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살아 있는 존재 (반양장)

끝까지 살아 있는 존재 (반양장)

$14.00
Description
“현대 서정시와 러시아 서사시 전통 모두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한림원,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19세기 러시아가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를 길러 준 러시아를 파스테르나크에게서 발견했다.” -알베르 카뮈
저자

보리스파스테르나크

(БорисПастернак,1890~1960)
화가아버지와피아니스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예술가집안에서자라며음악을공부했지만이후모스크바대학교법학과에입학했다.철학을공부하기위해역사문헌학부로전과했으며,문학에심취했다.1913년에첫시집『구름속의쌍둥이』를비롯하여『장벽을넘어』,『삶은나의누이』,『주제와변주』,『제2의탄생』,『날이갤때』등을펴냈고,러시아가낳은20세기위대한서정시인으로자리잡았다.
파스테르나크의유일한소설작품『닥터지바고』는1957년10여년의탈고끝에발표되었는데.출간직후부터베스트셀러가되며해외에서도화제가되었다.이듬해에파스테르나크는노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되었으나,작품이사회주의혁명에부정적인입장을취하고있다는이유로추방의위협에직면하여수상을거절할수밖에없었다.2년뒤폐암으로세상을떠났다.

목차

1부첫시절Начальнаяпора
2월.잉크를꺼내놓고울때다!
февраль.Достатьчернилиплакать!..15
화로가구릿빛재를뿌리듯
Какбронзовойзолойжаровень...16
역Вокзал17
베네치아Венеция19

2부장벽을넘어Поверхбарьеров
영혼(오,기억이떠오른다면해방된노예여인)
Душа23
사람들과다르게,매주그런게아니라
Некаклюди,нееженедельно...24
봄(싹들이,끈끈하게부풀어오른양초찌꺼기가얼마나많이)
Весна25
7월의뇌우Июльскаягроза26
비갠후Последождя28
즉흥곡Импровизация30
마르부르크Марбург31

3부나의누이인삶Сестрамоя-жизнь
악마에대한기억에부쳐ПамятиДемона39
이시에관하여Проэтистихи41
파스테르나크초상화
나의누이인삶이오늘도봄비에넘쳐흐르다가
Сестрамоя-жизньисегоднявразливе...43
울고있는정원Плачущийсад45
미신때문에Изсуеверья47
조심!Нетрогать49
노를놓고Сложавесла50
봄비Весеннийдождь51
영어수업Урокианглийского53
시의정의Определениепоэзии55
영혼의정의Определениедуши56
창조의정의Определениетворчества57
우리의뇌우Нашагроза58
참새언덕Воробьевыгоры61
사랑하는사람이여,네게무엇이더필요한가?
Meinliebchen,waswillstdunochmehr?63
초원Степь66
무더운밤Душнаяночь69
더욱더무더운새벽Ещеболеедушныйрассвет71
무치카프Мучкап73
집에서Усебядома74
영원히순간적인뇌우Грозамоментальнаянавек76
사랑하는사람이여,끔찍하다!시인이사랑할때는
Любимая?жуть!Когдалюбитпоэт...77
말들을떨구자Давайронятьслова79
추신Послесловие82

4부주제와변주Темыивариации
별들이질주했다.곶들이바다에서몸을씻었다.
Мчалисьзвезды.Вморемылисьмысы...87
그렇게될수도,달리될수도있다
Можетстатьсятак,можетиначе...88
1919년1월Январь1919года91
나를막아봐,해봐.와,토리첼리의공허안에든수은같이
Помешаймне,попробуй.Приди,покусисьпотушить...
93
실망했어?백조의레퀴엠에맞춰우리가
Разочаровалась?Тыдумала?вмиренам...94
전율하는피아노가입술에서거품을핥아낼것이다
Рояльдрожашийпенусгубоближет...95
그렇게시작한다.2년쯤Такначинают.Годавдва...96
우리는적다.아마우리는
Насмало.Нас,можетбыть,трое...98
촛불을끈거리에서Косыхкартин,летящихливмя...99
그럴지어다Дабудет100
봄,백양나무가깜짝놀란
Весна,ясулицы,гдетопольудивлен...102
시Поэзия103
수수께끼의은밀한손톱이여길거닐었다
Здесьпрошелсязагадкитаинственныйноготь...105

