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 : 글이 태어나는 시간 - 읽는 시간 1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 : 글이 태어나는 시간 - 읽는 시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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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를 읽는다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다!
● 실패하고 좌절해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은 영미 시를 우리말로 옮기고 우리 시를 영어로 번역해 온 정은귀 교수가 읽고 쓰는 ‘삶에 대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좌절 앞에서도 유유히 나아가는” 것이며, 내 안에 있는 두려움과 아직도 싸우는 여정이지만 “절망이 오히려 아름다워지는 순간”을 경험하는 일이며, 비로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러고 보니 시는 매일 넘어지는 제게 툭툭 털고 일어나라고 새로 시작하는 어떤 힘을 주었네요. 어떤 당혹, 어떤 슬픔, 어떤 위태와 어떤 불안을 시를 읽으며 건넜네요. 제가 시를 오롯이 짝사랑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순간순간 시가 저를 사랑했네요. 시가 제게 걸음마를 가르쳤네요. 시가 제게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선물했네요.
-정은귀,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시인이 겪은 역경들이 글이라는 창작 활동으로 승화될 때 그들의 아픔은 오히려 독자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 낸다. 마찬가지로 그런 시를 읽는 우리 또한 상처에 매몰되지 않고 아픈 경험을 지혜로 승화시켜 소중한 삶의 재료로 만들어 내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부제 “글이 태어나는 시간”은 단지 작가들이 시를 쓰는 시간만이 아니라 독자가 자기 삶을 새롭게 해석하고 정의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시를 쓰는 일도, 글을 읽는 일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 삶도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입니다. (…) 꽃이 피는 시간은 긴 인내 후에 갑작스럽게 도달하는 어떤 깨달음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다가 문득 환하게 피어 우리 눈을 놀라게 하는 붉은 한 송이 꽃. 글 또한 밤을 새고 말을 고르는 인내의 시간을 지나 어느 순간 자기 자리를 찾아 드러납니다.
-정은귀,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저자

정은귀

한국외국어대학교영미문학문화학과교수,산문작가,번역가.시를통과한느낌과사유를나누기위해매일쓰고매일걷는다.때로말이사람을살리기도한다는것과시가그말의뿌리가될수있다는것을믿으며공부길을걷는중이다.산문집『딸기따러가자』(2022),『바람이부는시간』(2019)이있고,우리시를영어로옮겨알리고영미시를우리말로옮겨알리는일에도정성을쏟고있다.기념비적인여성시인앤섹스턴의『밤엔더용감하지』,의사-시인윌리엄칼로스윌리엄스의『패터슨』,『꽃의연약함이공간을관통한다』,아름다운영시를구사한크리스티나로세티의『고블린도깨비시장』,2020년노벨문학상을수상한루이즈글릭의『야생붓꽃』,『신실하고고결한밤』,『아베르노』등을번역했고,심보선의『슬픔이없는십오초(FifteenSecondsWithoutSorrow)』,이성복의『아,입이없는것들(Ah,MouthlessThings)』,강은교의『바리연가집(Bari’sLoveSong)』,그리고한국의근현대시인44명의시를모은『TheColorsofDawn:TwentiethCenturyKoreanPoetry』를영어로출간했다.힘들고고적한삶의길에서시가나침반이되고벗이되고힘이되기를바란다.

목차


매일시를기다립니다

1부그래도
‘그래도’라는신비로운접속사
유유히앞으로나아가는구름
생의규칙적인좌절에도불구하고
거짓말이가릴수없는진실
‘주어진것’의의미를헤아리는일

2부아직도
근본적인생명의방식
가장훌륭한시는아직쓰이지않았다
스스로의두려움과싸우는일
살아남은자의슬픔
손들은흘릴눈물이없다
보이지않는나라를찾아서
예쁜이름에가려진무관심

3부오히려
‘부끄러움’이아름다워질때
침묵속에서더충만해지는계절
유명인이되는건얼마나따분할까
죽음너머를보는믿음에서
한결의미있는절망
새로움은끝에서시작한다

4부비로소
누추함이새것으로바뀌는시간
예상치못한순간에드러나는강인함
다시시작할수있을때
내려놓을때비로소얻는것
더작은것과소통하기
시는희망입니다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시읽기는어떻게삶과연결되는가?

