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사원 - 풍요의 바다 3

새벽의 사원 - 풍요의 바다 3

$18.00
Description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일본 작가
국내 초역으로 베일을 벗는 미시마 유키오 최고의 걸작

인도에서의 체험과 유식의 논리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비정하고 위험한 사랑,
‘풍요의 바다’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일본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는 소설, 미시마 유키오의 ‘풍요의 바다’ 시리즈 세 번째 권 『새벽의 사원』이 민음사에서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풍요의 바다’ 4부작( 『봄눈』,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근간)』)은 메이지 시대 말기부터 1975년까지를 아우르는, 원고지 약 6000매 분량의 대작이다. 작가는 이 시리즈에서 환생을 거듭하는 한 영혼과 그를 추적하는 인식자의 궤적을 통해 20세기 일본의 파노라마를 펼쳐 냈다.

금단의 사랑을 찬란하고 애처롭게 그린 첫 권 『봄눈』, 순수한 소년의 열정과 배신을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 두 번째 권 『달리는 말』까지만 해도 혼다 시게쿠니는 철저히 기요아키와 이사오라는 윤회의 주인공을 기억하는 자이자 보는 자, 때로는 이성적인 방관자로서 곁을 지켜 왔다. 그러나 세 번째 권 『새벽의 사원』에서 혼다는 비로소 윤회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스스로가 주인공으로 선다. 이 책은 ‘풍요의 바다’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가기 위한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디딤돌이다.

2권 『달리는 말』부터 번역을 맡은 유라주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가 이번에도 작업을 맡았다. 민음사에서는 현재 ‘풍요의 바다’ 시리즈로 1권 『봄눈』, 2권 『달리는 말』, 3권 『새벽의 사원』을 출간했고 이어서 4권 『천인오쇠』를 출간할 예정이다.

저자

미시마유키오

저자:미시마유키오
1925년도쿄에서고위관료의장남으로태어났다.본명은히라오카기미타케(平岡公威).저체중으로태어나병약했던탓에할머니의과보호를받으며유년기를보냈다.일찍부터문학적재능을보였고,1941년「꽃이한창인숲」을문예지에발표하면서‘미시마유키오’라는필명을쓰기시작했다.1944년가쿠슈인고등부를수석으로졸업한뒤도쿄제국대학법학부에입학했다.1947년대학졸업후대장성의관료가되었지만이듬해전업작가가되기위해퇴직했다.1948년가와데쇼보의의뢰를받고집필한『가면의고백』이극찬을받으면서가장유망한신인작가로부상했고,『파도소리』,『사랑의갈증』,『청의시대』등에서독자적인문체와미의식을구축했다.1957년『금각사』가요미우리문학상을수상하면서문학적절정기에도달했다.『금각사』의성공이후미시마유키오는수차례노벨문학상후보에오르며국제적작가로명성을얻었다.1970년11월25일자위대주둔지에난입해자위대궐기를촉구하는연설을마친후대중앞에서할복자살을단행해,전세계에충격을안겼다.

역자:유라주
1980년출생.번역가.단국대학교법학과를졸업하고,히토쓰바시대학원언어사회연구과에서‘통치성으로본한국시민사회의형성과전개’란논문으로박사학위(학술)를취득했다.대학교연구원과관공서행정원을거쳤다.옮긴책으로다와다요코의『개신랑들이기』,『글자를옮기는사람』,『여행하는말들』,그외에『에고이스트』,『할머니들의야간중학교』가있다.

목차


1부7
2부199

작품해설448
작가연보455

출판사 서평

“따라서무엇이윤회환생의주체이고무엇이생사를윤회하는지분명해졌다.
그것은거센‘무아의흐름’인아뢰야식이다.”
순간순간생성하고소멸하는유식의세계,그놀라운인식이소설전체를관통하다

『새벽의사원』은크게두이야기로나뉜다.

1부는태국의방콕에서시작된다.거대한금색와불,격렬한햇빛,파란하늘,거대한저녁노을과밀림의빽빽한초록……혼다는황금빛이찬란하게아름다운새벽의사원(왓아룬)을비롯해왓포,왓프라깨우등을방문하며기요아키를통해만났던시암의두왕자를그립게떠올린다.때는1941년,마흔일곱살의유능한변호사혼다시게쿠니는이쓰이물산의초청을받아국제사법상문제를해결하기위해태국에와있다.

