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11호 : 플랫폼 [2023]

한편 11호 :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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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플랫폼에서 만난다. 열차를 기다리는 승강장, 새 소식을 주고받는 SNS, 일과 생활을 도와주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까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알고 싶고 알리고 싶은 사람, 다양한 관심이 모이는 네트워크 속에서 우리는 실제로 무엇을 주고받고 있는 걸까? 욕망을 끌어들이고 관계를 재배치하는 수많은 판들에서 어떤 의미 있는 변화가 가능할까? 지금 인간과 사물이 이동하고 교환되는 자리의 정체를 탐구하는 한편의 인문학.
저자

김리원,강미량,전현우,김유민,이두갑외

도시설계와도시계획을전공했다.에이앤에프도시설계사무소의소장으로재직하면서서울시립대에서도시분석론을가르치고있다.또지역도시문화활성화를목적으로하는협동조합문화비상구의대표로,문화공간을3년째운영중이다.현대도시를관찰·분석하는작업을하며도시경관,도시물류,모빌리티,정책수립에관한연구를하고있다.

목차

11호를펴내며플랫폼에서현실감되찾기

김리원택배도시에서의일주일
강미량걷는로봇과타는사람
전현우독점으로향하는급행열차
김민호플랫폼들의갈라지는시공간
김유민알고리즘을대하는자세
이두갑창작자의정당한몫찾기
김혜림K카다시안의고백
문호영번역을공유하는놀이터
김예찬잃어버린시민을찾아서
구기연인스타스토리로연대하기

참고문헌
지난호목록

출판사 서평

범람하는플랫폼에서
실제로교환되는것은?

수많은콘텐츠들이주목을끌기위해경쟁하는지금,이용자들이자발적으로모여소통하는플랫폼은콘텐츠생산자가선택할수있는유일한생존양식이된것도같다.그럼《한편》을비롯한잡지와뉴스레터,시민단체도플랫폼이라할수있을까?

《한편》8호‘콘텐츠’가콘텐츠생산의법칙을제안했다면,11호‘플랫폼’에서는콘텐츠가교환되는세계,즉플랫폼을탐사한다.플랫폼에서의상호작용이지금인간의존재양식이라면,《한편》은‘무언가주고받은기분’을들여다보자고제안한다.도시계획학,과학기술학,철학,사회학,인류학,비평등을담은열편의글은각자자기이야기를하는산만한연결망위에나와우리의이야기를기입할방법을탐색한다.

매끄러운연결과
울퉁불퉁한이동
제대로비판하기

100여개의상품을한번에보여주는플랫폼에서하나를골라구입하면하루만에택배가도착해있다.코로나19와함께급속히늘어난물류인프라와배달노동자들의스케치에서11호는시작한다.도시계획학연구자김리원의「택배도시에서의일주일」은지하철이쇼핑공간이되고아파트현관에서주민과배달노동자가부딪치는도시민의삶을전한다.일상의편의가커지는동안비물리적인프라는얼마나발전했을까?이처럼클릭한번이면물건이집앞에도착하는일상은울퉁불퉁한이동의경험을가린다.과학기술학연구자강미량의「걷는로봇과타는사람」은걸음보조로봇을이용하는장애인들의현장을관찰한다.걷기로봇과휠체어사이를저마다의몸짓으로오가는사람들은,“장애인과함께걷기”라는문제를“함께움직이기”라는문제의식으로확장한다.

디지털상에서끝없이확장하며증식하는플랫폼들은어떻게평가해야할까?교통·철학연구자전현우는「독점으로향하는급행열차」에서한때수탈의도구였지만기후위기시대이동의새로운가능성이된촘촘한철도망의효과를논한다.네트워크확장의순기능을살피는이글은IT플랫폼기업들의독점을평가할균형있는관점을제시한다.프랑스철학연구자김민호의「플랫폼들의갈라지는시공간」은하나의플랫폼이아니라플랫폼’들’에주목하라고말한다.구글,페이스북,아마존을모두합쳐도하나의인터넷,하나의세계가될수는없다는존재론을받아들이라는것이다.하나의플랫폼이그안에모든것을품으려한다면이는더이상자유롭게소통할수있는장소가아니다.

