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일 : 인문잡지 한편이 만난 저자와 편집자 6인이 연구하고 글 쓰는 방법

공부하는 일 : 인문잡지 한편이 만난 저자와 편집자 6인이 연구하고 글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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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늘날 인문·과학 지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학문과 일상을 연결하는 지식 생산자들의 이야기
출판 현장에서 저자와 편집자는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창간 3주년을 맞아 인문잡지 《한편》 편집자들이 동료들에게 잡지 편집과 단행본 집필 경험을 캐물었다. 문화연구자 김선기, 과학기술학 연구자 강연실, 미학 연구자 남수빈, 정치학 연구자 조무원,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자 김아미, 교통·철학 연구자 전현우 6인의 인터뷰집이다.
공부와 삶을 적극 연결하는 여섯 사람은 ‘위기’를 진단하기보다 ‘재미’를 자주 묘사한다. 오늘날 학술 출판의 어려움 속에서도 연구와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생산자 특유의 활력이 감돈다. 과학앨범, 백과사전 같은 유년기 추억의 전집, 『당신들의 대한민국』,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제국』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책들이 불려나온다. 읽는 즐거움은 쓰는 의무로 이어져 글쓰기의 태도와 요령이 공유된다. 전공도 성향도 서로 다르지만, 공유하는 체험은 한 가지다. ‘공부하는 일’은 함께할 때 활로가 열린다는 것.
저자

김선기,강연실,남수빈,조무원,김아미,전현우

문화연구자.연세대신문방송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커뮤니케이션대학원미디어문화연구전공과정에서석사논문「‘청년세대’구성의문화정치학:2010년이후청년세대담론에관한비판적분석」을썼으며,장?특정적세대에관해박사논문을쓰고있다.『청년팔이사회』를썼고탐구시리즈로출간될두번째책을쓰고있다.세미나,학술대회와같은여러활동을조직하고청년정책에참여하면서《한편》,《교차》,《서울리뷰오브북스》,《문화과학》등에글을싣는등지면과현장을넘나들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문화연구자김선기─“무의미에서벗어날공동연구를하고싶어요.”
과학기술학연구자강연실─“지식,체험만이아니라질문을맞닥뜨릴기회를만듭니다.”
미학연구자남수빈─“고갈되지않는질문이있어야끝까지할수있습니다.”
정치학연구자조무원─“연구란출제범위를내가정하고,구멍을메우는과업이에요.”
미디어리터러시연구자김아미─“책을쓰려면연구자의관점을드러내야만해요.”
교통·철학연구자전현우─“자신의목소리가세계에울려퍼지는것이탐구의목표입니다.”

출판사 서평

공부하기위해일하고
일하기위해공부하며
서평지,과학잡지를만들고
인문시리즈를쓰는사람들

기초학문은물질적으로여유로운자들이나하는거라고들말한다.하지만공부를하기위해서돈을벌고,일을해내기위해공부하는사람들이실제로많다.『공부하는일』은바로지금하는일을물으면서시작한다.공부한내용을일에어떻게활용하고있는지를질문한다.이처럼학문과노동을연결시키는까닭은삶에서공부가소외되지않기를바라기때문이다.청년세대를직접인터뷰한이야기,과학전시관에‘질문’을심은이야기,미술작품을창작하면서미학연구로접어든이야기,한편의논문을한권의단행본으로확장한이야기,어른에게가려진어린이의사정을탐구한이야기,과학과철학의사이에서새로운길을찾아간이야기까지…….여섯인터뷰이의진솔한답변은콘텐츠시대지식생산의최전선에서온생생한소식이다.본문에언급되는인명과지명으로독자는한국인문·과학의지도의일부를그려볼수있을것이다.

새로운세대의인문잡지
《한편》창간3주년특별기획

2020년1월창간한인문잡지《한편》이3주년을맞았다.‘세대’에서‘대학’까지,책보다짧고논문보다쉬운《한편》의인문학은정기구독자누적9000명,뉴스레터구독자1만7000여명의지지를받아오고있다.『공부하는일』은《한편》10호‘대학’과나란히기획된인터뷰집이다.앞서5호‘일’과함께나온『책만드는일:한권의책을기획하고만들고파는사람들은어떻게움직일까?』가민음사에서오래사랑받은도서10선을다루었다면,이번에는‘탐구’시리즈와같은새로운기획에빛을비춘다.바쁜일상속에서공부와잠시멀어진독자와,또조용한연구실속에서문득다른과에는무슨일이일어나는지궁금한미래의필자와나누고싶은이야기들이다.