5부제2의탄생Второерождение
물결Волны109
여름Лето119
안달하지마,울지마,바닥난힘을
Неволнуйся,неплачь,нетруди...122
다른여인들을향한사랑은힘겨운십자가
Любитьиных-тяжелыйкрест...124
계속눈,또눈,참으면그만이지
Всёснегдаснег,-терпииточка...125
죽음의안개Мертвецкаямгла127
황혼외에는아무도Никогонебудетвдоме...129
너는여기있다,우리는한대기속에있다
Тыздесь,мыввоздухеодном...131
무대에설준비를했을때
О,зналбыя,чтотакбывает...133
모든시대에이리저리꽁무니빼던
Когдаяустаюотпустозвонства...134
4월30일봄날은
Весеннийденьтридцатогоапреля...136
백년하고도몇년,어제가아니다
Столетьеслишним-невчера...138

6부이른기차를타고Нараннихпоездах
그가일어선다.세기들.겔라티수도원
Гелаты.Онвстает.Bека.Гелаты...143
여름날Летнийдень145
소나무Сосны147
거짓경보Ложнаятревога150
서리Иней152
도시Город154
이른기차를타고Нараннихпоездах156
다시봄Опятьвесна159
개똥지빠귀Дрозды161

7부유리지바고의시СтихотворенияЮрияЖиваго
햄릿Гамлет165
3월Март166
수난주간에НаСтрастной167
백야Белаяночь171
봄의진창길Весенняяраспутица173
해명Объяснение175
도시의여름Летовгороде178
바람Ветер180
홉Хмель181
바비예레토Бабьелето182
혼례Свадьба184
가을Осень187
옛이야기Сказка189
8월Август195
겨울밤Зимняяночь198
이별Разлука200
만남Свидание203
성탄의별Рождественскаязвезда206
새벽Рассвет211
기적Чудо213
대지Земля215
나쁜날들Дурныедни218
막달레나1Магдалина1220
막달레나2Магдалина2222
겟세마네동산Гефсиманскийсад224

8부날이갤때Когдаразгуляется
모든것에서나는Вовсеммнехочетсядойти...231
유명해지는건꼴사납다.
Бытьзнаменитымнекрасиво...234
영혼(내영혼,내세계에속한)Душа236
무제(無題)Безназвания238
변화Перемена240
7월Июль242
날이갤때Когдаразгуляется244
가을숲Осеннийлес246
첫서리Заморозки248
황금가을Золотаяосень249
밤Ночь251
지평선이불길하고급작스럽다
Зловещгоризонтивнезапен...254
길Дорога256
병원에서Вбольнице258
음악Музыка261
공백후에Послеперерыва263
첫눈Первыйснег265
눈이온다Снегидет267
눈보라가그친후Послевьюги269
모두이루어졌다Всесбылось271
폭풍이지나간후Послегрозы273
노벨상Нобелевскаяпремия275
넓은세상Божиймир276
유일무이한날들Единственныедни278

주(註)281
작가연보287
작품에대하여:“모든것에서나는본질에다다르고싶다”(최종술)297

출판사 서평

●러시아가낳은20세기최고의서정시인!