혼다는이곳에서크리사다와파타나디드왕자를만나려고했지만스위스로잔에있는탓에대신방콕에남아있는막내딸월광공주를만나기로한다.기이하게도자신이일본인의환생이라고주장하는일곱살공주는과연이사오나기요아키의기억을고스란히간직하고있는듯하다.기요아키의꿈일기에서보았던‘보석이가득박힌높고뾰족한금관을쓰고’있는,반지에비친‘작고사랑스런여자의얼굴’이월광공주임이자명해보였으나공주에게는왼쪽옆구리에있어야할세개의점이없었다.

결국소송이수월하게해결되고공주를뒤로한채인도여행을떠난혼다는아잔타동굴과바라나시에서깊은유식의세계를체험한다.아잔타동굴에서본폭포는기요아키가“또만날거야.분명히만나게돼.폭포밑에서.”라고했던폭포가틀림없었다.영혼을뒤흔드는여행이끝난직후일본에돌아오자마자전쟁이시작되지만혼다는세상사에아랑곳하지않고윤회환생설연구에깊이몰두한다.

2부는1952년,전쟁이끝난이후다.오십팔세가된혼다는행정소송사건으로거액의돈을얻어후지산이보이는고텐바에별장을짓는다.이미변호사생활에싫증난혼다에게별장을계기로이웃인쉰전후의매력적인여성게이코,한때이사오의연인이었던마키코와제자인쓰바키하라부인,이마니시등을중심으로새로운생활이시작된다.

혼다는마침일본으로유학을온,아름답게성장한월광공주잉찬을별장개장축하행사에초대하고자한다.오년전골동품가게에서찾은차오피가잃어버렸던찬트라파공주의반지를잉찬에게전달하기위해서,그리고그녀의몸에있어야할환생의증거,즉세개의점을찾기위해서다.하지만잉찬은부름에응하지않고혼다는그녀의명확한부재를육감적으로즐기면서동시에점점집착한다.(“그래서사람들에게알려지지않은잉찬의알몸을보고싶은혼다의욕망은인식과사랑의모순에양다리를걸친불가능한욕망이었다.”-402쪽)위험하고대담한관음증적욕망과그끝에엿보기구멍을통해마주친잉찬의충격적인진실이뒤섞이며혼다가벌인화려한파티는빠르게파국의소용돌이로치닫는다.

향수어리고찬란했던1,2권과달리냉소적이고비관적인정서가풍기는『새벽의사원』을읽어보자.독자들은마지막권(4권『천인오쇠』)으로달려가기위해이불가능하고황폐한세계를마주해야한다.

내가삶과세계에대해느끼고생각해온모든것을여기에담았다.-미시마유키오

전후일본의가장문제적인작가가
자신의모든것을쏟아부어완성한혼신의대작

1970년11월25일,미시마유키오는오랫동안매달렸던소설을마침내탈고했다.그가출판사에건넨원고의마지막줄에는‘『천인오쇠』끝.1970년11월25일’이라는부기가달려있었다.이날짜가가리키는것은소설이완결된날이자작가자신의기일이된날이었다.향년45세의일이었다.

미시마가자신의생과함께마감한작품은‘풍요의바다’4부작의마지막권이었다.1965년『봄눈』연재를개시해1970년『천인오쇠』로마침표를찍을때까지5년간그는이소설에모든것을쏟아부었다.‘풍요의바다’시리즈의배경은메이지시대말기부터1975년까지로,미시마의생애(1925~1970)는그한복판에정확히걸쳐져있다.그가자신의시대위에소설속시대를겹쳐올리며묘출하고자한것은무엇이었을까.

‘풍요의바다’시리즈는11세기일본산문문학인『하마마쓰중납언이야기』(浜松中納言物語)를모티프로한연작소설이다.윤회환생을소재로한‘모노가타리’의구성을순문학장편에도입한것은당시파격적인시도였다.‘풍요의바다’1권의주인공은2권,3권,4권에서각기다른모습으로환생해다른시대를저마다의방식으로살아간다.시리즈전체에모두등장하는인물혼다시게쿠니는후작가의후계자,정치에빠져든열혈청년,타이의공주,사악한고아라는네개의환생한자아를연결하는고리로,이들모두를가까이에서지켜본다.

미시마유키오는이네자아에자신의정체성을나누어녹여내고,궁극적으로는인식자혼다를통해자신을대변하고자했다.시리즈마지막권에서노인이된혼다는그간의모든일들이실재가아니었을지도모른다는궁극의허무에도달한다.‘아무것도없는곳에이르렀다.’혼다의이깨달음을최후의문학적전언으로남기고미시마유키오는목숨을끊었다.어쩌면이것이야말로,그가연출해보인정치적쇼보다더그의진실에가까운것이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