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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수년간의폭행끝에남편이아내를죽이면폭행치사죄,
맞고살던아내가남편을죽이면살인죄가되는것일까
이책을여는1부는영화「가스등」,「적과의동침」,「돌로레스클레이번」을통해보는가정폭력삼부작이다.오늘날널리쓰이는용어,가스라이팅이무엇이고영화바깥의현실에서어떻게작용하는지,가부장제속의남편이어떻게아내에게서자기주도권을빼앗고장기간폭력을행사하는지,그리고한국의법이가정폭력을어떻게다루는지를심도있게논의한다.
뜨겁게달구어졌던논의는한국에서폭행을당한끝에아내가남편을죽인경우정당방위를인정받은사례가단한건도없다는점.게다가아내가남편을죽이면고의가있었다는전제하에살인죄가적용되고,남편이폭행끝에아내를죽이면죽이려는의도는없었다고판단하여폭행치사선고를받게된다는점이다.
영화로보는사건들은우리에게도멀지않다.서울강서구아파트전처살인사건은신고가있었음에도공권력의소극적인개입때문에피해자가살해당한사건이다.영미권에서는몇십년간폭행을당해만성화된피해자의심리상태를‘매맞는아내증후군’의기준으로살핀다.아내의살해동기가분노가아니라공포임을헤아려정당방위가성립할토양을갖추고있다.그러나가정폭력사건을입력할때아예부부라는항목이없어통계산출이어렵고,반의사불벌죄로인해가해자를제대로처벌하지못하는우리의현실을보면한국이가정폭력을피해자보호보다가정보호에초점을두고있음을알수있다.
이수정박사는가정폭력에시달리다아내가남편을죽이고딸은시신을유기하는데일조한마산사건을떠올린다.폭력가해자인남편을살해한초범자들이최소8년형을받을만큼부조리했던시절,이런사실을대중들에게적극적으로알리고자마음먹었다고밝히며우리에게도화두를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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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의공분을산불법동영상의근원은어디인가
“여성을성의대상으로생각하고,
성을사고파는걸범죄라생각하지않는풍조가디지털성범죄원인”
또래아이들에게맞아피를철철흘리는여자초등학생의보도사진이자극적으로보도되곤한다.그런데왜이런아이들이밤늦은새벽에노래방에모여어린여자아이를폭행하는지아이들의입장에서사건을파악하는사람은별로없다.영화「번지점프를하다」,「꿈의제인」,「믿을수없는이야기」,다큐멘터리「팔려가는소녀들」을분석하며이수정박사는아이들의성착취가만연화되어불법동영상으로이어지는배후에랜덤채팅앱이있음을알린다.
“이런청소년집단폭행사건들의배후에랜덤채팅앱이있습니다.앱은전부중소IT기업에서만듭니다.여자아이들과채팅하는시간에벌어들이는수익은업체와아이들이반반씩갖거나,혹은아이들에게훨씬적은돈을주고업체에서착복합니다.보통여자아이들은채팅을하면상품권이나포인트를지급받고,성인남성들은회원등록을할때돈을냅니다.앱을사용하는여자아이들이많아야성인이용자들이앱으로대화를많이나눌수있기때문에성인남자들은돈을내고,여자아이들은돈을안내는시스템인것입니다.”
그래서현재우리에게가장논의가필요한사안은의제강간연령이다.결혼의의무는18세부터인데섹스의권리는13세부터라는현재법제도의모순은강간으로성매수의세계에빠져들었는데도불구하고결국가해자로낙인찍혀버리는청소년들을지켜주지못하는상황이다.
이수정박사는사람을사고파는사회의결말은다같이망하는길뿐임을강력히주장하며옆집아이가사고팔리는것을내일이아니라고안심하며안된다고경고한다.또한성범죄에서우리사회가곧잘저지르는‘피해자다움’의강요,스토킹방지법에대한올바른이해등저변에만연한의식이옳은지한번더돌아보게만든다.
“그럼에도그것은나의탓이아니며,나는불운한범죄의피해자일뿐이라는사실,내전체인생에서그런피해는그저일부일뿐이고내겐앞으로더많은시간이남아있다는사실을잊지않았으면좋겠습니다.”―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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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시선으로돌아본우리사회의모습
“우리는결국연대하기위해지금이방송을하고있습니다.”
―이수정
총16편의영화를다루며깨닫는것은우리사회에아직해결해야할문제는여전히많다는점이다.「미저리」,「걸캅스」,「살인의추억」을통해본스토킹방지법과온라인성범죄단속을위한제한적함정수사의필요성,「사바하」,「컴플라이언스」,「곡성」을통해본비판적사고를마비시키는권위와복종의문제,「기생충」,「숨바꼭질」,「조커」를통해본빈곤계층과적대주의의문제등피해자의시선으로주변을둘러보면더세심하게보듬어야할사안들을발견하게된다.
또한언어를통해바꾸어나가야하는것도많다.성매매는성착취로,몰카는불법동영상으로,야동은성착취동영상으로,동반자살은‘타살후자살’로바꿔말해보자.또한‘리벤지포르노’같은표현은지양해야한다.남녀가헤어지는것은복수를당할만한일이아님에도사실을왜곡해버리기때문이다.농담처럼하는‘야동을보았다.’는표현을‘성착취동영상을보았다.’고표현했을때그실체는더정확하게드러난다.
3만구독자들과함께울고웃었던지난일년.그동안많은댓글로약자들의목소리가분출되었다.공동저자인조영주는후기에서“수많은청취자들이방송후게시판과소셜네트워크를통해일상적으로느꼈던부조리와새삼깨닫게된잔혹한현실에대해울분과설움과한탄을쏟아냈다.특히성폭력피해여성들이때로는공개적으로,때로는비밀댓글로자신들의고통을전해왔다.”고밝히며피해자중심의방송을함께만들어나가며나침반이되어준청취자들에게감사의말을전했다.
『이수정이다혜의범죄영화프로파일』은‘우리’의이야기를다룬다.이수정박사의책속말처럼인권은중요하지만누구의인권도절대가치가될순없다.이다혜기자의날카로운질문과이수정박사의냉정한분석,희망의비전이핑퐁처럼숨가쁘게이어지는이대화를통해,많이나아졌지만아직도기울어져있는우리사회를새로이살펴보면어떨까.영화속에서피해자로소비되고말았던여성과아이들,그리고약자들의문제를남의일이아니라우리의문제로환원해생각하는건강한세상이한층가까워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