정은귀교수는노벨문학상수상시인루이즈글릭,영화「패터슨」에서패터슨이사랑한윌리엄칼로스윌리엄스,크리스티나로세티부터앤섹스턴까지대표적인영미권여성시인들을국내소개할뿐만아니라,심보선,이성복등한국대표시인들의시집을영어로옮겨세계에알려왔다.또한그누구보다도시를사랑하는영문학자로서강단에서는특히현실의삶과연결하여어떻게번역해야하는가에대해열정적으로가르치고있다.

모든것이마련된풍요속에서가아니라저마다합당한삶의무게를나누어짊어지는책임속에서시선은성숙해지고힘은영글어갑니다.(…)누군가의‘그럼에도불구하고’에힘입어여기까지온우리,이젠우리스스로‘그래도’가되어더힘없는누군가의손을함께맞잡을차례입니다.
―정은귀,『다시시작하는경이로운순간들』에서

『다시시작하는경이로운순간』은평생시를호흡하고시로생각하고시쓰기로표현하는삶을살아온그가어떻게시에서위로를끌어올리고어떻게시에서지혜를발견하고어떻게시를통해현재를분석하고미래를계획할지에대한기록이며,무엇보다도지금비록실패했을지라도다시시작할수있는힘을,그리고낙심되는사건들과맞닥뜨렸을지라도여전히희망을잃지않을수있는생명력을,문학에서얻을수있다는생생한증언이다.

풀기어려운현실의문제앞에서구름의행보를생각하니분명해지는것이있었습니다.해치지않고가는것과물러서지않고그대로제갈길을가는것,뒤로물러나는비겁이아니라유유히앞으로나아가는구름의담대함,그길에서만나는것들에상처와흠집을내지않고스며드는여유,이두가지를생각하니제앞에놓인머리아픈일들이좀간명하게정리가되는것같았습니다.
―정은귀,『다시시작하는경이로운순간들』에서

읽기와쓰기로소통하는행복에대하여

읽기는골방에서자신만의세계에빠지는게아니라타인을이해하고타인과연결되는공감의장이다.과거거장들의시대상이오늘과다를지라도그들이삶을헤쳐나가기위해분투하며얻은지혜,현대시인들이나와똑같은고민끝에얻은용기,그모든것은새로운눈뜸을경험하게해줄뿐만아니라,같은시를읽고같은공기를호흡하는가족과친구,선배와제자들과도연결시켜준다.

제게시는그런움직임입니다.힘이들때,막막할때,답을알수없을때,시집을펼치면거기놀랍게도제눈을열어주는시가얌전히누워있다가팔랑팔랑날아제게로옵니다.어떤때는화살로꽂힙니다.거기제마음을포개어글을써서나눕니다.그러면저는강물처럼평평해져하루를흐르고그렇게하루이틀어려운시간은스르르지납니다.그래서시를읽고시를말하는시간은매일새롭게시작하는경이로운순간들입니다.
―정은귀,『다시시작하는경이로운순간들』에서

그래서저자는시를자주선물한다.그렇게선물받은시가너무좋아서냉장고에붙여놓았더니시어머니가좋아하시길래드렸다는제자,말수가적지만자신이지은시로딸과소통하는아버지,한편의시를함께만들어보는시민대학학생들,이모든것이시로소통하는삶의실천이며,이책은독자에게저자의그런열정과위로를고스란히전한다.

말하기와듣기는그래서너와나의관계에서소통의망이될뿐만아니라너와나라는존재자체를살리는가장근본적인생명의방식입니다.
―정은귀,『다시시작하는경이로운순간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