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유형의 역사 (격리 형벌, 계몽, 자유)

시베리아 유형의 역사 (격리 형벌, 계몽, 자유)

$24.00
Description
비참한 유형자들의 거주지에서
영혼의 자유와 혁명의 요람까지
시베리아 유형 제도 속 사람들의 이야기
이제는 고전이 된 러시아의 문학 작품이나 영화를 통해 형성된 ‘시베리아 유형’에 대한 인상은 물리적·신체적인 면에서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비참한 상태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러나 이러한 통념은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진실이며, 시베리아 유형 제도의 실체라고 할 수 없다. 시베리아 유형의 진실한 모습을 파악하려면 그 제도의 역사는 물론 유형이 행해진 공간과 유형자들의 삶까지 고려하는 다각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저자는 다양한 사료와 실제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여 시베리아 유형 제도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이 책은 시베리아 유형 제도의 역사는 물론 유형수들의 생활사까지 총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시베리아 유형 제도를 평면적인 형벌 제도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한 부분으로 파악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저자

한정숙

서울대학교에서서양사를공부하고독일튀빙겐대학교에서혁명기러시아의농민사회주의사상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부산여대(현신라대학교)전임강사,세종대학교사학과조교수를거쳐서울대학교서양사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러시아사,우크라이나사,여성사에관해강의하면서논문과책을출판하고있다.저서로『여성은이렇게말했다:서양고전과역사속의여성주체들』(2008),『러시아는우리에게무엇인가』(공저,2011),『독일통일과여성』(공저,2012),번역서로『노동의역사』(1982),『봉건사회』1,2(1986),『유랑시인』(편역,2005),『우크라이나의역사』1,2(공역,2016)등이있다.최근에는유라시아주의와시베리아의역사연구에많은관심을기울이고있다.

목차

머리말
서론시베리아의문앞에서

1장‘식민지’시베리아
2장시베리아에유배되다
3장시베리아유형의제도적변화와다양한형태
4장시베리아의정치적유형수들
5장유형수들의삶과문화

맺음말유형식민지를넘어서
부록1기억의공간으로서의시베리아유형지
부록2시베리아정치범유형지지도
부록3화보

주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이제는고전이된러시아의문학작품이나영화를통해형성된‘시베리아유형’에대한인상은물리적·신체적인면에서인간이다다를수있는가장비참한상태의상징으로통한다.그러나이러한통념은어디까지나부분적인진실이며,시베리아유형제도의실체라고할수없다.시베리아유형의진실한모습을파악하려면그제도의역사는물론유형이행해진공간과유형자들의삶까지고려하는다각적인고찰이필요하다.저자는다양한사료와실제사례를풍부하게제시하여시베리아유형제도의역사를입체적으로분석했다.이책은시베리아유형제도의역사는물론유형수들의생활사까지총체적으로제시함으로써,시베리아유형제도를평면적인형벌제도가아닌살아숨쉬는역사의한부분으로파악하도록도와줄것이다.


■시베리아유형제도의이면,식민지시베리아

근대에들어서면서국가는국민의신체에직접적인폭력을행사하는대신감옥에보내거나유형을보내‘불순한’구성원을자국사회에서제거하고자했다.이에따라많은근대국가가자국밖에유형식민지를두고유형제도를적극적으로운영했다.영국은오스트레일리아를,프랑스는프랑스령기아나를,러시아는시베리아를유형식민지로삼았는데,이중에가장널리알려진유형지는시베리아일것이다.
하지만사람들은시베리아가러시아의유형지로활용되었다는사실만을기억할뿐,이곳이처음부터러시아의영토는아니었다는사실은쉽게잊는다.시베리아에는원래아시아계의수렵·유목인들이살고있었다.러시아는영토를확장하는과정에서시베리아의토착부족국가들을무력으로짓밟고,모피동물을멸종시켰으며,지하자원을채굴하며환경을해쳤다.시베리아는일차적으로러시아의경제식민지였던것이다.러시아는이자원이풍부한정복지를좀더효과적으로수탈하고러시아화하기위한방편으로유형수들을시베리아로보내기시작했고,이에시베리아는유형식민지로전락하여더큰고난을겪게된다.