책속에서

1980년대생입장에서는청년세대로서무언가할수있는연한이자꾸짧아지고있습니다.마치남성에비해여성이그렇듯젊은사람들은사회의중심에서멀기때문에기성과다른생각을할수있는가능성이있는건데요.나이가많아지면실제로다른생각을못한다는의미라기보다는,뭔가다른일을하려고해도더이상젊다는것만으로인정받지는못할것이라는낌새를느껴요.세대개념에대해전방위로비판했지만저역시세대연구자로서는세대주의자라고해야겠는데,세대주의자로서수명이얼마남지않았다는것입니다.
---「문화연구자김선기」중에서

제가막힐때마다사용하는방법이있다면바로‘수다’입니다.편한동료와관심주제에대해수다를떠는것이죠.그동안자료를많이보고고민이무르익었다면이제수다를떨시간입니다.이때의수다란서로주고받는대화라기보다일방적으로제생각을내어놓으며이루어져요.그러다보면상대방이좋은아이디어를주거나그가보기에정리가덜된부분을짚어주기도하고,저스스로어느부분이부족한지를깨닫게되기도합니다.내이야기를동료에게반사시켜다시듣는이런방법을사운딩보드(soundingboard)와소통한다고도표현해요.
---「과학기술학연구자강연실」중에서

공항이나미술관의화장실은보이지않는누군가의노동으로늘티끌하나없이깨끗하잖아요.이쾌적함은어떤사람들이어떻게만든것일까생각할때가있어요.그렇게자신의자리에서맡은일을함으로써내가속한공동체의구성원들에게책임을다하는것이일에대해제가가질수있는최선의태도같아요.내노동의결과물을그화장실의빛나는타일에견줄수있는가,그들에게부끄럽지않을수있는가자문하고,그것을최소한의직업윤리로삼으려고해요.이시민적윤리가어떠한소명의식없이도성립할수있다고요.
---「미학연구자남수빈」중에서

요즘뉴스에서는이제AI가학생이무엇을알고있고모르고있는지파악해서학습을도와준다고하던데요.시간은절약되겠지만학생들에게가장중요한능력을빼앗는것은아닌가하는생각을잠깐했습니다.기억을더듬어보면공부를하고있으면아무도뭐라고하지않는합법적인상태가되어서그시간은즐거웠거든요.한국교육에그나마장점이있다면아무래도입시앞에많은시간을학생들에게주는것아닐까싶습니다.저는그걸제방식대로잘활용한편이었고요.물론지금은공부시간이합법적이라는느낌이덜하기때문에조금괴로울때도있습니다.탐구시리즈를쓰는과정은오랜만에합법성이부여된시간이었고그래서괴로우면서도참으로즐거운시간이었습니다.
---「정치학연구자조무원」중에서

연구자가자기목소리를내는통로로논문,연구보고서,책이있는데요.사실앞의두가지는연구의내적완결성을갖추는것이중요하지무언가에책임을지는문건은아닙니다.하지만책은달라요.이전에써온글에서는제가만난어린이와청소년,청년의목소리를전달하는데집중했다면책을쓰는동안에는제가연구한것들을어떻게내관점으로녹여서잘드러낼것인지를많이고민했습니다.연구자로서목소리를내는일의중요성을알게된것이죠.책을쓰기전까지저를연구자로살게한가장큰동력은미디어리터러시분야의중요한이야기가계속되어야한다,그리고내가그작업에기여하고싶다는사명감이었어요.이제는내관점을드러내는일의책임감을느낍니다.앞으로독자들을만나서대화할생각을하자면,이후의활동방향도고민하게되고요.
---「미디어리터러시연구자김아미」중에서

한국은이제다른선진국에비해못할것없죠.한국인들이당연히풍부하고충분한지적작업을누리고,이를바탕으로자신의논의를할수있어야합니다.더불어여기에서낯선세계에적용할수있는보편적인무언가를탐색해서세상에던져볼권한과의무가있을테고요.예전부터저는번역을많이했는데요.논의를수입해오는방법으로는최고이긴하지만수출은불가능하죠.중간재라고할수도있겠지만…….아무튼자신이서있는곳에서자신의목소리로이야기를하되,이목소리가단지우리동질적인사람들끼리내부잔치에그치는것이아니라가능한한널리경청하게만드는것.그래서더넓은범위에서울려퍼지게만드는것이제가철학이든뭐든새로운탐구를계속하는목표입니다.
---「교통·철학연구자전현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