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기본적인 송가)

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기본적인 송가)

$16.00
Description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가장 야심찬 시집
거장의 투명한 눈으로 노래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오마주
저자

파블로네루다

PabloNeruda,1904-1973
1904년칠레파랄에서태어났다.열살때부터시를쓰기시작했으며,한동네에살던시인가브리엘미스트랄의서재를드나들며재능을키웠다.청년시절매일두편이상의시를쓰며지냈고,1923년첫시집『황혼일기』를출간하여칠레문학계를뒤흔들었다.1924년소박한표현과내면세계를추구한연애시『스무편의사랑의시와한편의절망의노래』로국제적명성을얻었다.1927년외교관이되어지금의미얀마를시작으로여러아시아국가에서거주하였고,실존적고뇌를담은『지상의거처』를썼다.
1936년시인로르카의죽음과스페인내전을겪으며,사회의식을각성하고민중에대한애정을담은시를쓰기시작했다.스무살연상의두번째아내델리아델카릴의격려에힘입어정치활동에박차를가하였고,1945년노동자들의폭넓은지지로상원의원에당선되었으며,곧공산당에가입하였다.독재자곤살레스비델라의탄압으로도피와망명길에오르지만,이때위대한서사시『모두의노래』를탈고했다.그에게시는민중과‘소통의통로’였고,‘투쟁의밑거름’이되었으며,민중시인이라는별칭은가장자랑스럽게생각하는상이었다.1954년스탈린평화상을받았고,1971년노벨문학상을받았다.1973년네루다가지지했던아옌데정권이피노체트군사쿠데타로무너지고10여일후인9월23일세상을떠났다.

목차

보이지않는사람Elhombreinvisible
공기를기리는노래Odaalaire
엉겅퀴를기리는노래Odaalaalcachofa
기쁨을기리는노래Odaalaalegr?a
아메리카를기리는노래OdaalasAm?ricas
사랑을기리는노래Odaalamor
원자(原子)를기리는노래Odaal?tomo
칠레의새들을기리는노래OdaalasavesdeChile
붕장어수프를기리는노래Odaalcaldillodecongrio
땅에떨어진밤을기리는노래Odaaunacasta?aenelsuelo
양파를기리는노래Odaalacebolla
빛살을기리는노래Odaalaclaridad
구리를기리는노래Odaalcobre
비평을기리는노래Odaalacr?tica
앙헬크루차가를기리는노래Odaa?ngelCruchaga
행복한날을기리는노래Odaald?afeliz
건물을기리는노래Odaaledificio
에너지를기리는노래Odaalaenerg?a
질투를기리는노래Odaalaenvidia
희망을기리는노래Odaalaesperanza
대지의풍요를기리는노래Odaalafertilidaddelatierra
꽃을기리는노래Odaalaflor
푸른꽃을기리는노래Odaalaflorazul
불을기리는노래Odaalfuego
과테말라를기리는노래OdaaGuatemala
실을기리는노래Odaalhilo
소박한사람을기리는노래Odaalhombresencillo
불안을기리는노래Odaalaintranquilidad
겨울을기리는노래Odaalinvierno
실험실연구자를기리는노래Odaallaboratorista
레닌그라드를기리는노래OdaaLeningrado
책을기리는노래1OdaallibroI
책을기리는노래2OdaallibroII
비를기리는노래Odaalalluvia
목재를기리는노래Odaalamadera
말베니다꽃을기리는노래Odaalamalvenida
바다를기리는노래Odaalmar
탐조(探鳥)를기리는노래Odaamirarp?jaros
속삭임을기리는노래Odaalmurmullo
밤을기리는노래Odaalanoche
숫자를기리는노래Odaalosn?meros
가을을기리는노래Odaaloto?o
노란배딱새를기리는노래Odaalp?jarosofr?
빵을기리는노래Odaalpan
한쌍의연인을기리는노래Odaalapareja
지난날을기리는노래Odaalpasado
게으름을기리는노래Odaalapereza
가난을기리는노래Odaalapobreza
시를기리는노래Odaalapoes?a
민중시인들을기리는노래Odaalospoetaspopulares
봄을기리는노래Odaalaprimavera
한밤의시계를기리는노래Odaaunrelojenlanoche
리우데자네이루를기리는노래OdaaR?odeJaneiro
단순함을기리는노래Odaalasencillez
고독을기리는노래Odaalasoledad
셋째날을기리는노래Odaaltercerd?a
시간을기리는노래Odaaltiempo
대지를기리는노래Odaalatierra
토마토를기리는노래Odaaltomate
폭풍우를기리는노래Odaalatormenta
옷을기리는노래Odaaltraje
평온을기리는노래Odaalatranquilidad
슬픔을기리는노래Odaalatristeza
발파라이소를기리는노래OdaaValpara?so
세사르바예호를기리는노래OdaaC?sarVallejo
여름을기리는노래Odaalverano
삶을기리는노래Odaalavida
포도주를기리는노래Odaalvino

