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의탁월한이론가이자실천가인키신저는그의독특한현실정치감각과역사적통찰력을유감없이드러내고있다.냉전,탈냉전시대를거쳐오늘에이르기까지진화해온중국외교를문화적,심리적기저까지깊숙이파헤치면서설명하고,21세기미래미ㆍ중관계에대한처방까지제시하고있다.무엇보다한국인들에게는국내정치이념논쟁의좁은시야를벗어나세계외교의실상을볼수있도록자극하고,“그러니까우리는앞으로어떻게해야할것인가”를깊이성찰하게해준다.이책은한반도문제의해법을고민하는사람들에게필독서다.―윤영관(서울대교수,전외교통상부장관)
▶2012년으로한국과중국은수교20돌성년을맞지만우리에게중국은여전히안개다.중국의생각과관점을읽지못하기때문이다.그런우리에게『헨리키신저의중국이야기』는하나의깨우침이다.역사와전통의힘이어떻게중국지도자들의어깨에내려앉아,오늘의중국에영향을미치고있는가를알아챌단서를제공하고있는까닭이다.이책은중국이해의고전(古典)이될것이다.―유상철(중앙일보중국연구소소장)
▶20년넘게양국이소원했음에도1971년베이징의문호를연것에대해,그리고그것이세계로의중국개방으로이어진것에대해,살아있는어느누구도키신저보다더큰공을내세울수는없을것이다.그렇기에키신저가지금이책을쓴것은매우적절하다.거침없고매혹적인이책은역사기록이자회고록이며,무엇보다도중국대외정책의전제와방법,목적에대한검토서이다.―《월스트리트저널》
▶이책은몇세대의중국지도자들에관해키신저가직접겪으며얻은상세한정보로중국을그려낸다.이책은미국과구별짓는철학적차이점들을설명하는동시에중국역사속에서반복되는흐름과패턴을교묘하게추적한다.―가쿠타니미치코,《뉴욕타임스》
현대세계사를이끈미ㆍ중지도자들의생생한이야기
1971년7월9일,수십년간높게둘러쳐있던죽(竹)의장막을걷고중국땅에첫발을내디딘헨리키신저는서구식외교와는확연히다른중국의외교스타일에적잖이당황했다.이때껏지나치게규칙에얽매였던다른공산주의국가들의협상스타일을기대했던터라중국의호의와친절,심지어여유작작한방문스케줄까지모두예상을빗나간것이었다.곧그는그것이서양,특히미국과는비견될수도없는장구한역사에서비롯된전통적중국외교였음을깨달았다.하여『헨리키신저의중국이야기』는이러한중국의전통적외교스타일을파악하는데서부터시작한다.중국의대외전략은기본적으로방어에있었다.다른주변이민족이뭉쳐서중국에도전하는일만없으면되는것이었다.이러한뿌리깊은전통에서나타난것이‘이이제이(以夷制夷)’정책이고이것이지금까지도중국외교에서큰부분을차지한다고키신저는분석했다.또한그는어느한쪽의세력을결정적으로무너뜨리고영웅주의적인공적을쌓기보다는섬세하고간접적인전략으로상대적우위를끈질기게축적해나가는것이중국의스타일이며이는바둑(웨이치)게임에서상징적으로나타난다고말한다.키신저는이러한‘이이제이,’‘웨이치’외에도『손자병법』,공자등의키워드를통해중국외교전통을만들어낸핵심개념들을짚어내면서국제질서에대한중국의생각은어떠한지,그리고근대이후국제무대에서보인중국의여러행보들은무엇에서기인한것인지밝히고자한다.
한편키신저는첫방문이후성공적으로미중수교를맺고나서도수십차례중국을오가며마오쩌둥과저우언라이,덩샤오핑과장쩌민등중국현대사를이끈지도자들과직접만나대화하고교류했다.키신저는그들과의대화를모두기록으로남겼으며,그기록은이책의중요한원천이되었다.키신저는중국의지도자들을겪으면서그들의서로다른성격과정치스타일등을경험했고지도자들의성향에따라중국내부의향방과대외전략이바뀌어가는모습을실감했다.그리하여키신저의대화기록속에는,마오쩌둥과저우언라이의시대가저물고덩샤오핑이새로운지도자로떠오르면서새로운개혁개방시기로접어드는중국현대사의과정이국제정세와어떻게맞물려나아갔는지,그리고지금G2로우뚝서기까지국제사회에그들의생각과방식을어떻게관철시켜왔는지가생생하게담겨있다.키신저는이렇듯역사의현장에서발로뛰었던‘인사이더’로서의강점을유감없이발휘하여중국을이해하는깊은안목을제공한다.
포스트김정일시대,중국은어디로나아갈것인가
2011년의끝자락,김정일국방위원장이사망했다는소식이들리자각국은북한과더불어중국의행보에도촉각을기울였다.김정일사망이전에미국에서출간된이책에서도키신저는앞으로대중국정책과전략에서주요하게다루어야할이슈로경제문제와북한핵문제를꼽았다.중국의삼각외교와한국전쟁을주제로다루고있는5장에서키신저는김일성의전쟁도발을둘러싼중국과소련의머리싸움을세밀하게보여준다.“중국국경에미군이자리잡고있는것보다마오쩌둥이한층더싫어할시나리오는만주에대한민국의임시정부가들어서거기사는조선족과접촉하고일종의주권을주장하며시도때도없이한반도쪽으로군사적모험을감행하는것임을스탈린은알고있었다.”(182쪽)하여스탈린은계속해서중국의개입을촉구했고,중국은전쟁을치른다면북한이미국손에넘어갈것을당연한것으로가정하고북한의패배를막기위해전쟁에뛰어들게된다.결국휴전으로마무리된한국전쟁에서가장많은것을얻은나라는중국이되었고,최대의패배자는소련이되었다.한국전쟁은“새로이건국된중화인민공화국을군사강대국인동시에아시아혁명의중심으로확립해주었다.”(187쪽)그리고전쟁을위해“소련이책임졌던중국의재무장은결국짧은시간내에중국이스스로움직일수있도록만들었다.”(188~189쪽)키신저는중국이,북한이핵보유국으로받아들여져여타아시아국가들까지도핵보유에뛰어들게하는상황까지치닫는결과는반대하지만그럼에도여전히북한이붕괴하는것은두려워한다고말한다.북한이무너지면전쟁을치러서라도막으려했던그상황이다시반복될수있기때문이다.
지금내가이글을쓰고있는2011년현재,이나라를다스리는가족의우두머리는,국제관계의경험은커녕공산주의식관리의경험조차전무한스물일곱살의아들에게권력을이양하는과정을밟고있다.예측할수없는혹은알수없는요소들때문에북한이붕괴할가능성은언제나열려있다.(중략)그런때가오면각국의행동을조절하기란너무늦어버리거나너무복잡해져버릴것이다.(596쪽)
이렇듯북한과중국,나아가미국,일본,소련등의주변국들과복잡다단한역학관계속에놓인한국에게좀더넓은시야를제공하고세계외교의실상을볼수있도록자극하는이책은G2시대,그리고포스트김정일시대에한국이나아갈향방에큰단서를제시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