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서정시

고대 그리스 서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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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대 그리스 서정시 원문 최초 번역!
● 영원불멸의 신에서, 태어나고 죽는 인간에게로 눈을 돌리다
국내 최초로 원문에서 번역한 고대 그리스 대표 서정시 선집 『고대 그리스 서정시』가 민음사 세계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아르킬로스, 사포, 세모니데스, 히포낙스, 솔론, 아나크레온, 시모니데스, 테오그니스, 핀다로스 등등 열다섯 명 고대 그리스 대표 시인들의 서정시를 한 권에 담았다.
고대 그리스 서정시는 폴리스의 발전과 함께 형성되기 시작했던 ‘개인’에 대한 의식과 그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운율에 맞추어 표현하며 시작되었다.
헤시오도스, 호메로스 등이 신 혹은 신과 같은 형상의 영웅, 제왕, 귀족들,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한 전사를 칭송하던 신화와 서사시의 세계관에서, 개인의 일상적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서정시의 세계관으로 변화한 것이다.

최초의 서정시인이라고 불리는 아르킬로코스는 비록 방패를 내던지고 전장에서 도망쳤지만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고 크게 외치며, 영예롭게 전사할 것을 권하던 사회적 통념을 비웃는다.

방패 때문에 사이오이족의 누군 우쭐하겠지. 덤불 옆에
원친 않았지만 흠잡을 데 없는 무장을 버렸네.
그러나 내 몸을 구했네. 왜 방패를 염려하랴?
가져가라. 못지않은 것을 나는 다시 얻으리라.
ㅡ 아르킬로코스

사람들 가운데 누구라도 죽고 나면 존경도 명성도 얻지
못하리라. 차라리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삶의 은총을
좇으리라. 가장 나쁜 것은 언제나 죽은 사람의 몫이니.
ㅡ 아르킬로코스

최초의 여성 시인이자 플라톤으로부터 열 번째 ‘뮤즈’(예술의 여신)라고 불리었던 사포 역시, 당시 지고의 가치였던 전쟁의 승리보다도 아름다운 것은 자신이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이라고 노래하는 파격을 보여준다.

어떤 이들은 기병대가, 어떤 이들은 보병대가
어떤 이들은 함대가 검은 대지 위에서
가장 아름답다 하지만, 나는 사랑하는 이라
말하겠어요.
ㅡ 사포
저자

사포

지은이:아르킬로코스
  

지은이:사포
그리스레스보스섬에서귀족의딸로태어났다.최초의서정시인으로소녀들을위한학교를설립해노래,춤,시를가르쳤는데,사포에게배우기위해그리스와이오니아각지에서어린소녀들이몰려들었다고한다.사포는이성에대한사랑을노래한시를썼지만소녀들을대상으로도강렬한사랑의감정을진솔하게표현한연애시도썼다.플라톤은사포를두고세상에현존했던‘열번째뮤즈’라고칭송했으며,알렉산드리아학자들은서정시인아홉명가운데한사람에사포를포함시켰다.  

옮긴이:김남우
연세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서양고전학협동과정에서희랍서정시를공부했다.독일마인츠대학교에서로마서정시를공부했고,정암학당연구원으로서울대학교등에서희랍,로마문학을가르치고있다.키케로의『설득의정치』,『투스쿨룸대화』,에라스무스의『격언집』,『우신예찬』,토머스모어의『유토피아』,니체의『비극의탄생』,베르길리우스의『아이네이스』,호라티우스의『카르페디엠』등을번역했다.  

해설:황인숙
  

목차

1아르킬로코스
2칼리노스
3튀르타이오스
4알크만
5사포
6알카이오스
7세모니데스
8밈네르모스
9히포낙스
10솔론
11이뷔코스
12아나크레온
13시모니데스
14테오그니스
15핀다로스

작품에대하여:고대희랍의노래들(김남우)
추천의글:2500년이우주에서하루는될까(황인숙)

출판사 서평

고대그리스서정시원문최초번역!
“2500년이라는시간의간극에도불구하고인간정서의고갱이는변하지않는다.”─황인숙(시인)

●영원불멸의신에서,태어나고죽는인간에게로눈을돌리다

국내최초로원문에서번역한고대그리스대표서정시선집『고대그리스서정시』가민음사세계시인선으로출간되었다.아르킬로스,사포,세모니데스,히포낙스,솔론,아나크레온,시모니데스,테오그니스,핀다로스등등열다섯명고대그리스대표시인들의서정시를한권에담았다.

고대그리스서정시는폴리스의발전과함께형성되기시작했던‘개인’에대한의식과그개인의감정과생각을운율에맞추어표현하며시작되었다.헤시오도스,호메로스등이신혹은신과같은형상의영웅,제왕,귀족들,그리고전쟁에서승리한전사를칭송하던신화와서사시의세계관에서,개인의일상적감정과생각을표현하는서정시의세계관으로변화한것이다.

최초의서정시인이라고불리는아르킬로코스는비록방패를내던지고전장에서도망쳤지만가장중요한자기자신의목숨을구했다고크게외치며,영예롭게전사할것을권하던사회적통념을비웃는다.

