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업

창작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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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1973년 시작하여 반세기 동안 새로운 자극으로 국내 시문학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문단과 민음사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학 총서가 되었다. [민음사 세계시인선] 제49권 [창작 수업]은 찰스 부코스키가 노년에 출간했던 시집이다. 죽음과 시간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담겨 있고, 초기 시와 달리 사색적인 색채를 더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내뱉는 말들에 담긴 아픈 의미들을 끄집어내면서도 특유의 유머로 승화해 낸다.
저자

찰스부코스키

(CharlesBukowski,1920~1994)

“염세적이면서동시에친근한,공격적이고천박하면서도
동시에은밀하고예민한”―《뉴요커》

20세기미국문단에서가장영향력을끼친시인이자소설가.미군아버지와독일인어머니사이에서출생하여로스앤젤레스에서성장했는데,아버지의잦은구타로인한고통을덜기위해열세살때부터술을마셨다고한다.스무살전후로엄청난독서가였고,오랫동안하급노동자로일하며미국전역을유랑했다.심각한궤양으로죽음의문턱에서생환한후인서른다섯살에시를쓰기시작했다.우체국직원으로일하면서틈틈이시와칼럼을잡지와신문에발표했다.1969년마흔아홉살에비로소‘블랙스패로프레스’의제안을받아전업작가의길을걷게되었다.일흔세살의나이에백혈병으로사망할때까지,평생예순권이넘는소설과시집,평론을발표했다.
이가운데시집은사후출판까지포함하여서른세권에이른다.시인이영향을받은선배작가들중에는이백과두보,헨리밀러,D.H.로렌스,도스토예프스키,알베르카뮈,크누트함순,어니스트헤밍웨이등이있으며,대중문화에서는영화감독장뤼크고다르,마르코페레리,록밴드‘레드핫칠리페퍼스’등의사랑을받았다.그리고미국에서그의책들은서점에서가장많이도난당하고있다고한다.

목차

1부황금검처럼들이치는햇빛에승산은높아
진다
연예산업
암흑과얼음
대질주
작은카페
수건
IBM앞에앉아서
내친구부처님
인터뷰
섬?한시간
외계인들
충격요법
막간
철벅철벅
어스름
지팡이와바구니를든셀린
더도말고덜도말고
길잃은자,간절한자
악당
불행제조기
가까이있어안보이는거라네
거렁뱅이들
늙은경마꾼
출전시간
때때로
풍선
모르는사람
그들과우리
운은숙녀가아니었다
편집자
피하고잊기
경마장스케치
전직아이돌
불볕더위는
궁색했지만비는넉넉했지
죄와벌
군인,그의아내,놈팡이
보나파르트의후퇴
타이어펑크
휴화산
창작수업
서늘한검은공기
자칼들

2부장미그늘아래공룡들아,우리는
면도하다베이다
괜찮은일거리
맨끝자리
내삼촌잭
멈추는자리
컴퓨터로쓴첫시
로시니,모차르트,쇼스타코비치
유감천만
대가
숙취
그들은어디에나있다
전쟁
바보
이런반론
헤밍웨이도이러지는않았다
새삼놀라운일
뉴올리언스의청춘
벅의지옥살이
사자왕찰스
짙은구름사이로
코르사주
클래식음악과나
교통수단
배신감
전소(全燒)
한마디
눈속의달을쏘다
니르바나
초대
타순
열린캔버스
장미그늘아래

작가에대하여:부코스키는하나의현상이다

출판사 서평

●가장성숙한찰스부코스키를만난다!

“위대한시를쓰는것이쉬워보일수있다는점,
이것이부코스키의뛰어난재능이다.”―《가디언》

시인이노년에마지막으로출간한대표작『THELASTNIGHTOFTHEEARTHPOEMS』이『망할놈의예술을한답시고』와『창작수업』두권으로출간되었다.민음사세계시인선리스트에『사랑은지옥에서온개』,『위대한작가가되는법』을포함하여찰스부코스키의시집이4권포함되게되었다.죽음과시간에대한고민이많이담겨있고,초기시와달리사색적인색채를더느낄수있다.하지만일상에서내뱉는말들에담긴아픈의미들을끄집어내면서도특유의유머로승화해낸다.

노시인은죽음앞에서도결코지나온삶을미화하진않는다.“하지만나이는/우리의행적이다.”라면서‘노년’이라는주제를말랑하게만다루고있지않다.작가에게죽음은인간보편의경험이자생명력에힘을부여하는중요한주제이기때문이다.“거기윗동네는/진짜멋진/별천지.(…)거기도/여느/사람들처럼/먹고/마시고/죽음에/봉사하는게/전부이긴/하지만.”

그렇게못생긴남자가
그렇게여자가많은건
처음봐.
게다가질투도심해.
누가자기여자를쳐다보기만
해도주먹을휘둘러.

그리고술에쩔어헛소리를
해대고노래를부르지.
그런데이거알아?그남자
시인이야.