플랫폼의철학에서
비평과연대의방법까지
연구자,번역가,활동가의
현장에서도착한이야기

인간과세계를정보의관점에서재해석하는철학자루치아노플로리디는인간,식물,인스타그램의게시물모두를‘정보존재자’로파악한다.정보철학연구자김유민의글「알고리즘을대하는자세」는정보세계의번영을가져오는정보존재자라면윤리적으로좋다고주장하는플로리디의윤리학을비판적으로검토한다.스마트폰의‘추적금지요청’을꼬박꼬박누르는일이현명한사용법이라는철학적논증이다.과학사학자이두갑의글「창작자의정당한몫찾기」은인공지능챗봇챗지피티를비롯해최근가장뜨거운이슈인생성형인공지능플랫폼들이걸린지식재산소송을들여다본다.인공지능이생산한결과물을가지고재미있어하기에앞서‘인간의삶과사회적관계들’을‘디지털소작농’삼는기업들을비판적으로바라보자는제안이다.

편집자이자비평가인김혜림의「K카사디안의꿈」은비평플랫폼에서겪은웃기고도슬픈실패담을픽션으로전한다.킴카사디안같은사교계인사가되고싶다는욕망,돈을벌고싶다는욕망,비평계에자리잡고싶다는욕망들은끝끝내공유되지못했고플랫폼은터졌다.한편번역가문호영의「번역을공유하는놀이터」는작고다정한공동체에서이루어지고있는교환의경험을나눈다.하나의시에대한여러번역을싣는웹진《초과》의번역가들은성실한독자로다른번역들을감상하며이로써번역의자유를넓힌다.

정보공개센터활동가김예찬의「잃어버린시민을찾아서」는일상에서정치이야기가사라진시민단체의현재와미래를탐색하고,인류학자구기연의「인스타스토리로연대하기」는2022년이란히잡시위의온라인해시태그운동을기록하며이들과연결된다.관심자원을잃어버린시민단체내부를보는김예찬은임원급활동가와신입활동가만남은단체에서어쩌면가장어려운일은‘옆사람과대화하기’라고솔직하게말한다.작성후하루가지나면사라지는인스타그램의스토리게시물을‘밤잠설쳐가며’따라간구기연은2억5000만개이상게시된인스타스토리의연대를이란의삼엄한현실에서가능한개인의용기로본다.점선으로이어진목소리의연결은“느슨해보이지만강력하다.”

언제나연결되어있다는사실,나아가연결되지않고서는살수없다는사실은가끔우리를기진맥진하게만든다.하지만산만한연결망에서나와네가만나실제로주고받는것은무엇인지그울퉁불퉁한면면을들여다보는일은현실감을되찾게한다.

새로운세대의인문잡지《한편》
《한편》의편집자가만드는‘탐구’시리즈

끊임없이이미지가흐르는시대에도,생각은한편의글에서시작되고한편의글로매듭지어진다.2020년창간한인문잡지《한편》은글한편한편을엮어서의미를생산한다.민음사에서철학,문학교양서를만드는젊은편집자들이원고를청탁하고,인문사회과학분야의젊은연구자들이글을쓴다.책보다짧고논문보다쉬운한편을통해,지금이곳의문제를풀어나가는기쁨을저자와독자가함께나누기위해서다.

《한편》11호‘플랫폼’에적용된글꼴은계단과사다리등구조물을자소로표현한건축조각체로,위아래로오르내리고빗면으로미끄러지는이동의모습을구현한다.인문잡지《한편》은연간3회,1월·5월·9월발간되며‘세대’,‘인플루언서’,‘환상’,‘동물’,‘일’,‘권위’,‘중독’,‘콘텐츠’,‘외모’,‘대학’,‘플랫폼’에이어2023년9월‘우정’을주제로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