작가연보
작가에대하여:잉크보다피에더가까운시인
작품에대하여:일상에서시를길어올리다
추천의글:오직사랑을이유로

출판사 서평

●아침마다거장의손으로부터받아먹는빵과같은시

“우리시인들은낯선사람들과섞여살아야한다.그리하여낯선사람들이길거리에서,해변에서,낙엽속에서문득시를읊을수있어야한다.그럴때만우리는진정한시인이며시는살아남을수있다.”
─파블로네루다

대중과평단의사랑을동시에받은칠레의국민시인이자노벨문학상수상작가파블로네루다의대표시집『너를닫을때나는삶을연다:기본적인송가』(OdasElementales)가국내최초완역되어민음사세계시인선38번으로출간되었다.
네루다는굴곡진라틴아메리카와칠레현대사의주역중하나로서‘문학투사’이기도했으나,동시에문학비평가헤럴드블룸으로부터모든시대를통틀어서구의가장고전적인시인이라는평가도받은‘서정과순수’의시인이기도했다.평생2500여편이넘는시를남긴네루다는순수문학과참여문학,모더니즘과리얼리즘,주체와객체,역사와신화,부드러움과단호함의경계를가로지르는유연함으로자신의시에대한손쉬운일반화를거부하였다.이시집은분명하게민중의삶을향하면서도‘단순한언어의미학’으로높은예술성을달성한네루다후기시미학을가장잘보여주는대표작이다.

책이여,너를닫을때
나는삶을연다.
항구에서들려오는
간헐적인외침에
귀를기울인다.
구리잉곳이
모래밭을가로질러,
토코피야로내려간다.
밤이다.
섬들사이에서
우리의대양은
물고기들과함께고동친다.
내조국의
발과허벅지,
석회질의갈비뼈를만진다.
밤새도록물가에들러붙어있다가
기타가잠에서깨어나듯노래하며
하루의햇살과함께
아침을맞는다
―「책을기리는노래1」에서

네루다는지역일간지에신문에일주일에한번씩자신의시를연재하기로하면서,특이한조건을하나걸었다.바로문예면이아니라뉴스면에시를실어야한다는것이었다.이렇게연재되었던그의시는독자들의삶과호흡하며,몇년간인기리에연재되었다.네루다는시는모름지기모두가함께나누는빵같은것이되어야하며최고의시인은우리에게일용할빵을건네는사람이라고생각하였다.이런그의오랜시적신념이마침내가장적절한시의형태로구현된것이바로이송가시리즈다.민중주의를전면에내세우지않고도그가평생에걸쳐옹호해온가난한민중에의해폭넓게읽혔고,예술성과대중성을동시에달성했다는점에서거장의가장야심찬시집이라고할수있다.

가난한사람들의별이여,
고운종이에
싸인
요정대모여,
넌천체의씨앗처럼
영원하고,옹글고,순결하게
땅에서고개를내민다.
부엌칼이
널자를때
하나뿐인고통없는
눈물이솟는다.
넌괴롭히지않고도우리를울게했다.
―「양파를기리는노래」에서

●공기(aire)에서포도주(vino)까지,나를둘러싼모든것이시가된다
이책의시는알파벳순서대로정렬되어있다.공기(Aire)에서시작하여포도주(Vino)까지,네루다는자신을둘러싼모든것을시로썼다.이순서에는어떤위계도차별도없다.시인의투명한눈을통해옷과토마토,양파등의소박한일상사물에서부터기쁨과슬픔,질투와평온등의감정,아메리카라는땅과세사르바예호같은자신이사랑했던동료시인,여름과비,숫자,게으름등,그야말로세상의모든것이시가된다.