보리스파스테르나크의시세계를담은『끝까지살아있는존재』가‘세계시인선’45번으로출간되었다.단한권의소설『닥터지바고』로널리알려졌으나,파스테르나크는소설가이전에시인으로서러시아20세기시문학사에서가장중요한서정시인이다.초기에시집『첫시절』부터파스테르나크를러시아의대표시인으로자리잡게한『나의누이인삶』,그리고『닥터지바고』에부록으로실린『유리지바고의시』를포함한8권의시집에서발췌한시들이수록되어있다.
유명한화가였던아버지와피아니스트였던어머니아래에서예술가적기질을타고난파스테르나크는유년시절음악으로예술세계에입문했다.하지만고향마르부르크에서첫사랑에게청혼했다가거절당한후,파스테르나크는감정의격동을겪고날카로워진감각으로실존을느끼게되었다.이때의경험은파스테르나크를시인으로재탄생시켰고,시인은당시의심정과통찰을「마르부르크」에고백하고있다.

나는벌벌떨었다.나는불붙었다꺼졌다.
나는바들바들떨었다.나는방금청혼했다.
하지만늦었다.나는겁먹었다.거절당한나.
그녀의눈물은얼마나가슴아픈가!나는성자보다
축복받았다.

나는광장으로나섰다.나는다시태어난사람으로
여겨질수있었다.사소한것하나하나다
살아서나를아랑곳않고
작별의의미속에서일어서고있었다.
-「마르부르크」,『끝까지살아있는존재』에서

새로워진시각으로시를써내려가던시인은1917년러시아2월혁명을맞이하면서러시아의자유로운시대정신에도취되었다.이후파스테르나크는개인적체험보다역사적체험,혁명의의미,인간과자연의관계등거시적주제를시로풀어내며시세계를확장했다.

●모든것에서시를발견한'무경계'의시인

파스테르나크는인간과자연의긴밀한관계성에주목한시인이다.인간과자연의정신적교감을노래하며생명과삶의환희를노래했다.자연을의인화하여묘사하기도하고,인간역시자연을통해그렸다.이러한시도는인간과자연을상호의틀안에가두고자한것이아니라자연과인간사이의경계를무너뜨리고자함이었다.파스테르나크의시안에서인간과자연은동등한관계속에서우주적통합을이룬다.

초원이우리를판단케하고밤이결정짓도록하자.
그렇지,그렇지않다면어찌태초에
앵앵대는모깃소리가떠가고,작은개미들이기어가고,
엉겅퀴들이얼굴을내밀고양말에달라붙어댔겠어?

사랑하는사람아,그것들을덮어!눈이멀거야!
온초원이타락이전같다.
전부평화에감싸였고,전부낙하산같다.
전부솟구치는환영이다!
-「초원」,『끝까지살아있는존재』에서

파스테르나크는인간과자연의경계뿐아니라존재하는모든것이유기적관계를맺고있다는것을보이려했다.이는파스테르나크가시를두고“이것은급격하게가득찬호각소리,이것은으스러진얼음조각들이깨지는소리,이것은잎을얼리는밤,이것은두나이팅게일의결투”라고말한것과도일맥상통한다.사소하고세세한것,처음목격되는세계의아름다움에서시를발견한시인은시가모든것에녹아있다고생각했다.이러한‘합일’의태도는시에대한고정관념을깨뜨리고‘시적인것’과‘산문적인것’의전통적경계를뛰어넘어파스테르나크가시세계를확장하도록만들었다.

●내적망명시인,삶전부를창작에바치다

러시아혁명기에살았던파스테르나크는동시대작가들과마찬가지로끊임없는사상적검열에시달려야했다.특히『닥터지바고』의파급력,서정시를새로운수준으로올려놓은작가적영향력으로노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되었지만정치적압력때문에거절해야만했다.그럼에도파스테르나크는조국을끝까지사랑했고,창작을멈추지않았다.민중의이상으로일구어낸혁명이불러온잔혹성에의문을품었지만,조국을떠나지않고러시아에서창작활동을이어나갔다.

창작의목적은자신을내어주는것,
찬사가아니다,성공이아니다.
아무의미도없이모두의입술에
오르내리는건수치다.

참칭하지않고살아야한다.
광활한대지의사랑을
결국자신에게끌게,미래의부름을
듣게살아야한다.