방패때문에사이오이족의누군우쭐하겠지.덤불옆에
원친않았지만흠잡을데없는무장을버렸네.
그러나내몸을구했네.왜방패를염려하랴?
가져가라.못지않은것을나는다시얻으리라.
―아르킬로코스

사람들가운데누구라도죽고나면존경도명성도얻지
못하리라.차라리우리는살아있는동안삶의은총을
좇으리라.가장나쁜것은언제나죽은사람의몫이니.
―아르킬로코스

최초의여성시인이자플라톤으로부터열번째‘뮤즈’(예술의여신)라고불리었던사포역시,당시지고의가치였던전쟁의승리보다도아름다운것은자신이사랑에빠진한사람이라고노래하는파격을보여준다.

어떤이들은기병대가,어떤이들은보병대가
어떤이들은함대가검은대지위에서
가장아름답다하지만,나는사랑하는이라
말하겠어요.
―사포

●고대그리스에이미그원형이있었다
고대그리스서정시는당대그리스인들의마음과생활상을직접적으로보여주는만큼,현대사회에서벌어지고있는수많은일들의원형을시안에서찾을수있다.파혼한약혼자와그아버지를결국자살에까지이르게한아르킬로코스의악에받친저주와노골적인모욕의표현은근래온라인SNS에넘쳐나는악성루머와비방의기원을짐작케한다.

분명히알아라.네오불레는
다른놈이가져가라.
익을대로익어
처녀의꽃송이는시들었다.
예전에그녀에게있던우아함마저.
그녀는욕망을어쩌지못한다.
색정에미친여인,젊음의끝을보여준다.
지옥에나떨어져라.
―아르킬로코스

세모니데스가쓴여러여성의유형을늘어놓은시는소위‘여성혐오’의역사적인증거와같다.개와당나귀,족제비,암말,바닷물이나진흙등사물과동물의특성에빗대어여성을공격하는모습은‘된장녀’,‘김치녀’,‘맘충’등현대한국의여성혐오표현에서그리멀지않아보인다.

다른여인은바닷물로만들어져,양면성을가진다.
어떤날그녀는웃음을웃으며행복하다.
(...)
다른날에그녀는도저히참아줄수없고
도저히봐줄수없어왜냐하면성을내는데
새끼를지키는암캐같아가까이할수없다.
(...)
다른여자는족제비로만들어졌다.
이여인은예쁜데도고운데도없다.
(...)
다른여자는갈기가많은암말로만들어져
천하고지저분한일은남에게미루고
물레를돌리지도않고
―세모니데스

황인숙시인은추천의글에서사포의시를읽으며놀랍도록현대적인유머감각에감탄한다.한편,고대와현대라는시간의간극에도불구하고,같은여성시인으로서예민한눈초리로미심쩍은평가를꼬집는다.

내가누구로하여금다시
너를사랑하도록만들어야하는가?너에게
불의한자가누구냐,사포여
―사포

“이구절을쓰면서사포도킬킬웃었을것같다.‘내사랑을뿌리쳐?이런불의한자같으니라고!’문득아리송하다.플라톤이사포를‘제10의뮤즈’라일컬었다는데,사람한테인간이다다를수없는영역에있는뮤즈라했으니극찬이겠지만,‘여혐’발언같기도하다.뮤즈는시인에게영감을주는존재지,시인이아니지않은가.”―황인숙(시인)

●세월이흘러도변하지않는“인간정서의고갱이”
간간이유실된시행과작게조각난시편의모습은약2500년이라는그아스라한세월을가늠케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고대그리스의시인들이들려주는그들의감정과생각은현대인의그것과크게다르지않다.“하늘의별처럼막연하고묘연하기만했던고대그리스시인들”의명성과비교하자면순수해보일정도로솔직하고직접적인문장들은,생각보다쉽게시를즐길수있도록독자들을안내할것이다.

시인들은각각개성적목소리로,전쟁에참여하고,정치적입장을드러내고,운동경기의승리자를예찬하고,사랑하고,질투하고,실연에슬퍼하고,남을욕하고,조롱하고,복수심에이를갈고,가난을탄식하고,늙음을애달파하며,죽음을두려워하는당시그리스인들의마음을노래한다.분노,사랑,슬픔,욕망,공포,혐오,모욕감,복수심등날것의생생한감정이날뛰는시행에서,세월이흘러도변하지않는“인간정서의고갱이”를발견할수있다.

부는결코한번도,왜냐하면눈이멀었기에,
“히포낙스여,여기서른냥은전이있으니,받아라
그리고다른많은것도.”말하려나를결코
한번도찾아오지않았다.마음이잔인한부는.
―히포낙스

정신맑은사람들속에서술취한것은세련되지못한일.
술자리에서정신이맑은것도세련되지못한일.(……)
때때로탁자에서일어나라.배에굴복하지마라.
그런일은순간만을사는노예들에게나맡기라.
―테오그니스

나는백성에게넉넉할만큼의권한을주었다.
나는그들권한의일부를빼앗지도보태지도않았다.
사람들이보기에부유하기까지한권력자들에게,
나는그들에게마땅한것만을주었다.
나는양자에맞서내권한의방패를세워막았노니
정의에맞서그들가운데한쪽이승리하지못하게.
―솔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