은어떤내용이어야할까?현수와혜원의이야기,현수가쓰는소설,이두개의현실이뒤섞이는이야기로이어지는‘햄스터3부작’은구체적인상황속에서돌봄의의미를비유적으로보여준다.

어느초등교사의진술,혹은절규

7년차초등교사로재직중인현수의사촌형이교실을찾아온아동학대조사관에게가르치는일에대해,아이들과그부모에대해진술한다.부모가원하는교육과교사가생각하는교육이어긋나고그갈등이곧장‘법적조치’단계로넘어가기십상인현재한국의교육시스템을보여주는이교사의진술은그동안억눌려왔던많은교사들의비망록처럼비장하고절망적이다.‘햄스터3부작’이주고받는권력관계속에서돌봄의작동방식을보여준다면,4장에서는한교사의진술을통해가르침을행하기힘든현실을생생하게증언한다.

징그럽고통제할수없는진실

초등학교4학년인미주는아버지와단둘이산다.엄마는어린동생을데리고오래전에집을나갔다.학교에가던미주는어미햄스터와갓낳은새끼들이들어있는상자를발견하고아빠몰래가져와키운다.햄스터를학교에데리고간미주는이웃에사는불량한형제에게햄스터를빼앗긴다.형제는아이특유의무심함으로햄스터를해부하고,햄스터를돌보는미주에게는점점더감당할수없는일들이벌어진다.그러나마냥‘작고귀엽고통제가능한’줄로만알았던범주에서벗어난햄스터를알게되면서미주는스스로선택하고행동하며자립의세계로한걸음나아간다.

저자의말

이이야기는수년전해봉이라는햄스터를만나면서시작되었다.내돌봄을극진히받던해봉이는어느날집안에서홀연히사라졌다.이작은아이가어디서무슨고생을하고있을지너무걱정이됐다.온집을다뒤졌지만결국해봉이는(당시엔)나타나지않았다.
서서히그런생각이들었다.해봉이는자립할준비를마치고씩씩하게집을나간것이아닐까.준비가안된건해봉이가아닌나였으며내가그아이를돌본게아니라그반대였다고.누군가를돌본다는것은어떤것일까.어떤것이어야할까.좁게는인생의어떤시기에,넓게는매순간돌봄을주고받는우리스스로에게묻고싶었다.또한돌봄의세계에서자립의세계로나아가야하는작고약한존재들을응원하는마음으로이소설을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