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티즘의빛으로비추어본보편사
금기와이단의사상가,조르주바타유의사상적유서!
우리는에로티즘과도덕이연결되어있다는생각이불합리함을깨닫게되었다.발작적인쾌락의폭력이나의심장깊숙한곳에있다.동시에그폭력은죽음의심장이다.그것이내안에서열리고있다!인간적삶의모호성은곧발작적인웃음과오열의모호성이다.
인간적삶의모호성은그삶의바탕을이루는합리적타산을눈물들과일치시킬수없음에기인하며……끔찍한웃음과도일치시킬수없다.이것이우리로하여금이성의유치한과오를잊게할첫걸음이다.-본문에서
죽음은눈물과연결되고,때때로성적욕망은웃음과연결된다.하지만웃음은보이는것만큼눈물과다르지는않다.웃음의대상과눈물의대상은언제나사물들의규칙적인리듬,일상적인흐름을끊어뜨리는폭력과관계된다.-본문에서
에로티즘이동물적인성적충동과다른것은원칙적으로노동과마찬가지방식으로목적의식을지닌추구라는데있으며,그목적은바로관능이다.에로티즘의목적은노동의목적처럼획득,증대의욕망이아니다.-본문에서
에로티즘의탄생은인류가자유로운인간과노예로나뉘는과정보다앞선다.(중략)노동을통해세계를변화시킨것은전사가아니라노예다.그리고노동이변화시킨것도바로노예다.노동이노예를변화시켰기에,노예만이문명의풍요를창조할수있었다.특히지성과과학은주인의명령에따르기위해서노동을해야만했던노예들의노력이빚어낸결실이다.오늘날의세계가누리는산업적부는신석기시대이후로예속된대중,불행한다수가수천년동안행한노동의결과다.-본문에서
20세기프랑스의사상가이자소설가,철학과문학,경제학과신비주의,고고학과예술사,미학을종횡무진하며다채롭고독보적인사유를보여준금기와이단의작가,조르주바타유의마지막저작이자사상적유서라고할수있는『에로스의눈물』이민음사에서출간되었다.신경매독으로눈이먼아버지와우울증에시달리던어머니아래서성장한조르주바타유는,자신의불안과공포,죄책감을바탕으로독특한사유를구축한다.그는파리고문서학교를졸업하고한평생사서로봉직하면서도자기영혼을사로잡은극단적인경험-상처입은황소에게죽임을당하는투우사,청나라베이징에서행해진능지형등-을해명하고자다양한사상과학문,문학과예술을받아들이는데에주저하지않았다.그런까닭에바타유의글쓰기는보통의철학논문이나학술서와다를뿐아니라,소설이나시를대하는방법에있어서도늘파격적이었다.인간과세계를이해하는그의관점은언제나‘상식’을뛰어넘는,이를테면이질적이고이단적이었기에항상논란을불러일으켰지만죽음,에로티즘,쾌락,종교,소비,증여,금기,지고성등바타유의사상적유산은후대수많은사상가들-푸코,데리다,솔레르스,크리스테바등-에게영향을끼쳤다.
『에로스의눈물』은인간의가장원초적이고본원적인영역을‘이해’하고자했던조르주바타유의기나긴사상적역정(歷程),그마지막부분에해당하는저작으로,비교적적은분량임에도불구하고그동안저자가전개해낸사유의핵심을오롯이담아내고있다.바타유는이렇게선언한다.“이책은단한가지의미를지닌다.자기의식에눈뜨게해주기!”라고말이다.그는벌써『선사시대의미술』에서탐구했던주제,최초의인류가동굴가장깊숙한곳에남겨둔놀랍도록아름다고신비한작품,즉라스코벽화로돌아간다.바타유는사냥당한물소앞에서새의머리를하고발기한상태로장렬하게죽어가는존재,도무지‘상식적’으로이해할수없는수수께끼같은벽화를마주하고는전율한다.삶과죽음의쾌락,전혀다른듯보이는생사의무분별한혼돈이빚어내는즐거움을목도한바타유는‘인간존재’의근원에보다가까이다가서고,그동안문명과종교가은폐해온‘에로티즘’의실체를폭로하기에이른다.인류는역사의흐름에따라노동을통해‘인간다움’을획득했지만인간다워지는만큼진정한존재의진실로부터멀어지게되었다.노동은목적의식-전쟁,계급,국가등을낳고,증대와성장,진보를바라며삶과죽음이모호하게뒤섞인,관능만을추구하는에로티즘을멀리밀어내버린다.이때기독교가결정적인역할을한다.생식을제외한-관능뿐인쾌락을모두단죄하였던기독교는‘인간존재’를폭력적으로억압,왜곡하였지만,바로그런이유에서에로티즘에더큰힘을허락한다.“금기는자신이금지하는대상에고유의가치를부여”하기때문이다.조르주바타유는고대그리스의디오니소스축제를거쳐,기독교의종교화,18세기리베르티나주(기독교교리에반항하던자유사상가)와사드,19세기현대미술과20세기초의초현실주의에이르기까지폭넓게고찰하며‘에로스-에로티즘’과‘인간존재’의실체를설파한다.끝으로저자는,결론을대신해서,부두교의식과희생제의,산채로살점을도려내는능지형을언급하는데,한평생비평과연구,소설의형식으로(조심스럽게)탐구해온바타유사상의진면목을,가장날것의상태로살펴볼수있는대목이다.
민음사의『에로스의눈물』은,바타유의문제작『하늘의푸른빛』,「사드전집」을펴내며커다란송사에휘말렸던편집인장자크포베르의판본대신,최신전집판을저본으로삼았다.과거에우리나라에서도출간된바있는단행본판본의『에로스의눈물』은,포베르의개입으로인해본문과무관한백여점의도판이곳곳에수록되어있었다.물론바타유는포베르의편집을마음에들어했으나,텍스트의흐름을따라가기에어려움도있었다.본문을살필때꼭필요한48점의이미지만남기고저자의텍스트를중심에둔이번『에로스의눈물』은,심오하고은밀한조르주바타유의사상을조망하고이해하는데에중요하고도결정적인관문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