비가돌아왔다.
하늘에서돌아온것도
서쪽에서돌아온것도아니다.
나의유년기에서돌아왔다.
밤이열리자,천둥이
밤을뒤흔들고,소리가
고독을쓸어갔다,
그리고그때
비가도착했다,
나의유년기의
비가돌아왔다,
처음엔
성난
돌풍속에서,
나중에는
어느행성의
젖은
꼬리처럼,
비는
타닥타닥끝없이타닥타닥
끝없이
―「비를기리는노래」에서

짤막한시행은신문지면에싣기위해판형에맞춘것이지만,한편으로는내용과형식의일치를위한네루다의의도적선택이었다.'언어의미다스왕‘이라불렸던네루다의유려한솜씨로수수한진정성과강렬한서정,서사시적우아함이시집을가득채우고있다.

여기로들어오지마라.
이리로지나가지마라.
곧장가거라.
네우산을가지고
남쪽으로돌아가라,
뱀의이빨을가지고
북쪽으로돌아가라.
여기에는시인이살고있다.
슬픔은이문으로
들어올수없다.
―「슬픔을기리는노래」에서

네루다는서시(序詩)「보이지않는사람」에서분명한어조로자신의새로운시적자아를밝힌다.남과다르다는우월의식과교조주의,그리고내면으로침잠하는'내형제옛시인'에대한결별의선언은,과거자신의시를포함한기존의시에대한통렬한비판이다.이제'보이지않는사람'인'나'는피흘리며아파하고땀흘려노동하는모든이들인‘우리’다.‘나’는핍박받는민중의영웅적대변자가아니라,사람들의삶과그것을둘러싼세계의'기본적인것',친숙하고소박한사물들과추상적이고관념적인대상들을그대로전달하는투명한존재다.

나의삶을위해모든
삶을내게다오,
온세상의
모든고통을내게다오,
내가그고통을
희망으로바꾸리니.
내게다오,
모든기쁨을,
가장은밀한기쁨마저도,
그러지않으면달리
알려질길없으니.
난그것들을이야기해야하네,
하루하루의
투쟁을
내게다오,
그것들은나의노래이고,
그렇게우린모두다같이
어깨동무하고,
함께걸어가리니,
나의노래는모두가하나되게하는노래:
모든이들과함께부르는
보이지않는사람의노래.
─「보이지않는사람」에서

이시집은이데올로기적논란을비껴가며좌우를가리지않고대중독자의폭넓은공감을이끌어냈으나,공공의책무를지닌노동자로서의시인이라는정체성과사회주의리얼리즘을버린것은아니다.미국의군사적개입과경제적수탈을비판하고,여러정치적폭력에항거하는,색채가분명한시를찾아볼수있다.다만네루다는이러한시들역시정치적구호에서출발하는것이아니라,자연스럽게민중을향해흘러들수있도록근원적휴머니즘의시세계를구축해냈다.

산정의소나무들은
소곤거렸고,
모래나밀가루처럼
소박한민중은
난생처음,
얼굴을마주보고
희망을맛볼수있었다.
과테말라여,
오늘너를노래한다,
오늘과거의불행을
그리고너의희망을노래한다.
너의아름다움을노래한다.
그러나내사랑이너를
지켜주었으면좋겠다.
─「과테말라를기리는노래」에서

●‘송가’라는고상한(또는영웅적)형식으로‘소박한’(또는낮은)것을노래하는파격

쿵,하고밤떨어지는소리를들을수있는것도어쩌면밤자신뿐이다.그럼에도사랑의낙하는허무하지않다.오히려그것은땅에묻힌후에야“오래고도새로운차원을열게될”새로운밤나무가된다.여기서네루다가생각하는사랑의본질이나타난다.그에게사랑이란‘매혹당함’이자동시에상대를향하여‘자기를던짐’이다.
─김상혁(시인),추천의글에서

송가(Ode,Oda)는고대그리스시인핀다로스에의해그원형이확립된서정시의형식이다.핀다로스는당대그리스세계에서가장성대했던네개의스포츠제전(올륌피아,네메아,퓌티아,이스트미아)의승리자들을영웅으로격상시켜,엄숙한주제와품위있는문체,웅장한합창시의형식으로칭송하였다.고대그리스이후로도,송가라는형식은추상적인개념이나시대,권력자혹은영웅의고귀함을찬미하는웅장한장시의전통을이어왔다.그러나네루다는지금껏송가의대상이된적없는,혹은진지한'시'의주제도된적없던아주소박한보통의것들을주제로선정하고이를송가라불렀다.이로써시의엄숙함과권위를탈피하는한편일상은숭고의차원으로격상되는사건이일어난다.