가자고,문병하러
주먹을부르는그
늙다리!
―「구경거리」,『망할놈의예술을한답시고』에서

일흔의나이에“작가의벽에부딪힌”시인은그래도“난아직/운이좋아./작가의벽에부딪혔다는/글이라도쓰는게/아예못쓰는것보다는/낫잖아.”라며삶을긍정한다.왜냐하면시인에게글쓰기는삶을살게하는가장큰가치이기때문이다.“글쓰기는내게/젊음의샘/나의창녀/나의사랑/나의도박이었다.”

●거장이뒤돌아보는작가지망생의삶!

”술집과홍등가의시인이자,과도함과광기의제단을
숭배하는낭만주의적예지자“―《뉴욕타임스》

고달픈막노동일을전전하다마흔아홉살에전업작가가될수있었던부코스키는오랜세월반복적으로거절당하는경험을인내해야했다.“배를곯고살때도/나는출판사의거절통지에개의치않았다./편집자들이참멍청하구나/생각하고는/계속글을쓰고또/썼다./그래도그렇게행동으로거절해주니/다행이라생각했다.최악은텅빈/우편함이었다.”

오랜무명시절은시인에게삶속으로더들어가는계기이자동시에끊임없이작가적상상력을공급받는귀한시간이었다.”새파란애송이시절/내삶은술집과도서관으로양분돼있었다./그외에는일상을어떻게꾸려갔는지모르겠다./그쪽으론별신경을쓰지않았다./책이나술이있으면다른생각은나지않았다./바보들은자신의파라다이스를/만드는법이다.“그렇게시인의낮과밤은완전히양분되었었다.”술집에서는/왈짜를자처해물건을부수고/사내들과싸움을벌였다.“하지만”도서관에서는달랐다.이방에서저방으로조용히“돌아다녔다.그리고유명한시인이되고나서도여전히그의낮과밤은완전히달랐다.

시인은작가지망생이느끼는서러운감정들을통쾌하게발산하기도한다.“문학보다문학평론가라는자들이더좋았다./참으로밥맛떨어지는그자들은/세련된언어를동원해아름다운방식으로/다른평론가와작가를등신취급했고/나는그덕에기운이났다.”

마음이약해지거나기대를한적이
있었다면
거절한편집자를한번
만나보고싶은
정도랄까.
(…)

알다시피
눈에보이는거라고는
나를변변찮다말하는
종이한장뿐이라면
편집자를
신의반열에오른
존재로생각하기
십상이다.

망할놈의예술을한답시고
배를곯을때는
지옥은닫힌문이다
가끔문열쇠구멍으로
그너머가얼핏
보이는.
젊든늙었든,선량하든악하든
작가만큼
서서히힘겹게죽어가는것은
없다.
―「지옥은닫힌문이다」,『망할놈의예술을한답시고』에서

또처음컴퓨터로시를쓸때의심경을이렇게고백한다.“이제나도제대로망조가든걸까?/이기계는나를/술도여자도가난도어쩌지못한나를/끝장내려나?”작가에게글은생명이다.시인은자신을“위로위로헤엄쳐보지만/옆으로/하강하는/밤의/지옥물고기”같은존재로느끼면서도“함순을생각한다./글쓸시간을벌기위해/자기살을먹었던/그를.”그의글쓰기열망은치열하지만,작품에서작가로서의삶은서늘하게승화된다.

“가족이니일이니
항상방해물이
있었어.
하지만지금은
집을팔아버리고
이큰원룸을구했지,보다시피
공간과빛이있는방이야.
내평생처음창작할공간과시간이
생긴거야.”
아니야,이양반아.
창작의지만있다면
창작은
하루열여섯시간탄광일을해도
애셋을데리고
단칸방에서
정부보조금으로
살아도
몸과마음이
일부망가져도
눈이멀어도
절름발이가되어도
―「공기와빛과시간과공간」,『망할놈의예술을한답시고』에서

결국생존작가로서미국과유럽에서가장유명한시인이되었지만,그는“뉴올리언스의쥐들”이아직도떠오른다고한다.“작가가되려고인내해야했던것들”은비참한삶을연상시킨다.

피골이상접해어깨뼈로빵도자를
정도였는데자를빵이있어야
말이지……
그와중에도종이에
끄적이고또
끄적였다.
―「작가」,『망할놈의예술을한답시고』에서

”기이하고영웅적인남자들의이야기“를쓴잭런던,”음울하고시적인작품“을쓴유진오닐등곳곳에서시인이사랑한작가들에대한애정을느낄수있다.하지만고통을먹고살았던시인의눈에현대문학계에서는”잔디는너무파릇하고책은너무따분하고/삶은목마름에/죽어간다.“

작가지망생시절의비참한현실을창작으로승화한시들가운데하나가「전당포는」이라는시다.“어려운시절전당포는나를도와주었다./달리방법이없을때전당포가있어서/얼마나좋았는지모른다./검은커튼이쳐진부스는/뭔가를포기하고더간절한것을/얻는/신기방기한/성소(聖所)다.”그렇게기나긴고통의시간을통과한시인은시를이렇게정의한다.“헤아릴수없는절망불만환멸을겪어야나오는것이한줌의좋은시.”라고.

●하류인생의계관시인이남긴현대시학!