■시베리아유형제도의역사와유형자들의삶

러시아에서유형제도가법적으로명시된시기는16세기였으나,시베리아라는특정한공간이유형과결부되어법제화된것은17세기초였다.16세기후반부터시베리아정복이시작되었음을감안하면,시베리아유형의역사는시베리아정복과함께시작된셈이다.시베리아유형제도는징벌적성격과사민수단적성격을결합한형태라고볼수있다.즉공동체에서배제하고싶은사람을식민지로보내사람이살만한땅으로만들게하고,차후에이곳을국가권력에통합시키는데유형자들을이용한것이다.이런복합적인성격때문에시베리아유형을단지형벌제도로서파악하는것이어려워진다.시베리아유형자들은죄수이자식민자로국가에복무한셈이다.
우리나라에서유배형은주로국사범,정치범에게내려지는형벌이었다.그러나시베리아로유배를당한사람들의층위는매우다양했다.살인이나강도등의중범죄를저지른죄인부터떠돌이나좀도둑같은경범죄자와전쟁포로,군주의총애를잃은실총자,정치범에이르기까지온갖계층의사람들이시베리아로유형당했다.이들의유형지는주로정복지시베리아에러시아인들의주도로건설된새로운정주지였는데,그곳에서유형수들은광산노동,공장노동등의중노동을하며형기를채웠다.형기를보내는유형자들의생활상은천차만별이었다.수감된수용소의혹독한환경과비인간적인처우속에서목숨을잃거나부실한관리를틈타도주하여다시범죄를저지르는사람이있는가하면,석방이되어도생활이막막하여다시수용소로돌아오려는유형수도있었다.혁명에실패한귀족출신정치범이나러시아와의전쟁에서패하여유배당한타국의유력자들은짧은기간중노동에동원되거나이를면제받고저술활동을하며시베리아주민들의복지에도움을주는등,혹독한것으로알려진시베리아유형의이미지와동떨어진유형생활을즐기기도했다.이처럼다종다양한계층의유형자들이하나로묶기어려운다양한형태로생활하며공동체를형성하고나름의문화를만들어냈다.
시베리아유형은이처럼한마디로정의내릴수없는다양한면모를지니고있다.여기서보편적인정보만을추출하여그저형벌제도의하나로서시베리아유형의역사를다루는것은여러모로아쉬운일이다.그래서이책에서는시베리아유형자들이남긴기록과당대의행정기록은물론,여러나라의시베리아유형제도연구자들이남긴자료를바탕으로여러방향에서시베리아유형의실체를조망한다.특히식민지로서의시베리아라는공간에대한고찰과유형수들의생활과문화에대한구체적이고생생한사례를제시해,막연한이미지와딱딱한자료뒤에숨은시베리아유형의실체를낱낱이드러냈다.이책에서제시하는구체적이고흥미로운사례를따라가다보면,시베리아유형의역사는물론야만적인시베리아유형제도속에서도나름의생존법을찾고문화를만들어나간유형수들의생명력까지도느낄수있을것이다.


러시아제국정부는자국사회(유럽러시아)에서불순한요소들을제거하기위한장치로시베리아유형제도를활용했다.동시에이제도는경제식민지운영을위한인력제공이라는성격도가지고있었다.시베리아유형제도는자국사회를청소하여갈등을제거하는기능을하면서일반형사범들과정치범들의노동력을활용하여식민지를경제적으로착취함으로써본국의부를증진하는데일조하였다.시베리아는물질은퍼담고인간은내다버리는곳이었다.
시베리아를지옥이라고할때이는본국에서영구히추방된사람들의공간,감시와추위,경제적궁핍과중노동속에서유형수들이고통받다가죽어가는곳이라는생각과결부되어있다.이글에서는죄수의신분이되어,얽매인몸이되어시베리아로밀려났던사람들,족쇄채워진발길로시베리아의들판과숲을떠다녀야했던슬픈사람들에얽힌이야기들을살펴보고자한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