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 인문 잡지 한편 13

집 - 인문 잡지 한편 13

$10.00
Description
집이란 먹고 자고 쉬는 곳이며 또한 끊임없이 돌보고 살림하는 곳이다. 평생의 목표, 자산 증식의 수단, 보금자리 또는 감옥인 각자의 집. ‘자기만의 방’ 속에서 편안함과 불안감, 욕망과 희망이 뒤섞인 채로 우리가 새롭게 알아갈 게 뭐가 있을까? 가장 가까운 내 몸의 감각에서 시작해 내 방, 우리 동네, 한국 사회, 이 지구, 우리 은하까지 돌아보고 나서 다른 존재가 되어 귀환하는 한편의 인문학.
저자

민음사편집부

저자:민음사편집부

목차


13호를펴내며집안팎을흐르는바람

영이내영역
김영욱장자크루소,집없는아이
이지선21세기우주인의귀향
박진영나의깨끗한집만들기
육주원이슬람사원짓기
오은정후쿠시마의주민들
지수집이없어,하지만!
조원희전세제도의미래
이재임쪽방의장례식
김호성마지막둥지를찾아서

참고문헌
지난호목록

출판사 서평

분투하는워킹맘,집없는아이들,우주정거장의미아,
바쁜1인가구,무슬림유학생,후쿠시마의주민들……
아주사적이고서로너무나다른집이야기에서
작지만결정적인공통분모를찾기

“아주사적인,집에서일어난이엄청난일들을못참고터뜨리듯말한다.난친구와동료들을감정쓰레기통으로쓰는걸까?그런데이런이야기를집밖에해도될까?”

『한편』13호‘집’은엄마가되면서부터집의의미가완전히뒤바뀐개인의경험에서시작한다.집은어떤공간인가?우리는어디서어떻게살고있나?너무나도다른서로의경험은연결될수있을까?이야기를꺼내놓을수록다른한쪽은더욱입을다물게될지도모른다.쉽지않은연결을위해작은공통분모를찾는데에서시작할수도있지않을까?

집이라는보편적인주제를낯설게보고새롭게생각하기위한첫번째글은나의몸에서시작한다.작가영이는자신의집을‘나’의안전영역으로정의한다.「내영역」에서밝히는신체적트랜지션의경험은안전영역을침범한데대한분노와공포가자신의몸에대한감각과맞닿아있음을전한다.한편불문학자김영욱은「장자크루소,집없는아이」에서루소의부랑아경험에주목한다.근대적가족을중심으로한집의개념이막형성되던17~18세기프랑스에서안정적인집은특권이었다.그런데철학자루소에게여러집을떠돌던비참한어린시절은그의방대한사유를형성해나가는배경이된다.철학자이지선의「21세기우주인의귀향」은집의스케일을우주적으로키운다.영화「그래비티」에서시작하는이글은아이를잃은엄마가저먼우주까지도망쳤다가지구로돌아오는이야기를들려준다.기업가일론머스크의꿈처럼우주는도피처가될수있을까?찬찬한철학의답을들어보자.

이어지는세편은집의안팎을이루는이웃과주변환경을살펴본다.환경사회학자박진영의「나의깨끗한집만들기」는집안팎을움직이는개인들에게화학물질의사용과그책임이어떤식으로성립할수있을지를묻는다.간편한생활화학제품으로얼룩을지우고열심히환기를시키면가장깨끗한집을만들수있을까?사회학자육주원은「이슬람사원짓기」에서대구이슬람사원건립을둘러싼‘주민’간충돌을지켜본경험을전한다.사원건립을반대하는주민보다동네에더오래살았던무슬림유학생은‘국민’이라는구분선밖으로밀리며주민조차아니게된다.인류학자오은정의「후쿠시마의주민들」은2011년3월동일본대지진이후피난생활을하다다고향집으로돌아온사람들의이야기를전한다.귀향을선택한사람과원전사고지인근을떠날수없는사람.바다건너까지움직이는방사능의존재는견고하게닫힌집의이미지를풀어놓는다.

‘영끌’과고독사의시대속에서
집을둘러싼지긋지긋한추문곁에서
자유롭고안락한삶을그리려면

누구나알듯한국에서집은자산증식수단이다.‘영끌’,‘상급지·하급지’와같은부동산신조어가미디어를떠도는가운데,경제학자조원희는한국에만있다는전세제도의특징을설명한다.「전세제도의미래」는집값의장기우상향을직접겪은베이비붐세대로서거시경제학적관점을통해세대간연대를위한밑그림을그린다.이어세입자들이함께지혜를모으고힘을기르는‘민달팽이유니온’의활동가지수는소유가아닌점유의권리를역설한다.「집이없어,하지만!」은세입자로서모욕인줄도모르고받았던모욕을딛고,자기가거주하는지역을생동하게만드는거주자로서도시의정치에참여하자고제안한다.

빈곤사회연대활동가이재임과호스피스병원의의사김호성은서울맞은편쪽방최대밀집지동자동에서,삶의마지막을준비하는병동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를들려준다.「쪽방의장례식」은동자동주민의목소리를들으며집을소유하지는않았으나스스로집을고치고이웃과함께살아가는공동체의모습을전한다.「마지막둥지를찾아서」는집에서죽는것이당연했던시대를지나다수가병원에서죽음을맞이하는지금,어떻게죽을것인지를묻는다.무리를지어보금자리로돌아오는새들처럼,가장편안한곳에서사랑하는사람들의보살핌을받으며죽음을맞기위해우리가마련해야할준비물을일러주는마지막글이다.

새로운세대의인문잡지『한편』

끊임없이이미지가흐르는시대에도,생각은한편의글에서시작되고한편의글로매듭지어진다.2020년창간한인문잡지『한편』은글한편한편을엮어서의미를생산한다.민음사에서철학,문학교양서를만드는젊은편집자들이원고를청탁하고,인문사회과학분야의젊은연구자들이글을쓴다.책보다짧고논문보다쉬운한편을통해,지금이곳의문제를풀어나가는기쁨을저자와독자가함께나누기위해서다.

『한편』13호‘집’에적용된글꼴은우리들의집인지구에닥친기후변화를녹아내리는빙하로표현한기후위기체의한글버전이다.미국국립빙설자료센터가제공한빙하량데이터를바탕으로제작한폰트에위기의집이미지가겹쳐보인다.인문잡지『한편』은연간3회,1월·5월·9월발간되며‘세대’,‘인플루언서’,‘환상’,‘동물’,‘일’,‘권위’,‘중독’,‘콘텐츠’,‘외모’,‘대학’,‘플랫폼’,‘우정’,‘집’에이어2024년5월‘쉼’을주제로계속된다.