“야생마같은과도한존재감을표현하는데있어
한결같이저널리즘의무표정한내러티브로접근하는방식이
바로그의시에육중한아이러니를덧입힌다.“―《인디펜던트》

부코스키도대학에서창작수업을들은적이있지만,”아무쓸모가없다.“고말한다.그런데이러한단순화를단지정규과정에대한아웃사이더의반박으로읽는다면작품을축소시키는꼴이될것이다.그것은가능성을제한하는완고함,창의력을고갈시키는규정방식등에거부감을느끼는예술가의예민한촉수일것이다.

나는유죄다,대학에서한번
그걸들었으니.
거기서가장먼저깨달은것은
(…)
이런식으로는절대창의성을
판단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작가가되려면
이건하고
저건하지말라는
교수의조언은
아주애매모호하고평균적인얘기일뿐
(…)
―「창작수업」,『창작수업』에서

부코스키는어떻게그고된무명시절을견뎌냈을까?김동훈고전학자는부코스키에게서는작가로서의강박을찾기힘들다고말한다.하지만부코스키도처음부터그러한강박을아무렇지않게이겨낼수있었던건아닐것이다.

작가가되려면무엇이필요할까?당신은아마도꽤나유명한작가들을부러워하여자신과끊임없이비교할것이고,원고마감시간에쫓겨평범한일상생활을신경질적으로멀리할것이다.더욱이위대한작가가되어야한다는조급증에시달린다면,당신은갖은수단을동원해현실을철저히차단하고최적화된글쓰기공간을확보하려들것이다.그런점에서위대한작가는현실적응불능자가된다.하지만찰스부코스키에게서는이런강박을찾기힘들다.(…)위대한작가가되기위해서는먼저비교강박과현실도피강박,그리고시간강박에서벗어날것.강박의원인은대중의인기와예술적작품을갈망하기때문이다.
―김동훈,『브랜드인문학』에서

가식에대한거부감은시인으로하여금점잔과구속을벗어던지게하고,부르주아의식에대한반감은기성제도에대한풍자로이어진다.하지만”진실한것들“에대한의구심은진실을향한시인의강한갈망이기도하다.”재능이라곤/쥐뿔도없는자들이/칭송을받는/현실.//바보들은또/번번이/속는/현실.“

내가e.e.커밍스를좋아하는이유는
그가
말에서
신성함을쪽빼고
매력과도박을가미해
똥밭을돌파하는
시를
우리에게주었기때문이다.
(…)
―「대가」,『창작수업』에서

진리를추구하는작가의창작태도는명확하다.철저하게일상의삶에뿌리박아야한다는신념,그리고그것은알맹이없는형식만으로는불가능하다는확신이다.그래서”능수능란한글이지만/형편없는허술함,부자연스러운/구멍이있“는글을경계한다,”수명을재촉하는원고“이므로.”뜬구름잡는소리“는”지나가는풍경처럼따분하고지루“하다고말하는시인은구체적인에피소드에자기철학을담는다.

새길을찾아보고
한길만파보고
지옥행계단을걷고
소실점을다시설정하고
다른방망이를써보고
다른자세를취해보고
식단과걸음걸이를바꾸고
시스템을조정하고
한물간꿈에매달리고
기계를우아하고신중히
몰고
꽃이건네는말을
알아듣고
거북이의큰고통을
이해했다면
(…)
불을끈후한번
기다려보시게.
―「장미그늘아래」,『창작수업』에서

상아탑이아닌치열한삶의현장에서보여준작가의강인한생명력은삶을미화하지않으면서도긍정하는힘에있다.그는”우리의이기심,우리의비통함에도/삶은아직여기있다.“고긍정한다.이것은지옥같은기나긴삶의터널을지나성공한작가가내린결론이다.

정말궁금하다,삶이아직여기있는지.
그세월을거쳐우리의오류와우리의미약함
우리의탐욕으로점철된구렁텅이를거치고도
아직있는지.
(…)
이제다시녀석앞에앉아녀석을팬다.나는살살치지
않는다,팬다.패는소리를듣고싶다.녀석이재주부리는걸
보고싶다.녀석은최악의여자들과최악의남자들과
최악의일터에서나를구해주었다.
악몽을맨정신으로바꿔주었고
바닥을기던나를사랑해주었고실제의나보다
더훌륭한사람으로느끼게끔
해주었다.
(…)
―「서늘한검은공기」,『창작수업』에서

●1973년시작하여가장긴생명력을이어온문학시리즈!

“탄광촌에서초등학교교사를할때
세계시인선을읽으면서상상력을키웠다.”―최승호시인
“세계시인선을읽으며어른이됐고,시인이됐다.”―허연시인
“나에게세계시인선은시가지닌고유한넋을
폭넓고진지하게성찰할수있는기회였다.”―김경주시인

<민음사세계시인선>은1973년시작하여반세기동안새로운자극으로국내시문학의바탕을마련함으로써,한국문단과민음사를대표하는가장중요한문학총서가되었다.1970-1980년대에는시인들뿐만아니라한국독자들도모더니즘의세례를적극적으로받아들였다.때로는부러움으로,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