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게더듬거리는말로
인간의가슴은듣고있지
허무에대해-
세계를새롭게하는
힘인‘허무’-
-에밀리디킨슨,「소박하게더듬거리는말로」
‘시인들의시인’이라불리는페르난두페소아는철학을가장시적으로담아냈다는평가를받는다.70개가넘는이명(異名)을사용하여각기다른문학적자아를창조했으며,그중이명들의스승이자페소아가“유일한자연시인”이라고칭한알베르투카에이루,그리스철학을애호하는리카르두레이스의시가필사책에실려있다.
생각한다는건
바람이세지고,비가더내릴것같을때
비맞고다니는일처럼번거로운것.
내게는야망도욕망도없다.
시인이되는건나의야망이아니다.
그건내가홀로있는방식.
-페르난두페소아,「양떼를지키는사람」중에서
제임스조이스,프란츠카프카와함께20세기현대문학을연마르셀프루스트는필생의대작『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로공쿠르상을수상했다.필사책에는그단초가된산문시집『시간의빛깔을한몽상』중자연과심리묘사가유연하게,음악적으로표현된시를발췌하였다.
욕망은영광보다더우리를도취시킨다.욕망은모든것을아름답게꽃피우지만,일단소유하게되면모든게시들해진다.마찬가지로자신의삶을꿈꾸는것이현실에서의삶보다더낫다.되새김질하는짐승의우매하고산만한꿈처럼,어둡고무거워신비감이나명확성이떨어질지라도꿈은좋은것.삶자체가어차피꿈꾸는것이긴하지만말이다.
-마르셀프루스트,「꿈으로서의삶」중에서
19세기영국의대표낭만주의시인조지고든바이런은젊음과열정,모험을대표하는시인으로,「차일드해럴드의순례」가대표작으로꼽힌다.그중특히바이런의낭만적,영웅적면모가드러난시들을필사책에실었다.
자,나의작은배여,너와더불어
어서가자,거친바다를가로질러
다시고향만아니라면
어느나라로날싣고가든상관없다.
오너라,어서오너라,검푸른파도여,
이윽고그파도내눈길에서사라질때
오너라사막도동굴도.
고향이여,잘있거라!
-조지고든바이런,「이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