넌쿵하고
땅에
부딪혔지만,
그러나
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다,
풀은
계속산들거렸고,늙은
밤나무는온숲의
입인양속살댔다,
붉은가을의이파리하나떨어졌고,
시간은땅위에서
계속꿋꿋이일했다.

한낱
한톨의씨앗이기에
―「땅에떨어진밤을기리는노래」에서

원자폭탄이투하되었던전쟁의기억이멀지않은냉전의한복판에서,땅에떨어지는밤한톨과갓끓인붕장어수프가시인에게심오한시적영감을주는것은자못감동적이다.‘기본적’이라는표현은주제와형식뿐만아니라그자신의시적기원으로돌아간다는뜻까지담고있다.“연필에침을묻히며태양과흑판,시계혹은인간가족에대한글짓기숙제를시작하는소년의그것”이바로이시집의출발점이다.

너의뿌리들이모여들어
꽃과잎을펼칠순간을
기다리며.

깃발처럼
하늘에서펄럭인다,
산과바다뿐만
아니라세상의가장작은구멍,
지친농부의강렬한
눈,
잠에빠진
인간입의
검은산호마저
메울때까지.
―「밤을기리는노래」에서

●1973년시작하여가장긴생명력을이어온문학시리즈!

“탄광촌에서초등학교교사를할때
세계시인선을읽으면서상상력을키웠다.”―최승호시인
“세계시인선을읽으며어른이됐고,시인이됐다.”―허연시인

[민음사세계시인선]은1973년시작하여반세기동안새로운자극으로국내시문학의바탕을마련함으로써,한국문단과민음사를대표하는가장중요한문학총서가되었다.1970-1980년대에는시인들뿐만아니라한국독자들도모더니즘의세례를적극적으로받아들였다.때로는부러움으로,때로는경쟁의대상으로,때로는경이에차서,우리독자는낯선번역어에도불구하고새로움과언어실험에흠뻑빠져들었다.이러한시문학르네상스에박차를가한것이바로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1966년창립이후한국문학의힘과세련된인문학,그리고고전소설의깊이를선보이며종합출판사로성장했다.특히민음사가한국문단에기여하며문학출판사로발돋움하는계기가바로‘세계시인선’과‘오늘의시인총서’였다.1973년12월이백과두보의작품을실은『당시선』,폴발레리의『해변의묘지』,라이너마리아릴케의『검은고양이』,로버트프로스트의『불과얼음』네권으로시작한세계시인선은박맹호회장이고김현선생에게건넨제안에서비롯되었다.

“우리가보는외국시인의시집이라는게대부분일본판을중역한것들이라서제대로번역이된건지신뢰가안가네.현이(김현)를포함한주변사람들이대부분프랑스나독일에다녀온이들아닌가.원본을함께실어놓고한글번역을옆에나란히배치하면신뢰가높아지지않을까.제대로번역한시집을내볼생각이없는가?”

대부분번역이일본어중역이던시절,원문과함께제대로된원전번역을시작함으로써세계시인선은우리나라번역수준을한단계높이는데기여하게되었다.당시독자와언론에서는이런찬사가이어졌다.“우리나라에서는처음있는일이요,또책임있는출판사의책임있는일이라이제는안심하고세계시인선을구할수있게되었다.”

이처럼세계시인선은문청들이“상상력의벽에막힐때마다세계적수준의현대성”을맛볼수있게해준영혼의양식이었다.특히지금한국의중견시인들에게세계시인선탐독은예술가로서성장하는밑바탕이었다.문화는외부의접촉을독창적으로수용할때더욱발전한다.그렇게우리독자들은우리시뿐만아니라세계적인시성들과조우했고,그속에서건강하고독창적인우리시인들이자라났다.

하지만한국독서시장이그렇게시의시대를맞이할수있었던것은시문학전통이깊은한국인의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