전생애의장소와장을
난외에표시하며
종이사이가아니라운명속에
공백을남겨야한다.
-「유명해지는건꼴사납다.」,『끝까지살아있는존재』에서

파스테르나크는사회와역사속에서‘내적망명’을한작가였다.혁명에바치는서사시와산문들을썼고,특히산문에서는소비에트정권에대한의견도가감없이피력했다.죄없는동료들이정치의희생양이되는모습을지켜봐야했고,시인본인도정치적공격에서자유롭지못했다.가족은망명했지만시인은생의마지막까지조국에남아삶과사회주의,혁명의관계를진지하게사색하며작품속에녹여냈다.파스테르나크는“나는이제죽을것이다.그러나내삶은남을것이다.”라는말을남기고세상을떠났다.냉혹한현실속에서도삶과생명을찬미했던파스테르나크의시는코로나19시대에우울감과불안감을겪고있는우리에게도희망의메시지를던진다.

●1973년시작하여가장긴생명력을이어온최고의문학시리즈!

“탄광촌에서초등학교교사를할때세계시인선을읽으면서상상력을키웠다.”-최승호
“세계시인선을읽으며어른이됐고,시인이됐다.”-허연

〈민음사세계시인선〉은1973년시작하여반세기동안새로운자극으로국내시문학의바탕을마련함으로써,한국문단과민음사를대표하는가장중요한문학총서가되었다.1970-1980년대에는시인들뿐만아니라한국독자들도모더니즘의세례를적극적으로받아들였다.때로는부러움으로,때로는경쟁의대상으로,때로는경이에차서,우리독자는낯선번역어에도불구하고새로움과언어실험에흠뻑빠져들었다.이러한시문학르네상스에박차를가한것이바로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1966년창립이후한국문학의힘과세련된인문학,그리고고전소설의깊이를선보이며종합출판사로성장했다.특히민음사가한국문단에기여하며문학출판사로발돋움하는계기가바로‘세계시인선’과‘오늘의시인총서’였다.1973년12월이백과두보의작품을실은『당시선』,폴발레리의『해변의묘지』,라이너마리아릴케의『검은고양이』,로버트프로스트의『불과얼음』네권으로시작한세계시인선은박맹호회장이김현선생에게건넨제안에서비롯되었다.“우리가보는외국시인의시집이라는게대부분일본판을중역한것들이라서제대로번역이된건지신뢰가안가네.”

대부분번역이일본어중역이던시절,원문과함께제대로된원전번역을시작함으로써세계시인선은우리나라번역수준을한단계높이는데기여하게되었다.당시독자와언론에서는이런찬사가이어졌다.“우리나라에서는처음있는일이요,또책임있는출판사의책임있는일이라이제는안심하고세계시인선을구할수있게되었다.”
이처럼세계시인선은문청들이“상상력의벽에막힐때마다세계적수준의현대성”을맛볼수있게해준영혼의양식이었다.특히지금한국의중견시인들에게세계시인선탐독은예술가로서성장하는밑바탕이었다.문화는외부의접촉을독창적으로수용할때더욱발전한다.그렇게우리독자들은우리시뿐만아니라세계적인시성들과조우했고,그속에서건강하고독창적인우리시인들이자라났다.

하지만한국독서시장이그렇게시의시대를맞이할수있었던것은시문학전통이깊은한국인의DNA에잠재된자신감이아니었을까?이러한토대에서자라난시문학은또한번의르네상스를맞이했다.국내출판역사에서시집이몇권씩한꺼번에종합베스트셀러랭킹에자리를차지하는것은이례적인현상이다.속도가점점더빨라지는세상을향해보다더인상적인메시지를던져야만하는현대인에게생략과압축의미로강렬한이미지를발산하면서도감동과깊이까지숨어있는시는점점더매력적으로다가오고있다.그씨앗을심어왔던세계시인선이지금까지의독자호응에감사하는마음으로,새시대에필요한새로운고전을다시만들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